[야만의 시대 94] 이재명 私黨化된 민주당 그의 과욕이 몰락 부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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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대표가 챙겨줘야 할 원외인사만 50명 훨씬 넘어
◼ 이들에게 금배지 달아줘야 차기 대선에서 도전장 가능
◼ 자신의 대권출마위해 총선을 사당화 기회로 적극 활용
◼ 사당화에 반하는 누구든 총선에서 배제할 가능성 높아

본국 4.10총선이 불과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지금 윤석열 정권 심판론이 압도적이었던 여론이 뒤집히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윤 정권 심판론은 꺾이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올라가는 웃기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실시되고 있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격차는 오차법위이내로 줄어들거나 뒤집히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연일 똥볼을 차고 민생공약이라며 거짓말을 남발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이런 여론을 흡수하지 못하고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재명 대표의 과욕을 언급하지 않고서는 지금의 이 사태를 설명할 길이 없다. 이재명 대표는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후 곧바로 당대표 선거와 인천 계양을 재보궐 선거에 출마해 민주당을 꿰찼다. 강성지지층을 등에 업고 자신에게 반기를 드는 토착 민주당 의원들을 사실상 쫓아내다시피 했다. 총선을 두 달 앞둔 상황에서도 이 대표와 그의 추종 세력들은 되도 않는 말로 윤석열 정권을 공격하다 본전도 못 찾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검찰공화국 이 야만의 시대를 끝내야하는 역사적 소명 앞에서 현재의 민주당의 사리사욕에 눈이 먼 상태다. 무엇이 제일 큰 문제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이재명 대표의 고질적인 민주당 사당화가 아닐 수 없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대표적 강성 친명 인사로 꼽히는 양문석 전 통영·고성 지역위원장은 지난해 6월 친문 3선 전해철 의원의 경기 안산상록갑에 도전장을 내면서 페이스북에 “수박 그 자체인 전해철과 싸우러 간다”고 올렸다. ‘수박’은 친명계 강성지지자들이 당내 반대파가 “겉과 속의 색이 다르다”며 비하할 때 쓰는 용어인데 양 전 위원장은 공개적으로 이런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양 전 위원장은 이전에도 수박 발언으로 당직 자격 정지 3개월 징계를 받았지만 올해 1월 당 검증위원회에서 적격 판정을 받고 이번 총선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징계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발언은 더욱 거세졌다. 그는 공천심사에서 “그들(비명계)이 그러한 행위와 행태들을 일상적으로 보여 왔고, 그 행위를 보고 평가하고 비판한 것”이라고 당당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수박깨기 말만 하면 공천

양 전 위원장이 ‘수박’이라며 싸우겠다는 전해철 의원은 노무현 정부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이어 문재인 정부 행정안전부 장관까지 지낸 친문 중에 대표적인 친문 인사다. 그는 민주당을 나간 조응천 의원이나 이원욱 의원처럼 공개석상에서 이재명 대표를 비판한 것도 그리 많지 않다. 그런 그에게 ‘수박’이라고 하는 것은 본인 입장에서는 억울할 법 하지만 지금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는 방법은 낙인을 찍어 몰아내는 방법이 가장 쉽다.

이런 에피소드는 민주당 내에서 친명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친문 핵심 인사가 현역으로 있는 지역에 친명 인사가 도전장을 낸 곳은 전해철 의원 지역구 뿐이 아니다. 홍영표 의원 지역구(인천 부평을)에는 친명 초선 비례의원인 이동주 의원이, 재선 강병원(서울 은평을) 의원 지역구에는 김우영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대표가 도전장을 던졌다.

김우영 대표는 강원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다가 서울 은평을 출마를 선언해서 당으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후보 심사를 통과해서 친문을 겨냥한 친명의 ‘자객 출마’라는 시선을 받고 있다. 당 검증위원회를 통과한 이후에 출마 지역구를 바꿔서 친문 인사의 지역에 대놓고 뛰어드는 친명 후보도 늘어나고 있다. 당에서 이를 부추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친명끼리는 일사분란하게 교통정리를 하면서 비명 내지 친문을 향한 지역구로 자객 공천이 이뤄지고 있다. 지금의 민주당에서는 정치적 도의고 뭐고 없어진 지 오래다. 친명 이연희 민주연구원 상근부원장은 서울 동작을에 출마하는 것으로 당 검증위를 통과했다. 동작을은 같은 친명 이수진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곳이다. 그러니 이 부원장은 최근 친문계 3선 도종환 의원 지역구인 충북 청주흥덕에 출마하겠다고 상대를 바꿨다. 그는 “청년 시절 민주당에서 정치활동을 시작한 후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선대위 전략상황실장, 정치혁신위 혁신위원 등 당의 전략과 정책 개발에 힘써 왔다”며 “그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전략과 정책으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을 보필해 왔다”는 말로 친명 후보임을 강조하고 있다.

누가 더 진실한 ‘찐李’ 경쟁구도

그런가 하면 이수진(비례대표) 의원은 당초 우상호 의원의 불출마로 공석이 된 서울 서대문갑에 출마한다고 했다가 당이 이 지역을 전략선거구(단수공천 지역)로 결정하자 “이번 총선에서 뜻을 접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하루 만에 지역구를 바꿔 경기 성남중원 출마를 선언하는 코미디를 벌였다. 이수진 의원이 출마 지역구를 바꾼 데엔 그만한 사연이 있다. 성남중원은 친문 윤영찬 의원이 현역으로 있다. 윤 의원은 그동안 이재명 대표를 향해 날 선 비판을 해온 대표적 비명 인사다. 원래 친명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자객 출마를 하려던 곳이었지만 성희롱 논란에 휩싸이면서 불출마 선언을 하게 됐다.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과 모임 ‘원칙과 상식’을 만들어 동반 탈당하기로 했던 윤 의원은 현 부원장의 불출마 선언이 있자 탈당 대열에서 빠지겠다고 선언했다. 공천에 대한 불안 위험이 사라진 상황이 적잖은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되는데, 이젠 또 다른 친명 이수진 의원이 이곳을 놓치지 않고 지역구를 급변경해 가며 도전장을 낸 것이다.

이제 관심은 문재인 정부에서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노영민 두 사람에게 모아진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선언하면서 친명-친문 간 긴장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16·17대 총선 때 이 지역에서 당선됐던 임 전 실장은 과거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을 지낸 대표적 ‘86 운동권’이다. 그의 출마 선언은 복잡한 연쇄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우선 국민의힘에선 반기는 분위기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번 총선의 시대정신으로 ‘운동권 특권 세력 청산’을 내걸었다. 임 전 실장은 국민의힘이 86운동권 프레임을 내걸 수 있게 하는 대표적 인물이다. 임 전 실장의 출마 선언이 있자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도 잇따라 중·성동갑 출마를 선언했다. 윤 전 의원은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출마하면 고마운 일”이라고 반응했고, 한 비대위원장은 “임종석, 윤희숙 가운데 누가 경제를 살릴 것 같냐”라고 선제공격에 나섰다. ‘윤희숙 vs 임종석’ 대결이 서울 한복판에서 성사될 경우 ‘경제통 vs 86운동권’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국민의힘으로선 86 운동권 청산 프레임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계기가 될 수 있다.

‘절호의 기회’가 ‘절명의 기회’로

국민의힘의 공격이야 그러려니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임 전 실장의 출마를 반기지 않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친명계 원외 조직인 민주당혁신행동은 “윤석열을 (검찰총장에) 발탁한 진실부터 밝히라”며 임 전 실장의 불출마를 요구했다. 또 다른 친명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전 정부 인사들의 출마는 ‘정권 심판’이라는 총선 구도를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며 임 전 실장 등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급 이상 자리를 지낸 인사들의 불출마를 요구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공천을 좌지우지하는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까지 나서서 ‘윤석열 정권 탄생 책임론’을 거론하며 친문 인사들을 겨냥했다.

임 전 실장의 출마에 대한 친명계의 부정적 기류는 민주당 친명계가 이번 총선에서 친문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는 것에 대해 분명하게 반대함을 확인해 줬다. 이번 총선을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선 2022년 대선 패배의 원인을 제공한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는 것이다. 친명계 뿐만 아니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윤석열·한동훈 커플이 저지른 난동질을 제동 걸지 못한 참담한 결과에 대해 책임감과 정치적 양심을 보여줘야 한다”라며 임 전 실장의 출마를 비판했다. 검찰총장이던 윤석열을 대통령 후보급으로 키워준 추 전 장관의 비판은 ‘누워서 침뱉기’라는 생각은 들지만 임 전 실장으로선 졸지에 사방에서 비판받는 고립무원 처지가 된 것. 불과 몇 년 사이에 달라진 분위기 속에서 권력무상의 비애를 실감했을 듯싶다.

이들이 이처럼 정치적 도의까지 무시해 가면서 과도하게 잡음을 일으키는 이유는 이 대표가 자신들에게 부채의식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표와 오랫동안 정치를 같이해온 진짜 이재명 사람들, 즉 ‘찐명’들은 대부분 원외 인사다. 대중적으로 인지도는 낮지만 올해 국회의원이 되도록 이 대표가 도와줘야 할 그들의 숫자가 대략 50명 선에 달한다. 이들 가운데엔 이 대표의 특별보좌역들, 당대표실에 있던 인사들, 성남시장과 경기지사 시절에 함께한 ‘성남-경기 라인’, 대장동 의혹 사건 등 재판을 맡아온 변호사들, ‘더민주전국혁신회의’나 ‘퇴진과 혁신’ 같은 원외의 친명 모임 구성원 등이 많다. 찐명들이 도전하는 상대가 비명계 인사들만은 아니다. 친명 현역의원에 대해서도 그들은 물갈이를 요구한다. 친명 핵심 조정식 사무총장의 불출마를 ‘찐명’ 원외 모임들이 요구하고 나선 것도 친명 현역까지 물갈이를 해야 자신들이 들어갈 공간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는 ‘이재명 당’이 된 민주당에서 정치적 과실을 차지하기 위한 권력투쟁과 다름없다.

이재명 사당화▹민주당 참패

이 대표는 그를 오랫동안 보필하다가 이제 ‘이재명 당’이 된 민주당에서 국회의원이 될 기회를 찾은 ‘찐명’들을 막을 수 있는 방책이 없다. 빚진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이야기다. 이 대표에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에서 공천 전쟁이 전방위적으로 벌어지는 상황은 이 대표가 챙겨야 할 사람이 너무 많은 현실에 기인한다. 이 대표의 스타일을 감안해 그의 관점에서 본다면 ‘찐명’들을 최대한 올해 총선에서 당선시켜 차기 대권 도전 기반을 확고부동하게 구축할 필요가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자신을 도운 사람이라는 개인적 인연 때문에 공천에서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준다면 당장 ‘이재명 사당’이라는 비판이 터져 나올 것이다. 이렇게 가다가는 실제로 ‘민주당 총선 참패’라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재명 대표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고 자신의 정치적 야심만을 위해 이번 총선을 치른다면 그 결과는 참담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 자명한 작금의 민주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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