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개편/SBS 방송 /진행자 기용 /「반발·비판」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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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국에서 두 달 여전 ‘음주방송 파문’으로 진행 프로그램에서 도중하차한 이종환 방송 진행자가 다시 복귀를 시도하고 있어 본국청취자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 본보는 이러한 ‘음주방송 파문’을 일으킨 이종환 진행자가 본국에서 설 땅을 잃었음에도 이곳에서 오랜 기간 진행해온 라디오 서울(AM 1650) 편성 ‘이종환의 고국소식’이라는 프로그램을 버젓이 진행하고 있어 이를 따갑게 꼬집은 바 있다. ‘이종환’ 진행자에 대한 ‘음주방송 파문’과 과거 물의 전력을 기사화하고 공개 퇴진할 것을 요구했던 것이다. ‘이종환’ 씨는 두 달 여전 음주방송 파문을 일으킨 뒤 공개 사과문을 통해 “두 번 다시 같은 하늘아래 제 역겨운 목소리를 듣지 않으셔도 됩니다”라고 밝힌 인물이다. 이러한 이종환 씨가 단 두 달 만에 방송복귀를 꾀하고 있어 또 한번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엄청난 파문에도 불구 굴하지(?) 않는 그의 방송욕심은 이곳 청취자들에게 같은 하늘 아래 살면서도 여전히 ‘역겨운 목소리’를 들을 기회를 제공했다.
방송인 또한 공인이다. 공인으로서 물의를 일으켰으면 적어도 1년 이상 ‘자숙’의 의미로 떠나있는 것이 상례였다. 이렇게 빨리 복귀를 꾀할 것이라면 청취자들을 우롱하는 ‘사과문’ 따위의 글을 인터넷에 올리지 말아야 했을 것이다. 과거 전력을 비쳐 볼 때 또 다시 그 순간만을 모면하기 위해 ‘사과문’을 올린 뒤 파문이 진정되자 슬그머니 자신의 ‘목소리’를 전파에 싣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최근 방송복귀를 꾀하는 방송은 그가 오랜 기간 몸 담아온 ‘MBC’가 아닌 ‘SBS’이다. 이러한 ‘복귀설’로 SBS는 진통을 겪고 있다. 이 같은 관련소식을 를 발체, 편집해 다시 한번 기사화함으로써 부디 이곳에서나마 ‘그 역겨운 소리’를 듣지 않길 바랄 뿐이다.
박상균 [email protected]

SBS는 다음달 13일 실시되는 라디오 가을개편에서 이종환 씨를 (FM 밤 10∼12시) 진행자로 기용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이종환 씨는 지난 7월 30일 MBC 라디오 생방송 도중 술 취한 상태에서 무례한 언행을 보이며 청취자를 우롱해 스스로 물러난 바 있다.
SBS는 또한 지난 3월 폭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 처분을 받아 MBC 라디오 DJ를 도중 하차한 오미희 씨를 이번 개편에서 진행자로 기용한다. 오미희 씨는 이번 복귀로 과 같은 시간대인 SBS 라디오 ‘오미희의 러브FM’(오후 4∼6시) MC를 맡게 된다. 이번에 네티즌들과 시·청취자의 비판이 집중되고 있는 인물은 다름아닌 이종환 씨다. 특히 ‘음주방송’ 파문으로 퇴진했던 이종환 씨를 2개월만에 복귀시키는 SBS의 무책임한 처사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SBS 게시판에는 “이 씨가 과거 가수와 매니저에게 돈을 받았고, 또 모 방송에서 방송할 때는 음주운전으로, 또 얼마 전에는 음주방송으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람으로 알고 있다”며 “공인으로서 여러번 불명예스러운 일들이 있었으면 자숙의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잊을 만하면 다시 진행하고 또 잊을 만하면 다시 사고가 나고, 이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이종환 씨는 방송인으로써 여러 번 물의를 일으킨 전력을 갖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MBC 를 진행하면서 ‘편향된 정치적 발언’과 청취자에 대한 폭언으로 구설수에 올랐고, 이 파문으로 인해 방송을 그만 둔 바 있다. 이 씨는 2001년 3월에는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고 불구속 입건됐으나, 한 달도 채우지 않고 방송복귀를 해 눈총을 사기도 했던 인물이다.
박동주 SBS 라디오본부장은 “내년이면 이 씨의 방송생활이 40년을 맞는다”며 “MBC에서 불명예로 물러났는데 본인이 참회를 많이 하고 있어 자성과 함께 40년 결실을 맺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씨가 참회의 의미로 출연료를 불우이웃 돕기에 기부할 것이라는 말도 전했다. 그는 “방송계 선배인 이 씨에게 인간적으로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이라며 “방송하면서 ‘자성하는’ 진심을 이 씨가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본부장은 이번 진행자 기용에 청취율을 의식했음을 부정하지 않았다. ‘DJ에 필요한 인물이 누구인가’를 묻는 조사에서 이종환 씨와 오미희 씨 등이 상위에 랭크됐다는 결과를 전한 박 본부장은 “이종환 씨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무리가 따르더라도 써보자’고 판단했다는 것이 박 본부장의 기용 배경이다.
그러나 이종환 씨 기용을 바라보는 언론계 안팎의 시선은 매우 비판적이다.
SBS 노동조합(위원장 송영재)은 이번 이 씨 기용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송영재 위원장은 “회사측에서 공식적인 답변을 들은 뒤 정식으로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개인사로 인해 하차한 오미희 씨의 경우 회사의 편성정책에 따라 해석이 다를 수 있지만, 시청취자를 대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 씨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SBS 사외이사인 김동민 한일장신대 교수는 오는 2일 열리는 이사회에 이번 문제를 적극 개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교수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의 복귀는 공신력이 생명인 방송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진행자 자질 검증에 대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송지혜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모니터 부장 역시 SBS의 이 씨 기용이 ‘특혜’이자 방송의 공영성에 부적절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 부장은 “최근 박지원 전 장관의 언론인 촌지제공 의혹 등으로 언론인 윤리가 땅에 떨어져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데 여러 번 물의를 빚어 퇴출 당한 이 씨를 재기용하는 게 납득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부장은 “과거 이 씨가 연예비리 사건에 연루됐을 때도 사법적인 심판을 받지 않고 방송에 복귀, 면죄되는 듯한 인상을 줬다”며 “공인인 방송 진행자의 자질은 곧 방송의 공익성과도 직결되므로 그 기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번 논란과 관련, 이종환씨는 30일 기자와 통화에서 “할 말이 없다”고 전제한 뒤 “방송사에서 간곡하게 부탁을 해서 복귀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복귀하지 않으려 했는데, 오랜 친분이 있는 담당 간부가 여러 번 부탁을 해서 거절하기 힘들었다는 게 이 씨의 설명이다.
이 씨는 “한번 실수로 그대로 물러나기보다 잘못한 것에 대해 정확하게 사과하고 용서받자는 뜻에서 응하게 됐다”며 “그런 차원에서 출연료 전액을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 낸다는 것을 복귀 조건으로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복귀에 반대하는 비판에 대해 “이 기회에 시청취자에게 용서를 빌 것은 빌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겠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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