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SBS노조가 1일 발표한 성명 전문 자질 없는 인사의 라디오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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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은 이미지를 만들어 판매하는 문화 산업임은 재삼 강조하지 않더라도 방송종사자라면 누구나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다. 헌데 라디오본부가 가을개편을 준비하면서 보여주고 있는 행태는 과연 우리회사가 문화사업을 하는 방송사인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문화상품은 무엇보다 신선한 이미지가 그 상품의 품질을 좌우하는 기준이다. 그리고 그 신선한 이미지에 어떤 메시지를 담아내느냐가 방송 제작자들을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드는 문제이다.

라디오본부가 오는 10월 13일 단행하는 이번 가을개편에서 새로이 기용하려 하는 MC의 면면을 보면 과연 SBS 라디오가 이상적인 SBS 스테이션 이미지를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궁금하기 그지없다. 왜 타 방송사에서 이미 방송인으로서 기본자질이 의문시되는 음주방송 등의 문제를 수 차례 야기했던, 그래서 방송을 할 수 없게 된 사람을 SBS가 받아들여야 하는가? 왜 이미 검증이 끝난 그래서 교체 대상이어야 할 인사를 배려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기용하려 하는가? 또, 그 배려는 어떤 것인가? 왜 타 방송사에서 만들어진 이미지가 그대로 복사돼서 우리 전파를 타고 방송돼야 하는가?
불과 6개월 전에 우리는 공익성 강화를 SBS 스테이션의 지상목표로 내걸었었다. 그런데 이번 라디오의 개편내용 그 어느 곳에서도 정녕코 ‘공익성’이란 말을 실감하지 못하겠다. 이런 편성을 할 요량이라면 본부장, CP들만 모여서 고민하지 말고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여 일선 제작PD들과 함께 고민하라. 그 고민이 데스크의 권위를 무색케 하는 거라고 생각된다면 노사간에 편성위원회의 설치를 통해서라도 구태의연한 편성, 제작의 관행은 털어 버리자.

또한 우리 동료 아나운서들의 노력으로 자리잡은 프로그램을 퇴락한 명성의 프리랜서방송인에게 자리를 넘기게 하는 게 과연 SBS의 경쟁력강화라고 할 수 있는가? 전사적 차원의 경쟁력강화를 위해 우리 동료들인 아나운서의 ‘스타화’를 내걸고 심혈을 기울여 노력하고 있는데 이 무슨 해괴한 구시대적 처사인가? 아나운서 동료들의 지난 수년간 노력을 하루아침에 물거품으로 만든 이번 처사는 어느 고위층의 속마음에서 비롯된 것인지 자초지종이 정확히 밝혀져야 할 것이다.

SBS는 경쟁상대인 타 방송사의 이미지를 그대로 옮겨 팔아서는 결코 일류방송이라고 자부할 수 없다. 라디오의 경쟁력강화는 타방송사에서 잘 나가다 버린 진행자를 모셔와서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더구나 시청취자를 상대로 망발을 일삼은, 방송인의 기본자질이 의심스러운 사람을 데려다가 그나마 지난 10여년 쌓아온 SBS의 신선한 이미지 마저 그르쳐서는 결코 우리의 일등방송 목표는 이루어질 수 없다.
이에 SBS노동조합은 라디오본부의 이번 가을개편의 MC선정을 즉각 철회하고 재고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또한 이와 같은 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즉각 편성위원회의 설치를 요구한다.
2003년 10월 1일 SBS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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