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업자들 헐값매입 1년 6개월간 냉동보관하다 타운에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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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파동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수입 금지되어 반품된 쇠고기를 한인육류업자들이 싸게 구입해 보관했다가 이를 한인타운에 다시 판매했다는 본보 보도(2월27일자)에 주부들과 시민들이 놀라고 있다.

여기에 최근 캐나다에서 ‘광우병’ 사건이 재발했으며, 지난 11월에는 캘리포니아주에서 한 남성이 ‘광우병’ 관련으로 의심되는 질환으로 사망한 사건이 일어나 자칫 ‘광우병’ 재발 쇼크가 번질 기미도 있어 시민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현재까지도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주한미군도 자국의 워싱턴주 쇠고기를 받아 들이지 않고 있어 아직까지 미국의 쇠고기는 광우병 의심이 완전히 가셔진 것이 아니다.

여기에 일본 정부는 2일 “미국산 쇠고기의 완전한 검증이 끝나지 않아 수입금지는 계속 된다”고 밝혔다. 이렇게 한국과 미국에서 금지 당하고 있는 의심스러운 미국의 쇠고기가 미국 내 한인타운에서 판매된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한인들은 모르고 지낸다.

강신호<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 광우병으로 인해 신경계가 마비된 소의 모습.[CNN 사진 인용]

지난 2003년 10월 한국 일본 등지로 수출되었던 미국산 쇠고기는 반품조치를 당해 태국으로 재수출되었다가 2004년 초 다시 미국으로 반품됐다. 막대한 반품에 육류수출업자들은 이를 싼 가격에 일부 육류업자들에게 판매했다.

이 과정에서 한인 육류업자들이 참여해 상당한 양을 구입했다. 당시 파운드 당 가격이 69센트였다. 이들 중 한 가공업체는 이 문제의 반품 쇠고기를 지난해 멕시코 통해 한국으로 수출하려다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현재 한인타운의 육류시장은 연간 7천2백만 달러에서 8천4백만 달러를 오가고 있다. 물량으로 치면 2천5백만 파운드에 달한다. 이중 쇠고기는 전체 판매량의 65%를 차지하고 돼지고기는 25~30% 내외, 닭고기는 5~10%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문제의 반송된 물량은 200~300 콘테이너 물량으로 한 콘테이너 당 4만 파운드로 볼 때 약 800만~1200만 파운드의 물량이 유입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일명 ‘LA 스타일 갈비’로 잘 알려져 있는 잔갈비를 포함한 갈비류의 소비량은 전체 육류 소비의 10~12%에 이른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광우병’ 관련해서 한국에서 반입이 금지된 쇠고기의 절반 이상이 갈비 품목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리아타운내 마켓에 유통된 것으로 알려진 문제의 갈비는 파운드 당 1.99 달러 심지어는 1.79달러에도 판매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이 같은 가격에 팔린 쇠고기가 모두 ‘광우병’ 관련으로 반품된 육류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지난 설연휴 때까지 일부 판매된 쇠고기 중에는 문제의 반품 쇠고기가 포함된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이 본보 취재진에게 밝혔다.

현재 LA갈비의 경우 시중가가 등급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평균 2.49 달러에서 ‘초이스’ 급의 경우 4.99 달러 대에 형성돼 있어 아무리 세일 기간이라고는 하지만 상식 이하의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판매된 것은 의심을 받는 다는 것이다.

한 육류업자 관계자는 1일 “우리도 문제의 반품 쇠고기를 파운드 당 70 센트로 오퍼를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밝혔다. 현재 LA갈비의 마켓 도입원가는 2.30달러 선에서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2003년에 반품된 쇠고기가 냉동창고에 장기간 보관됐을 경우 맛과 질이 현저히 떨어진다”면서 “문제는 이런 육류를 다른 고기들과 함께 섞어 요리하는 경우”라고 밝혔다.

美 농무부는 냉동 쇠고기의 보관 한도를 최대 1년 정도로 규정하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6개월을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냉동 쇠고기라 할지라도 2년 이상 지나면 수분이 고갈되어 식용 육류로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육류업자들의 이야기이다.

따라서문제의 반품 쇠고기는 이미 상당량이 일반시장에 배포됐을 것으로 볼 수 있다.

타운에 ‘광우병’ 쇠고기?


한국은 미국 쇠고기 수입국가로 3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미국의 가장 큰 육류 수입 고객으로 매년 18억 달러 상당의 육류를 수입해 갔었다. 코리아타운에서는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프라임급 소고기의 60%를 일본이 소비해왔다.

나머지는 미국내 고급호텔이나 유명 레스토랑에서 소비를 한다. 쇠고기는 보통 4등급으로 나뉘어 지는데 우선 가장 좋은 등급인 ‘프라임’(Prime), 다음이 ‘초이스’(Choice), ‘셀렉트’(Select) 마지막으로 무등급이다.

이 중 프라임은 고급식당에서나 구경할 수 있다. ‘프라임’급은 소매로는 가격이 좀처럼 형성 되질 않는다. 총 육류생산량의 1%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육류를 정말 잘 취급하는 곳에서 육류 판별 전문가들이 판별해낼 수 있다.

시중에서는 구경도 할 수 없어 일반인들은 그 색깔 만으로 구분해 낼 수 없다. 캐나다에선 이 육류가 ‘AAA’(트리플 에이)라 불릴 만큼 최상품인 것이다.

‘초이스’(Choice)는 일반 소비자들이 최고로 알고 있는 고기이다. 색이 연하고 부드러우며 보통 도축한지 2~3개월 이내의 상등품을 말한다. ‘더블 에이’라고도 한다. 일반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품질의 등급은 그보다 한 단계 낮은 ‘셀렉트’(Sellect)급 흔히 보통 ‘브랜드 네임’이 붙어 있는 고기라 할 수 있다.

한국에 수출됐다가 반품된 쇠고기 등급이 ‘셀렉트’급이다. 나머지는 ‘No Role’ 이라며 흔히 ‘막고기’라고 불리는 최저급이다. 여러 부위의 고기들이 섞여 있기도 하고 햄버거 고기등을 만들 때 주로 쓰인다.

육류의 등급을 나누는 것은 주로 네브라스카등지의 도축업을 하는 데서 USDA 검시관의 철저한 감독아래 정해진다. 육류문화에 있어서는 가히 최고라 할 수 있는 미국의 도축과정은 청결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반품 쇠고기는 3등급
















ⓒ2004 Sundayjournalusa

미국 육류업계는 쇠고기 수출이 금지 당해 연간 48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며 부시 대통령에게 강력한 건의를 해왔다. 지난 대선에서 육류업계의 지지를 받은 부시 대통령은 농무부측으로 하여금 한국과 일본, 홍콩 그리고 대만에 대해 쇠고기 수출재개협상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광우병 전문가 협의회를 열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정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등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를 위한 절차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달 28일 수입금지 이후 처음으로 양국 광우병 전문가 협의회를 열고 미국산 쇠고기의 안정성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국의 농림부 관계자는 이날 회의는 “광우병 예찰과 검사 절차에 대한 미국 측의 설명을 듣는 수준이었으며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고 밝혔다. 양국은 이달 말 전문가 협의회를 다시 열고 미국산 쇠고기 안정성 문제에 대해 기술적 검토를 계속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국측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는 소비자 신뢰가 확보돼야 가능하다는 원칙을 가지고 수입 재개를 최대한 늦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양국 전문가 협의회를 앞으로 몇 차례 더 개최하고 필요할 경우 미국 현지조사도 계획하고 있다. 또 전문가 협의회가 끝나면 농림부 장관 자문기구인 가축방역협의회를 개최해 기술적 측면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수입재개를 위한 양국간 협상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한국의 축산농가들은 현재 “광우병 발생국인 일본과 광우병 청정국인 우리나라를 같은 잣대로 비교해서는 안된다”며 “정부가 통상 압력에 굴복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에서 ‘안된다’는 고기가 코리아타운에서 한인들이 대신 먹어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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