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 언론사 ‘점입가경’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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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LA한인사회 언론사가 ‘점입가경’이다. 자사 프로그램을 비디오로 판매하는 국내 3대 TV방송의 LA지사들은 서로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업무활동을 하면서 서로 견원지간이다. 한편 기자들이 모자라는 LA한인사회에서 TVK24 코리아 방송(대표 에릭 윤)은 기자들을 포함한 직원들의 봉급도 제때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경영악화를 겪고 있어 자칫 사회문제로 비화할 조짐이다. 코리아타운의 경기퇴조 바람이 불면서 일부 방송사들도 봉급이 지연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한편 지난주 폐막된 코리안 퍼레이드에서 애초 선정된 그랜드 마샬이 언론사의 입김으로 뒤늦게 바뀐 것을 두고 후유증이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최근 들어 각 언론사 게시판에는 “언론들이 제대로 보도를 하지 않는다”는 비난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어떤 경우는 신문기사에서 제대로 밝히지 않는 사항을 네티즌들이 알아서 보도 해주는 경우도 나타나 한인 언론사 보도에 대한 신뢰성이 타격을 받고 있다.


특별취재반

















최근 한 언론사 게시판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새별부동산 요바린다 에이젠트 S 강씨 (부사장이라나 뭐라나)가 업무를 도와 주던 18세 소녀 성폭행 사건 이 발생했으나 언론들이 쉬쉬. 이미 새별부동산 웹싸이트에선 이 에인젠트가 깨끗이사라졌구요”라면서 언론사들이 이 기사에 대해서 보도를 불성실하게 한다고 질타하고 나섰다. 요즈음 각 언론사들은 본보가 지난번에 이미 보도한 것 처럼 기자의 기근사태가 계속되어 각사마다 기자들이 곤경을 치루고 있다.
보도해야 하고 써야 할 기사량이 많기 때문에 기자들이 혹사를 당하고 있는 실정에서 좋은 기사가 나온다고 기대하기는 불가능하다. 한때는 기자들이 인기 직종이었으나 요즈음은 대우도 좋지 않고 과중한 업무량 때문에 이직하는 현상이 급증하고 있다. 그래서 일부 신문사는 타사에서 경력기자들을 빼내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하고 있으나 그것도 쉽지가 않은 것이다.
tvk24 방송은 LA 컴캐스트 케이블 671번으로 24시간 방송되는 한인TV방송 중  가장 많은 프라임타임 뉴스를 방송하고 있다. 그런데 이 방송사가 최근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한국어 뉴스 방송과 영어 뉴스 방송으로 주목을 받아 왔는데 최근 영어 방송 부문을 폐쇄했으며 직원들의 봉급이 정기 지급일에 지급되지 못하다가 급기야는 일부 직원들의 봉급수표가 제대로 결재되지 못해 직원들의 사기가 매우 저조한 상태이다.
tvk24의 프라임 타임뉴스는 지난해 12월27일부터 미국 최대규모의 케이블 회사인 컴캐스트 케이블소유의 AZN을 통해 48개주, 1500만가구에 방송돼 이민역사상 최초로 미 전역에서 동포들이 뉴스를 볼 수 있게 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같은 뉴스는 올해 1월2일부터 45분으로 늘어나 한인 TV방송 중 최대 프라임타임 뉴스였다. 그러나 외형상 규모에 비해 실지로 직원들에 대한 대우가 열악해지고 있어 경영진의 자세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상렬

최근 뉴욕에서 돌아온 이 방송의 대표인 에릭 윤 사장은 직원들에게 ‘새로운 시장을 확보했다’면서 동요치 말고 업무에 충실해 달라고 했으나 이미 신뢰성을 잃어 5명 정도의 보도국 기자들은 술렁이는 분위기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이 방송사 경영진들은 “지금까지 3,500만 달러가 투자됐다”고 밝혀왔으나, 방송계에서는 이같은 액수에 근거가 희박하다는 입장이다. 에퀴터불 빌딩 19층에 자리잡은 이 방송사는 겉으로보기에는 화려한 것 같지만 속으로 곪아가고 있었다. 
한편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LA시장의 한국방문을 앞두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나돌고  있는데 이 중에 언론사도 관여되어 있어 구설수가 되고 있다. 지난 주에 올림픽가에서 펼쳐진 제33회 코리안퍼레이드에는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LA시장이 그랜드마샬로 나와 연도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그런데 원래 올해 그랜드 마샬에는 제10지구 허브 웨슨 시의원이 내정되어 있어 일부 언론에는 그랜드 마샬로 보도되기도 했다. 그러나 갑자기 코리안 퍼레이드 주관사인 한국일보가 ‘한국의 날’ 행사 주최측인  축제재단(이사장 계무림)측과 충분한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그랜드 마샬을 허브 웨슨 시의원에서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시장으로 바꾸어 축재재단측을 난감하게 만들었다.
외부적으로는 허브 웨슨 시의원이 그랜드 마샬 임무를 양보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한인사회의 의전상 결례에 못내 섭섭함을 지니고 있다.
이렇게 퍼레이드 주관처인 한국일보가 갑자기 그랜드 마샬을 바꾸게 된 것은 비야라이고사 시장의 한국방문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한국의 날’ 행사 관계자들의 이야기이다. 비야라이고사 시장은 한국을 포함 아시아 국가들을 방문하게 되는데 한국일보측이 이 기회를 이용해 비야라이고사 시장을 업고 한국방문 중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비야라이고사 시장의 환심을 사기 위해 코리안 퍼레이드의 그랜드 마샬 자리를 제공했다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시장의 한국방문이 주로 교역에 중점을 두고 있기에 이번 기회에 한국일보가 모종의 어드벤테이지를 얻으려 한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이번 시장의 아시아 순방에는 모리스 서 부시장과 사브리나 케이, 케일린 김 커미셔너 등 중앙부처 관계자를 비롯 에릭 가세티 시의회 의장 등 공식 수행원만 20여명이 동행한다. 또 남문기 LA한인회장, 정주현 LA한인상공회의소장, 하기환 전 한인회장, 크리스 박 아키온 그룹 대표, 알렉스 허 CIC그룹 대표 등 한인을 포함한 사회.경제.문화계 인사 62명이 비공식 수행단으로 가세 전체 방문단 규모는 80여명을 넘어 설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식 수행원은 한.중.일 국가별 담당 그룹으로 나눠지는데 한국측은 20명 정도가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과 비공식 수행원 이외에도 이들과 관련한 인사들이 동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수행원 선정을 두고도 한인사회에서는 서로들 명단에 들어 가려고 피나는 로비를 벌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비야라이고사는 한국방문을 앞두고 지난달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의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가입을 지지하는 등 한국인들의  LA방문을 촉진하는 방안과 관련한 다각적인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해 그의 방문의 중요성을 밝혔다. 그는 ‘한국인에 대한 비자 면제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가주 정부와 함께 관광객을 확대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하고있다”며 “그 문제(비자면제)도 방법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비야라이고사 시장은 또한 “세계 10위 경제규모를 가진 한국은 LA의 3대 교역 상대”라며 “이번 방한이 경제교류를 더욱 확대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LA시청 측은 이미 한국에 사전 답사단을 파견 청와대 및 서울시청 부산시청 관계자들과 세부 일정 및 의전. 경호 상황을 최종 점검했다. 당초 비야라이고사 시장은 한.중.일 순방을 첫 해외여행 일정으로 잡았으나 지난달 LA를 방문한 토니 블레어 총리의 초청에 따라 지구온난화 문제와 테러 공동대처 2016년 LA올림픽 유치 협력 등을 논의하기 위해 영국에 먼저 가기로 최근 계획을 바꿨다.
한편 LA에 진출하고 있는 본국의 3대 방송사들은 취재와 업무면에서 과거의 공조체제가 무너져 제각각 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 2대1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LA지역에는 본국의 3대 TV방송사들이 모두 특파원을 파견하고 있는데 요즈음 과거처럼 공조 분위기가 아닌 어색한 입장이 되어 가고 있다. 과거에는 이들 TV 특파원들이 상호 공존하는 체제로 유지해왔으나, 최근 KBS가 새로 특파원을 교체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새로 파견된 KBS특파원은 종래의 공조체제를 무시하고 독자적으로 취재활동을 벌여 다른 MBC와 SBS 특파원들을 당화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3명의 방송 특파원들이 한 사건을 취재하면서 공조관계를 유지했는데 KBS가 이런 관례를 깨고 취재 본연의 활동영역을 해나가는 바람에 다른 두 방송사 특파원들은 속으로만 애를 태우고 있는 지경이다. 
또 한편 요즈음 SBS 지사는 다른 KBS나 MBC 지사 등으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KBS 특파원은 다른 MBC, SBS 특파원들과 사이가 원만치가 못하다. 이같은 분위기 조성은 다름아닌 업무상의 ‘특종’ 때문이다. 지난 8월 초 국내 MBC와 KBS는 느닷없이 입에 거품을 물고 SBS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어리둥절 했던 시청자들은 이내 모든 사실을 알았다. SBS가 월드컵과 올림픽 중계권을 독점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물먹은 두 방송사들이 자신들의 탈락을 반성하기는 커녕 SBS를 비난하면서 자신들의 약점을 감추기에 여념이 없었던 것이다. 이들 양 방송사들은 “SBS가 향후 동·하계 올림픽에 이어 월드컵 중계권도 SBS가 싹쓸이했다`고 비난했으나 SBS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LA에 위치한 SBS 자회사 SBS인터내셔널(대표 전상렬)이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부터 2016년 하계 올림픽까지 4개 올림픽 대회의 중계권을 따냈다는 일차 보도가 나가면서 국내 방송계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SBS가 이렇게 히트를 치게 된 것은 LA에 자리잡은 SBS International의 전상렬 사장의 탁월한 국제감각 때문이다. 전 사장은 다른 경쟁 방송사의 지사장들과는 달리 미국에 거주해 온 유능한 비즈니스맨이다. 그는 국제사회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입장을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올림픽 중계권 협상에서 007 작전을 펴와 끝내 성공을 걷우었다.
그는 IOC가 종래 한국방송사들이 견지해온 소위 KOREA POOL을 공정경쟁 위반 카르텔로 보고 적극적인 협상을 기피해 오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여기에서 그는 단독협상의 길을 발견해 가능한 인맥을 동원해 IOC와 그의 중계대리권자들과 협상을 벌여 나가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해나갔다. 실지로 IOC를 대행하는 중계권 협상자들은 Korea Pool로부터 최종 오퍼는 받은 후 입장 표명 유보하기에 이르렀다. 
SBS인터내셔널은 2010년 밴쿠버 동계, 2012년 런던 하계, 2014년 동계, 2016년 하계 등 4개 대회의 방송권을 따냈다. 더욱이 이 방송권은 남ㆍ북한 동시 중계권으로, 국내 방송 사상 처음으로 북한 중계권을 사전 확보한 것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당시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SBS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이미 올림픽 중계권을 따기 위해 한국의 여러 회사가 나서고 있는 상태에서 IOC와 협의 끝에 독점 중계권을 계약했다”며 “지상파방송사에 공동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BS인터내셔널은 이 중계권 중 지상파방송에 대해서는 KBS, MBC, SBS 등 3사에 공동 판매할 뜻을 명확히 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의 관심사인 올림픽의 보편적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온 국민이 지상파방송으로 경기장면을 볼 수 있도록 중계권을 재판매할 것이며 공동 제작을 통해 외화 낭비를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가능하다면 중계권 재판매시 지상파 순차방송을 통해 최근 월드컵 이후 제기되고 있는 국민 채널 선택권을 보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중계권 사전 확보에 대해 “독일 월드컵 당시 북한이 우리 정부에 경기 화면 제공을 요청했던 사례가 있었던 것처럼 차제에 중계권 협상시 한반도 전역을 중계 지역으로 사전 지정할 필요성을 느껴 남ㆍ북한 중계권을 논의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SBS인터내셔널이 올림픽 중계권을 따냄으로써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결성한 ‘KOREA POOL’은 이번에도 협상에 실패했다.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홈페이지 발표문을 통해 “이번 협상은 KOREA POOL과의 관계가 종식됐음을 의미한다”고 명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SBS인터내셔널은 “코리아 풀에 대해서는 국제 스포츠계에서 담합이라고 여겨 협상을 진행하지 않으려 한다”며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지상파방송사의 역할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3사에 공동 판매해 공동 제작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LA에 있는 SBS 자회사가 히트를 치면서 다른 KBS와  MBC 지사는 본사로부터 ‘너희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라며 정보수집에 대한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졸지에 추궁을 당한 이들 지사들은 SBS 지사가 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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