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국 최대 관광업체 ‘하나투어’ 현지 직영체제 선언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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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한항공이 라스베이거스 노선에 취항하면서 본국 하나투어, 롯데관광 등 대형여행사들이 잇달아 미주에서 직접 영업 채비를 시작하고 있다. LA를 포함해 미주 주요도시의 한인 여행업계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특히, 본국의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사장 박상환)가 그동안 현지 업체와의 제휴를 끝내고 내년 1월부터 독자적으로 미주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막강한 자금력과 네트워크를 갖춘 하나투어가 지난 20여년 동안 현지 한인여행사들이 개척해 온 여행업계를 송두리채 집어 삼킬 기세다.
초기투자에 인색한 본국 기업들이 투자 리스크를 감안, LA현지 업체들을 통해 시장에 들어와서는 어느 정도 시장이 형성되면 본사 직영 형태의 지사 설립으로 이익을 독점하는 악순환이 계속돼 왔다. 지난해 백세주를 미주시장에 공급하는 국순당이 현지 동포업체인 K 머천트를 수년간 이용한 다음 직영에 들어간 것이 단적인 사례다.
하나투어는 지난 5년간 LA현지의 조은관광과 제휴해 오면서 미주시장을 파악해왔으며, 이제는 자신들이 직접 나서서 동포업체들의 이익을 챙겨 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코리아타운의 삼호관광, 아주관광, 지구촌여행사 등을 비롯한 현지 여행사들이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나투어측은 ‘현지 동포 여행업계와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벌일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타운 여행업계는 ‘명분은 그럴 듯하지만 본국 기업에 비해 영세한 이 곳 여행사들은 생존의 위협을 느낀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인사회도 ‘동포업체들이 어렵게 길을 닦아 놓으면 본국 기업들이 쉽게 먹어버리는 횡포에 묵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자유경제 시장원리에 따라 진출하는 본국 기업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도 없지 않다.


<제임스 최 취재부기자>
















 ▲ 하나투어 LA지사 

2007년 1월부터 미주 고객 상대 마케팅 시작, 현지 여행사 도산 위기
20년간 여행상품 개발 등 바닥 다져온 여행업계 내분 겹쳐 ‘설상가상’
현지 관광업계 무리한 영업행위, 가이드 연루 사건 등 위기 자초하기도


하나투어 LA지사(소장 이영문)는 최근 스포츠서울USA 건물에 사무실을 차리고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 갈 채비를 마쳤다. 하나투어는 직영체제를 하면서 “고용창출의 효과도 있다”라고 했으나 이들은 새로운 직원을 모집한 것이 아니라, 타운의 여행사 중 잘나가는 직원들을 스카웃 해버렸다. 그 바람에 오히려 타운의 일부 여행사들은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을 정도다. 
하나투어는 지난 5년 동안 타운의 조은관광과 제휴해 오면서 주로 본국에서 미주로 향하는 국내 관광객들을 상대해왔다. 말하자면 한국에서 미국을 관광하는 국내인들을 미국 현지의 조은관광이나 타 여행사들에게 인계했던 것이다. 한편 타운의 여행사들은 국내인 보다는 미주 동포들을 주로 상대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 하나투어가 막강한 자금력과 전세계 지사망을 통해 타운 여행사들의 주고객인 현지 동포들을 흡수할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하나투어가 미주동포들을 대상으로 라스베이거스 관광이나 그랜드캐년 또는 유럽여행과 남미여행까지 관광상품을 제공할 경우에는 그동안 현지 여행사들이 상대했던 고객들을 빼앗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지 여행사 도산 위기 내몰려


또 하나투어는 새해 1월부터 시작될 마케팅에 앞서 ‘앞으로 관광코스에서 팁제도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하고 고객유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지로 미주동포들 중 일부는 관광일정 상 관광 가이드, 기사에게 주는 팁이나, 식당에서의 팁, 옵션 관광 등에 대해 불만을 표시 해왔다.
일부 동포들은 “팁은 고객이 마음에 울어나서 주는 것인데, 관례화처럼 요구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팁 문화에 젖어 있지 않은 국내 관광객들은 미주 현지 여행사를 이용할 경우, 거의 강제화 되어 있는 가이드들의 팁 요구에 불평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같이 하나투어가 현지 여행사들과 경쟁을 벌여 나갈 경우 동포업체들은 밀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지난 20여년 동안 현지 여행사들은 한인들이 편리하게 미국내 관광지를 여행할 수 있는 관광코스들을 개발했으며, 미국의 굴지 여행사들도 하지 못하는 경쟁가격을 창출했다. 예를 들면 요세미티 2박3일 관광을 199달러, 그랜드 캐년 2박3일을 199달러, 세도나 2박3일을 99달러에 갈 수 있게 만든 것은 오로지 현지 한인 여행사들이 개발한 상품이다. 이 가격들은 10년 전이나 변한 것이 거의 없다. 
특히 현지 여행사들은 미주동포들의 경제성에 맞추어 유럽이나 남미까지 관광을 갈 수 있도록 노하우를 개발했다. 그리고 한인 관광객의 편리를 도모하기 위해 관광지 현지에서의 한국식 제공 등 부수적인 서비스 개발에도 힘써왔다. 한인 여행사를 이용하지 않고 미국 여행사를 이용할 경우에는 비용도 비싸고, 언어 문제와 외국인과의 혼용관광에 익숙치 않아 정신적 부담을 느끼게 된다.
이같이 현지 한인 여행사들이 개척하고 개발한 관광 상품의 노하우를 현지 여행사와의 제휴를 통해 습득한 하나투어는 이제 국내 관광객과 미주동포 관광객 모두를 상대하면서 미주시장을 공략할 경우 경쟁력에 밀리는 현지 여행사들의 도산은 막을 길이 없게 된다.
하나투어측은 “현지 여행사들을 상대로 대리점 역할을 부여해 공동 이익을 도모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에 대해 현지 여행업계는 ‘대리점을 계약하는데 별도의 비용이 부과될 것’이라며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하나투어처럼 본국 여행업체가 미주에 진출하게 되면, 이익이 국내 본사와 해외지사에서 발생하게 되는데 요즘처럼 환율변동이 심할 경우 환차익 수익도 커질 수 있게 된다.


내부 소송까지 겹쳐 ‘설상가상’


하나투어가 글로벌 경영을 명분으로 미주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데, 정작 코리아타운의 여행업계는 비상사태를 맞았음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타운의 최대 여행업체로 알려진 삼호관광과 제2위인 아주관광은 타여행사와의 공동전선을 이룰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두 회사가 뚜렷한 대비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은 자체 내부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들 두 여행사 소속 관광가이드 10여명이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최저임금 지급 및 오버타임 보상 등을 이유로 일인당 최고 15만달러 정도의 소송에서 여행사들이 패하는 바람에 매우 난감한 입장에 처해있다.
자칫하면 소송에 패한 삼호관광과 아주관광 등은 수백만 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해야 할 지경에 놓여있다. 하나투어와의 싸움은 뒷전으로 밀려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소송 사태는 현재 타운내 3개의 여행사만 해당되지만 타 여행사들도 이번 소송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다. 이번 소송에서 가이드들이 승소하는 바람에 타 여행사들도 비슷한 소송을 당할 처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타운에서는 관광 가이드들의 소송을 놓고 논쟁도 야기됐다. 관광회사도 문제지만 가이드들도 잘한 것이 없다는 소리도 나왔다.
한 여행사 여직원은 가이드들이 팁과 부정수입을 많이 받으면서 세금은 한푼 안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직원은 가이드들이 관광안내를 통해 옵션관광을 팔고 선물점으로 관광객을 안내하면서 킥백을 받는다고 폭로했다.
특히 일부 직원은 “돈은 가이드들이 버는데 고객으로부터의 불평은 우리들이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여행업계에 나도는 소문에는 일부 가이드들은 사생활에도 문제가 많다. 회사 공금 횡령과 도박 중독에 빠지는가 하면, 일부 가이드는 고객과 싸워 회사에 큰 피해를 입히기까지 한다.


20년간 발굴한 여행상품
‘물거품 되나’

한편, 하나투어의 본격적인 미주시장 진출에 대해 일부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한인 여행업계 경쟁력을 상승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미주동포들에게도 더 좋은 관광상품이 제공된다는 측면에서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현지 관광업체들의 서비스 개선과 관광사의 운영 시스템의 구조조정이 이루어 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동안 구조적으로 모순점이 많았던 현지 여행사들도 경쟁을 위해 구조조정이나 운영을 대폭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지 여행사들이 지난 20여년 동안 여러가지 편리한 관광상품을 개발한 점은 평가받을
지 몰라도, 그동안 서비스면에서 현지 여행사들은 많은 문제점을 야기시켰다.
고객과의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시키는가 하면, 관광지에서 약속된 코스를 일방적으로 변경해 무리하게 관광일정을 강행하는 등 고객들의 불평이 잇따랐다. 또한 현지 식당과 기념품점을 이용하여 킥백을 받는 등 부당한 이익을 챙기는가 하면, 가이드들의 무리한 팁 요구 등 횡포도 많았다.
국내 여행업체 중에서 최초로 상장기업으로 올라 있는 하나투어는 지난 8일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하나투어 해외지사장 및 주재원을 포함해 250여 명의 팀장급 이상 임직원들이 모인 가운데, 2006년 사업을 정리하고 2007년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하나투어는 내년 1월부터 글로벌 경영체제로 돌입해 LA 코리아타운을 비롯한 미주지역 동포를 대상으로 영업기반을 확충한다고 선언했다. 올 해 코스닥 상장사 최초로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한 하나투어는 LA를 포함 현재 22개 지역에 구축한 해외 법인 및 지사망을 내년도에 더욱 확대 설립하고 전 지사에 본사 주재원을 파견할 계획이다. 특히 전 세계 네트워크를 연결하여 다국간 여행무역을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하나투어 수탁고 10억달러 올린
‘공룡’

하나투어는 올해 국내 여행업계 최초로 수탁고(판매금액) 10억 달러를 돌파하며 한 해 영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매출(영업수익)액은 1억6천만 달러로 전년대비 50.3%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하나투어는 이처럼 높은 실적 달성 요인으로 주5일제 정착에 따른 여가시간 증가, 웰빙 트랜드에 따른 여행욕구의 증가, 소득 수준 향상 등을 꼽았다. 여행연령층 확대와 함께 지속된 원화강세가 여행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전체 여행시장이 성장한 것도 한 요인이다. 2006년은 국내인 출국자수가 1,000만명을 돌파한 첫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대형여행사를 선호하는 소비자 성향이 더욱 가속화 되고 시장에서 하나투어의 브랜드파워가 더욱 강화되면서 시장평균 성장률의 두 배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나투어가 추세 분석을 통해 자체 추정한 관광목적 출국자수 대비 하나투어의 시장점유율은 2005년 10.4%에서 2006년 12.8%로 2.4포인트(23%)가 증가했다.
여행업계 최초로 프로골프대회인 ‘2006 SBS 코리안투어 챔피언십’을 개최하며 대외적으로 기업의 위상을 더욱 높이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하나투어의 브랜드 파워는 더욱 강화됐다.
하나투어는 한국능률협회가 조사하는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를 비롯해 ‘올 해의 하이스트 브랜드(브랜드스톡)’, ‘좋은 기업 대상(여성신문)’ 등 각종 브랜드 조사에서 여행사부문 1위를 차지했으며, 브랜드전문 조사기관인 ‘브랜드스톡’에서 매년 발표하는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 조사에서 작년보다 6계단 상승한 80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다음호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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