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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투의 비밀을 밝힌다 1


한국 사람 여자 둘이 모이면 남의 흉을 보고
셋이 모이면 고스톱을 치고
남자 둘이 모이면 정치이야기로 여야로 편을 나누고
셋이 모이면 고스톱을 친다고 한다


15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는 여권을 발급 받고 외국여행을 하는 사람은 누구나 한국광관공사에서 4시간씩 교육을 받았다. 이 교육시간에 신신당부하는 사항이 있었는데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려고 기다릴 때 화투를 치지 말라는 것이었다. 필자는 동남아 및 세계 여러 나라를 수없이 다녔는데 정말로 공항 대기실에서 한국사람들은 화투로 고스톱을 많이 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심지어는 대한항공 옛 KAL을 타면 기내에서 화투를 달려고 하면 안내양들이 화투를 갖다가 주는데 KLA에서 제작하여 마크가 선명하게 찍혀있는 것을 주었다. 요즘은 없어진 것 같다. 그래서 한국 사람, 여자 둘이 모이면 남의 흉을보고 셋이 모이면 고스톱을 치고. 남자 둘이 모이면 정치이야기로 여야로 편을 나누고 셋이 모이면 고스톱을 친다고 한다. 국민의 놀이가 되어버린 화투에 대한 것은 전혀 모르고 있기에 화투는 이런 원리에서 이렀게 만들어졌다는 것을 쓰고자 한다. 한국의 한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성인남자들에게 여가시간 때 가장 많이 즐기는 게임이 무엇이냐 라는 설문조사를 했던 적이 있다.
그 때 압도적인 표 차이로 1위를 차지한 것이 고스톱 이라는 화투놀이였다. 꽃들의 싸움(어떤 분들은 화투를 화토 라고 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표현이다.)으로 해석되는 화투를 고안해낸 사람은 일본인이다. 그들은 화투를 화찰, 일명 하나후다라고 불렀는데, 19세기말 부산과 시모노세키를 오가는 뱃사람들에 의해 한국에 유입되면서 화투로 불리게 되었다. 일본 화투가 수입되기 전까지, 조선에서는 숫자가 적힌 패를 뽑아 우열을 겨루는 수투 가 널리 행해지고 있었다. 그런데 일본 화투가 들어오면서부터 수투가 화투에 밀려 사라지게 된 것이다. 그것을 보면, 단순한 숫자보다 세련된 이미지(꽃그림)를 좋아하는 것은 1세기 전의 사람이나 요즘 사람이나 비슷한 것 같다. 화투는 일본 문화의 축소판이다. 한국인들은 으레 세 사람 이상만 모이면, 어디서든지 고스톱 판을 벌인다. 심지어 신성한 국회의사당 내에서 고스톱 판을 벌인 국회의원들까지 있을 정도다. 정치현장까지 노름판으로 격하시킬 만큼의 위력을 지닌 화투이고 보니, 어쩌면 우리나라 전체가 고스톱 공화국 이라고 해도 그리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정작 화투 48장의 실체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화투에 숨겨진 일본 문화의 비밀코드에 대해서는 하등의 지식을 갖지 못한 채, 그들이 전해준 고스톱에 목숨을 걸고 있으니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월별로 각각 4매씩 총 48장으로 구성된 화투는 일본 문화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화투의 낱장 하나하나가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다. 거기에는 일본 고유의 세시풍속, 월별 축제와 갖가지 행사, 풍습, 선호, 기원의식 심지어는 교육적인 교훈까지 담겨져 있다. 우선 1월의 화투는 아래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점짜리 삥 광, 5점짜리 홍단, 그리고 2장의 피로 구성되어 있다.
세칭 삥 광의 화투 문양을 보면 1/4쪽 짜리 태양, 1마리의 학, 소나무, 홍단 띠가 나온다. 여기서 태양은 신년 새해의 일출을, 학은 장수와 가족의 건강에 대한 염원을 나타내는 그들 나름대로의 문화적 코드다. 또 1월의 화투에 소나무가 등장하는 이유는 가도마쯔 행사에 소나무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1월에 맞이하는 일본의 대표적 세시풍속인 가도마쓰는, 일본인들이 1월 1일부터 1주일 동안 소나무를 현관 옆에다 장식해 두고, 조상신과 복을 맞아들이기 위한 일련의 행사를 의미한다.
또 학을 의미하는 츠루가 소나무를 뜻하는 마쯔의 말운을 이어 받는 것도 일본식 풍류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1년 열두 달 중에서 8월 달과 11월 달을 의미하는 화투 팔八과 오동(세인들은 오동을 똥이라고 얘기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표현이다.)을 제외한 나머지 10개 달의 5점짜리 화투에 등장하는 청.홍색 띠는, 일명 “단책”이라고 하는 종이다. 일본에서는 하이쿠라는 일본의 전통 시구를 적을 때, 그 종이를 사용하며 크기는 대략 가로(6cm) 세로(36cm) 정도가 된다. 이것 또한 일본인들이 시를 짓는 풍류의식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청색과 적색에 관한 한일 양국간의 시각 차이다. 한국에서는 빨간색이 사망, 공산당, 화재 등과 같이 부정적인 의미를 갖지만, 일본에서의 빨간색은 쾌청한 날씨, 경사스러움, 상서로움을 나타낸다. 그런 점에서 화투 일, 이, 삼의 5점짜리가 홍단의 구성요소라는 것은, 그마만큼 일본인들에게 1, 2, 3월이 매우 상서로운 달임을 시사해 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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