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판사 거액 소송 제기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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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의 천국’ 미국에서 세탁소에 관련된 색다른 소송이 제기되어 지금 미국 전역이 들끓고 있다. 세탁소는 리커 스토어 다음으로 한인들이 자영업으로 많이 운영하고 있는 업종이다. 지난 2일밤 ABC-TV의 인기 시사뉴스 프로인 ‘나이트라인’에서 한인 세탁소 여주인이 “차라리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요”라며 눈물섞인 호소에 수많은 미국 시청자들이 함께 눈물을 흘렸다.
사연인즉 워싱턴DC 지역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인 정씨 부부는 변호사겸 행정판사인 한 흑인손님의 정장 바지를 수선하려고 주문받아 실수로 잠깐 잊어버렸는데, 기일내에 수선을 하지 않았다며 급기야는 그 손님이 소송을 제기해 2년의 세월이 흘러갔는데 손해배상으로 무려 6,700만 달러를 요구해 망연자실에 빠졌다는 것. 수선 비용은 단돈 10달러 50센트였다. 이같은 전대미문의 소송사건이 ABC 방송 ‘나이트라인’에 보도되자 ABC게시판에는 하루만에 1천여통의 글이 쇄도하면서 문제의 흑인 판사를 비난하면서 이 사건은 다시 미전역으로 급속히 퍼져 나갔다. 이 사건은 워싱턴포스트, AP통신을 비롯해 미전역의 주요신문 방송들이 다투어 보도해 오면서 신문 독자란에 문제의 흑인 판사를 규탄하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이 소송은 10달러50센트에 불과했던 수선비가 어떻게 6,700만달러라는 거액의 소송으로 발전 했는가에 언론은 물론 네티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6700만 달러 소송”은 오는 6월 11일 최종 재판을 남겨 두고 있는데 그 결말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성진 취재부 기자>


끈질긴 악연 5년 동안 한인 시달린 정씨 “차라리 한국에 가고싶다”













이 사건은 한마디 말로 끝낼 수 있었던 일이 2년동안 법정싸움 을 벌였다는 점이고 소송액수가 무려6,700만 달러라는 어처구니 없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워싱턴DC 북동쪽 포트 링컨 지역에서 ‘커스톰 클리너스’(Custom Cleaners)라는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정진남씨 가족은 한 흑인 손님의 바지를 맡았다. 그런데 어쩐일인지 그 바지가 분실됐다. 헛 옷이지만 이들 부부는 새 옷 가격으로 150 달러를 변상했다. 그리고는 3년이 흘러갔다.
2005년 5월, 다시 그 흑인 손님이 ‘히키 프리맨’(고상한 정장 스타일 양복 브랜드) 정장 바지 한벌을 가지고 와서 수선을 부탁했다. 바지는 청색과 적색의 줄무늬였다. 수선비는 10달러 50센트로 합의했다.
공교롭게도 찾아가려는 날에 그 바지가 보이지 않았다. 황당했다. 3년전에도 그 사람의 옷을 분실했는데 또 그 일이 일어 났던 것이다. 할 수 없이 변상해야 했다. 그 흑인 손님은 새 정장 가격으로 1,150 달러를 요구했다. 하지만 정씨 부부로서는 너무 요구액이 많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 흑인 손님이 소송을 제기했다. 알고보니 흑인손님은 신임 행정  판사 로이 피어슨(Roy Pearson)이었다.


이상한 배상논리


변호사 자격증을 지닌 피어슨은 2005년 당시 문제의 그 정장을 입고 새로 판사직에 임명되어 첫 출근날에 입고 가려고 했는데 정씨 부부가 첫날 출근을 망쳐 버렸다는 것이다. 할 수 없이 정씨 부부는 3,000 달러 보상비로 일을 끝내려고 했다. 로이 피어슨은 받아 들이지 않았다. 4,600달러에도 합의가 안되어 마지막으로 정씨 부부는 12,000 달러를 제의했으나 그것도 거절 당했다.
할수없이 정씨 부부도 변호사를 고용해 법에 호소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 흑인 판사 피어슨은 그 자신이 변호사로 나섰다.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소장에서 그 흑인이 주장하는 6,700만 달러 보상비 내역은 ‘소비자 보호법’에근거를 두었다. 정씨 부부의 세탁소에는 “주문 당일 서비스”(“Same Day Service”)와 “고객만족 보장”(“Satisfaction Guaranteed”)라는 문구가 부착되어 있는데 그 선전문구의 정신을 어겼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문구 하나 당 위반으로 1,500 달러인데 자신이 그 세탁소에 처음 간 날이 3년전으로 총 1,200 일이 경과되었다는 것. 또 피소 대상자가 정씨 부부와 그의 아들 등 3명으로 이들 모두가 책임을 따로따로 져야 한다는 것.
여기에 그 흑인은 정신적 피해 50만 달러와 변호사비 542,500 달러(*변호사는 그 자신이었다)도 요구했다. 더 있다. 앞으로 10년 동안 판사직을 해야 하는데 다른 세탁소를 이용하기 위해 주말에 자동차 렌트비로 15,000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며 함께 보상비에 포함시켰다.    
그 뿐 아니다. 그 흑인 판사는 정씨의 세탁소를 이용하는 다른 고객들도 자신과 같은  피해를 입었다면서 자신의 소송을 집단소송으로 제기하려고 법원에 신청을 했으나 소송 서류를 읽어본 담당 닐 크라비츠 판사는 즉각 집단소송건을 기각 시키고, 6,700만 달러 민사소송건만 접수 받았다.
한편 아이너리컬하게도 문제의 정장 바지는 주문 받은지 일주일 후에 발견되어 정씨 부인이
그 흑인 판사에게 돌려 주려고 했으나, 그 흑인은 “내 바지가 아니다”면서 거절했다. 정씨 부부는 “그 바지는 청색과 적색의 줄무늬로 접수표와 일치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문제의 바지는 우리 변호사가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법제도가 문제


정씨의 변호인인 크리스 매닝 변호사는 지난 2일 방영된 ABC ‘나이트라인’에 출연해 “정씨 부부는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미국에 왔는데, 로이 피어슨이 그들에게 악몽을 주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또 매닝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돈이 문제가 아니라 정씨 가정의 삶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사건의 의미를 밝혔다. 또 매닝 변호사는 “문제의 흑인판사는 헌법정신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AP통신과의 회견에서 “정씨 부부는 소송 때문에 많은 돈을 썼고 더 중요한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미국 시스템에 환멸을 느꼈다는 것”이라며 “소송이 그들의 생활을 파괴했다”고 말했다. ABC방송은 “만약 6,700만 달러로 바지를 산다면 에베레스트 산 보다도 더 높게 싸일 것”이라면서 “800 달러 정장을 구입한다면 무려 84,115벌의 정장을 사게 될 것”이라며 간접적으로 피어슨 판사를 꾸짖었다.


“미국판사에 오명”


AP통신에 따르면 소송남용으로부터 소상인들을 방어하는 단체인 미국 불법행위개혁협회 (ATRA)의 셔먼 조이스 회장은 3일 “사소한 시비를 빌미로 소송권을 남용한 피어슨 판사는 이번 주 예정된 임기 10년의 판사 재임명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행정법원판사 출신인 멜빈 웰스도 최근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내가 이번 사건의 판사였다면 소송을 기각하고 피어슨에게 정씨가 지출한 법률비용 뿐만 아니라 정씨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보상금을 지급토록 판결할 것”이라고 말한 뒤 피어슨 판사 재임명 배제와 변호사협회 제명도 함께 요구했다.
CNN과 FOX, ABC 방송, CBS의 데이비드 레터맨 쇼 등도 이번 소송 사건을 ‘황당함’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거나 보도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동포나 미국인 네티즌들도 앞다퉈 “판사가 법을 악용하고 있다”며 비난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ABC 방송 게시판에 ‘엘렌진’은 “그 흑인판사는 미국 법조계에 수치스러움을 주었다. 그에게 판사직은 물론 어떠한 법률관계직을 맡겨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cjrlhwan’은 “그 판사는 돈이 목적이 아니라 정씨 가정을 의도적으로 파괴하려고 매일처럼 정신적인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nwhitney’는 “그 흑인 판사가 졸업한 법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 그런사람을 졸업시켰는지 의문이다”라고 비꼬기도 했다. 한편
‘noseache’라는 네티즌은 “나는 이 기사를 홍콩에서 읽었다. 정말 분을 참을 수가 없다. 그 흑인 판사는 미국을 욕되게 만들었고, 인권을 남용했다”고 말했다.
미주한인세탁인 총연합회에 따르면 미전역에 한인 세탁소가 최근에 1만8천곳을 넘어 섰다고 한다. 남가주한인세탁협회의 통계자료를 보면 LA일원에만 3천곳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번 정씨 부부가 당하고 있는 황당한 사건에 대해 그 많은 한인 세탁소들이 조용히 있다는 사실에도 문제가 있다. 이런 사건은 비단 정씨 부부에게만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고 한인 세탁소 누구에게도 일어 날 수 있는 사건이다. 

현재 정씨의 매닝 변호사는 정씨를
위한 성금 사이트
www.CustomCleanersDefenseFund.com을 개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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