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본 사람-김남권 전 윌셔코리아타운주민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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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타운 윌셔와 호바트 코너 분수대 광장에 고급 퓨전 레스토랑 ‘라 데팡스’가 있다. 열린 도어로 들어가니 고풍스런 홀을 마주한  카운터 벽에 마련된 와인 데크에서 열심히 작업하는 김남권 사장( 전 윌셔 코리아타운 주민의회  의장)이 미소를 띄며 반겼다.
2년전 그는 제28대 LA한인회장 후보였다. 2년이 지나 다시 한인회장 선거철이 다가와 그의 소감을 듣기 위해 예고없이 방문했다. 그는 기자에게 “지금 한인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이 누구인가”라고 물었다. 기자가 “배무한 씨, 스칼렛 엄씨, 김기현 씨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말하자,
그는 “왜, 내 이름은 없는가?”라고 반문했다. 다시 기자가 “처음에는 여러 명이 거론되어 왔는데, 최근에는 3명 정도로 압축되고 있다”고 말하자, 그는 “나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한인사회를 진정으로 아끼고 봉사하려는 새로운 리더십이 출마한다면 적극 지원과 후원을 할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성진 취재부 기자


“이번 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회가 어떻게 규정을 정하는가를 똑똑히 보겠다”
김남권 전주민의회의의장은 자신의 출마여부를 묻는 기자 질문에 답한 내용이다. 선관위에 대한 그의 기억은 아직도 분노에서 가시지를 않고 있다. 2년전 한인회장 선거에서 그가 낙선을 한 것은 선관위의 부정과 무능한 운영을 아직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는 것 같았다.
김 전 의장과 약 1시간 동안 인터뷰를 하면서 기자는 그가 차기 한인회장 선거 재출마를 놓고 매우
신중하게 고민하는 것으로 느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한인사회가 변해야 하고, 한인회를 철저하게 개혁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선거에 관련해 “이제는 돈이 없어도 후보자가 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때가 왔다”면서 한인회 관계자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그는 “한인사회의 독립군이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그는 “코리아타운 중심가에 건립되는 노인복지회관이 아직도 완공을 보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애초짜투리만한 땅을 시당국으로부터 기증받는 자세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협소한  땅을 기증하면서 생색을 내는 당국의 자세도 문제지만, 그것을 받고 감지덕지하는 우리 커뮤니티의 자세도 바람직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더 큰 것을 얻기 위해, ‘노’라는 대답과 함께 우리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경찰 당국이 ‘8가 파출소 폐쇄’라는 언론보도가 나왔는데, 도대체 어떻게 당국이 그런 소리를 할 수가 있는지, 왜 한인사회는 그같은 방침에 큰 소리를 못내는지 답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커뮤니티가 어떻게 그 파출소를  설립했고, 유지를 위해서 인력과 물적 공헌을 했는데, 그것을 유지발전 시키지는 못하고 ‘폐쇄’라는 방침을 공공연히 말하는 당국의 자세도 문제지만, 이를 보고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한인회나 많은 단체들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는 코리아타운에 변변한 공원이 하나도 없다는데 크게 분노하고 있다. “코리아타운에서 우리들이 내는 세금이나 능력을 평가할 때 정부에서 마땅히 녹지대를 할애하여 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기존의 아드모어 공원(현 서울국제공원)도 어느틈엔가 뺏겨 버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제 나혼자 싸워서는 안된다”면서 “우리 커뮤니티가 모두 손잡고 일어서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과거 주민의회 의장을 맡고 있을 때였다. 당시 아드모어 공원을 다른 목적으로 변경하려는 시당국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그 때 김 의장은 “단식투쟁을 해서라도 막겠다”고 선언했다. 이 소식을 들은 모 시의원이 대화를 하자며 연락을 보내왔다. 약속된 시간에 시의원 사무실에 들어 섰는데, 시의원의 자세가 한마디로 한인대표를 원숭이 보듯 했다.













이를 지켜 본 김 의장은 “당신은 대화를 할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면서 그자리에서 퇴장했다. 그때서야 당황한 시의원 보좌관들이 달려나와  만류했다. 못 이기는체 다시 사무실에 들어간 김 의장은 시의원을 향해 사과부터 요구했다. 그제서야 시의원은 정식으로 사과를 했다.
“우리는 단결해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어야 하고, 우리의 권리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주장한 김 전 의장은 이제 한인회장 후보는 커뮤니티의 이익을 위해 싸우는 봉사자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2년전 LA한인회장 선거 당시 그는 기호 1번이었다. 당시 김남권 후보는 ‘개표 때 어디 있을 거냐’는 한 언론의 질문에 ‘한국이요’ 라며 농담을 했다고 한다. 그만큼 당시의 개표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애가 탈 것이라는 반증이었다. 또 ‘만일 낙선돼도 인터뷰에 응할 거냐’는 질문에는 ‘저한테 낙선이라는 말은 하지 마세요’ 라고 했다.
당시 선거 후보자 공개토론회에서 김남권 후보는 “한인타운 중심가의 3분의 2가 한인 소유의 땅이다. 이처럼 큰 재력과 시민으로서 의무를 다하는 한인들이 상대적으로 정부혜택을 못받는 것이 안타깝다. 한인사회의 위상에 맞는 권리를 시정부 등에 요구하겠다”며 “일례로 DMV나 경찰서에 한국직원이나 한국어 안내도 없는데, 이처럼 작지만 불편한 일부터 적극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요즈음 한인사회에도 다시 ‘불법체류자 단속’이 논쟁이 되고 있다. 당시 후보자 공개토론회에서 ‘불법체류자 및 빈곤층 한인에 대한 대책’을 묻자, 김남권 후보는 “나보다 불법체류자 문제 더 잘 아는 사람 없다. 28년간 불체자로 살았다. 이건 한인회장이 나서서 해결할 수 있을만한 사안이 아니다. 60만 한인 시민권자들이 뭉쳐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하여 많은 박수와 공감을 받았다.
28대 한인회장 선거가 지난지 2년만에 다시 만나 본 김남권 전 후보는 커뮤니티와 봉사자라는 역할에 대해 상당한 고민과 나름대로의 탐구를 지녔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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