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대 미주총연회장 선거전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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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으로 다가온 참정권 실현과 더불어 올해 LA지역은 물론 한인 동포사회가 선거바람으로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미주총연회장’, ‘LA한인상의회장’, ‘LA평통회장’ 등 굵직굵직한 단체장 선거가 줄을 잇고 있는 탓이다.
특히 5월은 미주한인회 총연합회 회장 선거와 LA한인 상공회의소 회장 선거가 예정돼 있어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더욱이 이번 미주총연 회장 선거는 재외국민이 참여하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특별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미주총연을 미주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단체로 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내달 28일로 예정된 미주총연 회장 선거를 앞두고 겉으로는 조용한 듯하지만 ‘본국 정치권 대리전’으로의 변질돼 흑색선전과 네거티브 선거전 등으로 후보 간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본지는 총연회장 후보로 출마 선언하고 등록을 마친 김재권 후보와 유진철 후보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시몬 최 취재부기자>



미주 한인들이 명목상 대표 단체로 주목하고 있는 미주한인총연합회(이하 미주총연· 회장 남문기)의 제24대 차기 회장 선거가 내달 28일 시카고 노스브룩의 힐튼호텔에서 열린다.
지난달 26일 후보 등록을 마친 결과 총연 김재권 이사장과 유진철 전 동남부한인연합회장이 후보 등록을 마쳐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미주총연은 2년마다 정기총회를 갖고 차기 회장을 선출하고 있으며 회장 선출 자격을 갖는 유권자는 1267명의 전, 현직 한인회장 출신 회원 중 회비 200달러를 납부하고 2월 중순 유권자 등록을 한 정회원에 한한다.
이번 선거를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총연 선거관리위원회는 한원섭 위원장과 안대식, 송 폴, 김소희, 황원균, 윤정배, 김중호 위원 등으로 구성됐다.


총연선거, 부패 고리

그러나 현지에서 미주총연의 위상은 그리 높지 않다. 본국에 알려진대로 167개에 달하는 한인단체와 250만 미주 동포를 대표하는 단체라기 보다는 일부 임원만 득세하는 단체, 한국 정치인들 만나 사진찍기 바쁜 단체라는 이미지가 동포들 사이에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이런 까닭에 두 후보 모두 “이름에 걸 맞는 미주총연의 위상과 역할을 찾겠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하고 있다.
또한 총연 회장 선거는 과거부터 돈이 좌지우지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는 부패의 온상이었다. 과거부터 L 전 회장과 C 전 회장이 선거판을 좌우한다는 것이 정설처럼 알려져 있을 만큼 부패가 극치에 달했다.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유권자는 전 미주 지역 한인회 전·현직 회장 등을 포함한 정회원 약 2200명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실제 선거에 참여하는 회원은 약 500명 정도에 불과하다. 선거철만 되면 이들에게 회비를 대납해주고, 총회가 열리는 장소까지 항공료, 숙박료까지 부담하여 표를 주는 식이었다.
회비대납 등의 잡음에 대해 김재권 후보는 “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다. 회비를 대납하고, 항공료와 숙박비를 제공하면서 자기 쪽 사람들을 투표하게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깨끗한 선거전을 치루겠다고 장담했지만 여전히 구태는 되풀이 되고 있다.


모국 정치판 대리전

이런 부패 온상으로 이미지가 굳어진 총연 선거가 올해는 내년 본국의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모국 정치판의 대리전’이라는 꼬리표를 하나 더 달았다.
총연 선거에 출마한 김재권 후보는 ‘민주당 계열’로, 유진철 후보는 ‘한나라당 계열’로 구분돼 일부에서는 자칫 총연회장 선거가 한국 여야의 대리전으로 번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실제 김 후보는 코리아타운에 선거 캠프를 차려놓고 조시영 동부 한인회장 등이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으며 조 회장은 ‘정동영 계’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재권 후보를 상대로 총연회장 후보에 나선 ‘젊은피’ 유진철 전 동남부한인연합회장은 광범위한 지지를 기반으로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김재권 후보 성향이 ‘정동영 계’로 알려지면서 보수계 대의원들이 유진철 후보를 대거 지지할 것으로 보이면서 선거전은 김재권vs유진철, 진보vs보수, 민주당vs 한나라당의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시각에 양측 후보 모두 “총연 회장은 모국 정치에 관심을 갖기 보다는 250만 미국 동포를 대표하는 자리로 미국 동포사회의 권익신장을 위해 힘쓸 것이며, 한국 정치판의 연장선으로 봐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항변했다.
김재권 후보는 “과거 정동영 의원이 미국에 있을 때 생긴 한민족경제비전연구소 회원이 된 적이 있지만 총연 이사회 회장을 맡으면서 탈퇴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계로 보는 것은 온당치 않다. 친분이 있는 의원들은 한나라당 쪽에도 많다. 조국의 정치인들이 방문하면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동포들의 바람을 전하기도 하고 지원하기도 한다. 굳이 당을 대라면 `미주동포당’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특히 유진철 후보는 “본국 정치나 내년 치러지는 재외국민 참정권에는 전혀 관심도 없으며 그 내용도 잘 모른다”면서 “미주총연은 특정 정당에 치우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두 후보의 바람과는 다르게 한국 정치판의 당파 대립이 이번 선거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분위기다.



유 후보 과거행적 시비

이런 분위기에 김재권 후보를 지지하는 측에서 유진철 후보의 과거 행적을 문제 삼고 나서 선거전은 네거티브전으로 변질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김재권 후보를 지지하는 조시영 회장은 유진철 후보의 과거 범법 행적을 본지에 제보했다.
그는 “유진철 후보는 평소 본인이 얘기하기로는 1953년생이라고 주장하지만, 한국 호적등본에는 1954년생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회장 후보 프로필에는 1955년생으로 돼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또 “미국 이민 당시 여권발급에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호적을 위조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 사정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유권자들이 실제 나이를 정확히 알아야 하며, 또 나이를 속여 굳이 1.5세인 것처럼 보이고자 하는 것은 유권자들을 기만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유진철 후보가 2004년에 전략적으로 뱅크럽시를 했다는 점도 문제 삼고 있다. 그는 “유진철 후보가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업상의 문제로 뱅크럽시를 해야만 했던 상황에 대해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진술을 볼 때, 유 후보는 채권자들이 연락을 취해도 전화도 받지 않는 등 피해자들과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았으며, 이 때문에 뱅크럽시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한 의도적이고 전략적이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유 후보의 세금체납 부분도 언급했다. 세금체납 부분부터 먼저 처리한 다음에 회장선거에 나서라는 것이다.
조 회장은 “유 후보는 수십만 달러에 달하는 세금 체납 문제를 안고 있으면서 거액의 선거자금이 필요 되는 미주총연 회장선거에 출마했다”며 “그런 선거자금이 있다면 밀린 세금부터 납부해야 사리에 맞지 않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이밖에도 유 후보의 학력과장 부분, 조부의 과거 전력 등을 언급하며 그의 도덕성을 문제 삼았다. 이런 전력에 대해 유 후보가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 후보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사실무근, 정책선거 가야

유 후보는 “미국에 건너 올 때는 17살이었으며 그 당시 아무것도 모르고 만들어진 서류를 들고 어머니 손을 잡고 이민을 왔다. 내가 직접 서류를 위조한도 아니며 그 당시 부모님의 사정으로 그렇게 된 것을 후보 결격사유라도 된 양 지금 문제 삼는다는 것에 어이가 없다”며 대답할 가치도 없는 문제라고 격분했다.
또 뱅크럽시 부분에 대해서는 “사업을 하던 과정에서 할 수 밖에 없었던 뱅크럽시는 이번 총연 선거하고 전혀 관계가 없다. 이는 미국법상 합법적이며 문제될 것이 전혀 없고, 지금은 다 회복된 상태다”고 해명했다.
상대방 측에서 제기한 체금체납에 관해서도 “세금을 탈루한 것이 문제지, 세금을 못낸 것은 범법사항이 아니다. 또 현재 체납된 세금을 모두 납부한 상태며 IRS에서 선거자금출처 등을 자세히 조사해 선거가 끝나면 올해 말에 다 보고될 것이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또 이 같은 의혹제기에 “선거 공약을 통한 정책선거로 가야할 한인사회의 선거에 상대측의 네거티브 흑색선전은 구태의연한 과거 한국 정치판의 전형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며 좌시하지 않겠다”고 비판했다.
금전이 난무하며 부패 선거의 온상이라는 이미지가 씌워져있는 총연 선거가 후보의 40년 전의 이력까지 뒷조사해 끄집어내는 네거티브 비방전으로 치닫는 거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선진적인 사회의 선거모습도 아니다.
하지만 합법과 위법, 후보자의 능력을 떠나 후보의 도덕적 검증은 선거에 출마한 후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부분이다. 위법사항이 아니라고 하여 도덕적 의혹을 남긴 채 그냥 덮고 지나쳐서는 안 될 것이다.
미주총연 선거가 한 사회의 지도자를 뽑는 선거는 아니지만 250만 미주동포의 대표성을 띤 단체장의 선거이기에 한 점 의혹과 거짓 없는 후보의 도덕성도 총연회장으로서 요구되어야할 부분이다.
                                                                 





출마의 변(辯)
김재권 후보 “미주 동포들의 네트워크 구축과 차세대 육성에 힘쓸 것입니다”












 ▲ 김재권 후보
김재권 후보는 “미주 한인 동포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고 권익을 신장하고자 출마하기로 결심했고 총연 회장에 당선된다면 앞으로 한국의 어떠한 선거에도 정치적 중립을 지킬 것이며, 오로지 미주 250만 동포들의 권익 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총회장의 본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또 ▶차세대 인재육성 ▶미주동포 네트워크 강화 ▶한인단체 재정 안정화 ▶동포사회의 화합과 권익 강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 후보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선거 공약은 차세대 한인 지도자 양성이다. 김 후보는 “미래의 한인사회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차세대 육성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차세대 육성을 위한 발굴 사업과 함께 인재 양성에 필요한 지원을 위해 별도의 조직도 만들어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인 사회의 차세대 육성과 함께 한인단체들의 결집력을 강조하는 김 후보는 “현재 미 전역에 170여곳의 한인회가 있지만 연방 및 시정부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신청하는 방법을 모르는 한인회가 많다”며 “총연 회장으로 당선이 된다면 재정전문가를 따로 임명해 한인회의 재정 지원을 위한 교육과 홍보를 위한 활동을 적극 펼치겠다”고 말했다.
또 김재권 후보는 “저뿐만 아니라 이번 24대 미주총련 회장 선거에 출마한 경쟁자 역시 미국 시민권자로서 모국 정치판을 기웃거릴 사람이 아니다”라며 “오는 5월에 치러지는 회장 선거가 한국 정치판의 연장이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5월 투표일까지 미주 전역 167개 한인회를 모두 돌아볼 생각이라며 회장직 도전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김 후보(63)는 애리조나 한인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미주총연 이사장으로 있다.


<김재권 후보 약력>
▲1947년 출생
▲1983년 도미
▲2003년 애리조나 한인회장
▲2005년 피닉스 한국학교 이사장
▲2007년 미주총연 서남부연합회 이사장
▲2008년 미주총연 서남부연합회 회장
▲2011년 현 미주총연 이사장
▲모모 잉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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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의 변(辯)
유진철 후보 “세대 화합과 주류정치사회로의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유진철 후보
유진철 후보(56)는 “1983년 총연 가입을 시작으로 1986년 사무총장을 지내는 등 총연에서 활동하면서 경험을 쌓아왔다. 30여년 간의 총연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보다도 잘 훈련받고 준비된 총연회장 후보”라며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미주 한인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유 후보는 미국 주류정치 사회와의 접목과 진출 확대에 공약의 비중을 두었다. 그는 “미주총연은 이제 친목보다 워싱턴을 중심으로 한 주류사회의 로비스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전 회장은 ▶개인의 명예나 이익을 위해 총연회장직을 활용하지 않고 ▶재정자립을 통한  미주한인단체의 대표적인 조직으로 만들며 ▶차세대 젊은 세대들에게 실질적인 미래상을 제시하고 ▶미래 한인사회를 이끌어갈 차세대 한인들을 지원하는 구심점 역할을 해 나갈 것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특히 “회장에 당선되면 한국 정치판을 기웃거리지 않고 소수계 커뮤니티와의 연계를 통해 한인사회의 권익을 신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류사회 진입을 위한 소수계 단체들과의 활발한 교류와 연합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유 후보는 “미주총연을 미주한인 단체의 대표적인 조직으로 발전시키는 동시에 흑인, 라티노, 아시아계 단체들과 활발한 교류를 통해 한인들의 권익신장을 위한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5세인 유 후보는 정치력 향상을 위한 후배 양성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유 후보는 미래 한인 사회를 이끌어 갈 차세대 한인 육성에 있어 미주총연의 역할론을 언급하며 후배 양성을 위해 한인사회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56)는 청소년 시절 도미한 1.5세로 오거스타 한인회장, 동남부연합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총연 윤리위원회 간사로 있다.


<유진철 후보 약력>
▲1955년 출생
▲1970년 도미
▲1974년 어거스타대학 형사행정학 및 응용범죄학 전공
▲1986년 미주총연 사무총장
▲1999년 조지아주 어거스타 한인회장
▲2006년 동남부 한인회 연합회장
▲현 미주총연 부회장
▲현민주평통자문회의 자문위원
▲현 군수납품기업 CMS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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