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렛 엄 ‘간도땅 찾기 운동기금’ 착복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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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여 동안‘한 지붕 두 가족’으로 쪼개져 분쟁을 일삼던 LA한인회가 지난 16일 마침내 통합에 합의했다.
하지만 겉으로는 화합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있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결국 돈 때문이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양측 모두 한인회의 진정한 통합은 뒷전으로 한 채 경제적인 부담을 덜기 위해 명분 없이 계속해온 싸움을 그만두기로 한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배경이야 어찌됐건 우여곡절 끝에 일단락 된 한인회의 통합에 박수를 보내지만 실추된 한인회의 이미지 쇄신과 한인회 본래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는 큰 숙제를 남기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난제를 풀어나가야 할 스칼렛 엄 회장에게는 실추된 한인회의 이미지와 명예 회복은 관심 밖인 것 같다. 본지는 지난 보도(제785호)를 통해‘2009 인천도시축전 설치비 2만 달러’를 본국 하청업체에 지급하지 않은 채 공금을 유용한 사실을 밝힌 바 있다.
국내·외적으로 망신과 비난을 받고 있는 스칼렛 엄 회장이 최근‘간도땅 찾기 운동본부’의 사업자금 2만5,000달러를 개인적으로 착복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LA 한인을 대표하는 단체의 수장으로서의 자격논란을 떠나 상식 밖의 행태를 보인 내막을 들여다봤다.                                                                                  <시몬 최 취재부기자>



간도땅 찾기운동 본부’(총재 제프 건·이하 간도땅 본부)는 우리의 영토였던 간도(만주)를 되찾고자 2001년 뜻을 함께한 동포들이 모여 설립했다.
본격적으로 간도땅 찾기 운동이 시작된 것은 6~7년 전부터였고, 동포사회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지만 함께한 회원들의 열의를 바탕으로 고군분투하며 활동을 이어갔다.
간도 회복을 위해 수년간 노력하던 간도땅 본부 제프 건 총재는 지난해 3월 19일 스칼렛 엄 회장을 만나 사업을 함께 하자는 제의를 처음 받게 됐다.
그 자리에서 스칼렛 엄 LA한인회장은 “간도땅  찾기 운동은 나라와 민족을 위한 좋은 취지의 운동이니 LA한인회의 주요사업으로 채택해 한인회의 이름을 내걸고 운동을 전개해 나가자”고 제안하면서 간도땅 본부의 기금을 한인회에 전달하라고 요구했다.
제프 건 총재도 한 개인이나 소수의 개인단체가 진행하는 것보다 LA한인을 대표하는 단체에서 이 사업을 진행하면 큰 여론화가 될 것이고 한인회의 이미지도 더불어 상승하게 될 것이라 판단해 흔쾌히 동의했다.


엄 회장, 개인 명의로 수표발행 요구


그리고 같은 해 3월말 한인회 사무실에서 다시 엄 회장을 만나 이 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엄 회장은 LA한인회 이름이 아닌 스칼렛 엄 개인 명의의 수표 발행을 요구했다.
제프 건 총재는 자금 전달 방법에 대해 의아했으나, 타운 내 많은 단체가 엄 회장의 주도적인 운영과 희생적 지출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을 감안해 엄 회장 요구대로 간도땅 본부의 운영 자금을 전달했다.
제프 건 회장은 간도 회복 운동을 위해 지난 수년 동안 회원들로부터 십시일반 후원받은 운영자금 2만5,000달러를 지난해 4월 10일 1만5,000달러, 5월 19일 1만 달러 등 두 차례에 걸쳐 엄 회장에게 전달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간도땅 본부의 임원과 회원들의 논의와 합의하에 한인회로 전달됐다.
하지만 자금이 전달된 지 4개월이 지난 뒤에도 한인회에서는 간도땅 회복 운동과 관련된 아무런 사업진행이나 움직임조차 없었다. 이를 지켜보던 제프 건 총재는 지난해 9월 엄 회장을 한인회관에서 만나 사업 진행의 부진에 대해 따져 물었다.
당시 엄 회장은 “현재 산재해있는 여러 문제들이 해결되면 간도땅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라며 “믿고 기다려 달라”고 눈물까지 내비치며 호소했다고 한다.
그 후 지난해 10월 8일 간도땅 본부는 ‘100년 전 빼앗긴 우리 땅 간도’라는 주제로 한미교육원에서 강연회와 세미나를 개최했다. 하지만 한인회에서는 광고나 플래카드 등 행사진행에 필요한 어떠한 지원이나 협조도 하지 않았으며, 모든 행사 경비는 간도땅 본부에서 마련해 진행했다.
세미나에 전혀 무관심이던 엄 회장은 행사장에 얼굴을 내비치고는 짧은 인사말과 기념사진만 찍고 갔다. 엄 회장은 간도땅 찾기 운동에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어떠한 사업도 진행하지 않았다.
그에 앞서 제프 건 총재는 작년 한인회장 선거기간이었던 5월경 한국을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갔다 와보니 스카렛 엄 선거 캠프 공동 선거대책본부장에 이름이 올려져 있었다.
건 총재는 “자신에게 전혀 의사도 묻지 않았고, 당시 한인회장 선거에는 전혀 관심도 없었는데 선거대책본부장이라니 황당했다”며 “당시 선거운동에는 전혀 활동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또 엄 회장은 건 총제의 의사도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그를 ‘한인회 수석 부회장’직에 임명하고는 부회장 자리 비용을 요구하기도 했다. 제프 건 총재는 어이가 없었으나 ‘간도땅 회복 운동사업’을 기대하는 심정에서 거절하지 못하고 한인회 수석 부회장직을 받아들이고 3,000달러를 LA한인회에 지불했다.




사업 지원은 커녕 사업 방해


하지만 그 후로도 사업이 진행되지 않자, 제프 건 부회장은 11월 30일 엄 회장에게 “이렇게 사업을 진행하지 않을 거면 기금을 돌려 달라”고 항의했다. 하지만 엄 회장은 이후 간도사업 진행에 대한 계획이나 약속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았고, 돈도 돌려주지 않았다. 그 후 4개월 동안 수차례 항의하였으나 엄 회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더 이상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었던 제프 건 부회장은 올해 4월 1일 한인회 사무실에서 엄 회장을 만나 김재권 이사장과 김홍래 사무총장이 합석한 자리에서 단호하게 항의했다.
그는 “사업을 함께 하겠다고 피 같은 돈을 받아놓고 이렇게 사업을 ‘나 몰라라’ 하면 어떻게 되느냐, 사업을 하지 않을 거면 돈을 돌려 달라”고 언성을 높였다. 그러자 엄 회장은 “죄송하고 앞으로 사업을 잘 진행해보자”고 합석한 임원들 앞에서 계획을 얘기했다.
한인회 내에 ‘간도땅 회복’ 분과 위원회를 만들고 이사들을 선임하기로 증인들이 보는 앞에서 다시 한 번 약속했다. 하지만 4월 정기이사회가 열렸으나, 간도 분과위원회 구성은 안건에도 오르지 못했으며, 간도 사업에 대한 발언조차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엄 회장은 4월 하순 경 돌연 한국으로 건너갔다. LA한인회 사무국조차도 그의 행방을 모르쇠로 일관했으며 연락조차도 안됐다.
엄 회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제프 건 부회장은 한인회 사업국장과 함께 어버이날을 맞아 경로잔치를 준비했다. 이 행사에 10여일 넘게 모습을 감췄던 엄 회장이 행사시작 30분 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제프 건 부회장은 전체 행사 중에서 10분만 할애해 간도땅 찾기 운동의 필요성과 의미 등을 설명하고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갖고자 했다. 그런데 이야기를 시작한지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엄 회장의 노여움으로 발언은 제지당하고 중단됐다.
그날 참석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간도땅에 대해 무척이나 공감하며 관심과 열의를 보냈지만 갑작스런 제지에 당황스러워 했다고 한다.
제프 건 부회장은 “영문도 알지 못한 채 무슨 이유로 발언을 제지하는 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질 않는다”며 “1시간도 아니고 10분정도의 시간만 할애를 해달라는 것인데 일방적으로 제지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2만5000달러를 간도 사업을 하겠다고 전달했는데 오히려 이 사업의 여론화와 홍보에 협조는 못할망정 방해를 하는 꼴에 어이가 없고 기가 찼다”고 분노했다.


개인 후원금 주장에 이사들 황당


지난 9일 한인회는 긴급 이사회를 열었다. LA한인회와 새LA한인회의 통합을 위한 공동합의서 승인문제 논의를 위해 마련된 긴급 이사회였다.
기자들이 모두 나간 뒤 진행한 비공개 이사회에서 제프 건 부회장은 많은 이사진들 앞에서 처음으로 간도땅 사업에 대한 엄 회장과의 약속, 그간 일련의 모든 사태에 대해 알리고 항의했다. 그리고 엄 회장에게 많은 이사진들 앞에서 공식적으로 2만5,000달러에 대해 반환을 요구했다.
제프 건 부회장은 “2만5,000달러의 자금을 간도 사업을 함께 진행하자는 약속을 받고 엄 회장에게 전달했는데, 엄 회장은 한인회 계좌에 돈을 입금하지도 않았으며, 어디에 썼는지 돈의 행방도 알 수 없다. 명백히 엄 회장 개인이 착복했다. 자금을 돌려 달라”고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그러자 엄 회장은 이사들 앞에서 “내 개인 후원금으로 준거 아니냐. 난 그렇게 알았다. 돌려줄 수 없다”는 주장을 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사회에서 처음 이 사실을 접한 이사들은 이 같은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황당해했다.
제프 건 부회장은 “엄 회장이 무슨 정치인도 아니고 한인들을 위해 봉사하는 단체장에게 무슨 개인 후원금이란 말인가, 하도 어이가 없어서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뻔뻔함에 치를 떨었다.
그 이후에도 서 너 차례 간도땅 본부 기금 반환을 더 요구했지만 엄 회장은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만을 고수하며 묵묵부답으로 대응했다. 엄 회장이 거짓과 회피 등으로 일관하자 제프 건 부회장은 결국 엄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또 이 문제의 진위를 밝히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공개청문회를 열 계획이다.
한편 엄 회장은 현재 개인 후원금이라는 주장을 고수하며 기금 반환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엄 회장 측은 “작년 한인회장 선거 기간에 선거대책본부장으로 활동했었고, 그 뒤 한인회 수석부회장까지 된 건 부회장이 지금 와서 돈을 돌려 달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간도땅 찾기 사업을 위한 기금이었다는 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았다”며 2만5,000 달러는 개인 후원금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간도땅 찾기 운동 사업을 위해 엄 회장에게 전달된 기금은 한인회 사무국 측에는 전혀 입금된 바가 없으며, 이를 엄 회장이 챙겨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추후 엄 회장의 행보와 앞으로 전개될 간도기금 착복 파문에 한인사회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제프 건
<인터뷰> 제프 건(간도땅 찾기 운동본부 총재)

▶ 엄 회장은 개인 후원금으로 받았다고 하는데.
 “2010년 3월 19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요구한 것이 후원금이라니, 무엇을 후원하란 말인가? 김숭웅 씨가 회장 출마하려고 하나 엄 회장이 한 번 더 하겠다면 포기할 거라면서 자신이 한 번 더 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니 꼭 약속 지키겠다고 하며 만약 김숭웅 씨가 출마해 선거를 치르게 되면 받은 기금은 반환할 것이니 안심하라고 했다. 그래놓고서는 개인 후원금이라니 어이가 없다.”


▶ 엄 회장을 상대로 법정 소송을 제기했다.
 “스칼렛 엄 회장은 한인회장이라는 자리를 이용해 처음부터 가능성도 없는 사업을 할 것이라고 속여 간도땅 본부 후원자들에게 엄청난 물질적 피해는 물론 정신적 고통을 주고 있다. 숱한 자금 반환 요구에도 거짓과 사기로 일관하고 있다. 한인회장의 직책을 이용, 남용하고 많은 동포들이 염원하는 이 사업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는 상식 밖의 언행과 행동을 보였다. 엄 회장은 여러 후원자들의 정성으로 모아진 공적 자금을 자신의 개인 계좌에 넣기 위한 고도의 사기 수법을 자행했다. 한마디로 착복, 횡령이며, 공공기금을 아무런 부끄럼 없이 가로채는 강도나 다를 바 없는 추악한 짓이다.”
 
▶ 개인적으로 돈을 주고받은 이면에 ‘다른 거래가 있지 않았나’라는 얘기도 있다.
 “한인회 관계자가 아니라도 봉사단체 한인회라는 곳에서 취할 수 있는 개인적인 이익이 무엇이 있겠나? 한인 단체장을 본국 정치권으로의 발판으로 이용한다는 잡음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지만 나와 임원들, 그리고 회원들은 오로지 간도땅 회복운동을 한인회에서 같이 하기를 기대했고, 믿었고, 동의했다. 스카렛 엄이 한인회장이 아니었다면 이런 제안과 약속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 이는 분명 한인회장 지위를 빙자해 돈을 갈취한 것으로 생각한다.”


▶ 공개 청문회를 계획하고 있는데 그 목적은?
 “간도땅 찾기 운동본부 내의 동의로 자금 2만5,000달러를 1년 전에 LA한인회장에게 전달했다. 1년여를 기다린 끝에 엄 회장에게 수차례에 걸쳐 반환 요구를 했으나 개인 후원금이라는 상식 밖의 변명을 늘어놓으며 착복하니, 간도땅 본부의 임원 회원들과 한인회 관계자들, 동포 사회의 많은 분들을 모시고 그 진위를 밝히고 알리고자 한다. 돈을 전달한 입장으로서 오해를 이미 받고 있으나 이를 떳떳하게 밝히겠다. 부디 스카렛 엄 회장도 참석해주길 간곡히 바란다.”


▶ 이번 사건과 관련한 추후 계획은
 “엄 회장의 부정 착복이 많은 사람들 앞에 사실로 밝혀진다면 스칼렛 엄 회장이 LA 한인의 대표자인 한인회장직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지 이사회에 회장직무가처분의 안건을 논의할 것을 공개적으로 제안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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