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조이 김 USC 한국전통도서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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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이 김 USC 한국전통도서관 관장




 


한국정부는 지난 10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5회 세계한인의 날기념식을 개최하면서 유공자 훈장 수여식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USC한국전통도서관의 조이 김(58, ()정현)관장에게 국민훈장 석류장이 수여됐다.


 


신연성 LA총영사는김 관장은 해외동포로서 미국의 대학 도서관 중에서 USC한국학도서관을 최대 연구센터로 발전시켜왔을 뿐 아니라, 한국학을 북미지역에 전파시키는데 공헌했기에 추천했다고 밝혔다. 과거한국학의 불모지인 북미 지역에서 한국학을 동아시아 연구의 중심으로 이끈 주역은 바로 김 관장이다.


 


최근 국제적으로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인식이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김 관장은 독도가 한국 땅임을 증명하는 고지도를 많이 수집해 학자들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성진 취재부 기자


 


서울에서 훈장을 수여받고 돌아온 조이 김 관장은 지난 11 USC대학 한국전통도서관에서 만난 자리에서분에 넘치는 상을 받아 송구스럽다면서이 모든 영광을 우리 한국학도서관을 후원하고 성원해주신 동포사회에 드린다고 말했다. 그녀는한국에서 많은 분들로부터도 많은 인사를 받았다앞으로도 계속 노력해 동포사회 기대에 저버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관장이 처음 USC대학에서 한국학목록사서로 일했던 1985년 당시, 한국 관련 도서는 불과 1천여권 정도였다. 하지만 26년이 지난 현재 한국학도서 및 자료는 8만 건이 넘는다. 현재 USC대학에 동아시아도서관은 한국, 중국, 일본 등 3개 도서관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그중 한국학 도서관이 전체 50%를 차지한다.


 


김 관장이 일하기 시작할 당시 전담직원은 그녀 혼자였다. 도서목록을 작성하는 일을 비롯 그녀의 손끝에서 한국학 도서관은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USC한국학도서관(Korean Heritage Library of the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1986년 미국 내 최고의 한국학 연구장서 구축을 목표로 설립되었다. 조이 김 관장의 꿈이요 도전이었다. 이후 대학당국, 한국 및 LA 지역 동문 그리고 여러 재단들과 기관, 한인사회 후원회 등의 지원으로 놀랄만한 성과를 이룩했다

















 


현재 USC 캠퍼스내 도헤니 박물관에 자리 잡은 한국학도서관은 미국 내 최고의 한국학 도서관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현재는 6명의 전담 직원이 근무하며 100만 달러 이상의 도서관 기금을 보유하고 있다. USC대학 당국이 매년 22만달러 이상의 도서 구입예산을 한국 장서에 투자하는 등 한국학 장서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는 사실은 매우 이례적이고 주목할 만하다.


 


미국 대학들의 동아시아도서관 장서 중 한국 장서가 차지하는 비율은 많아야 5~10%인데 반해, USC대학은 중국과 일본을 앞질러 5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이는 USC대학에서 한국학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바로 그 중심에 김 관장이 있다.


 


미국 대학 도서관들 중에서 이문열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는 곳도 USC한국학도서관이다. USC대학은 1880년에 설립된 명문 사립대학이다. 해외에서 가장 많은 한인동포가 살고 있는 LA에 위치, 한국과의 특별한 역사적, 지리적 관계 등 한국학 프로그램 발달의 유리한 조건 하에 한국 및 한국인에 대한 연구를 육성해 왔다.


 


1942년 처음으로 한국어 강의를 개설했고 1977년 첫 한국학 전임 교수를 채용하였으며, 현재 언어학, 역사학, 문학, 미술사학 등 4명의 핵심 한국학 전임 교수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1995년에 설립한 한국학연구소는 대학 내 한국학 교육 및 연구 증진의 중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학, 한류확산 기여


 


그녀는 USC대학에서 26년을 지내오면서 역사, 문화, 언어, 문학, 철학, 사상, 사회학, 정치학, 경제학, 예술 등 한국학 관련 자료들을 갖은 노력으로 수집 해왔다. 그래서 현재 65,000권의 장서는 도서 46,000, 정기간행물 1,600( 14,000), 비디오 및 DVD 1,500, 마이크로필름 2,330, 지도 240(희귀본 180장 포함), CD ROM 110개와 수백 장의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학 도서관은 도서 외에도 광범위한 분야의 한글 전문(full text) 데이터베이스 및 각종 신문과 규장각 고서를 수록한 마이크로필름, 그 외 영상 자료, 희귀 지도, 이민 관련 문서 등 많은 자료들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그녀는 1994년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 하에 언어학, 영화, 언론, 매스미디어 분야 및 전라도 지역의 자료를 담당하고 있다. 컨소시엄 자료들은 미국 내 한국학 학자 및 학생들에게 무료로 대출된다.


북미지역 및 해외 소재 모든 종류의 도서관에 상호 대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LA 이외 지역 이용자는 소속기관 도서관이나 인근 공공도서관을 통해 도서관 상호 대차 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도서관 장서는 USC의 온라인목록인 Homer(http://library.usc.edu)와 국제도서검색 시스템인 OCLC Worldcat RLIN Eureka를 통해 전 세계에서 접속이 가능하다. 목록을 검색할 때는 미국 도서관의 표준인 맥큔라이샤워 로마자 표기법을 사용해야 한다. 또한 한국학도서관 홈페이지(http://www.usc.edu/isd/korean)를 통해서도 여러 가지 자료 리스트를 편리하게 볼 수 있다.


 


특히, USC한국학도서관의 노력으로 세계 어디서든지 웹상에서 손쉽게 많은 자료를 볼 수 있는데 북미 도서관 중에서 가장 방대한 디지털 자료를 제공한다. USC는 한국의 3대 학술 데이터베이스 회사(누리 미디어, 한국학술정보, 동방미디어)가 제공하는 각종 데이터베이스 외에도 국회도서관이 보유한 4,400만 쪽에 달하는 전문 자료를 포함하여 350만 종 이상의 디지털 자료를 제공하는 미국 유일의 대학이다. 초기이민사자료, 동해, 독도와 관련한 고지도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녀의 노력 덕분에 한국학 도서관은 USC와 한국국제교류 재단으로부터 매년 20만 달러 이상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한국학에 대한 수요와 의식도 몰라보게 향상됐다. 유럽과 북미의 K-POP 등 한류 확산도 한국학과 연계돼 가능했다는 것이 김 관장의 얘기다. 그녀는 한국학의 커리큘럼 등은 현재 영화·드라마 등 대중문화로 확대됐고, 한국학 관련 수업도 인기가 있는데, 해외 한국학의 기본 없이는 한류 확산도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USC한국학도서관이 이룩한 발전은 미국과 한국의 여러 기관 및 재단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특히,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앞에서 언급한바 있는 북미지역 도서관 특화 컨소시엄뿐만 아니라 한국학도서관 초창기에 기금(matching fund) 조성 및 1년간 사서직을 지원한 바 있다. 또 해외한국학·전통문화재단(이사장 오태현 박사)은 장서기금으로 약 40만 달러를 지원했다. 이 외에도 한국학술진흥재단, 대한항공, 쌍용, 캘리포니아 주립도서관, 그리고 LA지역의 인사들로 구성된 남가주대학교 한국학도서관 후원회 등의 지원이 있었다.


김 관장은 이화여대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미국에 유학해 UCLA대학원에서 문헌정보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학을 위한 아시안사서연합회(AAS) 회장도 맡고 있다. 







 


도서관은 인류가 후대에 물려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유산


 


<아래 글은 국민훈장을 받은 조이 김 관장이 서울에서 인터뷰한 <오늘의 도서관 2011 11월호>에 실린 글이다. 이 글에는 조이 김 관장의 인물과 활동이 진솔하게 담겨져 있다.>


 






) 어떻게 수상을 하게 됐습니까.


몇 달 전에 총영사관에서 누군가가 국민훈장 수상자로 추천을 했다면서 필요한 서류를 좀 보내달라고 연락이 왔어요. 정말 깜짝 놀랐죠. 그래서 누가추천을 했느냐고 물었더니 총영사관에서도 그건 모른다는 거예요. 그래서 달라는 서류를 보내기는 했지만 진짜 (수상이)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제 분에 넘치는 상이라는 생각에 제가 받는 게 굉장히 송구스러웠어요.


그런데 나중에 사서로서 이런 상을 받는 것이 전체 사서들에게 좋은 일이고, 또 선례가 돼서 후배 사서들의 발전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분에 넘치지만 받기로 한 겁니다. 이 자리를 빌어 부족한 저에게 이런 영광의 기회를 주신 한국정부를 비롯한 많은 분들께 감사를 드려요.


 


) 한국에서 사서직을 공부하고 미국에 유학해 현지에서 사서로 출발하는 것으로 결정하셨어요.


처음 유학을 갈 때는 공부만 마치고 오리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운명이라 해야하나? 당시 미국 정부에서 미국에 유익한 인물이라고 판단되는 사람들에게는 이민을 장려했는데, 그래서 저에게 기회가 주어졌죠. 미국에 남아서 한국을 위한 사서일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한 일이고 더 잘 할 수 있을 거 같았어요. 그래도 이렇게까지 오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결국 아기도 낳고 가정이 생기다보니 지금까지 오게 된 거죠. 운명이라 해야하나?


 


) 현재는 남가주대학교 한국학도서관 관장님으로 계신데, 도서관 근무는 언제부터 시작하신 건가요?


첫 근무는 LA 공공시립도서관의 일본학 정리사서로 시작했어요. 6개월 동안 일본책 정리를 하면서 일본어도 더 배우게 됐지만, 아무래도 한국 사람으로서 일본사서는 보람을 느끼기가 어렵더라구요. 그러던 중에 저희 USC학교에서 한국사서로 자리가 나서옮기게 됐죠. 그런데 사실 전문사서로 일을 하기 전인 대학원 재학 중일 때 전문사서보다는 조금 낮은 준사서직으로 학교 도서관에서 근무를 했었어요. 저를 가르친 교수가 강력하게 추천해서 들어가게 됐는데, 학비도 면제되고 배운 것을 실습하면서 여러 가지로 좋은 혜택을 받았죠.


 


) 당시 한국학도서관의 상황은 어땠나요?


당시 다른 대학 한국학도서관들은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제 경우는 조금 달랐어요. LA는 한인 커뮤니티가 굉장히 큰 곳이라 USC대학에 한국학 연구소를 만들자는 제안을 했는데, 무슨 이유였는지는 모르지만 당시에는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그 때 동아시아 도서관 관장님이 총장님께 연구소는 안되지만 한국학도서관을 만들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고, 도서관장님이 조사를 해보니까 한국학도서관이 굉장히 취약한 분야라는 걸 아시고 우리 대학에서 한번 잘 해보자라는 결정을 내리셨어요. 그래서 예산 지원을 막강하게 받았기 때문에 추진하는데 있어서 큰 어려움은 없었죠.


 


) 그렇다면 한국학사서로서 크게 힘든 점은 없으셨다고 봐도 될까요?


물론 다른 대학에 비해 환경이 좋은 편이었지만, USC 대학의 한국학사서가 아닌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주 한국학 사서로서의 애로사항은 많았죠. 아무래도 한국학은 중국학이나 일본학에 치이거든요. 대게 동아시학 도서관장이 중국사람 혹은 미국인인데, 중국 사람이 관장을 하면 아무래도 중국학을 제일 많이 지원해주고, 학문의 역사를 생각하는 분위기에서는 일본학을 많이 지원해주니까요. 한국은 중국이나 일본에 밀려서 차등대우 받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점이에요. 다음으로는 한국 사람이 한국학을 하니까 실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한국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일을 한다는 편견이 동료뿐 아니라 같은 한국인들 사이에도 있어요. 그래서 한국학 사서들은 정말 말할 수 없는 열정을 가지고 일합니다. 굉장히 눈물겨운 노력들이 숨어 있죠.


 


) 말씀하신 것처럼 숨겨진 노력들이 있었기에 현재 USC대학교는 일본과 중국 자료에 비해 한국학도서관이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다고 들었습니다.


우리 USC대학 같은 경우에는 동아시아도서관의 중심이 한국학이라고 할 수 있어요. 다른 동아시아 도서관은 일반적으로 자료의 60%가 중국학, 30~35%가 일본학이고, 5~8%가 한국학이에요. 그런데 USC대학은 자료의 50% 이상이 한국학입니다. 직원도 전문사서분이 또 계시고 준사서도 두 분 계시고, 보조학생들도 있어요. 20년 동안 한해도 빠지지 않고 연수사서도 초청하고 있고요. 이런 곳이 다른 대학에는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한국학도서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자료나 책은 어떤 것인지, 또 주로 이용하는 분들은 누구인지


이용자들은 교수와 학생들이 많아요. 그런데 학생의 경우에는 두 부류로 나뉘죠. 일차적으로는 한국학을 공부하는 학생들, 다음으로는 유학생과 유학생 가족들이에요. 또 저희 학교 같은 경우는 동포들이 많이 사는 곳에 있기 때문에 동포들은 누구나 와서 이용을 할 수 있어요. 가장 인기 있는 자료는 영화 컬렉션인데, 이용 횟수가 많지 않아도 많은 분들이 좋아하고 기뻐하는 자료는 고지도와 사진 컬렉션이이에요. 16세기까지의 외국 고지도 중에 한국해로 표기되어 있는 서양지도 134점을 구입해놨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그걸 아주 좋아해요. 그리고 한국에 왔던 서양 선교사들이 한국에 있는 동안 수집한 자료를 우리 도서관에 기증한 것을 여러 분야의 학자들이 많이 활용하죠. 최근 한류 열풍과 K-POP 등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이런 경향이 한국학도서관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요?


물론 영향을 주고 있죠. 한번은 중국 여학생이 저한테 와서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데 자료를 추천해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이유를 물었더니 한국영화를 너무 좋아한다면서 한국 영화를 보기 위해서라고또 어느 학생은 한국에서 태어나서 미국으로 입양됐는데, 한국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몰랐다고 해요. 이렇게 한국의 영화나 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해서 물어보거나 자료를 요청하는 학생들이 늘었죠.


 


) 한국학도서관에서 새롭게 계획하는 일이 있나요?


앞으로는 좀 더 적극적이고 집중적인 홍보에 주력할 계획이에요. 물론 그 전부터 일주일에 한번 씩 한국 영화를 보는 모임이나 점심에 한국 음식을 나누어 주면서 한국학도서관을 소개하고 문화까지 나누는 활동들은 꾸준히 있었어요. 뿐만 아니라 한국의 교수님들이나 작가들을 초청해서 강연과 사인회를 하는 행사도 했었고요. 앞으로는 한국학도서관을 알리는 일에 더 주력해서 더 많은 분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 ‘도서관은 OO이다’라고 정의 내려 주신다면?


도서관은 인류가 후대에 물려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유산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도서관이 없으면 우리의 문명은 발달할 수가 없어요.


(. 김정선 <오늘의 도서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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