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들, 직원들 고객정보 유출로 초비상

이 뉴스를 공유하기







최근 수개월 동안 대형 한인은행들은 적지 않은 수난을 겪었다. 한인은행의 대출책임자를 비롯해 마켓 책임자와 전무급들의 대거 이동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타 은행으로 이직한 간부급 직원들은 자신이 근무하던 전 은행의 극비 정보는 물론이거니와 VIP고객들에 관한 거래정보를 통해 대출 빼가기, 예금 빼가기로 인해 은행마다 단속에 초비상이다. 이도 부족해 전에 근무하던 은행의 이사들과 경영진에 앙심을 품고 감독국에 음해성 투서까지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은행원들의 집단 모럴헤저드(집단 이기주의)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물론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번 사태의 경우 상상을 초월한 조직적이고 치밀한 흠집 내기라는 점에서 문제의 은행들은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사태는 일파만파로 번질 조짐이다.   김현(취재부기자)

나스닥 상장은행인 A은행의 경우 수개월 전 수석전무를 비롯해 대출책임자와 마켓팅 책임자를 포함 간부급 직원 수명이 B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평소 이사들과 불협화음으로 마찰을 겪었던  아무개 전무는 자리를 옮기면서 자기 사단으로 분류되는 고위직 전무들과 간부들을 데리고 대거 자리를 옮기자마자 과거 A은행에 재직 시 거래하던 고객들을 접촉해 큰 대출을 빼가기 시작했다. 대출은 물론이거니와 예금도 빼나갔다.
초비상에 걸린 B은행은 행장이 직접 나서 문제의 거래 고객들을 찾아 설득하고 과거보다 대출 이자를 감해주는 등 진화작업에 나서 다소 진정 국면에 들어섰지만 사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실적 올리려 몰염치 행각까지


아무개 전무를 포함해 간부급 직원들이 느닷없이 B은행의 핵심 부서를 차고앉자 B은행에 오랫동안 근무하던 직원들은 심한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급기야 B은행의 대출책임자와 본부장들이 또 다른 C은행으로 가버렸다. 지난 수년 동안 코너에 몰린 은행을 살리려고 혼신의 힘을 다한 직원들이지만 하루아침에 헌신짝 취급을 당해야 했던 간부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가 버렸다. 결국 나스닥 상장은행의 간부급 행원들끼리 돌고 도는 리사이클링 이동이 된 셈이다.
그 동안 쌓이고 싸였던 감정들이 분출, 먼저 근무하던 은행의 거래 주요고객들을 접촉하면서 대출 및 예금인출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기 시작했다. 마치 자신들의 이해와 맞물려 고객을 볼모로 이리저리 떼거리로 몰려다니는 은행원들의 도덕적 해이(모럴헤저드)는 한인사회의 전형적인 단면을 그대로 드러낸 양상이다.



타 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간부급 직원들은 자신들의 불만스런 감정과 실적을 올리기 위해 불법 편법까지 동원해 고객 확보에 나섰다.
5%에 당하는 대출이자를 4%대 이하로 줄여준다고 접근하는 가하면 CD금리도 타 은행에 비해 월등하게 높여주는 방식으로 대출과 예금을 유치했다. 이에 속수무책 당할 수 없다는 절박감에 경쟁은행들은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 같은 방식으로 대응책을 구사했다.


감독국에 음해성 투서까지


비단 이런 문제뿐 아니라 타 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간부들은 감독국에 음해성 투서까지 한 사실도 드러났다. 평소 행장과 이사진들과의 마찰로 불편한 관계에 있던 고위직 간부들은 은행을 그만 두면서 감독국에 이들을 상대로 투서를 했다.
급기야 감독국에서 감사까지 나와 실사를 벌이는 등 해프닝이 벌어졌지만 사실이 아닌 ‘음해성 투서’에 한인 금융가는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그 동안 경쟁관계에 있었던 은행들끼리의 투서는 있었지만 전에 근무했던 은행에 해를 끼치기 위해 조직적으로 투서를 했다는 사실에 은행 관계자들은 황당해 했다. 해당은행은 즉각 재발 방지 차원의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전에 근무했던 은행의 친분 있는 직원들을 이용해 고객과 은행의 극비 정보까지 공모해 유출한 사실도 이번 사태로 드러나 은행들이 관련자 색출에 나서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연방정부 산하의 예금보험공사(FDIC) 규정에 따르면 은행은 물론 은행 관련 임원이나 직원들은 어떠한 경우라고 고객의 신원이나 정보를 유출할 수 없다는 엄격한 법 규정이 있기 때문에 은행들은 자리를 옮긴 간부들이 비리가 확보되면 이들을 상대로 민형사상의 법적 조치를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또한 이미 감독국에서 한인은행들의 이런 불미스런 사태를 감지하고 수사에 착수했다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어 사태는 일파만파로 번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팽배하다.              
<다음 주 계속>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