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법적으로 이혼했지만 한 때는 부부였던 정윤회와 최순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인으로 알려진 이들의 실체는 지난 2007년 대선 때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논란이 되어왔다. 이들은 주요 사건마다 이름이 언급되며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조직으로 꼽혀왔다. 청와대나 여당 측에서는 이들의 존재는 잘못 알려진 바가 많다며 부인하고 있지만, 정관계와 재계에서는 이들에게 어떻게든 줄을 대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최근 본국에서 논란이 된 정 씨의 독도음악회 참석은 이런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음악회엔 박근혜 대통령의 팬클럽 인사들과 대기업 임원 등도 참석했는데, 정 씨는 독도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가명을 사용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이 논란이 되는 것은 대기업이 음악회를 후원했기 때문이다. 최근 재계에서는 문제의 대기업들이 어떻게 해서든지 정 씨에게 줄 대기를 해 크고 작은 사건에서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내려한다는 목소리가 다수다. 정윤회 전부인 최 씨도 다시 정치권에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 국감에서 논란이 된 청와대 3급 행정관 윤전추 씨를 그가 추천했다는 말이 나오면서부터다. 청와대는 두 사람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지만, 그들의 이름이 어떤 식으로든 계속 오르내리는 것은 청와대와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윤전추 행정관(34)은 지난해 부이사관급 고위 공무원인 3급 행정관으로 채용돼 청와대에서 근무 중이다. 윤 행정관은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 내 피트니스클럽에서 오랫동안 퍼스널 트레이너로 일해 왔다. 윤 행정관은 트레이너 시절 전지현·한예슬 등 유명 여배우의 개인 트레이닝을 맡으면서 ‘스타 트레이너’로 명성을 알렸다. 또 재벌총수를 전담하면서 ‘비즈니스맨 전문코치’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청와대로 들어가면서 역대 최연소(34) 3급 행정관이 됐다. 그는 올해 8500만원 가량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국에서 지난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윤 행정관의 존재가 도마에 올랐다. 특히 윤 행정관이 소속되어 있는 제2부속실의 기능이 문제가 됐다. 청와대 측은 윤 행정관이 소속된 제2부속실은 역대 정부에서 영부인 수행 등의 업무를 담당했던 곳이지만 미혼인 박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민원 소통창구로 기능이 바뀐 것이라고 밝혔다.
유명 트레이너의 화려한 변신 하지만 34세의 헬스 전문 트레이너 출신인 윤 행정관이 2부속실 민원 업무 수행능력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특히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도 동행하는 등 윤 행정관의 동선을 보면 민원업무와는 거리가 멀다. 본국 국감에서 이런 문제들에 대해 야당이 지적하자 이재만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의 외부 일정 시 옷 갈아입기 등 남성 비서들이 돕기 어려운 일들을 담당하는 여성 비서로 보시면 될 것 같다. 제2부속실의 업무가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윤 행정관에 대해서는 채용과정부터 구체적인 업무까지 모든 것이 불투명한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대기업들이 정윤회의 눈에 들기 위해 정이 참여하거나 주관하는 행사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鄭에 줄서는 대기업 행태 정 씨는 또 1981년부터 대한항공에서 보안승무원으로 십수년간 직장생활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안승무원 제도는 1969년 정부가 민간 항공사의 안전을 위해 도입한 제도로 1994년 6월 폐지됐다. 보안승무원은 하이재킹(항공기 불법 납치행위)을 막기 위해 무술 유단자나 체격이 건장한 남자 승무원 중에서 선발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전기 충격기나 고무총 등 제압 장비를 휴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도 정 씨의 자사 근무 사실을 몰랐다가 최근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뒤늦게 정확한 근무 내역 등을 알아보는 소동이 일어났었다. 청와대, 자신부터 돌아봐야 최근에도 그는 “박근혜 대통령과 자주 통화한다. 정윤회는 내 말이라면 죽는 시늉까지 한다”며 이권과 관련될 수 있는 말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 씨는 “정윤회 씨와는 생명학과 군자학을 얘기하는 사이일 뿐 청탁을 주고받은 일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 씨가 과거 권력을 팔았던 역술인과 만나는 것부터 그의 존재를 의심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씨와 정 씨가 만났던 사실은 박 대통령과 관련한 루머를 없애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만만치 않은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다. 정 씨는 ‘만만회(박지만 이재만 정윤회를 지칭)’ 등 청와대 인사 때마다 불거지는 비선(秘線) 라인 개입설을 “근거 없는 얘기”라며 부인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가장 큰 피해자는 역시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될 수밖에 없다. 정 씨는 7월 자신을 둘러싼 소문에 대해 “특별 감찰관이든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이든 정부가 공식적으로 조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달 2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만만회 등 비선이 인선에 개입한다는 의혹에 대해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 그런 사실이 있으면 국민들이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불미한 소문에 침묵 일관 정 씨에 대한 여러 가지 행적은 본보 보도를 통해서든 다른 본국 언론을 통해서든 여러 차례 알려진 바 있다. 특히 작년 박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방문하기 며칠전에 인도네시아로 출국해 순방 기간 내내 머물렀던 사실을 본보가 단독으로 보도했었다. 만약 그 때부터 청와대에서 정 씨에 대한 제대로 된 관리를 해왔다면 올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정 씨와 있었다는 루머까지 퍼졌을까. 그리하여 일본의 언론이 한국의 대통령을 그렇게 희화화하는 일이 벌어졌을까. 따지고 보면 모든 책임은 청와대에 있다. |
<밀착취재> 또 다시 불거지는 이혼한 ‘정윤회 – 최순실’ 부부, 막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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