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2] 이재용을 빼낸 삼성그룹 법무팀의 거대한 힘 <大 解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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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법무팀 자체가 국내 2위권 로펌…법무담당임원만 최소 45명
■ 삼성전자 상무대우 이상 변호사만도 31명 그룹전체 550명 근무
■ 판ㆍ검사 출신 전관들 대거 영입 ‘오너일가의 호위무사 역할’ 자처
■ 국내 변호사 자격자만 300명 1위 김앤장 654명이어 로펌 2위권

  ‘우리는 오로지 오너만을 위해 존재한다’

이재용 변호사 8명이지만
550명이 함께 만들어 낸 결과물

이재용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1심에 징역 5년 실형선고를 받고, 항소심에서 검찰이 징역 12년 실형을 구형했음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징역 2년6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함으로써 삼성의 파워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본보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삼성그룹 각 계열사 임원인 변호사만 최소 45명 정도이며, 전체 변호사 규모는 3백여 명 규모에 육박, 대형로펌과 비교하면 국내 4위권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은 해외 각 계열사에 근무하는 외국변호사도 250여명에 달해, 국내외를 합칠경우 전체 변호사가 550명을 넘는다. 삼성자체가 대형로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이재용 부회장의 집행유예 판결은 바로 삼성 법무팀의 힘과 직결된 결과물이다. 삼성그룹 법무팀의 오늘을 짚어 보았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본보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삼성그룹 주요계열사 임원현황을 확인한 결과 법무부문을 담당하는 임원이 최소 45명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가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 확인결과 삼성전자의 법무담당 임원은 지난 2016년 3분기 33명에서 2명이 줄어든 31명으로 확인됐다. 삼성그룹 전체 법무담당 임원중 약 70%정도가 삼성전자소속인 것이다. 또 삼성물산이 3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화재, 삼성디스플레이가 각각 2명, 삼성생명, 삼성카드가 각각 1명 등으로 집계됐다. 삼성은 판-검사를 지낸, 소위 ‘전관’은 최소 상무대우등 임원급으로 스카웃되며, 로스쿨출신 변호사 등은 ‘대리’급에서 입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려한 법무담당임원들의 면면

삼성그룹 법무담당 임원의 면면을 살펴보면 화려함 그자체이다.
삼성그룹 법무팀의 총책임자는 법무실장인 김상균 삼성전자사장이다. 김상균사장은 대구출신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며, 2004년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를 마지막으로 은퇴한 뒤 2005년 삼성그룹에 합류했다. 2010년 사장으로 승진한 그는 준법경영실장을 맡았으며, 동기들 가운데 ‘미래의 대법관’으로 꼽혔던 인물이다.

김사장과 거의 동시에 삼성에 영입 됐던 성열우 변호사도 법무담당사장을 맡았지만, 지난해 2월 28일 이재용부회장이 구속 기소되면서 미래전략실 해체와 동시에 사임했다. 당시 성 사장은 미래전략실내 법무팀장을 맡았다가 미전실의 임원 8명과 함께 동반 퇴진한 것이다. 성사장역시 판사출신으로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낸 엘리트였다.

김상균사장 휘하에 안승호, 조준형, 김상우, 지재완, 신명훈변호사등이 부사장대우로 일하고 있다. 안승호부사장은 부산중앙고와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한 뒤 법무실 IP센터장으로 특허문제를 전담하고 있으며 법무실 법무팀장인 조준형부사장은 사시 29회에 합격한 검사출신이다. 신명훈 부사장역시 판사출신의 전관으로 IVY리그 콜럼비아대 법대출신이며, 해외법무팀장을 맡고 있는 지재완부사장은 일리노이주 어바나삼페인출신의 해외변호사이다.

▲ 삼성전자 법무담당 임원현황 [ 2017년 9월말 현재]

▲ 삼성전자 법무담당 임원현황 [ 2017년 9월말 현재]

그 아래로 안덕호, 이상주, 이종철, 이인정, 장호식 변호사가 전무대우로 일하고 있다. DS부분 법무지원팀장을 맡은 안덕호 전무 역시 서울행정법원판사출신으로, 김상균, 성열우 사장과 함께 2005년 2월 삼성에 입사한 법무팀 고참이다. 법무실 컴플라이어스팀장, 즉 준법팀장을 맡고 있는 이상주 전무대우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맏사위로 잘 알려진 인물로, 수원지검 검사출신이다. 이종철 전무대우는 북미총괄 법무지원팀장이며, 이호정, 장호식전무대우는 특허 전문가들이다.

▲ 삼성그룹 법무담당 총책임자 김상균사장 [삼성사진]

▲ 삼성그룹 법무담당 총책임자 김상균사장 [삼성사진]

이외에도 삼성전자에는 특허를 담당하는 곽진환 상무가 근무하며, 상무대우가 15명, 전문위원 3명이 임원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 삼성전자의 법무담당 임원중 특허나 DS부분, 준법경영 등을 제외하고, 담당업무가 법무실 담당임원이라고 기재된 변호사들이 삼성과 관련된 민‧형사 사건을 담당하는 변호사로 알려져 있다. 김상균 – 조준형 – 심명훈 등 전관들을 중심으로 이재용사건등 중요사건에 대한 전략을 숙의하고 외부변호사들을 선임, 재판을 총괄하는 것이 중요임무이며 그중 특히 중요한 것은 최고경영진에 대한 보호임은 말할 것도 없다.

잘나가던 판검사 출신들 대거 삼성行

삼성전자 외에도 삼성물산에는 강선명부사장, 김도형 부사장등이, 삼성엔지니어링에는 유승엽, 데이빗 델만 전무 등이, 삼성생명에는 정종욱 전무 등이 법무담당 임원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그룹 법무실하면 생각는 사람이 이종왕, 김용철 등이다. 지난 2004년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을 맡았던 전설적인 특수통 검사로 불리던 대구출신의 이종왕 검사가 법무실장으로 영입하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부사장으로 영입됐던 이종왕실장은 김대중정부시절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옷 로비사건을 진두지휘한 것은 물론 이회창 신한국당 대표의 불법대선자금 수수의혹수사 등을 담당했었다.

또 재벌수사에도 깊숙이 관여했지만, 법복을 벗고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잠시 열었다 접고 하루아침에 삼성으로 옮겨감으로써, 삼성이 전관을 방패막이로 삼으로 한다는 의혹이 일었었다. 검찰의 특수수사에 정통한 인물이 삼성에서 검찰의 논리를 박살내고, 오너를 보호하는 임무에 뛰어들었던 것이다. 특히 MBC 이상호 기자의 삼성- X 파일보도직후 MBC에 전화를 걸어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전원 사퇴할 각오라고 비장한 결의까지 밝혔지만, 삼성그룹 법무실에 근무하던 김용철 변호사가 2007년 삼성그룹 비자금사건을 폭로하면서 결국 옷을 벗었다.

▲ 김용철변호사

▲ 김용철변호사

김용철 변호사는 이건희 회장의 지시에 따른 전‧방위적 로비를 폭로하고, 대상그룹 비자금사건, 2002년 대선자금수사, 삼성에버랜드사건 등의 검찰수사에 삼성이 개입했다고 밝힘으로써 대 파란을 일으켰다. 또 중앙일보 위장계열분리, 비자금이용 미술품구입, 공무원인사에 대한 압력행사등도 구체적 실체를 드러냈다. 이때 김 변호사는 삼성이 판‧검사 등 전관을 영입한 사실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고, 검찰 등에 금품을 건 낸 사실도 폭로했었다.

이 모두 삼성 법무팀과 연관된 일이었다. 김용철변호사의 폭로로 조준웅특검팀이 구성됐지만 조 특검은 ‘삼성비자금은 없었다’라는 이상한 결론을 내고 만다. 그 이후 조 특검의 아들이 삼성에 입사한 사실, 조 특검의 사무실이 삼성관련 빌딩에 입주한 사실 등이 드러나면서, 삼성을 수사하라고 보냈더니 삼성에 투항했다는 말을 낳았다. 조 특검의 투항에 삼성 법무팀이 일조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것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적 관계 형성이었다.
그렇다면 삼성그룹의 사내변호사는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변호사만 550명, 김엔장 이어 2위권

삼성계열사에 법무담당임원이 최소 45명이상으로 확인되지만, 전체 변호사는 최소 3백 명 선으로 추산된다. 국내언론들은 지난 2004년 삼성소식통을 인용, 삼성그룹 내 사내변호사가 150명 선이라고 보도했었다. 그 뒤 김상균사장은 지난 2014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도 사실 정확한 숫자를 모른다. 전 계열사를 합치면, 국내 변호사가 250명, 해외각지에 근무하는 외국변호사가 250명 정도로 약 5백 명 정도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 이종왕 전 삼성법무실장, 이실장은 삼성퇴직뒤 김앤장에 합류했지만, 이재용부회장 사건과 관련해 삼성에 자문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 이종왕 전 삼성법무실장, 이실장은 삼성퇴직뒤 김앤장에 합류했지만, 이재용부회장 사건과 관련해 삼성에 자문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그러면서 김 사장은 ‘지금도 변호사가 더 필요하다. 비용 1%만 변호사에 투자하면 회사손실 10%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측은 2012년부터 2년간 로스쿨출신 새내기 변호사 100여명을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검사 경력이 없는, 신참변호사들은 삼성에 대리로 입사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나마 성적이 우수해야 삼성에 대리로 갈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설명이다. 2014년 김상균사장의 인터뷰 이후에도 변호사의 충원은 계속 됐다고 가정한다면 국내변호사만 최소 3백 명이 넘는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추산이다. 여기에 외국변호사가 250명이 넘으니, 삼성그룹의 전체 변호사는 국내외를 합쳐 최소 550명을 넘는 것이다.

삼성의 이 같은 사내변호사 규모는 국내로펌 순위로 따지자면 2위 정도에 해당한다. 지난해말현재 국내최대의 로럼은 김앤장으로 변호사가 654명에 달한다. 법무법인 광장이 454명, 법무법인 태평양이 414명이며 4위인 법무법인 세종은 325명이다. 삼성은 외국변호사를 포함, 550명 수준이므로 2위에 해당하는 로펌인 것이다. 국내변호사로만 따져도 삼성은 4위권의 로펌이다. 삼성 그 자체가 로펌인 것이다.

이재용 변호사들 무차별 전‧방위 로비

대법원 사건검색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은 이재용부회장 사건은 1심은 법무법인 태평양의 문강배, 송우철, 권순익변호사와 법무법인 기현의 이현철 변호사, 그리고 김종훈 변호사등 5명에게 맡겼다. 또 2심은 법무법인 태평양의 이인재, 한위수, 장상균, 권순익,이경환, 법부법인 기현의 이현철, 장한진변호사, 그리고 김종훈 변호사 등 8명이 변호를 맡았다.

이재용부회장변호는 표면적으로 1심 5명, 2심 8명에 불과하지만, 실제로는 변호사 550명을 보유한 삼성로펌 전체가 뛰어든 것이나 마찬가지다. 또 그것이 사내변호사의 당연한 임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재용부회장의 집유판결은 거대로펌 삼성의 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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