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라이트 형제 마스터 파일럿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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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터 장 박사의 ‘노숙자 자선행사’

체스터장코리아타운은 지난 6월 LA 날씨 만큼 ‘노숙자 셸터’ 이슈로 무척이나 뜨거웠다. 많은 사람들이 ‘노숙자’라는 단어를 기피했고, 그리고 우리 주변에 오는 것을 극력 싫어했다. 그런데 ‘노숙자’를 다른면으로 바라본 사람이 있었다. 미 연방항공청(FAA)에서 42년간 근속하면서 한인 최초로 미국 항공계 최고 영예인 ‘라이트 형제 마스터 파일럿상’을 수상하는 등 혁혁한 공을 세웠고 LA카운티뮤지엄 이사, 국방대학교재단 이사를 역임한 체스터 장 박사(79, Dr. Chester Chang)는 노숙자를 인간 존엄성의 바탕에서 바라 보았다. 그것은 어린 시절에 그의 귀가에 들렸던 시구절 때문이었다. <작은 물방울 하나하나가/ 거대한 대양을 이루고/작은 모래알들이 모여/아름다운 대지를 만드네> 그는 어릴 적 읽었던 제임스 카니(J. A. Carney,1845)의 시 ‘작은 물방울’(‘Little Drops of Water’)를 삶의 교훈으로 삼아 왔다.

자서전 수익금 전액 노숙자 기부금으로

이제 80을 바라본 나이에서 그는 자서전 ‘고공비행’(Altitude)-부제-“코리아에서 아메리카로 이어진 나의 인생 도전기”를 펴내면서 수익금 전액을 노숙자 기금으로 내놓았다. 그리고 오는 11월 21일 추수감사절 전날에 노숙자 5천명에게 따뜻한 식사를 대접한다. 그의 영문·한글판 자서전 ‘고공비행’출판기념회 및 자선기금 행사가 지난달22일(토) 오후 2시 LA 한인타운 용수산 식당에서 열였다. 체스터 장 박사는장 박사는 이날 책 판매로 얻은 수익금을 노숙자를 위한 자선기부로 홈리스 지원단체 다운타운 ‘LA 미션’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그는 자신의 동창회 모임인 경기고 54회 남가주동창회(회장 박찬호)주최로 지난 6월 19일 용수산 식당에서 “고공비행” 출판기념회를 40여 동창 부부들과 함께 가졌다. 이자리에서 그는 “어린 나이에 이민을 왔고 연방항공청 (FAA)에 42년 근무하기까지의 삶과 꿈을 책에 담았다”고 말하면서 “수익금은 노숙자 재단에 기부한다”고 말했다.

이후 지난 8월 2일 체스터 장 박사는 민병용 한인역사박물관장과 함께 다운타운 LA미션을 방문하고 허브 스미스(Herb Smith) 회장에게 1차로 3천 달러 기금을 전달했다. 한국의 고미술품 수집가로도 알려진 그는 자서전 ‘고공비행’ 수익금을 노숙자를 위한 기금으로 약속하면서 “나의 작은 지원의 손길이 노숙자들로 하여금 더 높은 ‘고도’(Altitude)에 이르도록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책속에서 밝혔다. 그는 이 책속에서 노숙자에 대한 그의 바램과 소망을 이렇게 적었다.
<노숙자들마다 상황이 다르다. 하지만 그건 전혀 문제가 안된다. 노숙자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 사람들이 노숙자가 되도록 버려둬서는 안된다. 세상이 적자생존의 삶이어서는 안된다. 세상은 모든 사람들에게 동정심을 펼치는 삶이 돼야 한다.> 지난 달 22일 용수산에서의 자서전 출판기념회에는 특히 한인 여성으로 미군에서 최고위 계급에 올랐던 샤론 K.G. 던바 공군 예비역 중장(Ret. General, Sharon K. G. Dunbar)이 참석해 기조연설로 이날의 출판기념회를 더욱 읨있게 만들었다. 한인 어머니를 둔 던바 공군 예비역 중장은 여성으로 미국 공군사관학교에 3번째 입학한 뒤 2008년 공군 준장에 진급, 320비행단장으로 활약했고 워싱턴 지역 첫 여성 방위사령관을 역임했다. 2014년 중장 진급과 더불어 32년 군생활을 끝내고 현재 미국 방위산업체 ‘제너럴 다이내믹스’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추수감사절에 5000명 노숙자 대접

체스터 장 박사는 지난 2015년 4월1일 미 항공계의 최고영예인 ‘라이트 형제 마스터 파일럿 명예의 전당’ (Wright Brother Master Pilot Hall of Fame) 항공 안전부문에 헌액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 명예의 전당 헌액은 50년 이상 미 시민권자이면서 항공분야에서 50년 이상 근무해야 하고 일생동안 한 번의 사고나 어떤 위반사항이 없어야 하며 국가적으로 항공분야에 크게 기여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것으로 미 항공계에서는 영예와 자긍심의 심벌로 통한다. 지금까지 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사람은 인류최초 달 착륙자 닐 암스트롱(항공우주부문), 마지막 달 착륙자 진 서난(항공우주부문), 척 예거(초음속돌파 비행부문·최초 초음속돌파 조종사), 클레이 레이시(상업항공부문·프라이빗 제트기 창설자), 러스 마이어스(상업항공부문·영화감독· 항공전문가), 밥 후버(항공영웅부문·미 공군 전설적인 조종사·‘파일럿 중의 파일럿’으로 통함), 아놀드 파머(스피드비행부문·전설적인 골퍼·비행전문가)등으로 수상자의 이름만 들어도 어떤 영예인지 가늠할 수 있을 정도다. 체스터 장 박사에게 항공기는 그의 신념이자 인생이다. 그는 “항공이야말로 나의 삶의 전부였다”고 말한다.

그가 항공기와 인연을 맺은 것은 8세이던 1947년, LA에 첫 영사관 설치 업무 차 미국에 온 부친 장지환씨를 따라 비행기를 타면서 시작됐다. 비행기에 반한 그는 1958년 LA 하이를 졸업하던 18세에 민간 비행기조종사 자격증을 땄다. USC에 진학해 ROTC(학군장교)를 하면서 수차례 조종 경험도 했다. 장 박사는 졸업하자마자 비행기와 첫 인연을 맺었던 노스웨스트 항공사에 입사 지원서를 냈다. 합격할 줄 믿었는데 불합격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키가 작아 신체조건에서 떨어졌던 것이었다. 사실 그때 처음으로 그는 “유리천정”(glass ceiling)을 맛봤다고 했다. 그후 스트워드 데베스 항공사에 입사해 근무하고 있었던 대한항공 설립자 고 조중훈 회장으로부터 ‘항공사를 설립하니 조종사 교육을 시켜달라’는 것이었다. 그의 나이 불과 30세의 일이었다. 1970년부터 1971년까지 2년동안 대한항공 조종사 교관으로 일했는데 잊을수 없는 경험은 1972년 4월 19일 오후 5시19분. 대한항공 여객기의 첫 태평양 횡단이었다. 체스터 장 교관과 승객과 승무원 100여명을 태우고 김포공항을 출발한 KE002 보잉 707여객기가 도쿄와 호놀룰루를 경유해 만 하루만에 LA 국제공항에 도착했던 것이다. 장 박사는 LA공항에서 환영나온 동포들을 보며 그는 이때 처음으로 가슴 뭉클한 애국심을 느꼈다고 했다. 그 후 오늘날까지 그의 인생 도전기는 쉬지 않고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노숙자까지 동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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