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교황 북한 방문 ‘혼선’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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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의 북한 방문 아직은 시기상조’

문재인 정부가 치적의 하나로 내세웠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북한 방문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여진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내년도 해외 방문 일정에 북한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교황청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교황의 내년도 해외 순방 일정이 꽉 차 있다며, 방문국들은 모두 북한보다 방문이 쉬운 나라들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2019년도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은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교황청이 밝혔다는 것이다. 한편 다른 소식통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을 준비하기 위해 교황청 내 실무진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하지만 주요 외신들은 교황의 북한 방문이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 단, 프란치스코 교황이 어떻게 마음을 정하는가에 변수가 있다.    <성진 취재부 기자> 

최근 VOA방송은 교황청 관계자가 지난 7일, 교황의 내년도 ‘해외 방문(World Tour)’ 일정에 북한이 포함돼 있느냐는 VOA 질문에, 다른 순방 스케줄 혹은 추진 중인 순방 계획이 너무 많이 잡혀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그러면서 이들 국가들은 모두 북한보다 쉽게 순방이 이뤄질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청 관계자는 “순방계획 일정이 많이 잡혀 있어 2019년은 안될 것이다. 현재 방문 예정국들은 북한보다 쉬운 나라들이다”(I don’t see it happening in 2019. Too many other trips on the schedule, or in the plans. And they are all easier than North Korea!)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관계자는 지난달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도 “북한과 같은 국가를 방문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며,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한 바 있다.

교황 북한방문에 매달리고 있는 문재인

또 지난 10월에는 교황청을 예방한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교황의 면담 내용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의 방북 초청을 구두교황로 전달받았다고만 확인하고, 바티칸 교황청 측에서는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당시 청와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방북 요청에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고 답했다며 사실상 수락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황의 방북 수락만으로도 문 대통령의 유럽 순방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고 전했다. 한편, 교황청은 지난 6일, 교황이 내년 2월 역사적으로 기독교도와 무슬림 간 대화와 중동 지역 평화 촉진을 위해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하며, 3월에는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교황이 일반적으로 지리적으로 가까운 여러 나라를 함께 방문한다며, 아시아 방문길에 북한에 들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한편 교황청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난 8일 “교황청은 교황이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북한과의 접점을 만들기 위한 물밑 노력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혀 혼선을 주고 있다. 한국의 외교부도 계속 ‘교황의 북한 방문이 계속 진행중’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많은 외신들은 ‘교황의 북한 방문은 시기상조’라고 밝히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에 따르면 교황청은 교황이 지난 10월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한 방문 의사를 확고하게 밝힌 만큼 실무선에서 교황 방북을 위한 사전 작업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0월 교황청을 공식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김정은의 교황 초청 의사를 전달받고 “북한에서 공식 방북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답한 바 있다.

“방문한다” “예정없다” 혼선

교황청과 북한과의 공식 관계는 3∼4년 전부터 단절됐지만 최근 산테지디오처럼 그동안 꾸준히 북한과 교류의 끈을 이어온 산하 인도주의 자선단체 등을 매개로 북한과 접촉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이날 미국 언론인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2019년도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이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문재인교황보도한 데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VOA는 “교황청 관계자가 ‘2019년에 (교황의 방북이)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며 “이미 해외 순방 일정이 꽉 찼고 모두 북한보다 (방문이) 쉬운 나라들”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교황청은 북한에서 공식 초청장이 오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북할 수 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 왔다. 북측의 초청장이 아직 도달하지 않은 현시점에서 교황의 내년 순방 계획에 북한을 포함하지 않은 건 당연한 일이라는 게 교황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내년에 교황이 방문 의사를 밝힌 나라들 가운데 일본 등도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다”며 “아직 순방 계획이 잡혀 있지 않다는 이유로 내년 교황의 방북이 성사되지 않을 거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교황청 공보실이 현재까지 확인한 교황의 내년 순방지는 내년 1월 22∼27일 파나마, 2월 3∼5일 아랍에미리트(UAE), 3월 30∼31일 모로코 등 총 3곳이다. 교황은 가톨릭세계청년대회 참석차 파나마를, 가톨릭과 이슬람이라는 서로 다른 종교 간의 대화와 화해를 위해 UAE와 모로코를 찾을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한을 찾는 시기가 내년 봄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그동안 있었는데, 이미 내년 해외 순방 일정이 차있어서 북한 방문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한국 외교부 관계자는 이를 부인하면서 방북 계획이 잘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9월, 김정은은 “교황이 오면 열렬히 환영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교황 방북을 제안했는데 김정은이 흔쾌히 받아들인 것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김정은이 ‘꼭 좀 전달해 주십시오’라고 응답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월 교황청을 방문해 이같은 내용을 교황에게 직접 전달했다. 당시 교황은 “북한에서 공식 초청장이 오면 응답할 것이고, 갈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최근 교황의 방북 계획이 없다는 보도가 나왔다. 교황의 내년 해외 순방 일정이 이미 모두 차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외교부 핵심 관계자는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교황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방북 계획이 잘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교황은 약속을 꼭 지킨다”며 “궤도를 이탈하지 않고 잘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황의 확실한 의지가 변수

내년 일정이 꽉 차 있는 것은 맞지만, 교황이 마음먹기에 따라 일정을 바꾸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에도 방한 계획이 없었지만 휴가 기간을 이용해 한국에 들렀다. 미국의 뉴욕타임즈와 영국의 BBC 등 외신들은 청와대가 발표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양 방문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뉴욕타임즈는 지난번 문재인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과 관련해 “청와대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북한의 김정은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평양으로 초청했다’는 발표를 했다”며 “교황이 초청을 받아들일 것인지 바티칸으로부터 즉각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그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highly unlikely) 여겨진다”고 예측했다. 당시 청와대는 “10월 13일부터 21일까지 7박 9일 일정으로 유럽 순방에 나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17일부터 18일까지 교황청을 방문할 예정이며, 김정은의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습니다’라는 초청의 뜻을 전달할 것이다”고 말했었다. 북한의 가톨릭 교황 초청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뉴욕타임즈는 지난 2016년 한국으로 망명한 북한 외교관 출신 태용호씨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1991년 심각한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당시 교황이던 요한 바오로 2세를 초청하려 했다고” 밝혔다. 또한 “당시 북한당국은 신앙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은 북한에서 남몰래 카톨릭 신앙을 지켜왔던 한 여성을 찾아내 교황을 만나도록 바티칸으로 데려가기도 했다”고 태용호 씨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요한 바오로 2세의 북한 방문은 이뤄지지 않은 것과 관련 “북한은 교황의 방문이 신앙심을 부채질 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그 시도를 포기했다”고 태용호 씨의 말을 덧붙였다.
뉴욕타임즈는 북한은 종교 활동을 억압하는 대신, 신과 같은 존재인 국가 지도자, 즉 김정은과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향한 개인적인 숭배를 장려하는 전체주의 국가라고 평가하고, 과거 교황의 북한 방문이 무산된 사실을 근거로 이번 교황의 방문 가능성도 낮을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돌릭 사제 용인할 때 북한방문 가능

영국의 BBC는 “이번 초청은 북한이 내미는 최근의 화해적 제스처”라고 평가하면서도 과거 교황의 방문 무산 사실을 언급했다. BBC는 “북한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통치하던 시절인 2000년 당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평양에 초청했으나, 실제 방문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김정일과 만난 자리에서 ‘교황을 접견했을때 방북하는 것을 건의하자 교황은 내가 (북한에) 가면 기적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하자, 김정일은 ‘그렇다면 오시라고 하라’며 간접적으로 교황의 방북을 초청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BBC는 “당시 교황의 방북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는 ‘북한에서 카톨릭 사제들을 용인할 때에만 교황의 방문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바티칸의 주장이 때문이다”고 설명하고, “북한은 헌법에서 신앙의 권리를 보장하고 국가의 통제하에 교회가 존재한다고 보도하면서, 사실상 종교의 자유는 없다”는 아놀드 팽(Arnold Fang)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연구원의 말을 전했다. 이어 “2014년 UN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 국가의 통제를 받는 교회가 아닌 곳에서 종교 활동을 한 기독교인들이 박해와 무거운 처벌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반면, 바티칸의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반도의 평화에 관심을 보여왔고 북한의 김정은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북한의 개방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교황의 방북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일부 소식통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시기에 대해서는 빠르게 추진될 경우 내년 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과 일본을 가는길에 평양을 방문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교황이 방북초청을 사실상 수락한 만큼 북한이 조만간 교황청에 공식 초청장을 보낼것으로 보인다. 교황에게 북한의 초청 의사를 전달한 한국 정부가 향후 조율 과정도 도울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공식 초청장이 교황청에 전달된 뒤에는 교황의 방북 시기와 의전 등에 대한 협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교황청의 고유 절차에 따라 이뤄진다. 교황청은 교황의 해외 순방 일정을 5-6개월 전 확정해 공식 발표하는 것을 관례로 삼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내년에 교황이 일본을 방문하는 것을 살펴봐야 한다”며 내년 5월 경 교황의 일본 방문을 계기로 방북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도 교황을 초청해 놓은 상태인 만큼 내년봄에 북한과 중국, 일본 등을 연이어 순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안에 2차 북‧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이 있을지 주목되어 왔으나 이미 물건너 간 상태라 내년 초 교황의 방북이 성사될 경우는 매우 희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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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에 ‘가르침’을 주다…단상서 뛰어논 6세 꼬마

최근 수요 일반 알현이 진행 중인 바티칸 바오로 6세 홀 단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앉아 있는 단상에 어린 소년이 불쑥 올라와 뛰어다녀 화제가 되었다. 당시 당황한 소년의 어머니가 “언어 장애로 말을 못하는 아들”이라면서 데려가려고 했는데, 교황은 “내버려 두라” 면서 “나도 신 앞에서 저 아이처럼 저렇게 자유로운지 돌아보게 했다”고 말했다. 꼬마가 아이난데없이 올라와 근위병의 손을 잡아당기자 좌중이 박수를 보냈다. 당시 사제들이 교리 문답서를 낭독할 때 소년은 단상을 뛰어다니고 교황이 앉은 성좌 뒤에서 놀기도 했다. 소년의 놀란 어머니가 올라가 교황에게 “아이가 언어장애가 있어 말을 못 한다”고 설명하며 데려가려 하자 교황은 “내버려 두라”고 했다. 교황은 신자들에게 “아이는 말은 못하지만 소통할 수 있고 뭔가를 생각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는 자유롭다”면서 “내가 신 앞에서 그렇게 자유로운지 돌아보게 했다”고 덧붙였다. 아이와 같아야 한다고 한 예수의 말씀은 아이가 부모 앞에서 그렇듯 신 앞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이가 오늘 우리 모두에게 가르침을 줬다.”면서 “그가 말을 할 수 있도록 신의 은총을 간절히 구하자”고 말했다. 과거에도 6살 어린이가 교황 곁을 떠나지 않으며 십자가에 입을 맞추고 다리를 껴안기도 했다. 교황은 당시에도 눈을 맞추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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