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사이]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의 3년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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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곁에는 항상 모국이 있어요”

한때 영국을 가리켜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했다. 세계 여러지역에 식민지를 많이 두었기 때문에 붙여진 말이다. 대한우성1한민국은 전세계 178개국에 현재 740만명의 재외동포를 두고 있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전세계에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알려지고 있다. 재외동포 업무를 관장하는 한국의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자리는 외교부 고위 공직자 출신이 맡아왔는데 3년 전인 2017년 10월 해외동포 사회에서 처음으로 이사장에 발탁된 LA동포 한우성 전 언론인이 임명되어 올해 10월 말로 3년 임기 공직자 생활을 마치고 다시 LA로 돌아온다. 그는 3년 이사장 임기동안 역대 어느 이사장보다 “재외동포”의 역사적 존재감과 미래의 중요성을 국내 동포들에게 각인시킨 공직자로 평가받고 있다. <성진 취재부 기자>

한우성 이사장은 지난 15일 세종로국정포럼 제182회 조찬 특강에서 ‘대한민국과 재외동포’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이날 프라자호텔 4층 메이플 홀에 참석한 각계 인사 100여명은 한 이사장의 색다른 강연을 듣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이날 원고없이 평소 지닌 생각을 정리해서 강연을 이끌어 간 한 이사장은 “재외동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고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주변국가 문제도 재외 동포가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역이민이나 출산 등 인구 절벽에 대한 문제도 해소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178개국 740만명의 재외동포가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가지고 국내적으론 인구정책의 역할, 통일정책으론 동반자 역할을 하게될 것”으로 기대했다. 따라서 그는 “우리나라 인구 감소로 인해 앞으로 재외동포가 정말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며, 인구감소는 세계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모든 국가가 자기 동포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될 것이다” 라고 강조했다.

미 주류사회에 김영욱 대령 존재감알려

한 이사장은 3년전 재단이사장이 된 후 “초등학교 국정교과서에 재외동포에 대한 교육적 내용이 있는 지 조사를 시켜 봤는데 한 군데도 발견되지 않아 아쉬웠다”고 했다. 그만큼 동포에 대한 개념이나 인식이 전무했다는 점을 알렸다. 그래서 그는 한국이 내국민과 재외동포 간의 두 집단의 거리가 있어 보인다는 인식을 하게 돼 미국 내 한인 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의 하나로 “재미동포 중에 모범이 될 만한 사람을 찾아 세상에 널리 알리기로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그 주인공이 바로 김영옥 대령이었다. 김영옥 대령은 미국 주류사회에서나 미주 한인 이민사회에서 큰 업적과 인적 소양을 갖춘 인물이었다. 한 이사장은 그의 일대기를 세상에 알리고자 수 없이 많은 분들과 인터뷰를 하고 자료를 모았다. 하지만, “보존되어 있는 자료가 많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후 그의 노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김영옥 대령을 취재하던 중 1920년에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미주 동포사회가 최초로 설립한 윌로우스 한인 비행사 양성소를 접하게 됐다”고 했다. “윌로우스 한인 비행사 양성소는 일제강점기 군사 무장을 통해 조국 독립을 쟁취하고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한 국가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서 설립됐다는 점도 알게됐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재미동포 억만장자 김종림이란 분이 50만 달러를 기부해 비행사 양성소를 만들었다는 사실도 알아 냈다. 또한, 비행사 양성소 출신으로 임정 시절 최초 공군 장교로 임관한 분이 박희성 참위 (소위)인데 이 분에 대한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생생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 분의 주검은 고국 땅(국립현충원)으로 안장되었고 그결과 지난해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최초의 한인 비행학교인 윌로우스 비행학교가 공군의 기원’이라고 공식적으로 언급하게 됐다. 임시정부 수립 100년 만의 일이다.

178개국 740만명 재외동포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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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우성 이사장은 3년 임기 마지막 달인 10월 15일 세종로 국정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한 이사장은 “1988년 올림픽 대회 때 재외동포들이 성금을 모아 고국에 기부한 사실”을 알렸다. 또한 재일동포의 100억엔 기부는 그 돈을 쓰고도 남을 정도였으며, 당시 올림픽 파크 건축을 하기도 했다. 당시의 100억엔은 지금 가치로 환산하면 굉장히 큰 거액이다. 그는 “우리나라가 해방 이후 75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다. 지금 경제 대국이 되고 세계 7개국 밖에 없는 3050 국가가 되긴 했지만 발견하지 못한 것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외 입양아 문제, 다문화 정책 등 많은 문제를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한우성 이사장은 지난 2017년 10월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3대 사업을 우선 목표로 정했다. 첫째, 당시 국정교과서(초등학교)에 “재외동포” 또는 “해외동포”라는 말이 한 마디도 없어 이에 대한 교과서 개편 작업을 처음으로 시작했다. 그는 “교육으로 재외동포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보고 취임 직후 알아보니 초등학교 국정교과서에는 재외동포란 말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중고등학교 인정교과서도 비슷한 사정이었죠. 고맙게도 교육부가 재외동포재단의 요청을 받아들여 초등학교 교과서에 윤동주·최재형· 안창호 등을 재외동포로 표기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일각에서 반론을 제기해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지만 첫발을 뗐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인물이 먼저 들어가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논란의 여지가 없는 인물부터 재외동포로 수록한 뒤 국민적 공감대가 넓혀지면 추가할 수 있겠죠.”라고 말했다. 재외동포 이해교육을 위한 고등학교용 교과서 ̒세계 속의 한인’도 지난 8월 처음으로 발간돼 내년 1학기부터 서울 관악구 구암고등학교 등에서 선택 과목으로 채택될 예정이다.  중학교 용 ̒세계속의 한인’ 교과서도 올 12월을 목표로 개발 중이며, 2022년 초중고 교육과정의 각 과목 집필 기준에 재외동포 관련 내용이 들어가도록 외교부 장관 명의로 교육부에 공문을 보낸 상태라고 한다.

둘째, 1945년 해방 이래 지금까지 전국 어디에도 중앙정부 차원에서 건립한 재외동포 관련 시설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처음으로 (가칭) 재외동포 교육문화센터 건립 토대를 마련했다. 현재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1천 458㎡의 대지에 8층 규모로 건립할 재외동포 교육문화센터는 재단의 숙원 사업으로 역대 이사장들이 대지를 물색하고 예산을 확보하느라 부심하다가, 한 이사장이 와서야 비로서 첫 단추를 끼웠다. 2022년 상반기 건물 준공, 2023년 10월 개관을 목표로 예비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실시하고 있다. 재외동포들도 48억원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행정안전부 심의에서 재외동포재단이 지정기부금단체로 인정받으면 전체 공사비 240억원을 조달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과서에 처음으로 ‘재외동포’ 역할 기술

한 이사장은 “5천 200만 내국인과 750만 재외동포의 에너지를 하나로 모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재외동포 2세· 3세가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모국과의 연대를 확인할 수 있는 구심점이 필요합니다. 내국인 젊은이에게도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배우고 재외동포를 이해할 수 있는 체험·교육공간이 절실 하다고 봅니다”라고 말했다. 중국·이스라엘·아일랜드·독일·폴란드·일본·인도 등 디아스포라의 경험이 많은 나라는 모두 비슷한 목적의 전시관이나 교육관을 갖고 있는데 우리나라에만 정부가 마련한 재외동포센터가 없는 실정이다. 한 이사장은 건물이 들어선다 해도 콘텐츠가 중요하기 때문에 국민참여예산을 확보해 유물 과 자료 등을 채우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국내외 동포가 서로 소통하고 역량을 한데 모으기 위해 재외동포교육문화센터 건립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셋째, 재외동포재단의 설립 취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조직 재정비에 나서서 우선 인권사업부를 신설하여 소외당한 재외 동포 챙기기로 해외입양 동포, 한-베트남 다문화 취약가정을 돕는 것으로 시작했다. 한 이사장은 2017년 10월 취임한 후 인권사업팀을 신설(2020년 인권사업부로 확대 개편)해 해외 입양동포와 베트남 거주 다문화 가정 자녀 등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동포들을 지원하기 시작 했다. 현재 베트남에는 한국인 남편과의 이혼이나 사별 후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되돌아간 결혼이주 여성이 많이 살고 있다. 이처럼 동포들의 지원사업은 물론이고 한글 교육과 민족교육 육성사업, 재외동포 차세대 리더육성 사업, 한상네트워크 활성화 사업, 재외동포 통합네트워크 지원시스템 운영 등 괄목한 실적을 이룩했다.

또한 감사실 신설하여 재단의 기강 확립에 도모하고, 재단 조직 확대 및 직원 처우개선/ 인사적체 해소에 노력하여 인력 10% 증원했으며, 베트남 대사관에 호치민 주재관 신설, 호주 시드니에 주재관을 신설했다. 한 이사장은 한 인터뷰 시간에 “이민을 결정할 때 사람이 어디서 사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제 돌아보니 진짜 중요한 것은 어떻게 죽느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이지는 않았지만 재외동포라는 주변인ㆍ경계인의 삶을 살아오다 재외동포 재단 이사장을 3년을 맡으면서 재외동포를 위해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깊게 배우고 제2의 고향 LA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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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성,  그는 누구인가?

한우성 이사장은 1956년 4월 대전에서 태어나 대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하고 1987년부터 30여년간 재미동포로 살면서 1988년부터 2003년까지 미주 한국일보 기자로 활동하였다. 그는 미국에서 언론활동 당시 한국전쟁 양민학살 사건을 심층 보도해 ‘퓰리처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유엔 인권정책센터 이사, 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 이사, 대한민국 공군 정책발전 자문위원, 김영옥 평화센터 이사장, 대한민국 육군 정책발전자문위원을 거처 한국기자상 특별상, 미국소수계기자상, AP통신 기자상, 보훈문화상 (국가보훈처)을 수상했고 저서로는 《아름다운 영웅 김영옥》, 《1920, 대한민국 하늘을 열다》가 있다. 한 이사장은 3년 근무동안 국내 언론들과 인터뷰 때마다 “재외동포는 조국이 지켜주지 못해 외국으로 끌려가거나 삶의 터전을 옮긴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일제강점기, 6‧25전쟁, 국제 통화기금(IMF) 금융위기 등을 맞아 국권을 되찾고 국난을 극복하는 데 앞장 섰습니다. 1960∼1970년대 경제 성장기나 1988년 서울 올림픽 때도 힘을 보탰죠. 이런 전통이 이어져 평화 통일을 이룩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습니다.”라고 열성적으로 설명하였다.

그는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는데 동포사회도 힘을 보탤 수 있도록 바람직한 동포의 역할을 정립할 것이며, 아울러 사각지대에 놓여 소외됐던 동포들도 적극적으로 끌어 안는 정책을 펼쳐왔다”고도 하였다. 그리고 “거주국에서 모범적인 구성원으로 자리 잡은 동포사회의 역량은 대한민국 발전의 한 축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며 “동포사회가 일방적 수혜자가 아니라 모국과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동포재단을 육성했다”고 자부하고 있다. 재외동포재단은 1997년 10월 30일 외교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설립되어 지난 20여년 동안 내국민과 재외동포를 잇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재외동포재단법 제 1조(목적)에 ‘이 법은 재외동포재단을 설립하여 재외동포들이 민족적 유대감을 유지하면서 거주국에서 그 사회의 모범적인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데 이바지 함을 목적으로 한다.’ 라고 법에 명시되어 있다. “재외동포”란 1.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외국에 장기 체류하거나 외국의 영주권을 취득한 사람 2.국적과 관계없이 한민족(韓民族)의 혈통을 지닌 사람으로서 외국에서 거주‧생활하는 사람을 말한다. 재외동포 현황으로는 2018년 12월 기준으로 약 750만 명으로 외국 국적 동포 약 480만 명과 재외국민 약 270만 명이 있다. ‘전세계에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한민국. 그 힘은 750만 재외동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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