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백신 접종 의구심 맞아야하나, 거부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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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자니 찜찜하고… 안 맞자니 불안하고…

젊은층 ‘두고 보겠다’
노인층 ‘맞고 보겠다’

정부방침 70% 맞아야 ‘집단면역’ 기대

미국에서 코로나 백신 배포가 임박하면서 ‘코로나 백신 맞아야 하나, 거부해야 하나’를 두고 새삼 논코로나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토록 기다린 백신이건만 막상 눈앞에 접종이 다가오자 일부 의료진 사이 에서도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태가 나타나고, 일반인들 중에서도 ‘맞겠다’ ‘안맞겠다’라는 분위기 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한인사회에서도 이에 대한 찬반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대다수 한인 노인층은 백신이 나오면 맞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반면, 젊은층은 “신뢰성이 가지 않아 백신의 실험용이 되기 싫다”며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한인사회에서 코로나 19 건강 지침을 위한 유튜브 방송을 계속하고 있는 서울메디칼그룹(SMG)의 회장 차민영 내과 박사는 “코로나 백신이 나오면 직접 맞고 그 결과를 우리 환자들과 공유할 것”이라며 “직접 백신의 효능을 체험으로 밝혀 환자들의 궁금증을 풀어 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오는 연말까지 약 2천만명의 미국인을 접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진 취재부 기자>

코로나 19 감염자가 LA 카운티에 1만여명의 기록적으로 나타나면서 12월 중 일차단계 접종이 예상되는 가운데 코로나 19 백신 접종에 대한 화제가 코리아타운에서도 크게 관심이 되고 있다. 미국에선 오는 10일과 17일 화이자와 모더나가 각각 식품의약국(FDA) EUA심사를 앞두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승인이 떨어지는 대로 신속하게 백신을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본보 기자가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코리아타운 일원에서 무작위로 만난 한인들과의 반응에서 노인층은 대체로 “맞겠다”는 답변이 많았고, 젊은층으로 가면서 “아직 모르겠다”라는 성향을 보였다. 예술계통에서 활동하는 30대의 한 여성은 “내가 얻은 지식으로는 아직 백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가지 않아 먼저 맞지 않겠다”라는 입장이다. 반면 타운에 자리잡은 닥터 안 종합병원에 방문한 70대의 한 남성 환자는 “가능한 빨리 맞았으면 좋겠다”면서 “도대체 우리들에게는 언제부터 차례가 오는지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최근 닥터 안 종합병원에는 ‘코로나 백신이 언제부터 접종이 가능한가’라는 환자들의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고 전한 병원 관계자는 “대부분의 문의는 일반인들이 언제부터 백신을 맞게 되는지를 가장 많이 문의온다”면서 “그 다음으로 백신이 과연 부작용이 정말 없는 것인가라는 질문이 었다”고 전했다. 웨스턴 애비뉴 9가에 자리잡은 코리아타운플라자 내 H MART에서 만난 60대의 한인은 “당연히 맞겠다”면서 “독감 주사도 맞았는데 코로나 백신도 빨리 맞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20대의 한 대학생은 “아직도 안전성에 대한 논란도 있어 두고 볼 것”이라며 “차례가 되면 다시 생각해 보겠다”라백신논란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미주류 사회분위기는 미국인 중 3분의 1이 아직도 백신접종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코로나 19 백신접종이 임박하면서 백신접종 반대론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접종이 시작되더라도 앞서 맞은 사람들의 경과를 본 뒤 접종하겠다는 것이다. 일부 미국의 회사들도 직원들에게 접종을 강제적으로 맞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의회전문 매체 더 힐은 6일 미국 회사들이 국민들의 백신접종 거부감이 아직 큰 상황에서 직원들을 상대로 접종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두고 고민에 빠져 있다고 보도했다. 여론 조사에서도 거부 반응이 상당하다는 조사가 발표됐다.

한인 노인층 ‘맞겠다’ 젊은층 ‘두고보자’

임상 시험에서 코로나 19 예방효과가 90% 이상으로 나타난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 긴급사용 승인 여부는 각각 10일과 17일 열리는 식품의약국(FDA) 자문기구 회의에서 사실상 결정될 예정이다. 이에 미국인 10명 중 4명꼴로 백신을 맞지 않을 생각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6일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센터가 지난 11월 18~29일 미국성인 1만 2천 648명(응답률 93%)을 대상으로 패널조사를 실시, 발표한 결과를 보면 ‘지금 코로나 19 예방 백신이 있다면 맞겠느냐’는 질문에 “그러겠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60%였다. 백신을 맞겠다는 응답자 가운데 29%는 “확실히 맞겠다”고 했고 나머지 31%는 “아마 맞을 것”이라 고 답했다. 백신을 안 맞겠다는 응답자는 39%였다. 이 가운데 “확실히 안 맞겠다”고 밝힌 응답자는 18%였고 “아마 안 맞을 것”이라고 한 응답자는 21%였다. 백신을 안 맞겠다는 응답자에게 ‘다른 사람이 백신을 맞기 시작하고 정보가 더 생기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다시 물었을 땐 46%는 “아마도 백신을 맞을 것”이라고 답했지만 53%는 “그래도 백신 을 맞지 않을 것이 꽤 확실하다”고 밝혔다. 즉 전체 응답자의 약 18%는 백신접종이 시작돼도 이를 꺼릴 ‘골수 백신 불신론자’일 가능성이 큰 셈이다.

다만 이번 조사와 9월 조사를 비교하면 백신을 맞겠단 응답자 비율은 9%포인트 늘었고 맞지 않겠 다고 답한 응답자 비백신율은 10%포인트 감소했다. 그러나 5월에 견주면 백신을 맞겠단 응답자 비율은 오히려 12% 포인트 줄고 반대로 답한 응답자는 같은 비율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사회구성원 70% 이상이 백신을 맞아야 일상 회복이 가능하다고 본다. 미국 코로나 19 최고권위자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은 지난 3일 폭스 뉴스에 출연해 “국민 70% 또는 75%가 백신을 맞아야 집단면역의 혜택으로 일상으로 돌아갈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퓨 리서치센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19에 상대적으로 더 타격받은 흑인이 백신을 맞겠다는 비율은 제일 낮았다. 인종별 백신접종 의향률을 보면 흑인 응답자는 42%였고 아시아계는 83%, 히스패닉은 63%, 백인은 61%였다. 일각에서는 과거 미정부가 흑인을 대상으로 비윤리적 의학실험을 한 어두운 역사 탓에 흑인들이 정부가 배포하는 백신을 믿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인들 여론조사 60% ‘백신 맞겠다’

성별로는 남성(67%)이 여성(54%)보다 백신을 맞겠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고 소득과 학력은 높을 수록 백신을 맞겠다는 응답자 비율이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코로나19 취약군인 ‘65세 이상’이 75%로 최고였고 ‘30세 이상 49세 미만’이 53%로 최저였다. 퓨 리서치센터 측은 “고령층은 지병과 약한 면역체계 때문에 코로나19에 특히 위험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백신을 맞겠다는 비율이 높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뉴욕소방국(NYFD) 소방관 대상조사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결과가 나왔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소방공무원노조(UFA)가 조합원 2천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방

▲ 최근 코로나 대확산으로 병실이 부족하게 되는 비상사태가 예견된다.

▲ 최근 코로나 대확산으로 병실이 부족하게 되는 비상사태가 예견된다.

국이 화이자 백신을 제공하면 맞겠느냐’는 질문에 55%가 맞지 않겠다고 답했다. NYFD가 올해 3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소방관 중에 백인이 77%고 히스패닉은 12%, 흑인은 8%, 아시아계는 2%다. 앤디 앤스브로 노조위원장은 “조합원 상당수가 자신들은 젊고 강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위험군에 속하지 않고 이미 (코로나19를) 앓았다가 넘겼다고 생각해 (코로나19가) 자신들의 문제가 아니라고 여긴다”고 설명했다.

일부 여론조사를 보면 아직 국민들 사이에선 백신 불신이 팽배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퓨 리서치 센터는 지난 3일 미국인 60%가량이 백신 접종 의향이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앞서 지난 9월 발표된 같은 여론조사에선 백신접종 의향을 가진 미국인이 51%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었다. 예전보다는 백신 거부감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3분의 1 이상이 백신 접종을 꺼리는 것이다. 이에 대다수 회사는 현재까지는 피고용인들에게 백신접종을 독려하는 정도에 머물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역시 백신 접종 ‘의무화’에는 선을 긋고 있다. 그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백신 접종 의무화에 관해 “의무가 돼선 안 된다고 본다”라고 했다. 미국 최대 간호사 노동조합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임상에 대한 세부자료가 공개될 때까지 어떤 백신도 의무로 접종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고위 관계자는 “의료 종사자가 코로나 19 백신을 맞아야 더 많은 대중이 백신을 받아들일 것”이라면서 “가능한 한 빨리 정확한 정보가 의료계에 제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코로나 백신 자체에 대한 불신감 팽배해’

백신에 대한 태도를 조사한 한 국제 연구에 따르면 백신에 대한 전반적 신뢰는 높지만, 유럽에서는 신뢰도가 낮았고 그 중에서도 프랑스가 가장 심각했다. 인구 중 백신 접종자 비율이 높으면 전체적인 전염병 발병도 막을 수 있다. 면역이 생기지 않은 이들에게까지 일종의 보호막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는 ‘집단 면역’이라고도 불리는데, 이 집단 면역 체계가 깨지면 질병 전파 우려가 생긴다. 백신이 존재하기 전세계는 지금보다 훨씬 위험한 곳이었다. 예방 가능한 질병들로 매년 수백만 명이 죽어나갔다. 초창기 형태의 백신을 발견해낸 건 10세기경 중국인이었다. 당시 이들은 건강한 사람을 천연두 환자의 상처 딱지에 노출시켜 면역을 생성하는 방식을 썼다. 800여년 후 영국인 의사 에드워드 제너는 낙농업계 종사자들이 경미한 우두에 걸리지만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천연두는 피해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8일(현지 시각) 영국 코번트리 대학 병원에서 90세의 마거릿 키넌 할머니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세계 1호' 주인공이 됐다.

▲ 8일(현지 시각) 영국 코번트리 대학 병원에서 90세의 마거릿 키넌 할머니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세계 1호’ 주인공이 됐다.

천연두는 전염성이 매우 높은 질병으로 치사율이 30%에 달한다. 살아남아도 흉터가 남거나 시력을 잃는 경우가 많다. 1796년 제너는 8살배기 제임스 핍스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우두 환자의 몸에서 추출한 고름을 핍스에게 주입했고, 핍스의 몸에선 증상들이 발현되기 시작했다. 핍스가 회복되자 제너는 그에게 천연두 바이러스를 주입했다.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우두가 천연두에 대한 면역을 생성 해 준 것이다. 1798년 이 실험 결과가 공개됐고 이후 소를 뜻하는 라틴어 단어 ‘vacca’에서 ‘백신(Vaccine)’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졌다.

백신은 질병 피해를 눈에 띄게 줄여줬다. 1960년대 홍역 백신의 등장 전엔 매년 260만여 명이 홍역으로 목숨을 잃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홍역 백신은 2000년부터 2017년 사이 세계 홍역 사망 건수를 80%나 떨어 뜨렸다. 몇십 년 전만 하더라도 소아마비 바이러스로 인한 신체마비나 사망은 현실적 우려였다. 실제로 수백 만 명이 소아마비에 걸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아마비는 이제 사실상 종식 상태다. 한편 미국의 한 정치인이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는 모든 미국인에게 1500달러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내놔 화제다. 이 아이디어를 내놓은 주인공은 기업인 출신 정치인인 존 딜레이니 전 하원의원으로 최근 그는 “미국 국민의 75%가 코로나 백신을 맞는다면 코로나 사태를 끝내고 그 이전의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가는 일이 빨라질 것”이라며 ‘백신도 맞고 지원금도 받는’제도를 도입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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