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보일러 LA 부동산 불법매입 의혹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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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밤에 ‘귀뚜라미’

소리 내어 울기 시작하다

<선데이저널>이 지난 2017년 및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미국법인 부동산매입과 관련, 자금출처 및 불법증여의혹 등을 제기했던 보일러업체 귀뚜라미가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 세무조사는 대기업 조사를 담당하는 부서가 아닌 비자금 조성, 탈세 등을 전담하는 부서가 투입된 것으로 드러나, 본보에 보도된 미국법인의 부동산 매입 및 자금출처, 무상증여의혹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 한편 최진민회장일가는 로스앤젤레스의 외식업체 닥터로빈USA를 지난해 전격 폐업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올해 3월 귀뚜라미 아메리카라는 상업용부동산 임대업체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나 또 다른 부동산을 추가 매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e9179caf84994de2822315ed1f4e63ae태영건설에 이어 SBS의 2대주주인 최진민회장의 귀뚜라미보일러가 비자금조성, 탈세 등의 혐의로 한국 국세청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 4월 14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소재 귀뚜라미 홀딩스와 경북 청도소재 귀뚜라미홈시스, 귀뚜라미등을 급습, 회계 장부 등을 압수하고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세무조사는 대기업에 대한 정기세무조사를 담당하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이 아니라, 비자금조성, 탈세혐의 등을 전담하는 조사4국이 투입됐고, 회계장부 압수 등에 투입된 인원만 9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귀뚜라미는 정기세무조사가 아니라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있으며, 청와대 하명사건을 담당하는 조사4국이 투입됨에 따라 구체적인 탈세혐의가 적발됐다는 추측을 낳고 있다. 또 지난 2017년 9월 및 2018년 5월등 본보가 두 차례에 걸쳐 최진민회장 일가의 부동산불법 매입의혹 및 자금출처, 그리고 이 부동산의 자녀에 대한 무상증여의혹 등을 보도한 것과 관련, 한국 언론들은 본보보도를 인용, 미국에서의 구체적 탈세혐의를 포착, 추적에 나섰다고 보도하고 있다.

분할전후의 재무상황등도 중점적 조사

국세청은 또 귀뚜라미가 지난 2019년 11월 귀뚜라미홀딩스와 귀뚜라미로 분할된 뒤 첫 조사에 나선 것이며, 분할전후의 재무상황등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귀뚜라미는 최진민회장일가 중심의 회사로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몰아주기의혹을 지속적으로 받아왔고, 문재인정부 출범이후 7차례 정도 세무조사를 받았음에도 다시 특별세무조사가 시작된 것은 의혹이 상당부분 사실로 밝혀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귀뚜라미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은 279억8천만 원이며, 이중 특수 관계자 간의 거래로 올린 매출만 57억2천만 달러, 20.4%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최진민회장의 부인 김미혜씨가 대표인 나노켐은 매출 469억원 중 99.7%에 달하는 467억9천만 원이 귀뚜라미와 계열사를 통한 특수 관계자 간 거래로 밝혀졌다. 이처럼 일감몰아주기의혹에 본보가 보도한 미국부동산관련 의혹이 겹친 셈이다.

▲닥터로빈유에스에이인크는 2007년 3월 870만달러를 전액 자체조달해 3000 웨스트6스트릿의 상가를 매입했다.

▲닥터로빈유에스에이인크는 2007년 3월 870만달러를 전액 자체조달해 3000 웨스트6스트릿의 상가를 매입했다.

본보는 지난 2017년 9월, 최진민회장일가가 귀뚜라미홈시스산하의 외식업체 닥터로빈명의로 LA와 플러턴에 상가3채와 주택1채등을 매입,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특히 2007년 870만 달러에 3000 웨스트6스트릿과 524 사우스 웨스트모어랜드애비뉴 등 LA다운타운의 상가 2채를 870만 달러에 한꺼번에 매입할 때, 닥터로빈의 자금은 12억원에서 최대 33억원에 불과, 부동산매입자금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자금출처의혹을 제기했었다. 또 해외부동산중 투자용부동산 매입이 허용된 시기는 2006년 5월 22일부터다, 이때 투자용부동산 매입한도는 백만달러였고, 2007년 2월 26일이후 3백만달러까지 허용됐고, 2008년 6월 2일 이후 3백만 달러이상 무제한 투자가 가능해졌다. 최회장일가가 닥터로빈USA를 통해 870만 달러를 투입, 로스앤젤레스 부동산을 매입한 2007년 3월은 최대 3백만 달러까지 투자용 부동산 매입이 허용된 시기다. 주거용부동산은 2006년 3월 2일 무제한 투자가 허용됐지만, 닥터로빈USA가 매입한 건물은 주거용부동산이 아니라 상업용부동산이다. 최회장일가가 과연 어떤 경로를 통해 870만 달러를 미국에 들여왔는지, 혹시 그 과정에서 불법이 개입되지 않았는지 등의 의혹도 규명돼야 한다고 보도했었다.

자녀들에게 무상증여 ‘탈세’의혹

▲ 닥터로빈유에스에이인크는 2007년 3월 870만달러를 전액 자체조달해 3000 웨스트6스트릿의 상가를 매입했다.

▲ 닥터로빈유에스에이인크는 2007년 3월 870만달러를 전액 자체조달해 3000 웨스트6스트릿의 상가를 매입했다.

또 본보는 2018년 5월 추가보도를 통해 닥터로빈USA의 패서디나 매장인 624 이스트 콜로라도 블루버드 상가의 실제 주인이 최진민 귀뚜라미 회장임을 밝혀냈었다. 이 건물은 지난 2014년 5월 29일 C&L 패서디나인베스트먼트유한회사가 372만 달러에 매입했으나, 본보는 법인등록서류 및 부동산 매매서류 등을 통해 바로 이 법인의 주인이 최진민회장 및 토마스 리 임을 입증했던 것이다. 이 법인은 지난 2017년 12월 6일 이 부동산을 최회장일가가 운영하는 닥터로빈USA에 무상증여했고, 닥터로빈USA는 2018년 3월 12일 이 건물을 다시 귀뚜라미USA에 무상증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즉 최진민회장이 372만 달러에 매입한 부동산을 자신의 자녀들에게 무상증여한 셈이다.당시 본보는 닥터로빈USA가 지난 2016년 8월 19일 오렌지카운티 플러턴의 201웨스트 오렌지쓰로페애비뉴 상가를 163만 달러에 매입한 뒤 지난 2018년 3월 6일 이를 220만 달러에 매도한 사실도 밝혀냈었다.

▲  귀뚜라미 USA 는 지난 5월 3일 캘리포니아주정부에 제출한 법인서류에서 최회장의 장남 최영환씨를 대표이사로 등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 귀뚜라미 USA 는 지난 5월 3일 캘리포니아주정부에 제출한 법인서류에서 최회장의 장남 최영환씨를 대표이사로 등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닥터로빈USA는 2017년 9월 11일 귀뚜라미USA로 사명을 변경한 사실도 밝혀냈으며 이 법인은 이듬해 3월 플러톤 상가는 팔아치우고, 패서디나 상가는 무상증여한 것이다. 귀뚜라미USA가 지난 2019년 10월 18일 캘리포니아주정부에 제출한 법인서류에 따르면 당시 이 법인의 이사는 최진민회장과 장남 최성환, 차남 최영환등 아들 2명으로 확인됐다. 즉 귀뚜라미 USA라는 법인은 최회장일가의 개인회사이며, 지난 5월 3일 법인서류에 따르면 최 회장의 아들 최영환씨로 CEO로 등재됐다. 귀뚜라미USA의 이름 변경 전 전신인 닥터로빈USA는 당초 귀뚜라미홈시스의 자회사였다. 귀뚜라미측은 지난 2007년 닥터로빈에 투자를 했으나 2015년 이 회사를 당초 투자액 19억2천여만 원에 누군가에게 처분했다고 밝혔고, 이 회사를 인수한 사람은 다름 아닌 최회장일가임이 입증된 것이다. 최 회장일가는 귀뚜라미홈시스의 자금으로 닥터로빈을 8년가량 키운 뒤, 귀뚜라미 측에는 당초 투자금인 19억 원만 주고, 닥터로빈의 부동산등을 통째로 넘겨받은 셈이다.

 

눈에 보이는 자산만 약 1527만 달러

▲ 닥터로빈의 패서디나 매장

▲ 닥터로빈의 패서디나 매장

현재 귀뚜라미 USA는 2007년 870만 달러에 매입한 LA다운타운 상가 2채, 2014년 372만 달러에 매입한 패서디나 상가, 2015년 65만 달러상당에 매입한 라카나다의 주택, 그리고 2018년 플러턴상가 매도자금 220만 달러 등, 현재 보유한 부동산의 매입가만 1300만 달러, 부동산매도로 챙긴 돈 220만 달러등 눈에 보이는 자산만 약 1527만 달러, 한화로 약 170억 원에 달한다. 또 그동안 부동산, 특히 상가가격이 급상승했음을 감안하면 현재 보유중인 부동산 4채의 실제 가격은 최소 1600만 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최소자산이 1820만 달러, 한화 209억 원 상당에 달하는 것이다. 최 회장 일가는 한화 2백억 원상당의 회사를 19억 원이라는 10분의 1 가격에 인수한 셈이다. 특히 최 회장 본인과 딸 최문경씨가 운영하던 외식업체 닥터로빈은 지난 2020년 4월 20일 폐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3년 11월 최 회장과 딸이 설립한‘닥터로빈6TH ST CORP’[이하 닥터로빈6가]라는 법인을 설립, 이사로 등재됐고, 지난 2018년 3월등 2차례 캘리포니아 주류국에 주류면허를 받는 과정에서 이 법인의 주주가 최진민, 최문경 두 사람이라고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법인은 지난 4월 20일 캘리포니아 주정부에 법인청산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 회장일가는 닥터로빈USA에서 이름을 변경한 귀뚜라미USA의 법인서류에서 업종을 ‘상업용부동산임대업’이라고 기록했다. 현재 상가 3채와 주택1채등을 보유한 이 법인이 부동산임대업체임을 공식으로 밝힌 것이다. 하지만 최 일장일가는 지난 3월 26일 캘리포니아 주정부에 ‘귀뚜라미 아메리카’라는 법인을 새로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놀랍게도 이 법인은 최회장의 또다른 아들인 최성환씨가 이사로 등재돼 있으며, 업종을 ‘상업용부동산임대업’이라고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즉 최 회장은 부동산임대업체 귀뚜라미 USA는 차남인 최영환씨에게 맡겼고, 또 다른 부동산 임대업체인 귀뚜라미 아메리카를 설립, 장남인 최성환씨를 이사에 앉힌 직후 국세청의 급습을 받은 셈이다. 두아들에게 사이좋게 미국부동산임대업체 하나씩을 안긴 것이다. 특히 최 회장이 지난 3월말 설립한 귀뚜라미 아메리카가 부동산임대업으로 신고했음을 감안하면 최 회장일가는 이 회사 명의로 부동산을 이미 매입했거나, 부동산 매입직전에 세무조사가 닥쳐, 매입논의를 중단 또는 포기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8년 당시 <선데이저널>의 귀뚜라미 기사가 나간 배경은 닥터로빈USA 매장 공사 과정에서 공사비를 제때 받지 못한 한 동포업체의 고발로 표면화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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