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두 나라 대통령들의 동상이몽 대북관 정상회담에 부담감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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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1일 한미정상회담’

전망이  밝지 않은 까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5월 21일 백악관에 문재인 대통령을 초청하면서 처음으로 대면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묘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한미 정상은 북한을 보는 자세가 서로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 에 서로의 대북정책을 두고 힘 겨루가 작전을 펼 것으로 보여진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이번 방미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을 ‘대화의 길’로 더 빠르게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여러 가지 방안에 대해서 협의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급할 것이 없다. 급한 것은 국내 코로나 대응의 100% 목표 달성과 이와 함께 경제 활성화에 전력을 매진하는 길이다.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이 본격적인 전쟁 양상으로 번지고 있어도 바이든 대통령은 여유를 지니고 있다.

▲ 바이든 미국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만난다.

▲ 바이든 미국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만난다.

바이든 대통령과 안토니 블링켄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종반전”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1차 목표’를 환영하면서도 본인은 이를 우선 순위에 두지 않는다. 오히려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평화의 시계를 다시 돌려 시작하고 평화 프로 세스를 진전시키기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면서 북한과의 ‘대화 복원’을 할 것이다. 그는 “임기의 남은 기간 동안 시간에 쫓기거나 조급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보는 눈은 다르다. 현재 문 대통령은 5년 임기의 4년을 보내고 있는데 초창기의 60% 인기가 최근 30% 대로 낙하하고 있으며, 지난번 서울과 부산 시장 보궐선거에서 패하는 바람에 정권 연장도 불투명한 상태로 전망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측은 자신들이 새로 취임하는 측이고, 문 대통령은 “떠날 준비를 하는 운전사”라는 입장이다.

양보없는 비핵화원칙에 답답한 문재인

한국과 미국은 70년을 이어 온 동맹국가이다. 미국으로서 극동의 일본과 한국이라는 2개의 굳건 한 동맹체제를 가능한 유지시키는 것이 우선과제이다. 바이든은 취임 후 첫번 외국 정상으로 일본 스가 총리를 초청해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치루었다. 두번째 외국 대면 정상으로 한국을 선택한 것은 극동 아시아에 대한 미국이 관심을 나타내는 것 이지만, 한편으로는 트럼프 전대통령이 망처논 70년 한미동맹 관계를 우선 복원 시키자는 것이다. 이번의 회담은 문 대통령 취임 후 10번째 한미 정상회담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한미동맹에 대한 위협과 북한 김정은의 의 위협에 발맞추기라는 험난한 고비에서 역사적 한미동맹이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우선 동맹의 복원이 시급 하다고 본 것이다.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전 주한 미국 대사관 선임외교관은 “한미동맹이 트럼프 전대통령 시절에서 살아남은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은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동맹을 원하고  미국 대통령들이 미국의 전략적이고 도덕적인 의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확실히 한미관계는 지난 3월 한미 양국이 올해 주한미군 및 기지를 위해 약 10억 달러를 부담 하기 로 합의한 이후 개선되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당초 희망인 독자적인 외교 정책은 빛이 바래 버렸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기 위해 미국의 양보를 원했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비핵화의 선행조건”을 강하게 표명하면서, 북한과의 협상은 더 이상 미국의 초점에서  맞지 않고 미국의 정책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겠다는 식이어서 문 대통령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대북정책 두고 양 정상 극명한 시각차

지금 문 대통령의 가장 큰 희망 사항은 남북관계의 극적인 전환이다. 극적인 전환은 문 대통령의 희망사항만으로는 이뤄지지 않는다. 미국이란 동맹과 일본이란 이웃이 인정해 주지 않으면 안되는 사안이다. 문 대통령이 잘못하는 사안 중에는 그가 자신의 정책이 실패했을 때 결코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좋은 예가 문 대통령은 여전히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한다고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자신 자체도 북한의 김정은이가 이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이번 회담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의 미일 정상회담 이후 열리는 두 번째 외국 원수 대면 정상회담으로, 그만큼 극동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관심을 우선순위에 놓고 한미일 3각 동맹 체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사다.

대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 일본,인도, 호주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 참여도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그동안 쿼드를 확대한 ‘쿼드 플러스’에 한국의 참여를 희망해왔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주요 논의 의제 중 하나가 한미 간 백신 파트너십이다. 미국은 원천기술, 원부자재를 가지고 있고 한국은 세계 2위 수준의 바이오 생산 능력을 가지고 있기에 양국이 협력할 경우 한국이 백신 생산 글로벌 허브가 될 수 있다는 비전이 있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지난 11일 워싱턴에서 한국계 앤디 김 민주당 하원의원과 만나 한국에 대한 백신 지원을 우선적으로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정상회담 계기 백신에 대한 MOU 체결도 주요 관심사이다. 이번에 미국이 관심갖는 반도체, 배터리 주요 기업들이 방미를 함으로써 미국 내 투자 및 양국의 협력 방안이 자연스럽게 논의될 전망이다. 이 밖에 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현안도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전단 겨냥 발언이 워싱턴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고 VOA방송이 보도하면서 인권 가치를 훼손하고 미-한 관계에 부담을 주며 문 대통령의 대미 외교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는 시각이다.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경고가 자유 민주 주의와 인권 가치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비판에 부딪혔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여기는 또 다른 이유는 문 대통령의 발언이 북한 의 김여정의 위협에 대한 즉각적인 후속 조치이자 “자국민에 대한 공격”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남북 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자 “남북합의와 현행법 위반”으로 공개 비판하며 수사 의지를 밝힌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인권 중시 기조와 정면 충돌하는 모양새로 21일  양국 정상회담에도 부담이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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