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1] 재외국민이 한국정치판에서 개무시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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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나 마나한 초라한 재외국민 투표율 ‘무시당해도 싸다’

영향력 전무…존재감 완전 상실

■ 이재명-윤석열 등 대선후보들 재외국민선거투표 관심 1도 없어 관심밖에
■ 21대 총선 LA투표율 4.01%-뉴욕 4.78% 19대대선 LA투표율10% 뉴욕 12.3%
■ LA지난해 투표자격 20만 명-신청은 8천명 지난 대선 때 고작 5만 명 투표
■ 2012년 재외선거 도입 뒤 오히려 영향력 급감…캐스팅보드 존재감 무색

선거는 최선이 아니라 최악을 피하는 것이라는 말이 가장 잘 들어맞는다는 제 20대 대통령선거, 이제 90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한 표가 아쉬운 후보들은 재미동포를 비롯한 재외선거권자에 대한 관심은 ‘1’도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전 세계를 모두 끌어 모아도 실제 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는 20만 명 정도로 한국의 큰 선거구 하나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추정 재외선거권자 대비 투표율은 국회의원 선거는 2-3%, 대통령선거에는 10% 남짓에 그치는 등 재외선거권자가 한국정치에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도 실제 재외선거 등록 및 투표로는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정치권의 푸대접을 자초했다는 분석이다. <특별취재반>

대선주자내년 제 20대 대통령선거는 2012년 재외선거가 허용된 이후 6번째 선거다. 하지만 이재명, 윤석열 등 여야 후보 2명은 재외선거권자에 대해 관심은 싸늘하기 못해 ‘개무시’에 가깝다.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한국 선거, 특히 대통령 선거는 재미동포들의 여론이 결과를 알 수 있는 풍향계라고 할 정도로 영향력이 컸지만, 2012년부터 재외선거가 실시된 뒤부터는 ‘생얼’이 드러났다고나 할까, 오히려 영향력이 감소했고, 이제는 존재감 조차 느낄 수 없을 정도다. 그 이유는 단 하나, 표가 없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의 재외선거인 지난해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그렇다면 과연 로스앤젤레스의 재외선거권자는 과연 몇 명일까, 본보가 중앙선관위가 발간한 제 21대 국회의원선거 총람을 확인한 결과, 로스앤젤레스총영사관 관할 재외국민은 모두 20만 7백 명으로 추산된다. 주재원과 유학생 등 국외부재자와 영주권자 등 재외선거인을 합쳐 추정재외선거권자라고 부르며, 이들 유권자가 약 20만 명으로 추정되는 것이다.

미국거주 재외선거 신고신청률4%대 그쳐

20만 명이라면 엄청난 인원이지만 이들이 모두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선관위에 국외부재자 신고 또는 재외선거인 등록신청을 마쳐야만 선거권을 가지게 되지만, 지난해 이 같은 절차를 마친 사람은 8055명에 불과했다. 이른 바 재외선거 등록률이 4.01%에  그친 것이다. 같은 기간 뉴욕은 추정재외선거권자가 15만 9999명에 달했지만, 신고-신청을 마쳐 선거권을 얻은 사람은 7446명으로 신고-신청률은 4.78%에 그쳤다. 특히 미국 전체 추정재외선거권자가 85만 2천명이지만, 신고 신청을 마친 유권자는 4만 2천명으로, 신고 신청률이 4.94%에 그쳤다.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등은 미국 전체 평균에도 못 미쳤다. 출장소 3개를 포함해 미국 내 13개 공관 중 앵커리지출장소 신고 신청률이 17.22%로 가장 높았고, 워싱턴DC등 주미대사관 관할지역이 13.36%로 두 번째로 높았다. 반면 휴스턴총영사관은 2.83%로 가장 낮았고, 호놀룰루총영사관도 3.14%로 두 번째로 낮았다.

표1지난 2017년 제 19대 대통령선거당시 뉴욕의 추정재외선거권자는 11만 5천여 명에 신고신청자는 1만 4천 2백여 명으로 신고신청률이 12.33%에 달했고 로스앤젤레스는 추정재외선거권자가 14만 1600여명에 신고신청자는 1만 4205명으로 뉴욕보다 작았고, 신고 신청률은 10.03%에 그쳤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호놀룰루 출장소가 추정재외선거권자가 3822명에 신고 신청자가 1122명으로, 신고신청률이 29.36%로 가장 높았다. 즉 LA는 미국 최대의 한인인구를 자랑하지만, 국회의원선거 때 신고 신청률은4.01%, 대통령선거 때는 10.03%에 불과했고, 뉴욕보다도 낮았다. 만약 유권자 신고 신청률이 50%만 돼도 LA는 10만 명, 뉴욕은 8만 명이 선거권을 갖게 돼 한국의 웬만한 국회의원 선거구 1개와 맞먹는 영향력을 가지게 되지만, 여러 이유로 참정권 행사를 하지 않음으로써 한국정치권의 무시를 자초한 셈이다.

198만 명 중 신고신청자 17만 2천 명

등록율도 낮지만 그나마 신고신청을 했더라도 투표를 하지 않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투표율은 더 낮다. 지난해 21대 총선 당시 전 세계의 추정선거권자는 198만 명인 반면, 신고신청자는 약 17만 2천명으로 신고 신청률이 8.69%에 그쳤다. 그나마 이중에서도 실제 투표를 한사람은 불과 4만 9백 명 정도, 신고 신청자수 대비 투표율은23.8%지만, 추정 선거권자 대비 투표율은 단 2.07%에 불과했다. 무시해도 좋은 정도의 낮은 투표율이다. 지난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 때는 그나마 국회의원 선거보다는 투표율이 높았다. 당시 전세계 추정선거권자는 약 198만 명, 신고신청자는 약 29만 5천명으로 신고신청률이 14.9%에 달했다. 재외선거 5회 중 가장 신고신청률이 높았다. 하지만 투표자는 약 22만 2천명으로, 신고신청자 중 25% 정도가 투표를 포기했고, 특히 추정 선거권자 대비 투표율도 11.2%에 그쳤다. 2012년 제 19대 총선 때 추정 선거권자 대비 투표율은 2.52%, 같은 해 제18대 대선 때 추정 선거권자 대비 투표율은 7.07%, 2016년 제 20대 총선 때 추정 선거권자 대비 투표율은 3.23%에 그쳤다.

표2즉 총선 때 투표율은 2-3%정도, 대선 때 투표율은 7-11%에 그친 것이다. 물론 신고신청자 대비 투표율은 이보다 높아서, 총선 때는 24%에서 45%, 대선 때는 71%에서 75%를 기록했지만, 가장 최근인 제 21대 총선투표율은 23.8%로 급락했다. 절대적인 투표자수를 파악해 보면 재외동포의 영향력이 얼마나 초라한지 잘알 수 있다. 국회의원 선거 때 투표자는 최소 4만 명에서 최대 6만 4천명에 그쳤고, 대선 때도 15만 8천명에서 22만 2천명에 그쳤다. 제 19대 대선 때 전체 투표수가 약 2800만 표에 달한 것을 감안하면, 재외선거 투표수 22만 표는 전체의 백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미국의 재외선거 투표수를 살펴보면 왜 한국정치권이 재미동포를 무시하는지 명백하게 드러난다. 2012년 제 19대 총선 때 미국투표자는 1만 3백 명, 2016년 제 20대 총선 때는 약 1만 4천명에 그쳤고, 대선 때는 2012년에는 3만 7천명, 2017년에는 4만 8천여 명에 불과했다. 이는 한국내 웬만한 선거구 1개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니 대선때가 돼도 조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뉴욕보다 LA지역 투표참여 저조

▲ 중앙선관위는 외교부가 발표한 2018년 12월말 기준 재외동포현황을 기준으로, 전체 재외동포 749만여명중 재외국민 268만7천여명이 내년 대선의 추정재외선거권자라고 밝혔다.

▲ 중앙선관위는 외교부가 발표한 2018년 12월말 기준 재외동포현황을 기준으로, 전체 재외동포 749만여명중 재외국민 268만7천여명이 내년 대선의 추정재외선거권자라고 밝혔다.

지난 2007년 제 17대 대선 때 미국에서 선거운동이 극에 달했었다. LA, 뉴욕은 말할 것도 없고, 한인들이 사는 미국 내 각 지역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후원모임이 열렸고, ‘MB사랑’, ‘명박사랑’ 등 후원회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또 당시 이명박 후보의 아킬레스건이 BBK사건의 발단이 됐던 곳이 로스앤젤레스였고, 에리카 김, 김경준 등 핵심증인 역시 재미동포였기 때문에 미국이 한국 못지않게 ‘핫’한 대선의 최전선이었다. 또 그 이전 김영삼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등도 미국과 인연이 있었기에 미국의 종로 못지않은 한국의 정치 1번지였던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재미동포들이 그토록 주장했던 해외 참정권이 현실화된 뒤 바로 그날부터 재미동포들은 한국정치권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2012년 재외선거가 실시된 뒤 직격탄을 맞았다, 재외선거를 통해 크게만 보였던 재미동포의 정치파워, 나아가 전 세계 재외동포의 위상이 너무나 보잘 것 없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참정권 확보를 그렇게 주장했건만 막상 투표권을 주고, 패를 까보니 광은 고사하고 피 조차도 없었던 것이다. 우리 모두가 자초한 일이며, 버림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뉴욕보다 LA지역의 투표 참여가 더욱 저조한 실정이다. 2017년 17대 대선 때 뉴욕총영사관 관내 투표자는 9690명인 반면, 뉴욕보다 1.5배 정도 유권자가 많은 로스앤젤레스관 내 투표자는 9564명에 그쳤다. 이렇다 보니 2000년대 후반까지는 대선후보가 되면 의례적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그 이후부터는 재미동포들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미국에 표 없다’라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후보들이 미국을 방문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미국에 아무리 공을 들여 봤자 전체표가 5만 표, 5만 표를 몽땅 얻는다 손 치더라도 당락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 차라리 그 시간에 한국 선거구를 한곳이라도 더 방문하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 2017년 제19대 대선 재외선거인 신고신청 현황

▲ 2017년 제19대 대선 재외선거인 신고신청 현황

갈수록 감소하는 재외선거 투표율

중앙선관위는 내년에 실시되는 제 20대 대통령 선거 해외 체류 대한민국국민은 약 268만 7천여 명이며, 이들이 추정재외선거권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는 외교부가 2018년 12월말 기준으로 파악한 재외동포현황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이중 미국내 재외국민, 즉 국외부재자와 재외선거인이 106만 5천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만약 이중 투표율이 7%일 경우 7만 명, 10%일 경우 10만 명에 달한다. 특히 로스앤젤레스는 추정재외선거권자가 25만 천 명, 뉴욕은 19만 9999명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20대 총선 당시 LA 20만 7백 명, 뉴욕 15만 9999명보다 20%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 같은 증가에도 불구하고 재외선거 신고-신청을 1개월 남짓 남긴 지난달 말 기준 미국내 신고신청자는 1만 2500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제 21대 총선 때 미국 전체 신고신청자가 4만 2천명이었음을 감안하면 이에 크게 못 미치는 셈이다. 현재 추세대로 간다면 내년 대선은 또 다시 재외선거 투표율 최저치 신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 재외동포는 찬밥신세를 면하기는 고사하고 지금보다 더한 무시에 직면할 것이다. 재미동포의 존재감은 한국정치에서 비참하게 사라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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