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말 새너제이호텔 4년 전 매입가 보다 2천만 달러 낮은 4490만달러 매도
■ 2019년 손실 2만6천 달러보다 천배 급증…시애틀호텔 역시 손실이 매출2배
■ 뉴욕 2개 호텔과 LA다운타운 에이스호텔 매입도 손실이 매출의 3배나 높아
■ 코로나19 경영난 타개 위해 ‘선택과 집중’택한 듯…일부호텔 30% 헐값 매각
#2억 5천만달러 투자뒤 코로나19로 대타격
#미국호텔 2020년 순 손실만 4500만 달러
모기지 금액보다 저가 매각
‘황금알 낳으려다 쪽박 위기’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미국호텔 7개를 연달아 매입하고 1개를 매도, 6개를 보유한 호텔업계의 큰 손 아주호텔앤리조트가 결국 코로나19에 손을 들고 말았다. 아주호텔앤리조트가 100% 지분을 보유한 아주호텔실리콘밸리유한회사는 지난 1월 20일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의 302 사우스 마켓스트릿 소재 객실 171개의 웨스틴새너제이호텔을 4490만 달러에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가 입수한 권리증서[디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산타클라라 카운티에 양도세 4만 9390달러, 새너제이시에 14만 8170달러, 양도세는 67만 3500달러가 부과됐고, 아주를 대표해 서명한 사람은 리처드 리로 확인됐으며 서명일자는 1월 13일로 밝혀졌다.
이에 앞서 아주호텔앤리조트는 지난 2017년 6월 15일 SCH호텔로 부터 이 호텔을 6400만 달러에 매입했고, 당시 한미은행으로 부터 4480만 달러를 대출받았었다. 즉 아주호텔앤리조트는 새너제이호텔을 매입한지 약 4년7개월 만에 매입가의 3분의 2, 즉 30%에 달하는 2천만 달러나 낮은 값에 호텔을 매각한 것이다. 매도가는 한미은행 모기지 금액에도 미치지 못한다. 아주호텔앤리조트는 호텔 매입 직후인 지난 2017년 7월 20일 메리엇호텔과 프랜차이즈계약을 맺고 호텔을 운영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주호텔앤리조트는 지난 2015년 1월 15일 캘리포니아 주 실리콘밸리의 객실 354개인 ‘홀리데이인 새너제이 실리콘밸리’를 5345만 달러에 매입한 뒤 2017년 12월 4일 6175만 달러에 매각, 약 2년 만에 매입가 대비 13%, 약 8백만 달러의 매도차액을 챙겼었다. 아주 호텔앤리조트는 이 돈으로 웨스틴새너제이를 매입했지만, 이번에는 큰 손해를 보고만 것이다.
코로나 19로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
코리아나호텔과 함께 미국호텔 인수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아주호텔앤리조트가 사실상 헐 값에 새너제이호텔을 매각한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영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주호텔앤리조트가 가장 최근 금융당국에 보고한 2020년 치 감사보고서를 보면 미국 법인인 아주호텔앤리조트유에스유한회사는 2020년 매출액이 1217만 달러에 그쳤고, 순손실이 매출의 2배인 2305만 달러에 달했다. 이 법인의 2019년 매출은 1684만 달러에 순손실이 2만 6250달러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손실규모가 1년 만에 천배나 급증했다. 그야말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이 법인은 아주호텔실리콘밸리유한회사와 아주호텔 DTLA 유한회사 등 2개회사를 100% 지배하는 회사로, 이 보고서를 통해 웨스틴새너제이호텔의 경영난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이들 2개 법인을 소유한 회사의 자산은 2억 2268만 달러, 부채는 1억 6066만 달러에 달했다. 특히 아주호텔 DTLA유한회사는 지난 2019년 12월 20일 LA다운타운의 에이스호텔을 1억 1130만 달러에 매입했다. 객실이 182개로, 객실 1개당 64만3천 달러였다. 그리고 두 달 만에 코로나19가 덮친 것이다. 아주호텔앤리조트는 이들 2개 호텔 외에 시애틀의 일신아주호텔밸뷰유한회사의 지분 38%, 뉴욕의 호텔 2개를 소유한 블루원 NYC유한회사의 지분 18.9%를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3개 호텔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신아주호텔밸뷰유한회사는 2020년말 기준 자산이 9074만 달러인 반면 부채는 5425만 달러였지만 매출은 380만 달러에 그쳤고 순 손실이 627만 달러로 매출의 2배에 가까웠다.
이 호텔은 지난 2019년 매출이 1498만여 달러에 순이익이 92만 6천 달러였지만, 코로나19가 겹치면서 매출은 4분의 1 토막이 났고, 손실은 눈덩이처럼 폭증한 것이다. 블루원NYC 유한회사도 2020년 말 기준 자산은 1억 5940만 달러, 부채는 1억 2294만 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매출은 576만 달러에 그쳤고, 순손실이 무려 1553만 달러에 달했다. 손실이 매출보다 3배나 많았다. 지난 2019년 매출이 1032만 달러, 순이익이 42만 4천여달러 였음을 감안하면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 2개 호텔은 2019년 9월 17일 1억 3697만 달러에 매입한 것을 감안하면, 불과 2019년 말 3개월간의 매출이 1032만 달러에 달했던 것이다. 2020년 12개월간 매출이 2019년 3개월간의 매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한미은행 장기차입금만 1억 2583달러
지난 2019년 호기롭게 뉴욕 맨해튼의 호텔 2개를 동시에 매입했지만, 바로 그 다음해에 코로나 19가 닥치면서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아주호텔앤리조트는 이 호텔을 매입할 때 신한은행 뉴욕지점에서 8800만 달러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모기지 상환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아주호텔앤리조트는 한미은행에서 빌린 장기차입금이 2020년 말 기준 1억 2583만 달러에 달했다. 시설자금명목으로 빌린 돈으로 만기일은 2024년 12월 19일로 확인됐다. 이중 아주호텔앤실리콘밸리유한회사가 한미은행에 3462만 5천여 달러의 지급보증을 섰고, 일신아주호텔밸뷰유한회사가 한미은행에 1873만 달러의 지급보증을 선 것으로 확인됐다. 즉 이들 회사가 한미은행에 돈을 빌린 셈이다.
아주호텔앤리조트는 워싱턴 DC에도 객실 231개 규모의 ‘더밴 앰비시로우호텔’을 매입, 지난해 3월 대대적인 개보수를 마치고 개장했다. 즉 미국에 7개 호텔을 매입한 뒤 1개를 팔고 현재 6개를 보유하고 있다. 아주그룹계열사로 알려진 아주호텔앤리조트는 호텔을 매입해서 가치를 높인 뒤 이를 되파는 호텔 전문투자회사로 알려졌지만, 새너제이호텔을 사서 8백만 달러 이익을 얻고 되팔았지만, 이번에는 새로 산 새너제이호텔을 2천만 달러나 손해보고 매각함으로써 체면을 단단히 구긴 셈이다. 한편 아주호텔실리콘밸리유한회사는 지난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PPP대출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사는 지난 2020년 4월 10일 47만 달러의 PPP대출을 받은 뒤 지난해 9월 17일 전액을 탕감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는 또 지난해 2월 16일 약 66만 6천 달러의 2차 PPP대출을 받았으며, 아직 탕감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법인이 호텔을 매각함에 따라, 이 PPP대출을 모두 갚아야 하는지, 아니면 매각 전까지 종업원 임금 등으로 지불했음을 입증해 탕감을 받을 지 주목된다. 이외에 아주호텔 DTLA유한회사도 지난 2020년 4월 8일 202만 6천 달러 PPP대출을 받은 뒤 지난해 11월 13일 전액을 탕감받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지난해 2차로 199만 달러 2차 PPP대출을 받았지만 아직 탕감을 받지 못했다. 주목되는 점은 호텔과 식당 등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은 2차 PPP때 1차 보다도 대출액이 33% 이상 늘어났지만, 이 회사는 2차 대출액이 되레 줄었다. 1차 때 고용 규모가 유지된다면 2차는 260만 달러 정도를 받을 수 있었지만,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이는 이 회사가 큰 타격을 입어 2021년 고용 규모가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아주-한미은행’ 미묘한 이상전선 감지
일신아주호텔밸뷰유한회사 역시 지난 2020년 4월 9일 46만 7천 달러 PPP대출을 받은 뒤 지난해 7월 15일 전액을 탕감 받았으며, 지난해 64만 5천여달러의 2차 PPP대출을 받았고 아직 탕감을 받지 못했다. 맨해튼 31스트릿의 호텔을 소유하고 있는 블루31스트릿유한 회사도 지난 2020년 4월 27일 25만2790달러 PPP대출을 받은 뒤 지난해 11월 11일 전액을 탕감 받았고, 맨해튼 36스트릿의 호텔을 소유하고 있는 블루 36스트릿유한회사도 지난 2020년 4월 8일 35만 2천 달러 PPP대출을 받았고, 이 역시 지난해 12월 14일 전액 탕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2개 회사 역시 지난해에도 각각 47만 3천여 달러, 80만 달러의 2차 PPP대출을 받았고, 아직 탕감은 받지 못했다.
즉 아주호텔앤리조트 관련 5개사가 2020년 약 357만 달러 PPP대출을 받아 지난해 전액을 탕감받았고, 2021년 397만 달러의 2차 PPP대출을 받은 셈이다. 특히 재미난 것은 1차 때 이들 5개사 모두가 한미은행을 통해 PPP대출을 받았지만, 2차 때는 미국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는 점이다. 은행들이 PPP대출을 대행하면 연방중소기업청 SBA에서 대출액의 1%에서 3%까지 수수료를 받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자신의 주거래 은행, 특히 모기지 등을 받은 은행에서 PPP대출을 받게 된다. 무엇보다도 은행 측에서 자신이 대출해 준 기업의 PPP대출을 절대로 다른 은행에 빼앗기지 않는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아주 측은 한미은행에 1억 달러 이상의 돈을 빌린 상태에서 2차 PPP대출은 다른 은행으로 가버렸다. PPP대출을 통해서 이처럼 아주와 한미은행간의 미묘한 관계가 드러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