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10% 넘은 안철수
‘이번 대선에 어떤 변수될까’
■ 윤-안, 한배 탈 가능성 희박하지만 공동정부 가능성 남아
■ 손에 쥔 케스팅 보드 카드…여야 넘나들면서 정치적 이용
연 초까지만 해도 한 자릿수에 머물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두 자릿수를 돌파하면서 선거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맞서는 야권 윤석열·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여부는 대선 막판 초미의 관심사이자 최대 변수로 떠오른 모습이다.
역사적으로 본 단일화 조합
역사적으로 보면 단일화는 대선 승리를 가져오기도 했지만, 또 그러지 않기도 했다. 1997년 김대중·김종필 후보의 DJP 연합은 태풍이었고,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는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반면 2012년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과정은 실패로 남았다. 과연 안철수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 선택지는 둘 중 하나다. 완주하거나, 단일화에 임하는 것이다. 독자적으로 완주하려면 지금 지지율로는 힘에 부친다. 연초부터 1월 20일까지 나온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현재 선거 구도는 ‘2강 1중’으로 해석된다. 이-윤 양강 후보 누구도 안정적인 40%대 지지율엔 못 미치지만, 30%대 지지율은 꾸준하게 얻고 있다.
반면 안 후보는 아직 10%대 지지율에 그친다. 안 후보가 지지율 15% 이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면 대선 구도는 더 역동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윤 후보가 다자 구도의 길을 걷는 것을 제어하고 어떤 식으로든 단일화에 임하게 할 여지를 키울 수 있다. 또 지지율 15%는 반사이익이 아니라 중도층 등 새로운 지지층을 흡수한다고 해석할 여지를 준다. 윤 후보 측이 준비하고 있는 그림은 ‘1997년+2002년 단일화’의 조합이다. 내용적으로는 1997년 DJP 연합의 ‘공동정부’에 플러스 알파를, 형식적으로는 2002년의 여론조사 방식을 조합한다는 것이다.
명분 없는 단일화는 힘들 듯
안 후보는 누구보다 대의명분을 중시하는 정치인이다. 안 후보가 지지율에 구애받지 않고 단일화에 임하려면 명분이 중요하다. 정권교체라는 대의에 더해 ‘안철수의 비전’이 다음 정부에 담겨야 한다. 윤 후보가 이런 기조를 다음 정부의 핵심 기치로 삼겠다고 하면 확실한 단일화의 명분을 챙길 수 있다. 안 후보는 권력 나눠먹기로 단일화 과정이 비춰지는 것은 절대적으로 피할 것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