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단독 입수 공개] 바이든 대통령 첫 한국방문 숙소 하얏트호텔이 수의계약을 한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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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무부, 방한발표 닷새 전 5성급 VIP호텔선정 작업 후 결정
■ 한국숙박예산 42만5천 달러 ‘하얏트호텔과 긴급성 수의계약’
■ 신라호텔 굴욕 ‘인프라미비등 역대 대통령 방한평가와 동일
■ 당초 배정액 42만여 달러서 30% 이상 절감한 27만3천달러

바이든대통령의 취임 후 첫 아시아순방. 바이든대통령의 한국방문은 지난 4월 27일 백악관과 청와대가 공식발표함으로써 확정됐지만, 실제 미국정부가 바이든의 방한을 염두에 두고 한국숙소 물색에 나선 것은 이보다 닷새 앞선 4월 22일로 확인됐다. 또 5월 3일 한국숙소를 서울 용산의 그랜드하얏트호텔로 확정했고 5월 6일 호텔 측과 계약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가 미국 연방물자조달데이터시스템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미국무부는 바이든대통령의 방한 약 19일 전인 2022년 5월 2일과 3일 호텔수의계약승인서를 작성, ‘국무부는 미국정부수반의 방문과 관련, 5월 2일부터 5월 26일까지 그랜드하얏트호텔의 객실을 매입하며, 객실수요는 최대 피크 때 350개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무부는 ‘바이든대통령 방한 때 한국숙소 예상비용은 42만 5천 달러, 즉 원달러환율 1250원을 적용할 경우 약 5억 3천만 원을 책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그랜드하얏트호텔과 약 27만 2728달러, 한화 약 3억 4100만원에 계약함으로써 당초 예산의 30%가량을 절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호텔수의계약승인서의 정식명칭은 ‘완전-경쟁 입찰이 아닌 계약 및 가격의 타당성 인정 및 승인서’[JOFOC]로 왜 바이든대통령의 한국숙소를 수의계약으로 조달하며, 해당숙소선정의 타당성 및 대상 업체들과의 적절성 비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수의계약승인서는 미국 정부수반, 즉 바이든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갑작스럽게 확정됨으로써 ‘완전-경쟁 입찰’을 할 시간이 부족함에 따라 국무부가 한국숙소를 사용할 수 있는 대상 업체를 임의로 선정, 비교 한 뒤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즉 긴급성[URGENCY]를 수의계약 사유로 내세웠다.

‘이동편의성-경호적합성’ 승패

그렇다면 과연 국무부가 미국대통령의 숙소로 검토한 호텔은 어디였을까, 이 수의계약 승인서에 따르면 국무부는 그랜드하얏트호텔과, 신라호텔, 롯데호텔 그리고 JW메리엇호텔 등 4개 호텔을 비교분석한 뒤, 그랜드하얏트호텔을 낙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승인서에 따르면 4개 호텔의 숙박비용은 동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스탠더드 룸의 하루 숙박비용은 230달러로 4개 호텔모두 똑같았고, 230달러는 미국정부 공무원의 외국출장 때 하루 숙박 비용규정에 적합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동편의성과 경호적합성 등에서 승패가 갈린 것으로 드러났다. 국무부는 첫째 호텔과 주요간선도로 간에 경호에 필요한 충분한 이격 거리, 호텔의 안전성 및 주요이벤트 장소로의 이동 루트 및 소요시간, 호텔 룸의 크기와 개수, 가급적 한 호텔에 일행 전원의 숙박이 가능한가, 회의실 및 프레스센터 공간이 충분한가, 통신시설 및 코맨드센터 설치 가능여부, 경호를 위한 호텔 최상위 2개 층 점유 가능여부 등을 검토했다고 밝혔고, 이에 적합한 호텔로 그랜드하얏트호텔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신라호텔, 롯데호텔 그리고 JW메리엇호텔 등 3개 호텔도 타당성을 검토했지만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며, 호텔 별 부적절 사유를 비교적 상세히 기재했다. 롯데호텔은 공간과 경호상 여건이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호텔은 도심 한가운데 위치, 경호상 취약하며, 거의 경호확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게다가 호텔입구 등에 대통령차량행렬을 수용한 공간이 부족해 접근통제 등이 힘들다 라며 불가사유를 밝혔다. 또 JW메리엇호텔은 한국정부 주요청사와 주한미국대사관등이 한강 북부, 즉 강북지역에 위치한 반면, 호텔은 강남에 위치해 있어, 호텔에서 한국정부청사 및 대사관까지 약 40분 이상 소요되며,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아 교통을 통제하더라도 20-30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또 이벤트 장소와의 거리 등을 감안할 때 행사장비 등 물류수송등도 제반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신라호텔은 일부 고급객실의 개수가 제한돼 있고, 가격이 비싸며, 방한기간 중 충분한 객실확보가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국무부는 신하호텔은 수행기자단 등의 숙소로 사용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즉 바이든대통령등 공식방한단이 아닌 비공식방한단의 숙소로 사용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신라, IT인프라 부족 평가 수모

수의계약승인서에서 계약담당관은 ‘롯데호텔은 VIP방문과 관련한 경호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고, 신라호텔은 그랜드하얏트호텔보다 비싸며 IT인프라스트럭처가 통신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므로, 그랜드햐얏트호텔을 숙소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미국무부가 신라호텔은 IT인프라가 부족하다고 평가함으로써 세계적 호텔이라는 명성에 맞지 않게 제3세계 호텔과 비슷한 평가를 받은 셈이다. 이 수의계약서는 5월 2일 담당국장이, 5월 3일 계약담당관이 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국무부산하 주한미국대사관은 5월 6일 그랜드하얏트호텔과 정식 숙소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서류에 따르면 4월 22일부터 수의계약을 위한 작업에 나선 것으로 기재돼 있다. 즉 방한일정발표 5일전 숙소선정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또 본보가 입수한 계약내역에 따르면 주한미국대사관은 또 5월 9일 그랜드하얏트호텔 측과 14만 363달러, 5월 18일 12만 2366달러 등 2차례에 걸쳐 27만 2728달러 상당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사유는 ‘미국대통령 호텔객실임대서비스’[POTUS HOTEL ROOM RENTAL SERVICES]로 확인됐다.

또 실제 바이든대통령 방한과 관련, 미국정부관리들이 투숙한 일자는 5월 9일부터 5월 23일까지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계약이행시작일자가 5월 9일, 계약이행완료일자가 5월 23일인 것이다. 그랜드하얏트호텔과의 실제계약액 약 27만 3천 달러는 수의계약승인서상 당초 국무부가 한국숙소비용으로 책정한 42만5천 달러의 3분의 2수준에 불과하다. 즉 국무부가 15만 달러, 당초 책정예산의 3분의 1이상을 절감한 것이다. 만약 그랜드하얏트호텔이 국무부의 한국숙소비용 책정액을 미리 알았다면 40만 달러 상당을 요구했겠지만, 수의계약승인서는 바이든대통령의 아시아순방이 끝난 지난 27일 공개됐다. 이에 앞서 미국정부는 지난 2019년 6월 트럼프전대통령의 방한 때도 그랜드하얏트호텔을 이용했었고, 본보는 지난 2020년 9월 미국대통령 및 부통령의 한국숙소관련 예산집행현황 등을 단독 보도했었다.

당시 본보가 입수한 수의계약승인서에는 ‘국무부는 미국정부 수반의 방문과 관련, 2019년 6월 14일부터 7월 15일까지 그랜드하얏트호텔의 객실을 매입하며, 객실수요는 최대 피크 때 350개에 달할 것’이며 ‘숙소예상비용은 47만 달러’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이때도 미국무부가 실제로 그랜드하얏트호텔에 지급한 숙소비용은 27만 3111달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즉 바이든대통령의 숙소비용과 트럼프전대통령의 숙소비용이 거의 동일했으며, 국무부와 호텔은 2019년 비용을 근거로 협상해서 올해 비용을 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무부는 이때도 그랜드하얏트호텔과 롯데호텔, 신라호텔, 그리고 메리엇호텔 등 4개 호텔의 견적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무부는 승인서에서 ‘롯데호텔은 객실 및 이벤트 공간이 부족한 것은 물론 경호기준에 미달했고, 메리엇호텔은 강남이므로, 청와대 및 주미한국 대사관과의 위치를 고려, 부적절하며, 신라호텔은 객실 및 이벤트 공간이 부족하므로 그랜드하얏트호텔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호텔평가는 ‘복붙’

국무부는 ‘4개 호텔 모두 일반실 가격은 하루 230달러로 동일했으나, 이그제큐티브스위트는 그랜드하이야트는 객실 당 373달러인 반면, 롯데는 450달러, 매리엇은 4백 달러, 신라호텔은 550달러를 제시했다, 일반실 1박 230달러는 미 국부무의 서울 여비규정에 적합한 것이었다. 계약담당관은 그랜드하얏트호텔 1박 230달러가 가장 공정하고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2017년 4월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이 방한했을 때도 숙소는 그랜드하얏트호텔이었고, 이때는 그랜드하얏트호텔과 신라호텔, 밀레니엄힐튼호텔, JW메리엇호텔 등 4개 호텔을 대상으로 심사를 벌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때 수의계약승인서에 따르면, 그랜드 하얏트호텔의 프레지덴셜스위트, 즉 제일 좋은 방의 하루 숙박비는 3900달러였고, 지난 2014년 가격은 6232달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 가격이 2014년보다 40%이상 하락했던 것이다. 5년이 지난 올해 바이든대통령이 투숙한 방의 가격은 얼마인지 알려지지 알았다. 가장 재미난 사실은 미국정부가 수의계약승인서에서 제시한 서울 주요호텔에 대한 평가 내역이다. 지난 2017년 펜스 부통령 방한 때 수의계약서, 2019년 트럼프 대통령 방한 때 수의계약서의 드러난 서울 각 호텔에 대한 평가내역이 사실상 동일했다. 특히 신라호텔이 IT인프라가 미약해 통신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은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한다. 수의계약승인서상 호텔평가는 마치 ‘복붙’[복사해서 붙여넣기]을 연상케 한다. 이전 평가내용이 계속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즉 ‘첫 인상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처럼, 미국정부의 한국호텔의 대한 평가는 변하지 않는 셈이다. 주홍글씨처럼 첫 인상이 영원한 낙인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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