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 미국 발 최악의 ‘구인난-물가 대란’사태

이 뉴스를 공유하기

미국 경제가‘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 와중에 사상 최악의‘물가 대란’까지 닥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됐던 미국의 5월 CPI (소비자 물가지수)상승률이 당초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8.6%로 발표돼 미국은 물론 전세계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에 커다란 충격 이 몰려오고 있다. 이는 개솔린 가격 폭등과도 맞물려 있어 더욱 심각한 수순이다. 이번 5월 CPI 충격이 더욱 컸던 것은 개솔린 가격이‘마의 5달러’선을 넘어 6달러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원래“7월 초에 6달러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 앞당겨져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로 들어선 미국에 경제적 고통이 확대 되면서 이 악조건이 전세게로 번질 공산이다. <특별취재반>

미국의 국민들이 보통 인플레 체감지표의 기준을 ‘개솔린 가격’에 두고 있다. 예전 우리나라에서 쌀값을 두고 경기 체감을 둔 것과 유사하다. 본보가 지난호(제1316호, 2022년 6월 12일자)에서 예측한 미국경제 ‘인플레 태풍’이 사실로 몰아처 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되는 7월에 개솔린 가격이 7달러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등장하고 있다. 11월 중간선거 앞둔 바이든 정부에 대하여 국민 지지도가 추가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의 징조는 미국 내 개솔린(보통 기준) 평균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갤런 당 5달러를 넘어섰다. 1년전 대비 65%나 급등한 것이다. 개솔린을 비롯한 에너지 가격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드러나 연방준비제도(Fed) 의 금리인상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주 Fed의 금리결정 기구인 연방공개 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빅스텝 (0.50% 포인트)나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하는 빌미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12일 기준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5.01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주 평균에 비해 16.2센트가 올랐고 1년 전 평균가격(갤런당 3.077달러)에 비해서는 63%(1.933달러) 오른 것이다.

이날 기준으로 개솔린 가격이 가장 비싼 주는 캘리포니아주로 운전자들은 갤런당 평균 6달러 434센트를 지불했다. 미국에서 휘발유 가격이 가장 낮은 주는 남부 조지아주로 1갤런당 평균 4달러 48센트를 기록했다. 개솔린 값 폭등 이유로는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 공휴일을 기점으로 6월 여름휴가를 떠나는 여행객들이 늘어 수요가 증가한 데다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 세계 의 제재 파장,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국내 일부 정유 공장이 가동을 중단해 정제 능력이 떨어진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CNN 등 언론들은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5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갤런당 4달러 11센트를 기록한 지난 2008년 7월 가격이 현재의 5달러 40센트여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최고 가격은 아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5월 CPI(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8.6% 오르면서 41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 던 지난 3월의 8.5%를 넘어섰다. 당초 전문가들은 4월과 같은 8.3%를 예상 해왔다. 개솔린 값 인상은 Fed의 금리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5월 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 만큼 Fed가 이번에 0.50%포인트나 0.75% 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 노동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5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8.6% 오르면서 41년만에 최고치를 보인 지난 3월의 8.5%를 넘어섰다. 당초 전문가들은 4월과 같은 8.3%를 예상했다. 이중 에너지가 1년 전에 비해 34.6% 오르면서 전체 물가지수상승을 견인했다. 에너지 가운데 에너지 원자재는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50.3% 상승했다. 특히 휘발유 가격은 48.7% 급등했다.

개솔린 가격 ‘인플레 태풍’으로

▲ 바이든 대통령이 물가정책 방침을 설명하고 있다.

회계기업 RSM의 조 브루수엘러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야후 파이 낸스에 “현시점에서 원유와 휘발유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얘기를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상 미국에서는 개솔린 값이 7월 4일 근방에 최고치에 이르지만 올해는 아닐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지정학상 긴장으로 올 여름 유가와 개솔린 값이 더 오를 소지가 많다”고 분석했다. 그는 Fed가 6월과 7월, 9월 FOMC 정례 회의에서 금리 를 각각 0.50%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대외 악재 탓에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파장으로 러시아산 석유제품에 대한 세계 각국의 제재로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의 도시 봉쇄 조치 완화 등으로 수요는 늘면서 유가 고공행진은 꺾이지 않고 있다.

또 곡물 시장 역시 대외적으로 주요 농산물 생산국이 식량 안보를 내세워 밀(인도)과 팜유 (인도네시아) 등의 해외 반출을 막고 있고, 대내적으로는 올해 1~5월 강수량(160.7㎜)이 평년 (310㎜)의 절반가량에 그치는 등 가뭄 현상으로 농산물 수급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0.75%포인트까지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그리고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CPI) 지수가 예상치(8.3%)보다 높은 8.6%로 급등 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미국의 이런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은 한국의 외환시장에 ‘고환율’ (원화 가치 하락)을 불러 오고, 이는 수입물가 가격 상승 등 각종 부작용을 초래하게 된다. 한층 짙어진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현상에 더해 세계 경제가 침체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 은 한국경제에도 부담이다. 지난 7일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 4.1%에서 2.9%로 낮추면서 ‘스태그플레이션’ (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은행은 특히 석유 공급 제한으로 경기가 침체되는 가운데 물가가 치솟는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 상황을 빗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세계경제의 침체는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 경제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세계은행 ‘스태그플레이션’경고

상황이 이렇다보니, 벌써부터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관심이 되고 있다. 5월에 이어 6월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따라 증시에 대한 시각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 6월 CPI 결과, 미국 등 세계증시 ‘양대 시나리오’를생각할 수 있다. 8.6%보다 높으면 스태그플레이션 ‘본격 제기’이고 , 8.6%보다 낮게 나오더라도 ‘인플레 우려 지속’이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미국민 경제고통은 확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근로자 실질소득은 적게는 3%p에서 많게는 6%p 감소하게 된다. 실질소득 보존은 임금비용 급증으로 경기 재둔화가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아무리 인플레를 잡는데 우선순위를 둔다 하더라도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면 연준 입장에서는 고민이 늘 수 밖에 없다. 연준은 고용과 물가 등에 경기 진단과 예측에 계속 실패해 연준의 통화정책에서 경기·물가·금리 간 “트릴레마”에 빠지고 있는 것이다.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기준금리 내리면 인플레가 우려되고, 물가안정을 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면 경기는 더욱 둔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처럼 5월 CPI 상승률이 당초 예상을 크게 상회하면서 월가의 관심은 자연히 6월 FOMC 결과로 빠르게 옮겨지고 있다. 우선 이를 타개하기 위해 80년대 초 ‘볼커의 방식’ 취하느냐 논쟁이 불거질 것이고, 폴 볼커는 인플레 안정을 위해 고금리 정책 추진할 것으로 경제계는 전망하고 있다. 6월 FOMC는 3가지 사항에 관심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0.75%p 자이언트 스텝으로 한 단계 높여 인상하는문제, 아니면 0.5%p 인상, 9월 FOMC까지 연장하는 방안으로 옮겨 갈 공산이 크다. 40여년 만의 최대폭 상승 기록을 갈아치운 5월 CPI의 예상보다 뛰넘는 상승에 에너지, 식료품, 월세 등 전방위적인 인플레이션 가속화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 제도 (Fed․연준)의 통화긴축 강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에너지는 전년 동월보다 34.6% 치솟아 2005년 9월 이후 가장 크게 올랐고, 개솔린 가격은 6월 들어 연일 사상 최고가 기록을 연일 경신 중이다.

여기에 식료품은 1년 사이 11.9% 급등해 1979년 4월 이후 43년 만의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고, 전기료도 12.0%나 올랐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이 미국에 국한되지 않다는 데 있다. 뗼레야 뗼 수 없는 미국과의 통상이 그렇고 전세계적으로 미치는 ‘미국발 파장’이 심상치 않다. 1차적으로 미국의 물가상승은 국제금리 인상을 동반하고, 그에 따른 나비효과로 이어져 한국의 국내 금리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미국발 쓰나미 한국에 ‘직격탄’이 되고 세계 경제에 더욱 ‘먹구름’이 몰아칠 전망이다. 이처럼 5월 CPI 상승률이 8.6%로 치솟으면서 더 거세지고 있는 인플레이션의 불길이 세계 금융 시장도 얼어붙게 만들었다.

지난 5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22년만의 기준금리 ‘빅스텝(0.5%포인트 인상)’까지 단행했지만, 물가 상승을 꺾기가 쉽지 않아지면서 연준이 더 강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확산되고 있다. 결국, 28년만의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까지 등장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실물 경기가 추락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시장을 휩쓸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동반하는 경기침체)이 현실로 닥칠 수 있다는 공포감이 세계 금융 시장에 퍼지고 있는 중이다.

미국발 쓰나미 한국에 ‘직격탄’

시장의 우려는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시장에 충격을 가져오면서 경기 둔화를 부를 가능성이 크다는 데 모아진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6~9일 경제학자 4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응답자 중 70%가 내년에 미국이 경기 침체를 겪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앞서 지난주 CNBC가 미국 주요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 22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도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응답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로런스 서머스 미 재무장관은 CNN 인터뷰에서 “물가가 빨리 내릴 가능성은 없다”며 “내년에는 확실히 경기 침체의 위험이 있다”고 했다.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은 신흥국의 자본유출을 가속화시켜 코로나 사태에서 회복중인 세계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주 세계은행은 4.1%에서 2.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4.5%에서 3%로 큰 폭으로 하향 조정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식량· 에너지 공급난, 중국의 봉쇄 정책으로 비틀대는 세계 경제가 연준발 금리 인상 후폭풍으로 고꾸라 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빨리 제압해야 한다는 압력이 거세기 때문에 오는 14~15일 열리는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을 넘어 ‘자이언트 스텝’이 결정될 가능성도 생겼다. 마지막 ‘자이언트 스텝’은 1994년 11월이었다. 연준 다음으로 영향력이 큰 유럽중앙은행(ECB)도 오는 7월에 11년만에 금리를 인상하고 9월에는 상황에 따라 ‘빅 스텝’을 선택하겠다고 지난 9일 발표해 태풍을 예고했다. 응고지 오콘조 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12일(현지 시각) “세계가 전례 없는 동시다발적 다중위기(polycrisis)를 겪고 있다”며 “국가간 연대로만 해결이 가능하다”고 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