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요인들 피살 노출] 아베 피살 계기로 짚어 본 전세계 경호체계 시스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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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악관 경호대 SS는 CIA나 FBI 요원들에게도 선망의 대상
■ 훈련 교육과정도 극비상항, 측근 인사 경호요원 발탁 금물
■ 아베 경호 의문, 뒷공간 방치 총성후 무대응…커지는 의혹
■ 정치인암살은 정치적 퍼포먼스 극대화 위한 고도의 전략책

세계에서 국가원수가 가장 저격을 많이 당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한편 세계 최고 수준의 경호를 자랑하는 나라도 역시 미국이다. 그런 미국에서 지난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된 것을 비롯해 1981년에는 레이건 대통령이 암살을 모면했는데, 1865년부터 1901년까지 36년 동안에 링컨 대통령을 비롯 무려 세명의 미국 대통령이 암살됐을 정도로 미국 대통령은 암살 위협에 노출되곤 한다. 요즘 논쟁이 되는 총기 규제가 이슈지만 미국 내에만 권총 등 1억 정의 총기가 나돌아 다니는 데다, 대통령과 대중과의 접촉이 어느 나라보다도 자유로우니 암살 위협도 많아 진다. 또 하나 미국에선 대통령과 10m 이상 떨어져 있으면 특별한 경우 이외 누구라도 법적으로 통제할 수 가 없다. 따라서 경호체제가 특별해야 한다. 근접 경호기법이 가장 고도로 발달한 나라가 역시 미국이다. 미국도 일본처럼 국가원수의 행로 주변지역 전체를 통제하면 저격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다. 이런 통제는 민주국가에선 거의 불가능 하다. 대중과 대통령간의 거리를 좁히면서도 유사시 대통령을 보호하는 미국의 근접경호기법은 모든 나라들이 본받아야 할 모델이다. 세계 각국의 경호 시스템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이번 아베 사건을 만난 일본과 영국 독일 등 내각책임제 국가에선 경찰이 총리 경호를 담당한다.

백악관의 비밀 경호 시스템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 등 정정이 불안하고 후진국일수록 군이 국가원수의 경호를 맡는다. 북한도 군 호위사령부가 김정은 경호를 맡고 있다. 그리고 한국이나 미국처럼 경호실이 별도로 구성된 나라는 매우 적다. 특히 한국처럼 ‘대통령 경호실’이 법적기구로 독립돼 있는 나라는 거의 없다. 미국도 백악관 경호실이 있지만, 경호실 요원들은 법적으로는 연방재무부 산하의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 약칭 SS) 소속이다. 비밀경호국은 원래 1865년 위폐 수사를 목적으로 창설된 재무부 산하 기관으로 1901년 매킨리 대통령 암살 이후 대통령 경호까지 맡게 됐다. SS 직원의 총숫자는 3500여명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중에서도 핵심인 특별수사관(special Agent)들은 위폐, 마약 수사를 할 수 있는 능력과 대통령 경호 능력을 겸비해야 한다. SS요원은 미국에서도 수사, 정보 분야의 최고 엘리트로 친다. 경호요원 중 전체의 60% 정도가 석사 학위 소지자이고 20% 정도는 박사 학위를 갖고 있다. CIA나 FBI 요원들도 SS 경호요원으로 발탁되길 바란다고 한다. SS가 마약 및 위폐에 대한 수사권한 가진 것을 한국의 청와대 경호실에서는 부러워 한다.

일부 인사들은 “청와대 경호실의 자체 정보 수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한국도 미국 처럼 대통령 경호실이 수사권을 가져야 한다”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한다. 미국 SS 요원의 우수성은 철저한 선발과 교육과정에서 나온다. SS 요원은 선발된 뒤 거의 1년간 고도의 훈련을 받는데 구체적인 교육과정은 일절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다. CIA나 FBI에선 외국 경호요원이나 특수요원들의 위탁교육을 받지만 SS만은 외국의 요청을 일절 받지 않는다. SS가 갖고 있는 또다른 강점은 뛰어난 정보 수집력이다. 원래 위폐 및 마약 수사 업무에서 시작 했기 때문에 SS는 미국 내 73곳에 지부를 두고 있다. 이들 지부는 주지사 등 요인들을 경호하기도 하고 때론 대통령 해외순방에 동행하기도 한다. 가령 미국 대통령이 방한할 때엔 SS 하와이 지부 장이 선발대를 이끌고 한국을 먼저 찾는다.

또 런던 파리 방콕 보고타 등 국외 12곳에 해외 지부를 두고 있다. 지부들을 통해 수집된 정보가 그대로 대통령 경호에 활용되는데, 백악관 경호실은 독자적으로 요주의 인물 4천명의 명단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대통령들이 동 유럽이나 동남아, 중남미 등을 방문할 때엔 미국 SS의 정보 협조를 많이 받는다. 미국에서 대통령이 바뀌면 백악관 경호실장도 대부분 바뀐다. 그러나 한국처럼 새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를 밖에서 발탁하지는 않는다. 대개 주지사나 상원의원 출신 인사가 백악관에 입성 하므로, 새 대통령 출신지의 SS지부장이 자연스레 백악관 경호실장으로 발탁돼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한국으로 치면 1급에 해당하는 백악관 경호실장은 철저히 경호 업무만을 전담할 뿐, 다른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국 대통령 가장 위험에 노출

영국의 현직 및 전직 총리는 런던수도경찰청의 특별작전국 내 경호단의 보호를 받는다. 경호단에는 3개의 경호과가 설치돼 있다. 현직 및 전직 총리의 경호는 특별경호과에서 담당한다. 현직 총리의 경우 수도경찰청 뿐만 아니라 특수부대(UK Special Forces)에 의해 근접경호도 받는다. 독일은 현직 대통령, 총리 등 주요 인사에 대한 경호업무를 연방내무성 산하 연방범죄수사청이 담당한다. 연방범죄수사청은 독일 연방헌법 제87조에 의거, 각 주의 경찰업무를 감독해 연방정부 중앙경찰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이다. 경호업무 이외에 수사기관으로서의 고유 업무도 수행한다. 연방범죄수사청 인원은 약 4500명이지만 실제 경호를 담당하는 경호안전과 인원은 550여 명이다. 대통령·총리·외무장관·국방장관·내무장관·법무장관은 항상 수행 경호를 실시하고, 기타요인은 위해정보 발생시만 한시적으로 경호한다. 전직 대통령 및 총리는 기타요인에 포함되는 것으로 간주된다. 중요한 업무에 관해서는 연방헌법보호청(정보기관에 해당)의 보호를 받기도 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아베 같은 전직 총리는 정당 요인으로 인정받은 자에 대해 SP(Security Police)가 경호를 담당하게 된다. 요인 경호 임무를 전담하는 경찰관을 SP라고 지칭한다. 내각제 하에서 잦은 총리교체가 있었던 일본의 경우, 총리 경험자가 상당히 많다. 이 중 현직에서 의원을 역임하고 있거나, 정당의 고위직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직 총리에 대해 국가적으로 경호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경시청에서 요인으로 지정해 SP가 근접경호를 하게 된다. 요인으로 인정받지 못한 전직 총리는 민간 경호업체를 이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일본 현직 총리의 경호는 경시청 경비부 경호과에서 담당하고 있다.총리대신 관저 경비대의 경우 총리대신관저의 시설 경비를 수행하는 부대로 근접경호는 실시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은 SP가 아니다. 한국은 최근 대통령이나 고위 인사 경호가 많이 발전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한 예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24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사저 도착해 지지자들과 주민들에게 인사말을 하던 중 한 40대 남성으로부터 소주병 테러를 당하자 경호원들이 순식간에 방탄 가방으로 박 전 대통령을 보호했으며, 현장의 여성 경호원의 민첩한 경호 자세는 외국 언론들로 부터도 주목을 받았다. 이들 경호대는 청와대가 파견한 요원들이었다.

하지만 한국의 대통령 경호와 관련된 역대 사건 중, 최악의 사례 중 하나는 1974년 8월 15일 재일 동포 문세광이 국립극장에서 일본인 행세를 하면서 경호원의 검문을 피해 당시 박정희 대통령 암살을 꾀하였으나 육영수 여사가 당했다. 나중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청와대 경호실의 허점 은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대통령만 암살을 당하는 것이 아니다. 1963년 워싱턴 링컨기념관 앞에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라는 명연설을 했던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이듬해엔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 자가 됐는데 1968년 4월 4일 그가 묵고 있던 호텔 발코니에서 한 인종주의자 전과범에게 저격 당해 숨졌다. 1983년 10월 9일에 미얀마의 수도 랑군(양곤)에 위치한 아웅산 묘소 묘역에 북한인이 미리 설치 한 테러 폭탄이 터져 한국인 각료 등 17명과 미얀마인 4명 등 21명이 사망하고 수십 여명이 부상 을 입은 초토화 폭탄 테러 암살 사건도 있으며, 2017년 2월 13일에는 말레리시아 공항에서 북한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이 북한인의 사주를 받은 동남아 여성들에 의해 화학무기인 VX 용액으로 암살 당했다. 한때 세계를 풍미했던 비틀스의 존 레넌 같은 셀레브리티도 암살당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두발을 쏠때까지 범인 방치

오늘날 우리사회는 개인이나 사회, 국가를 막론하고 다양한 형태의 크고, 작은 갈등과 분쟁 그리고 테러리즘과 재해의 끊임없는 발생으로 국가적인 위기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번 일본의 아베 암살처럼 요인 테러리즘 또한 군사적 문제를 다루는 전통적 안보 및 재해와 더불어 국가위기관리의 대응 측면에서 매우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국가원수나 정부수반 등 지도자를 공격 대상으로 한 요인테러는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 고 있으며 또한 치명적인 테러 행위 발생시 국가적인 위기를 초래하는 등 후유증이 크게 발생하고 있다. 이번 아베 암살 사건에서 왜 SP(스페셜폴리스)는 사전에 전 총리의 피격을 막지 못했을까?를 두고 일본에서 논쟁이 일어나고 있다. 스페셜폴리스는 총리를 비롯한 일본 주요 인사를 경호하는 경시청의 조직이다. 지난 8일 11시 30분 아베 전 총리의 나라시 유세 연설 때 주변엔 나라시 경찰과 SP가 함께 경호를 맡고 있었다. 정확한 숫자는 공개되지 않지만, 피격 영상에서는 사복까지 포함하면 적지 않은 경호원이 아베 전 총리의 주변을 경호하고 있었다.

피격 영상에는 아베 전 총리의 오른쪽 뒤편에서 살인 용의자인 야마가미 데쓰야가 접근하는게 보인다. 보도에 서 있다가 차도로 들어와, 성큼성큼 걸어왔고 7~8m 부근에서 조악한 총기를 꺼내 들고는 조준 사격하 듯, 걸어서 앞으로 나오면서 두발을 쏜다. 두번째 총을 쏜 지점은 4~6m의 매우 가까운 지점으로 추정된다. 사제 총인 탓에 첫발과 함께 꽤 많은 하얀 연기와 폭발음이 났다. 총소리와는 다른 폭발음이었기 때문에 주변에선 깜짝 놀라면서도 폭죽이나 장난감으로 순간 착각했다. 사망 후 나라현립의과대학 측은 총상이 2발이라고 밝혔다. 첫번째 총알도 아베 전 총리를 맞춘 것이다. 영상에서 아베 전 총리는 첫 폭발음이 날 때, 무심하게 뒤를 돌아본다. 총상 2발 모두가 아베 전 총리의 몸 앞쪽에서 나왔기 때문에 아마 돌아서면서 첫발을 맞았을 가능성이 있다. 두번째 총탄이 치명상이었을 가능이 크다. 미스터리는 왜 SP가 이 정도의 피습을 막지 못했는가라는 대목이다.

첫번째는 방치된 아베 전 총리의 뒷 공간이다. 마이니치신문은 9일 현직 경찰 간부의 말을 인용, “연설 영상을 보면, 제복 경찰관이 적어 위험 인물이 근접할 공간이 넓게 비어 있는 것이 보인다. 평소 경호 체제라면 생각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두번째는 첫발과 두번째 발포간 수초다. ‘타당’과 같은 연사가 아닌, 사제총으로 ‘탕’ ‘탕’이었고, 중간에 짧지만 수초의 시간이 있다. 용의자는 조준 사격하는 자세였다. 일반인이 경호했다면 당황했을테지만, SP는 전문가다. 첫 폭발음을 듣자마자, 아베 전 총리를 엎드리게 하거나, 뭔가를 해야 했다. 하다못해 용의자 쪽으로 누군가 뛰어들기라도 했다면 용의자가 두번째 총알로 심장을 정확하게 저격하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세번째는 경시청이 “경호원의 숫자는 밝힐 수 없다”는 설명도 의문이다. 경호와 관련 정보를 외부 공개하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이번엔 이미 경호 실패로 최악의 결과가 나온 상황이다. “연설하는 정치인의 경호 어려움”을 얘기할 상황이 아닌 것이다. SP는 당시 현장에 1명 밖에 없었다는 말이 일부에서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도쿠시마현 경찰조사과 전직 경찰 출신인 아키야마 히로야스 씨는 9일 TV에 출연, “아베 전 총리가 현직이 아니기 때문에 경시청에서는 SP 1명만 보내고, 나머지는 나라현 경찰과 함께 경호하도록 했다. 만약 현직 기시다 총리였다면 주변엔 4~5명, 차내에도 대기하는 등 10여 명이 있었지 않았을까. 인원 부족이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발언했다. 닛칸스포츠는 9일 전 도쿄도지사이자 국제정치학자 마스조에 요이치(73) 씨의 발언을 인용해 “일본은 총기 보유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SP도 총에 대한 대응보다는 말하자면 나이프같은 무기에 대한 방어를 주로 한다”며 “하지만 먼 거리에서 총격했다면 모를까, 매우 가까운 거리라면 SP가 방패가 되서라도 주요 인물을 경호하라고 배웠을 것이며, 특히 이번엔 1발째의 총탄때 바로 대응 해, 범인을 억제하거나, 적어도 저격을 빗나가게만 했어도 목숨은 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 내에선 SP에 대한 비난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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