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UC 버클리대학 태권도 프로그램 사라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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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정부 지속적 관심으로 UC버클리 태권도 진흥
■ 국기원 태권도 사범들, LA한국문화원 합심해야
■ UC버클리 측 안창섭 석좌교수와의 협의 순항
■ UCLA 한국음악과 폐쇄 충격에 태권도 수난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지난해 대한민국 국기인 태권도를 세계에 더 알리고 전파시키기 위해 최초로‘캘리포니아 태권도의 날’(California Taekwondo Day 매년 9월 4일)을 제정 선포했다. 미국에서 ‘태권도의 날’이 법적 기념일로 지정된 것은 스포츠 역사상 최초의 영예로운 사건이다. 그런데 내달이면 이 같은 자랑스런 ‘가주 태권도의 날’ 재정 1주년이 되는데, 이 정신을 역행하는 해괴스런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정부가 100만 달러 기금을 지원해 지난1995년 부터 UC 버클리 대학에 개설된 태권도 및 무도 프로그램이 조만간 폐지될 위기에 처해진 것이다. 더 해괴스런 일은 미국내 공립 대학으로 최고 수준인 UC버클리대 태권도가 사라지는 것을 무덤덤하게 바라보는 한국정부, LA한국 문화원 그리고 그 많은 미국 내 태권도 사범들의 자세들이다. <성진 취재부 기자>

한국정부가 과거 UC버클리대에 100만 달러 지원할 당시는 IMF 최대 위기로 재정지출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을 때였지만, UC버클리대학 태권도 학과의 창설을 위해 기금계약에 따라 한국 문화 체육관광부(문체부)는 모든 희생을 무릅쓰고 100만 달러의 기금을 UC버틀리에 전달했다. 당시 기금 계약의 주 목적은UC버클리 내 태권도 등의 무도 교육을 활성화하고, 석좌교수를 채용해 학생을 수련하는 것이었다. 석좌교수의 학점 과정, 비학점 클럽 형태 과정 및 기타 특별 과외 활동을 포함한 지도 과정의 70% 이상은 태권도로 구성하게 돼 있다. UC버클리에 준 100만 달러 기금은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태권도 석좌교수 기금이다. 당시 한국은 사상 최대 IMF경제위기로 절대절명의 고통스런 지경에서도 한국 국민의 혈세로 태권도 발전을 위해 조성된 기금인 것이다.

한국정부는 무엇들 하고 있는가?

UC버클리 대학에 태권도를 심은 것은 “태권도 명인”민경호 박사(87, Dr. Ken MIN)였다. 그는 1963 년 미국에 유학, 이듬해 1964년 미국태권도협회(USTC)를 창설 했다. 초대회장과 2대 회장을 역임 하며 미국 내 태권도 보급 주도와 세계화의 초석을 다졌다. 그는 1969년부터 UC버클리 체육학과 실기교수가 된 후 국제무도연구소의 탯줄격인 마샬아츠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를 맡아 37년 동안 이끌어 태권도를 미국 대학가에 뿌리내리게 한 공로자로 인정을 받고 있다. 이 같은 민경호 박사가 2008년에 은퇴하자, 바톤을 이어받은 사범이 안창섭 석좌교수(미국명 러셀 안, 54)이다. 안 교수는1992년 지금의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를 졸업하고, 하와이 주립대학교에서 언어학을 새로 공부해 박사 학위까지 받은 이색적인 인물이다. 안 교수는 2003년 UC버클리 체육과와 인연을 맺은 후 20년째 복무하고 있다.

안 교수는 엘리트 스포츠로서 태권도의 입지를 미국에 확립한 민경호 명예 교수가 은퇴한 후인 2006년 체육과 내 ‘무도 프로그램(Martial Arts Program, 이하 무도연구소)’ 소장직을 이어받아 현재까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2008년엔 체육과 ‘무도 석좌교수’로 정식 임명됐다. 태권도 8단에 유도(4단), 용무도(7단), 검도(4단) 유단자이기도 한 안 교수는 학점 수업 뿐만 아니라 비학점 일반 클럽 형태로도 학생들에게 여러 무도를 가르치고 있다. 버클리 인근 샌프란 시스코와 오클랜드 등의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태권도 행사도 진행하며 태권도 홍보와 보급에도 앞장서 왔다. 2012년엔 문체부 장관 표창장을 받았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는 미국태권도협회 이사와 미국대학태권도협회장을 맡았다. 현재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태권도 분과 기술위원장이다. 안 교수는 “UC버클리 내 무도연구소는 민경호 박사의 평생 업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53년 역사 를 자랑한다.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대학 무도 교육 과정이다. 무도연구소에서 각종 대회와 학술 심포지엄도 개최해 미국 태권도를 발전시키는 데 앞장섰다. 미국태권도협회와 대학태권도 협회 창설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UC버클리 태권도 영웅 ‘민경호 박사’

이같은 안창섭 석좌 교수가 최근 UC버클리 측으로부터 부당한 요구를 받고 있다며 분노하고 있다. 안 교수는 “4년 전 체육과장 임명 경쟁에서 아쉽게 졌는데, 그 자리에 선출된 A 교수가 나한테 태권도 수업을 줄이고 수련해 본 적도 없는 ‘가라테’와 주짓수, 레슬링까지 가르치라고 했다. 은퇴를 종용하는 듯하다. 무도연구소 소장직도 내려놓으라며 노골적으로 괴롭히고 있다”고 폭로 했다. 안 교수는 “내가 UC버클리를 떠나면 태권도 수업이 위축되고 무도연구소가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 후계 석좌교수도 아직 없는 상황이다. 20년 동안 초과 근무를 해가며 태권도와 유도, 용무도 등의 수업을 해온 ‘노동 가치’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하소연했다. ‘무도연구소’ 존속 위해선 UC버클리에 ‘석좌교수 기금’ 준 한국 문체부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안 교수는 현재 A 체육과장의 요구 내용은 기금 계약 내용에 위반될 수 있다고 말하며 문체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주기를 호소하고 있다.

안 교수는 무도연구소만큼은 존속되길 바라고 있다. 안 교수는 “내가 체육과 수업을 아예 하지 못하더라도 무도연구소가 지켜지고 안정적인 근무 환경이 만들어지면 태권도 발전을 위한 기존 역할들을 계속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석좌교수 기금 계약에 따르면 무도연구소가 1년 이상 운영이 중단되거나 폐지될 때는 UC버클리가 문체부에 기금을 반환하게 돼 있다. 또 석좌교수는 ‘한국어를 읽고 말할 수 있는 태권도 4단 이상자’여야 하는데, 적합한 석좌교수가 없어 1년 이상 공석일 때는 기금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 최근까지 관련 업무를 수행했던 한국 문체부 관계자는 “안 교수, UC버클리 측과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 기금 운용은 버클리가 자율적으로 한다. 버클리가 ‘기금 반환’을 할 수도 있다고 전해 왔는데 그건 우리 정부가 원하지 않는 방향이다”고 말했다.

그리고 현재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문체부 관계자는 “법률 자문을 구한 결과 UC버클리의 기금 운용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안 교수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한 공문을 UC버클리에 보낼 예정이다”고 밝혔다. 다음 달인 9월에는 UC버클리에서는 국기원 해외 사범 교육 세미나가 개최된다. 또 조선대학교 태권도 시범 단의 방문 공연도 펼쳐질 예정이다. 모두 ‘UC버클리 무도연구소 안창섭 석좌교수’가 유치한 행사다. 안 교수는 UC버클리에서 은퇴할 때까지 아직도 할 일이 많다고 한다. 대학 수업으로서 태권도 교육 프로그램 개발(태권도 부전공 개설), 후계 석좌교수 양성 등이다. 최근 불거진 일들이 잘 해결 돼 UC버클리의 무도연구소가 ‘미국 태권도의 본산’으로서 역할을 꾸준히 수행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무도연구소 폐쇄’ 노골적 행태

안 교수는 현재 대학의 A 체육과장의 요구 내용은 한국정부가 지원한 기금 계약 내용에 위반될 수 있다고 말하며 문체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주기를 호소하고 있다. 안 교수는 다행히 현재 UC 버클리 대학측에서 안 교수가 건의한 무도연구소 등 관련한 사항에 대하여 진지하게 협상에 나오고 있어 금명간 매우 긍정적인 합의서가 도출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 교수는 UC 버클리 대학의 태권도 역사는 미국 대학에서는 볼 수 없는 전통의 역사라며 이의 존속과 유지 발전에 국내외 태권도계는 물론 한국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이 절대적으로 요구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한 안 교수는 미주사회 각계에서도 우리 UC버클리의 태권도가 활성화 되도록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태권도가 발전하려면 이론과 실기가 같이 가야 하는데, 지난동안 UC버클리 대학에서는 장애인 태권도 세미나 등 미국과 한국에서 세미나 개최를 통해 이론을 정립하는 많은 업적을 남겼다. 과거 LA한국문화원에서 개최했던 태권도 인턴쉽도 UC버클리대학에서 사전 교육을 시켜 미주 지역 도장에 파견, 인턴사범들에게 미국 실정을 미리 공부 이해 시키고 , 파견해서 도장 적응을 쉽게 하는데도 공헌했다. 특히 UC버클리 대학은 북가주 사범들에게는 큰 버팀목 같은 존재였고, 항상 지역 태권도 행사 등에 민경호 명예교수와 안창섭 석좌교수가 같이 참여했다. 또한 버클리 대학 행사에도 지역 태권도 사범 들이 같이 동참했다. 그런 UC버클리 대학에서 태권도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졌다

우리 한인사회는 지난날 UCLA 한국음악과도 없어졌고 미국 최초 정규 태권도 학과였던 어바인 소재 콩코디아 대학 태권도 학과도 지속적인 한국 정부 지원이 없어 사라진 뼈아픈 고통이 있는데 모두들 이를 잊어버리고 있다. 문제는 한국정부에서 지속적으로 도와주어야 하는데, 누가 총대를 매려는 사람이 없다. “한류의 원조”라는 그 많은 태권도 사범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태권도의 본산 국기원은 기 싸움질만 하고 있고, LA한국문화원은 무엇을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본부의 처분만 기다리는 처지 이다. 한심한 작태들이다.
(다음호에 계속)

 


UC버클리대, 공로 인정 종신명예교수 대우

태권도 개척자 영웅 민경호 박사

미국 내 태권도 보급 주도와 세계화의 초석

민경호 박사(Dr. Ken MIN)는 1963년 미국에 유학, 이듬해 1964년 미국태권도협회(USTC)를 창설했다. 초대회장과 2대 회장을 역임하며 미국 내 태권도 보급 주도와 세계화의 초석을 다졌다. 1969년부터 UC버클리 체육학과 실기교수가 된 후 국제무도연구소의 탯줄격인 마샬아츠 프로 그램 코디네이터를 맡아 37년 동안 이끌어온 민경호 박사는 태권도를 미국 대학가에 뿌리내리게 한 공로자로 인정을 받고 있다. 그는 또 미국태권도연맹(USTU) 창설과 팬암 대회 태권도 정식종목 채택에 앞장서는 등 태권도 경기 발전에도 기여해 왔다. 1969년 UC버클리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임용 후 무도연구소(UCMAP)를 설립했다. 1973년 세계태권도연맹(WT) 창설 멤버로 참여한 그는 대학분과 위원장을 맡아 세계 여러 대학에 태권도가 보급되는데 앞장섰다. 1983년 한국 국민대서 첫 세계대학태권도선수권대회를 개최 했다. 이를 계기로 1986년 세계대학스포츠연맹(FISU)에 정식 단체로 승인 받아 그해 UC버클리 대학 교에서 FISU 제1회 세계대학태권도선수권대회를 창설했다. 2003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부터 태권도가 정식정목에 채택됐다.

그의 태권도 세계화를 위한 열정과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문화훈장 국민장 3등급에 해당하는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2008년에는 한국의 미래 신인류 국가 건설에 비전을 제시하는 700만 재외동포를 대표하는 40인에 태권도인으로 유일하게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06년 7월 1일부로 국제무도연구소 소장직을 안창섭 박사에게 넘겨주고, 동양 무도 의 기본 철학을 정립하고 보급하는 등 UC버클리대의 명예를 드높인 공로가 인정돼 은퇴 이후에도 종신 명예교수 대우를 받았다. 그는 유도로 무도계에 입문했지만, 태권도로 우뚝 선 무도인이다. UC버클리대에서 길러낸 제자들은 줄잡아 2만 5,000여 명을 헤아린다. 변호사, 금융가, 교수 등 세계 각처에서 활약하는 제자들은 지난 2005년에 칠순잔치를 그냥 넘기려는 민 박사의 고집을 꺾고 미국 각지에서 모여들어 칠순 잔칫상을 차릴 정도로 그를 존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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