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라면 인기 절정 한국 넘어 세계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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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은 단연 한국산 라면이다. 60년대 70년대는 일본산 라면이 인기였는데 어느 틈엔가 맛좋은 라면은“메이트 인 코리아”가 되었다. 미국인들은 말할 것도 없이, 프랑스인들이나 캐나다인도 아주 좋아한다. 특히 동양에서는 중국을 포함해 일본 베트남, 대만, 필리핀, 태국 등에서는 라면 없이는 하루가 가질 않을 정도이다. 어제까지는 라면 종주국인 한국 사람들이 한 사람당 연간 73개를 먹어 최고였는데, 이제는 베트남 사람들이 87개를 소비해 1위가 되었다. 한국이 10년 만에 1인당 라면 소비량 1위 국가 자리를 내줬다. <성진 취재부 기자>

동서양 막론하고 인지도 최고

농심은 지난1일 세계라면협회(WINA ·World Instant Noodles Association)가 발표한 2021년 세계 라면 시장 자료를 인용해 베트남이 연간 1인당 라면 소비량 87개로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산 라면 수출도 올해 상반기 역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7일 관세청에 따르면, 상반기 3억8340 만달러(약 5000억원)로 직전 기록인 작년 하반기(3억5473만달러) 수출액을 깼다. 음악, 드라마, 영화 등 한류 열풍으로 한국 라면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간편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별 수출액은 중국이 9,191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국(4,786만달러), 일본(3,032만달러), 대만(1,483만달러), 필리핀(1,477만달러), 태국(1,460만달러), 말레이시아(1,304만달러), 호주 (1,277만달러), 캐나다(1,159만달러), 네덜란드(1,130만달러) 등 순이다.

라면 업계 관계자는 “영화 기생충의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등 한류 영화나 드라마에서 라면을 먹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면서 한국 라면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고, 인기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 다” 고 말했다. 연간 라면 수출액은 2013년 2억1253만달러에서 2014년 2억846만달러로 줄어든 이후 2015년 (2억1880만달러)부터 작년(6억7441만달러)까지 7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고쳐 썼다. 한편, 라면 소비량에서 연간 1인당 73개인 한국이 2위, 55개 네팔이 3위로 뒤를 이었다. 관련 통계가 남아있는 2013년 이후 줄곧 1위였던 한국은 지난해 처음으로 베트남에게 자리를 내주게 됐다. 농심 라면은 현재 LA코스트코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판매 제품중의 하나이다. 베트남의 1인당 라면 소비량은 2019년 55개, 2020년 72개, 지난해 87개로 지속적으로 늘었다.

농심 관계자는 “최근 베트남이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구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코로나로 인해 외식보다 집에서 한끼를 해결하려는 경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세계 5위권 수준이었던 베트남 전체 라면시장 규모는 2019년 50억개에서 2020년 70억개, 2021년 86억개로 가파르게 성장하며 2020년부터 3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기준 국가별 라면 시장 규모를 보면 1위인 중국이 440억개, 2위인 인도네시아가 133억 개이며 베트남이 뒤를 잇는다. 세계라면협회는 전세계 라면 시장에 대한 정보 수집 및 관련 기업간 교류를 목적으로 1987년 설립됐다. 농심은 세계라면협회의 한국 대표 파트너사로 활동 중이다. 라면은 무슬림에게도 인기 식품이 됐다. “너무 매워서 혀가 마비되는 느낌인데 그래도 자꾸 먹게 돼요.” 인도네시아의 유명 유튜버인 탠보 이 쿤은 지난달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삼양라면의 불닭볶음면과 까르보나라불닭볶음면을 잔뜩 쌓아놓고 먹는 모습을 찍어 올렸다.

18억 무슬림 홀린 대체육 라면

이슬람 교도들은 율법에 따라 특정한 의식을 거친 육류만 먹는데, 영상에 등장한 제품들은 모두 할랄 인증을 통과한 것들이다. 해당 영상은 조회 수 468만회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신세계푸드도 2018년부터 라면, 김치찌개, 양념치킨, 매운고추맛 등을 말레이시아에서 2000만 개 이상 팔았다. 이처럼 식품 회사들이 이슬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K할랄’ 푸드의 인기가 갈수록 뜨거워 지고 있다. 라면 등 일부 가공식품에 치중됐던 K할랄 식품의 영역은 최근 베이커리·커피·분유까지 확장되고 있다. 한국 드라마·영화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이슬람 소비자들의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최근엔 국내 식품회사들이 육류를 잘 먹지 않는 이슬람 소비자를 겨냥해 대체육 업체를 인수하거나 협업하는 형태로 이슬람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출산율이 높은 이슬람 시장 이 식품업체의 주력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SPC그룹은 지난 18일 인도네시아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내달 수도 자카르타에 파리바게뜨 매장을 처음 열기로 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7000만명 가운데 87%가 이슬람 신자다. SPC는 또 이슬람이 국교인 말레이시아 정부와 현지 생산 시설을 건립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SPC 관계자는 “말레이시아에는 할랄 인증 생산라인이 있는 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라며 “이를 중심으로 베이커리 영역에서도 동남아 이슬람 소비자를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식품 기업들은 대체육까지 내세워 이슬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7월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선보인 신세계푸드는 대체육을 활용한 할랄 김치찌개·부대찌개 개발에 착수했다. 매콤한 맛을 앞세운 한국 라면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대체육을 활용한 신제품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이슬람 소비자는 육류, 특히 돼지고기는 꺼린다”며 “대체육을 활용하면 할랄 인증을 받기 더 쉬워진다”고 말했다. 롯데푸드도 작년 4월 자체·개발 출시한 대체육 브랜드 ‘제로미트’를 활용한 할랄 푸드 개발을 추진 중이다. 국내 식품 업체들이 이슬람 시장에 공을 들이는 건 이슬람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슬람교도의 출산율은 3.1명에 달한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출산율이 높다는 건 유·아동 시장부터 성인 시장까지 공략할 곳이 많다는 뜻”이라면서 “인구 절벽을 앞두고 판로 개척이 시급한 유통 업체로선 이슬람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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