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레코리언(2지구) 신임시의장 선출의 저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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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시의회 의장 폴 크레코리언 선출

‘주민 신뢰 회복에 전력할 것’

■ LA시의원 증원, 선거구 재조정위 독립 안도 통과시켜
■ 한인사회, 선거 적극 참여해 권익 쟁취 목소리 높혀야

인종차별 발언 파문으로 부패상이 극에 다다른 LA 시의회가 18일 폴 크레코리언(2지구, 사진) 시의원을 지난 12일 사임한 누리 마티네스 전 시의장의 후임으로 신임 시의장으로 선출했다. LA 시의회는 이날 시의원(재적 15명)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차기 시의장에 폴 크레코리언 시의원을 만장 일치로 선출했다. 이날 회의는 마이크 보닌 하원의원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임에 따라 미치 오패럴 시의장 대행 주재로 줌 화상 방식으로 열렸다. 크레코리안 신임 시의장은 “주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하며 투명하고 공정한 개혁을 하겠다고 밝혔다.

LA 시의회, 대대적 개혁 선언

이날 시의회에서는 의미있는 제안도 통과됐다. 이날 시의회는 신임 이장 선출 이외에도 시의원 증원, 선거구 재조정위 독립안도 통과시켜 인종 차별 사태로 LA 시의회가 대대적인 개혁을 선언했다. 인종차별 사태가 불거지면서 많은 시의원들이 “터진일을 잘 마무리하고, 이번 기회로 시의회가 한 단계 전진하는 기회를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위기에서 일단 시의회도 동참을 하는 분위기이다. 우선 시의원 증원이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LA 시의 시의원 증원이 늘 흐지부지 되고 논의되는 선에서 그쳤지만 이번에 라티노계 시의원들이 선거구 나눠먹기 발언이 밝혀지면서 결국 시의원 수를 늘리게 됐다. 현재의 LA시는 15개 지구 15명의 시의원이 맡아 운영되고 있다. LA를 15개 지구로 나눈 것은 거의 100년 전인 1925년 당시 100만명의 인구가 있을 때였는데 현재는 4백만명에 달하는 인구가 거주하고 있어 지역구를 더 세분화 해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 제기되었지만 실제 성사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또 다른 안은 독립적인 선거구 재조정 절차 확립이다. 선거구 재조정은 인구조사 센서스와 함께 10년마다 이뤄지는데 시의원들이 선정하는 방식이 아닌 독립적인 선거구 조정 위원회를 구성하자는 것이다. 선거구 재조정과 관련해서는 정확한 시기는 명시되지 않았다. 지난 1년 전에 이번에 문제가 되는 누리 마티네즈 전시의장 등 3명 시의원들 소위 “삼두정치” 주인공들이 LA카운티 노조 연맹 위원장과 함께 소위 “4자 모임”에서 자신들의 정치 파워와 라틴계 정치인들 확대를 위해 백인계, 흑인계, 아시안계 영향력을 줄이는 선거구 조정 계략을 세우는 과정에서, 정치인으로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인종차별 언사를 마구 내뱉어 이것이 최근 폭로되었다. 한편 현재 캘리포니아 검찰은 지난 LA시의 선거구 재조정 과정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변수가 남아있다. 크레코리언 신임 시의장은 히스패닉 시의원 3명의 인종차별 파문으로 야기된 LA 정치권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과 인종간 갈등을 종식시키고 정치 개혁을 달성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LA시의회, 최악 부패온상 오명

크레코리언 신임 시의장은 그의 첫 임무는 “주민들의 신뢰 회복을 시작하는 것”이라며 시의장의 권한을 줄이고 의회에서 일방적인 의사 결정의 시대를 끝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크레코리언 시의장은 “무엇보다 이번 사태를 통해 그들을 대표하기 위해 선택된 사람들로 구성된 시의회에서 그 누구도 배제되거나 비하 혹은 모욕을 당하고 소외되는 경우가 다시는 없도록 분명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케빈 데 리온과 길 세디요 의원의 조속한 사임과 정계 은퇴를 촉구하는 시위가 연일 LA 시청 앞에서 열리고 있다. 길 세디요 의원(1지구)의 경우 지난 6월 선거에서 패배, 임기가 오는 12월 12일로 종료된다. 그러나 LA 시장 후보로도 나섰던 데 리온 후보(14지구)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LA 시청에서 인종차별 발언 파문에도 불구하고 사임하지 않고 있는 케빈 데 리온·길 세디오 시의원을 비난하고 조속한 사임을 촉구하는 시위가 계속 열리고 있다. 일부 시위자는 해당 시의원 자택 앞에서까지 텐트를 치고 시위하는 형편이다. LA 시청 주변에서는 이들 두 시의원은 자신들의 연금과 혜택을 계속 누리기 위한 행태로 보고 있다. 시의원들은 연간 20여만 달러에 달하는 봉급과 사무실 직원들을 둘 수 있는 혜택을 받고 있다. 보궐선거는 내년에 치러질 전망이다.LA는 미주는 물론 해외 최대 한인 커뮤니티가 형성된 지역이다. 그동안 경제적으로는 눈부신 성장을 이뤘지만 이에 걸맞는 정치력은 아직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 여러모로 반영되고 있다. 물론 일부 뜻있는 한인 인사들이 정치력 신장을 위해 모임도 갖고 주류와 한인사회 정치인 후원과 육성에 나서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직도 빈약한 한인사회 정치력

170여년의 LA 시의회 역사상 현재 아시아계 의원은 12지구 한인 존 이 시의원과 4지구 라만 시의원 등 2명이 있다. 과거 데이빗 류 전시의원이 한인 역사상 최초 LA 시의원에 선출되는 기록을 낳았다. 그러나 한인 등 아시아계 정치력이 아직까지 상대적으로 빈약한 것은 백인은 물론 같은 라틴계, 흑인에 밀려 시 선거구 재조정 과정에서 아시아계 커뮤니티가 여러 지구로 분산된 영향도 크다. 한인 유권자들의 집결을 가로막는 최대 장애물이다. LA주류사회에서 한인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아직도 정치력이 빈약하다는 것이지만 이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정치력의 중요성을 커뮤니티 전체가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나만 잘 살면 된다는 개인주의도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19도 물러가려는 이때 우리 한인사회도 정신을 차려서 우리의 권익을 찾아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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