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스토리] 박인, 뉴욕경협회장 ‘전격사퇴’ 배경 판매세 등 각종 탈세 ‘퀴탐소송’이 이유?

이 뉴스를 공유하기
■ 판매세탈세 연간 1백만 달러 현금매출 90% 보고 안 해
■ 퀴탐소송 이전 10년간 대상…2007년부터 2017년 될 듯
■ 법원 공개명령 뒤 본보예상대로 급물살 수정소송장 제출
■ ‘당황스럽다, 취임식도 재고하겠다’ 밝히고 자진사퇴 선택

박인 뉴욕한인경제인협회 회장이 뉴욕주 및 뉴욕시 세금포탈혐의로 퀴탐소송을 당한 사실이 드러나자, 결국 전격 사퇴했다. 박회장은 이달초 본보가 퀴탐소송피소사실을 보도한뒤 파문 이 확산되자 회장취임 한 달여 만에 일신상의 이유를 내세우며 물러났다. 박 회장은 사퇴했지 만 퀴탐소송은 심각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공익제보자 측은 최근 수정소송장에서 ‘피고인 21개 법인뿐 아니라 그 외 박인부부가 운영하는 26개 법인 등 47개 법인이 (소송장을 제출하는) 심지어 오늘까지 탈세를 하고 있다’고 적시, 너무나 무리한 주장이라는 평가를 낳고 있다. 공익제보자 측의 이 엄청난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또‘일부 업소는 매출의 82%가 현금이며, 현금매출의 90%이상을 누락시켰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원고주장이 과장된 면이 있으며, 적극적으로 소명을 할 것’이라며 원고 측 주장을 반박했고, 소송중임을 감안,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는 최대한 말을 아꼈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해 12월 후보자격 논란 속에 단독으로 출마해 뉴욕한인경제인협회 제35대 회장에 당선됐던 박인 필뷰티서플라이대표가 지난 1월 1일부터 회장직을 수행하던 박 회장이 본보가 퀴탐소송 피소사실을 보도한지 1주일여 만에 전격 사퇴했다. 박 회장은 지난 10일 ‘협회의 화합과 일신상의 이유로 회장직을 사퇴한다. 경협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저에게 성원을 보내 주신 모든 분들께 송구함과 함께 감사함을 전한다’며 경협회원들에게 사퇴의 변을 밝혔다. 박 회장은 ‘일신상의 이유’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세금포탈혐의 등 퀴탐소송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경협회장직을 계속 수행하거나 성대한 취임식을 개최하는 것이 원고나 검찰을 자극, 자칫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리스크를 하나라도 줄여야 할 판에, 리스크를 더 짊어질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이나 세무당국 등의 조사대상이 되면 리스크는 무조건 피하라, 리스크인지 아닌지, 애매한 경우에도 일단 무조건 피하라’는 불문율을 받아들인 셈이다.

불상사 막기 위한 최선의 선택

이에 따라 박 회장은 임기시작 1개월여 만에 스스로 회장직을 내려놓았으며, 회장이 취임 한 달여 만에 자진사퇴한 것은 경협역사 30여년만의 초유의 일로, 결국 오점을 찍은 셈이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현직회장이 임기수행 중 탈세혐의로 형사 기소될 수 있다’는 불상사를 막았다는 점에서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협회의 명예를 훼손하는 회원은 제명될 수 있다는 회칙을 감안하면, 자칫 제명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피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리스크를 줄이는 현명한 선택을 한 셈이다. 본보가 지난 2월 2일 박 회장의 퀴탐소송 피소사실을 보도하자, 파문은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뉴욕중앙일보는 지난 2월 7일, 뉴욕한국일보는 2월 8일, 각각 본보를 인용, 이 사실을 앞 다퉈 크게 보도했다. 경협회원들은 ‘박 회장의 공격적 마케팅이 종종 논란을 빚었고, 회원 간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직원이 탈세를 고발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퀴탐소송에 대해 여러 시각이 있을 수 있지만, 만약 탈세를 했다면 엄연한 불법인 만큼 자진해서 사퇴를 한 것이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 회장의 사퇴와는 별개로 박회장부부와 21개 법인에 대한 퀴탐소송은 본보예상대로 급물살을 타고 있으며, 특히 충격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핵폭탄급’ 소송장이 법원에 제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익제보자 측은 박 회장의 사퇴 하루 전인 지난 9일 뉴욕 주 뉴욕 카운티지방법원에 제출한 수정소송장에서 ‘피고인 박인–박선미 부부와 21개 법인뿐 아니라 피고에 포함되지 않은 박씨 부부가 은영하는 다른 법인 26개 등 모든 법인이 심지어 오늘까지 탈세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인부부가 운영하는 모든 법인이 예전의 어느 특정 시점까지가 아니라, 소송장을 제출하는 바로 지금 이 순간까지 탈세를 하고 있다는 주장은 정말로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원고 측의 이 같은 주장은 박 씨 부부가 순순히 탈세혐의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나머지 26개 법인도 탈탈 털 것이라는 극한의 압박으로 풀이된다. 원고 측은 50페이지에 달하는 수정소송장에서 피고 등 소송당사자를 설명하는 데만 약 14페이지를 할애했다. 원고 측은 ‘박 씨 부부 및 21개 법인이 이 사건의 피고지만, 공익제보자가 재직 중일 때 이미 존재한 법인이지만 피고에 포함시키지 않은 법인 12개, 공익제보자가 사직한 이후 설립된 법인이 14개에 달한다’고 밝히고, 이들 26개 법인의 주소와 박씨 부부와의 관계 등을 낱낱이 언급했다. 또 당초 피고에 포함된 21개 법인과 나머지 26개 법인까지 모두를 통틀어서 ‘필뷰티비지니스’라고 지칭할 것이라며, 피고뿐 아니라 나머지 법인도 모두 세금을 적게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고측 ‘47개 법인 지금도 탈세’

원고 측이 기존 21개 법인외에 26개법인의 존재를 파악하고 탈세까지 주장한 것은 이미 박씨 부부 등 피고 측 재산까지 철저하게 조사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 원고 측은 박 씨 부부가 뷰티서플라이업에 그치지 않고 슈퍼마켓 업에도 진출했다고 적시, 2021년 말 슈퍼마켓 슈퍼플레시를 오픈한 사실까지 파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고 측은 ‘박씨 부부와 피고들이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두 가지의 클래식한 수법으로 뉴욕주와 뉴욕시의 세금을 포탈했다. 첫 번째 방법은 현금 매출을 숨겨서 판매세를 포탈하는 것이며, 두 번째 방법은 직원들에게 현금으로 임금을 지급, 근로소득 원천세 등을 포탈하는 방법이다. 또 이를 통해 뉴욕 주와 뉴욕시의 법인세 및 박 씨 부부의 개인소득세도 탈세했다. 박 씨 부부가 주정부 등을 속이기 위한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있었으며, 회계장부 등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구체적인 수치 일부도 공개했다. 원고 측은 ‘지난 2009년 3분기, 필뷰티비지니스의 총매출은 최소 550만 달러이상이며, 최소 48만 달러이상의 판매세를 납부해야 하지만, 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세금을 냈다. 특히 2009년 3분기 이후 매출이 드라마틱할 정도로 급증했으며, 이에 따라 매출누락과 탈세액도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2009년 3분기 48만 달러 이상의 세금 중 절반 이상을 못 냈다고 주장한 것은 가장 적게 추정해도 탈세액이 최소 25만 달러에 달한다. 분기당 탈세액이 25만 달러라면 1년이면 1백만 달러에 달할 수 있고 2009년 3분기 이후 매출이 드라마틱하게 증가했다고 주장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원고 측은 1차적으로 소송시작이전 10년간의 탈세액을 추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고가 소송을 제기한 것이 2017년 12월 8일임을 감안하면, 대략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이 타켓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하면 대략 원고가 판매세로만 얼마를 포탈했다고 주장하는 지 짐작이 된다. 또 원고는 ‘2007년 이후 각 개별 피고의 매년 순소득 또는 매출은 1백만 달러를 넘는다’고 주장했다. 개별피고는 각 점포를 말하는 것으로 풀이되며, 점포당 연매출이 1백만 달러를 넘는다는 것으로 21개 점포의 매출을 합치면 최소 2100만 달러에 달한다. 이 개별피고에는 박씨 부부도 포함됨으로, 박씨 부부 연소득이 각각 1백만 달러를 넘는다는 주장이다.

‘현금거래 90% 이상 판매세 누락’ 주장

원고 측은 ‘2008년 하반기 맨해튼 3애비뉴 2118번지 소재 필뷰티매장의 매출 중 82%가 현금거래로 확인됐고, 필뷰티비지니스는 현금으로 구입하면 세금을 받지 않겠다며 현금거래를 유도해고, 현금거래의 90%는 판매세가 누락됐다’고 주장했다. 원고는 이처럼 현금매출을 대폭 숨김으로서 판매세를 탈세했고, 이는 필연적으로 법인세 및 개인소득세 포탈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이외에도 소셜시큐리티번호 등이 없고, 노동허가를 받지 않은 인력을 고용, 현금으로 임금을 지불, 근로소득원천세를 포탈했다는 것이다. 판매세, 법인세, 개인소득세, 근로소득원천세 등에 대한 10년 치를 추징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대략만 잡아도 천문학적 탈세를 주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원고는 수정소송장에서 구체적인 탈세사례 등은 아주 일부만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즉, 자신들의 패를 전부 공개하지 않은 반면, 소송일을 기준으로 이전 10년 치, 그리고 나머지 법인들도 같은 패턴의 탈세행위 등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구체적 탈세사례와 탈세액은 아주 일부만 공개한 반면 이를 광범위하게 확대할 수 있다고 압박한 것은 피고 측에 일찌감치 합의를 하고 탈세액을 줄이라는 신호를 준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박씨 측을 압박하면서도, 거꾸로 협상을 하자는 신호라는 것이다. 뷰티업계에서는 ‘공익제보자로 나선 신동D라는 제너럴 매니저 외에 필뷰티에서 박선미 씨를 도와서 회계를 담당했던 직원도 신 씨의 가까운 친인척이며, 신 씨와 비슷한 시기, 필뷰티를 떠났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공익제보자 측이 탈세혐의를 입증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가지고 있을 것이란 추측을 낳고 있고 있다. 특히 공익제보자인 원고 측은 박회장부부 등에 대한 두 차례 송달이 실패하자 해가 뜨지도 않은 꼭두새벽에 박 씨의 집으로 찾아가 소송장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익제보자를 대리하고 있는 랜달 팍스 변호사는 지난 2월 7일 법원에 제출한 송달증명서에서 박 씨의 집을 방문해 소환장과 수정소환장, 소송장 등을 피고인 ‘박인-박선미’ 부부 및 21개 법인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PPP수령위해 직원 숫자 조작 의혹제기

송달증명서에 따르면 원고 측은 지난 1월 27일 오전 11시 11분, 뉴욕 롱아일랜드 파밍데일의 400스미스스트릿소재, 박인 씨 측의 홀딩컴퍼니격인 F&G 인터내셔널 사무실을 방문, 소송 장 등을 전달하려 했으나, 직원들이 ‘박인 씨가 방금 사무실에서 나갔으며, 박선미 씨는 사무실에 없다’고 주장, 송달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원고 측은 사흘 뒤인 1월 30일 오후 4시 32분 다시 파밍데일 사무실을 방문했지만, 역시 직원들이 ‘박인 씨와 박선미 씨는 사무실에 없으며, 언제 그들이 돌아올지 모른다’는 답변에 또 다시 송달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원고 측은 이처럼 두 차례 박인 씨의 사무실을 방문, 송달을 하려했지만 실패하자, 특단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원고 측은 지난 1월 31일 날이 새기도 전에 박 씨의 집으로 들이닥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원고 측은 이날 새벽 6시 45분 박 씨의 집 초인종을 눌렀으며, 박인 씨 본인을 만나 소송장 등을 송달했다고 밝혔다. 송달주소는 ‘롱아일랜드 사요셋의 21 발사르 코트’라고 명시했다. 1월 31일 일출시간이 오전 7시 7분임을 감안하면 원고 측은 해가 뜨기도 전인 꼭두새벽에 송달에 나선 것이다. 뉴욕 주는 통상 새벽 6시부터 밤10시까지 송달을 허용하므로, 원고 측은 법이 허용하는 가장 이른 시간에 소송장 등을 송달한 것이다. 원고 측은 박인 씨에 대한 소송장은 본인에게, 박선미 씨에 대한 소송장 등은 남편인 박인 씨에게, 21개 법인은 각 법인의 매니저 또는 에이전트로 등기된 박인 씨에게 각각 송달했다고 밝혔다.

송달증명서를 통해 원고 측이 이미 박인 씨 부부의 개인재산 등도 파악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송달장소인 사요셋의 주택은 본보가 이미 언급했던 주택이다. 박인 씨 부부는 지난 2019년 1월 30일 이 주택을 240만 달러에 매입했고 박 씨는 지난 2021년 1월 11일 자신의 소유지 분 전체를 부인 박선미 씨에게 무상증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씨는 이 주택을 부인에게 넘겼지만, 부인도 남편과 함께 퀴탐소송을 당함으로써, 만약 거액탈세 등이 밝혀지는 경우 이 주택이 압류되거나 몰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 주택은 당초 150만 달러 모기지를 빌렸지만 모기지를 조기 상환, 은행채무가 없는 주택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원고는 수정소송장에서 필뷰티비지니스의 PPP내역까지 파악했다고 밝혔으며, PPP를 받기 위해 SBA에 보고한 직원숫자와 세무당국에 보고한 직원숫자가 다르다고 주장했다. SBA 관련 각종 지원금도 이미 조사한 셈이다.

원고 측 상당한 자신감 내비쳐 ‘압박’

한편 박 회장은 지난 2월 4일 토요일 오후 본보에 전화를 걸어와 ‘너무 바빠서 (본보의) 전화를 받지 못했다’며 ‘소송장상 공익제보자의 주장은 과장된 면이 많다. 부풀려 졌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여러차례에 걸쳐 ‘전 직원의 주장이 너무 과장됐다’고 정중하게 해명했고 ‘현재 매우 당황스럽고, 경협회장 취임식 개최 등도 재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또 ‘제보자가 본보 보도대로 전직 제너럴 매니저가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사실상 시인했다. 박 회장은 본보보도직후 취임식 취소, 자진사퇴 등을 고민 하다 결국 결단을 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박 회장은 퀴탐소송이 제기된 이상 불필요 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으며, 특히 원고 측 구체적 주장에 대해서는 법정에서 해명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주법원이 퀴탐소송 공개명령을 내린 이상, 매우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본보 예측대로, 소환장은 소송공개명령장 공개 약 열흘 만에 이미 송달이 끝났고, 수정소송장도 신속하게 공개되는 등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박 회장 또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경협회장직을 자진해서 내려놓는 등 빠르게 대처했고, 어느 것 하나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 속에서도 스스로를 다잡고, 사업가로서 비교적 냉철한 대응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낳고 있다. 문제는 원고 측이 쉽게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소송장에서의 원고의 과감한 주장들은 눈을 의심할 정도이며, 쉽게 이겨내기 힘들 정도의 엄청난 압박이 피고에게 가해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원고 측의 속마음은 ‘곧이곧대로, 법적 최대한도의 추징’보다는 합의를 통한 조기종결을 원한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어쩌면 이 소송은, 합의금이 소송장 주장보다 휠씬 낮은 수준에서, 또 매우 빠르게 마무리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