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LA코리아타운 34연방지구에서 맞붙은 두 한인 후보 ‘과연 잘한 선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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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직 지미 고메즈 의원 상대로 한인 2명 후보가 도전장
■ 현직의원 상대로 놀라운 득표로 주목 민주당 데이빗 김
■ 한인 종교계의 전폭적 지원으로 출마한 공화당 칼빈 리
■ 연방하원 제34지구 코리아타운 한인유권자 선택 갈림길

2024년 미 대선의 해, LA코리아타운을 관장하는 연방하원 제34 지구에서 매우 이례적인 선거전이 벌어진다. 현재 34지구 연방하원의원은 민주당의 라틴계 지미 고메즈(Rep. Jimmy Gomez)의원이며, 여기에 한인 젊은 변호사 민주당의 데이빗 김(38, David Kim) 후보가 세 번째 고메즈 의원에게 도전하고 있다. 원래 이 선거구는 민주당 유권자 아성이라 지미 고메즈 현역 의원과 같은 민주당 데이빗 김 후보가 본선에서 그 둘 만이 겨루어 왔는데, 고메즈 의원은 내년 5선 고지에 나서고 있으며, 김 후보는 3번째 도전이다. 그런데 이 같은 상황에서 공화당 소속의 한인 신예 칼빈 리(47, Calvin Lee) 정치 초년생이 지난 8‧15일 광복절에 LA시청 앞 광장에서 34지구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칼빈 리 후보는 출마하자 한인 교계로부터 크게 호응을 받고 있으며, 지역 공화당 유권자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어, 내년 3월 5일 예선에서 전국적인 관심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성진 취재부 기자>

공화당 소속 칼빈 리 후보는 출마 선언도 이색적이었다. 그는 지난 8월 15일 대한민국 8‧15 광복 78주년을 기념하는 날에 로스앤젤레스 시청 앞에서 공식 출마 선언을 했다. 현재 연방하원이 공화당이 다수당으로 이 여세를 몰아 LA에서 내년에 공화당 바람을 일으킬 신예 정치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칼빈 리 후보가 출마 선언을 하자, 현재 연방하원 의장이었던 공화당의 케빈 맥카시 의원(Rep. Kevin McCarthy)이 즉각 칼빈 리 후보 지지를 표명했다. 케빈 맥카시 의장은 미국 권력 서열 3위로 캘리포니아 주 출신 의원이다. 당 차원에서 LA코리아타운 지역에서 출마하는 칼빈 리 후보를 지원함으로써 공회당의 소수인종 지원 정책을 강조하게 하려는 것이다. 칼빈 리 후보에게는 한인사회의 특별한 원군이 나타났다. 한인 종교계에서 전폭적인 지원유세를 보인 것이다.

지난 8월 15일 LA시청 앞 출마 선언식에는 샘커뮤니티교회 샘신목사. 한빛교회 조헌영 목사, 남가주교협 회장 최영봉 목사, 아메리칸 구국재단 이우호 목사, CBS TV 대표 한기형 목사, 크리스쳔 헤럴드 대표 이성우 목사. 김선영 목사, 남가주장로협의회 대표장로, 한빛교회 원로장로들이 함께 했다. 특히 오는 10월 10일 오후 6시에는 LA 남가주새누리교회(담임 박성근 목사)에서 교계 지도자들인 강순영 목사, 민승기목사, 민종기목사, 샘 신 목사, 송정명 목사, 이성우 목사, 오윤태 목사, 이우호 목사, 정경희 목사, 조헌영 목사, 최영봉 목사, 한기형 목사 등이 주축이 되어 아메리카한인연합재단과 LA구국재단-성령애국집회의 후원으로 칼빈 리 후보를 위한 기도 모임을 갖는다. 이들 교계 지도자들은 칼빈 리 후보 지원이 남가주 교계의 염원을 담은 정치 대사로 연방의회에 파송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칼빈 리 후보는 미주 KCCC(순글로벌무브먼트) 순장 출신으로 미국사회에 만연되고 있는 동성애, 낙태법, 잘못된 성교육 등 반성경적인 반기독교적인 법을 반드시 개정하겠다는 정책을 강조하고 있어 한인 교계 지도자들은 하나님이 준 계명을 실천하는 종으로 의회에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남가주 교계 염원 ‘연방의회로’

칼빈 리는 LA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 후 세계적인 명문 대학이며 미국 공립 1위 대학인 UC 버클리대학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그는 버클리에서 공부하면서 ‘4‧29 폭동’에 대하여 알게 되면서 1.5세로서의 한국인 정체성을 새롭게 인식했다. 1992년 4월 29일에 일어난 잊을 수 없는 한인타운을 불바다로 만든 충격적인 흑인폭동이 칼빈 리 한인 1.5세 이민자의 자녀로서 정체성에 대해 다시 한번 정립하는 계기가 됐다. 스스로 힘을 길러 힘이 없는 많은 무고한 한인들을 지켜내야 한다는 결심으로 정치학을 전공했다. 그의 결심과 과정은 그를 더욱더 눈부신 성장관 발전을 시켰다. 그의 정치력과 통찰력은 국제적인 정세를 한 눈에 읽어낼 수 있으므로 거시적이고 대의적인 협상학 전문가로서 전 세계 60명 안에 합격을 하여 하버드 법학대학원 협상학 출신이 됐다.

그는 ‘세계 무대가 좁다’라고 늘 생각하여 자기발전에 대해 시간과 자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이웃을 돕고 희생하기를 망설이지 않으므로 세계적인 정재계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때 주한 미국대사의 자리도 꿈꾸었으나, 미국연방 의회에 진출하여 미국의 의회를 본격적으로 움직이겠다는 포부를 갖게 되었다. 그는 지난 달 28일 아로마 센터에서 열린 AKUS 한미연합회 LA창립 1주년 기념식에 특별 초청을 받은 자리에서도 4‧29 폭동에서 한인사회가 미국 제도권으로부터 버려졌다며 이에 대한 정의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후세들에게 우리가 당한 역사를 똑똑히 전해 다시는 차별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하여 참석자들로부터 열렬한 지지지를 받기도 했다.

칼빈 리 후보가 출마하는 연방 하원 34지구는 LA 한인타운, 웨스트레이크, 다운타운, 차이나타운, 링컨하이츠, 보일하이츠, 그래셀팍, 이글락, 하이랜드팍 등을 포함한다. 그런데 이 지구는 10년 만에 재조정되는 선거구 조정으로 모든 LA 한인타운을 포함해 다운타운을 지나 동쪽으로 이스트 LA 보일 하이츠까지 이어지는 선거구다. 북쪽으로 이글락 지역까지, 남으로는 한인타운을 지나 10번 프리웨이와 피코, 서쪽으로는 윌튼을 조금 지나 행콕팍에 못 미치는 지역, 동으로는 다운타운을 넘어 보일하이츠 지역까지다. 2019년 기준으로 73만 명이 거주하며 주민 중간 나이는 35세로 히스패닉(34.3%), 백인계 히스패닉(21.9%), 아시안(20.1%), 백인(12.8%), 흑인(4.66%)의 인종 분포를 보인다. 전체 히스패닉 인구는 59.8%이지만 최근 선거구 재조정으로 히스패닉 인구가 오히려 65%로 늘었다.

‘4․29 폭동’ 공부하며 한인정체성 함양

한편 34지구에서 두 번이나 지미 고메즈 의원에게 도전해 낙선한 데이빗 김 후보는 내년에도 후보로 나서기로 지난 7월 5일에 선언했다. 3번째로 현직 지미 고메즈 의원에게 도전하는 셈이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출마를 알리며 “지역사회를 최우선으로 두기 위한 100% 풀뿌리 ‘클린-머니’ 캠페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공식 선거 웹사이트(davidkimforca.com/)도 개설됐다. 김 후보의 34지구 도전은 2020년, 2022년에 이어 세 번째이며, 현직 지미 고메스 의원과 계속 맞붙었다. 지난해 선거에선 지미 고메즈 51.24%(6만 2,244표), 데이빗 김 48.76%(5만 9,223표)를 기록하며 2.48%포인트 차이로 패배했다. 첫 번째 도전 당시 김 후보는 현역 지미 고메스 의원과의 맞대결에서 53%대 47%의 아까운 표차로 낙선해 정계를 놀라게 했던 주목받는 신예였다.

당시 김 후보의 선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었다. 한인타운을 포함하고 있다고 하지만 히스패닉 텃밭인데다가 상대 후보가 막강한 후원 세력의 유력정치인이었기 때문이다. 10대 1의 자금 열세와 유명세에서 밀리는 김 후보가 주민들을 위한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서민 정책을 들고 나와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골리앗’의 간담을 서늘케 한 대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34지구 후보에 과거와는 달리 새로운 공화당 신예 한인 칼빈 리 후보가 나서는 바람에 민주당 현역 지미 고메즈 의원과 데이빗 김 후보까지 3파전 양상이다. 하지만 이상한 3파전이 될 공산이 크다. 김 후보는 한인이기에 우선 전과는 달리 코리아타운의 한인 유권자들 중 공화당 유권자들을 기대하기가 힘들게 됐다. 한인들 지지표가 자연히 분산되기 때문에, 전처럼 지미 고메즈를 상대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지난번 선거에서 그는 불과 2.48%포인트 차이로 패배했는데, 내년 선거에서 한인 유권자 표가 어느 정도 차이가 생길지 관심이다. 김 후보는 내년 선거를 두고 선거 전략을 대폭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소속의 김 후보는 그동안 선거에서 노숙자 문제 해결, 인종차별 타파, 치안 강화, 주택난 해결, 세금 감면, 전국민 건강보험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해 왔다. 흥미있는 사실은 김 후보도 상대 칼빈 리 후보처럼 UC버클리 출신으로 10년 후배인 셈이다. 데이빗 김 후보는 2세이고 칼빈 리 후보는 1.5세이다. 데이빗 김 후보는 애리조나 주 출생으로 부모를 따라 워싱턴 주와 북가주에서 성장했고, UC버클리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뒤 뉴욕 주 유태계 명문 대학인 예시바 대학의 벤자민 카도조법대를 졸업했다. 김 후보는 법대 재학 당시 학생 대표로 선출돼 활약했다. 김 후보는 LA 카운티 검사를 거쳐 연예 산업 분야의 법률 분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 그리고 이민 분야 인권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풀뿌리 민주주의 서민 정책으로 인기

공화당 칼빈 리 후보의 도전을 받고 있는 김 후보는 이번 3파전 양상에도 조금도 기죽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런 현상을 자기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민 법정의 재판 전문 변호사다. 부당한 추방 위기에 몰린 이민자가 있다면 발 벗고 나서 돕는다. 정치 도전도 어려움을 외면하지 못하는 그 신념 때문이다. 어려운 사람이 있다면 항상 찾아가 돕는다는 신앙적 믿음이 강한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10번째로 가난한 34지구를 돈 많은 사람만이 특권을 누리는 곳이 아니라 그늘진 사회 구석구석에 희망의 빛이 비치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선거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히스패닉 다수 지역에서의 선거 출마는 그리 녹녹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김 후보는 걱정하지 않는다. 그가 필요할 때 손 내밀어 주는 추방 재판 전문 변호사로 도움을 많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그의 인지도는 히스패닉 사회에서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두번 선거는 이름을 알리는 선거였다면 이번은 정책으로 승부하는 선거가 될 것” 이라면서 “누가 진정 지역구의 어두운 곳을 비쳐줄 후보인지를 알리는 데 주력한다”고 밝혔다. 데이빗 김 후보는 이민 1세들의 50%에 달하는 34지구에는 아직도 1세들의 권익을 위한 당면 과제들이 수두룩하다고 밝혔다. 우선 수만의 노숙자가 다운타운과 한인타운에 몰려 있지만 어느 정치인도 이렇다 할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한 해결책을 고심 중이다. 또 이민자가 많아 복지에 취약하다. 빈곤과 건강 보험 미 가입 등 건강한 가족 형성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한인뿐 아니라 지역구 내 모든 주민들이 직면한 오래된 문제다. 그는 학자금 대출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한인사회 2~3세들의 상당수가 월급으로는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방 정부의 리소스가 한인타운에는 부족하다. 캘리포니아는 한국어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아직 연방 정부 차원의 지원은 없는 상태다. 이런 리소스를 확보해 전국에 한인 청소년 센터와 시니어 복지 시설 유치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김 후보는 한국어를 너무나 잘하는 2세다. 어려운 한국어 질문에도 영어 섞지 않고 척척 한국어로만 설명하고 대답한다. 보수성 강한 이민 1세 목회자 아버지에게서 자라나 한인 이민 가정의 내막을 잘 이해한다. 한국어 실력도 정체성을 강조하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LA 다운타운 노인 아파트에 할머니가 산다. 또 삼촌은 한인타운에서 어린이 학교를 운영한다. 형은 차민영 내과에서 의사로 있는 김영진 씨다.

그는 각 가정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여느 2세 자손들처럼 잘 웃고 순진하며 누구에게나 친절한 우리들의 아들이자 동생이다. 한인사회는 해결해야 할 숙원사업이 있다. 미국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LA 한인타운의 한인 정치인 배출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한인타운의 선거구 단일화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LA시 선거구의 단일화를 이뤄냈고 연방 하원 선거구도 이제 모든 한인타운이 포함되는 선거구가 탄생하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누가 이 타운을 지키는 첫 한인 정치인이 될 것이냐가 남은 숙제다. 데이빗 김 후보는 “확실한 비전과 목표로 선거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며 한인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후원을 호소했다. 후원 문의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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