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송년특집 1] 이경원 리더십센터 2023 연례 모임 “우리 커뮤니티를 재조명하자”(Reimagining Our Commu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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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억해야 할 인물

◼‘한인사회 큰 어른’으로 봉사와 정치력 신장에 공헌한 ‘민병수’ 변호사
◼ LA타임스에서 젊은 기자들을 지도했던 편집장 출신 ‘랜디 하기하라
◼ 사우스 LA 지역을 부흥시킨 ‘South LA Cafe’의 경영자 ‘월리스’ 부부
◼ 전과자들에게서 인권과 사회정의를 위한 헌신적인 봉사자 ‘김건영씨’

원로 언론인 이경원(K.W. Lee)씨로부터 한인사회 정체성과 다인종사회에서의 나눔의 역할을 강조하는 사상의 영향을 받아 미주 한인사회를 이끌어 갈 인재 육성과 특히 이경원의 ‘4·29 폭동’의 교훈을 미국사회에 전하기 위해 설립된 ‘이경원 리더십센터(이사장 김도형 변호사, KW Lee Center for Leadership)’는 창립 20주년인 2023년을 보내며 올 한해를 결산하는 2023년 연례 모금 만찬회를 지난 1일 용수산 식당에서 개최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우리 커뮤니티를 재조명하자” (“Reimagining Our Community”)는 주제로 올해 타계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인물>을 추모하고, 우리 커뮤니티가 본받을 인물인 <우리가 함께해야 할 인물>을 선정 표창했다. 이 자리에는 LA총영사관, LA 한인회, 한인타운 청소년회관(KYCC), UCLA아시아센터, 아시아태평양계 권익옹호단체 API Rise 관계자들을 포함해 한미사회에서 200여명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 <성진 취재부 기자>

이날 오후 6시부터 이경원 리더십센터는 올해 실시한 연례 차세대 지도자 프로그램인 ‘한인 서머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KAYLT)’에 참가한 대학생 그룹의 펄 안(Pearl An)양과 고등학생 그룹 주노 황(Juno Hwang)군의 지도자 연수 프로그램의 경험담을 토로하면서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이 앞으로의 삶의 방향에 큰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고 밝혔다. 특히 대학생 프로그램에서 마련한 ‘코리아타운의 어머니들(Mothers of Koreatown)’을 주제로 한 미술전시회는 지난 8월 1~4일, LA한인타운 EK 갤러리(1125 Crenshaw Blvd, L.A.)와 8월 18일~9월 3일 에코파크 시립도서관 헤비매너스 도서관(Heavy Manners Library. 1200 N Alvarado St Los Angeles)에서 전시회가 개최됐는데, 총 3천여명이 관람해 크게 주목을 받았다. 전시회는 한인타운청소년회관(KYCC), 히스패닉 장애인 권익옹호 단체 UDLA, API Rise등이 협력한 것인데 한인을 비롯한 다양한 배경의 아티스트 20여명의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선보이며 한인 타운의 문화적 다양성을 강조하고 인종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어머니와 모성을 주제로 코리타타운을 삶의 터전으로 삼는 모든 주민들을 하나로 묶는 게 목적이었다.

평생 인권운동 헌신 <민병수변호사>

이날 이경원 리더십센터 이사장인 김도형(Do Kim) 변호사는 커뮤니티를 대신하여 ‘한인사회 큰 어른’으로 우리 커뮤니티 봉사와 정치력 신장 등으로 공헌하다 별세한 민병수 변호사의 생애를 통한 업적을 다시한번 추모했다. 이자리에 故 민 변호사의 부인 캐롤 민 여사가 자리를 함께 했다. LA 한인사회에서 최고령 형사법 변호사로 활동하며 커뮤니티 봉사에 앞장섰던 민병수 변호사는 지난 6월 1일 향년 90세로 별세했다. 특히 그는 1.5세와 2세들과 함께 사회봉사를 펴왔으며, <1월 13일 ‘미주 한인의 날’ 제정>과 코리아타운내 한인 이민 선조들의 이름을 명명한 <찰스 김호 학교(Charles Ho Kim School)> <김영옥 중학교(Young Oak Kim Academy)>와 <새미리 초등학교(Dr. Sammy Lee Elementary School)>명명을 주도해 한인정체성 고취에 앞장섰다.

1933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민희식 초대 LA총영사의 차남으로 15세 때 부친을 따라 도미, 1975년 캘리포니아주에서 한인으로는 세 번째로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뒤 48년간 형사법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1983년 남가주한인변호사협회(KABA)를 설립하고 회장을 지냈고 한인타운청소년회관(KYCC)이사, LA카운티 산하 법률위원회 첫 한인 커미셔너로 활동하기도 했다. 또 LA 폭동 이후에는 한인 변호사들과 함께 한인법률권익재단(KALAF)을 만들어 폭동 피해 업주들을 대변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날 이경원 리더십 센터의 이사인 김태현 박사(CSUN 대학 교수)와 ‘이철수의 무죄’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줄리 하 씨는 LA언론계를 대신하여 올해 1월에 72세로 타계한 언론인 랜디 하기하라 (Randy Hagihara)씨를 추모했다.

언론인 랜디 하기하라는 LA 출신으로 일본계 3세로 공군 참전용사로 복무했으며,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노스리지(CSUN)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그는 나중에 미서부의 최대 신문인 LA 타임스(LA Times)에서 21년간 근무하면서 특히 한인을 포함, 소수 인종 언론인을 LA타임스에서 영입하고 육성하는데 크게 공헌했다. LA타임스는 한인 언론과는 달리 공개 채용을 하지 않고 타언론사로부터 인재를 영입한다. 특히 하기하라 기자는 1979년 미주 최초의 한인 운영의 영자지 ‘코리아타운 위클리’ (Koreatown Weekly)를 창간한 이경원 원로기자(95, K.W. Lee)의 지도를 받으며 함께 기사를 보도하고, 사진을 찍고, 암실에서 사진 작업을 했다. 그는 또한 광고 업무도 했으며, 새크라멘토의 인쇄소에서 신문을 인쇄하기 위해 LA에서 중고 핀토 차를 수 시간 씩 몰기도 했다.

1970년대 후반에 그는 여러 작은 신문들인 헤메트의 밸리 화보&뉴스, 델라노 레코드, 글렌데일 뉴스지에서 기자와 사진 작가로 활동했다. 그는 LA타임스에 합류하기 전에 페닌슐라 타임즈 트리뷴, 오클랜드 트리뷴, 산호세 머큐리 뉴스에서 편집자로서 활동했다. 그는 후에 LA타임스에서 기자들을 채용하는 수석 편집장으로 되었고 미전국 언론사에서 근무하는 기자들 중에서 LA타임스 기자로 수 백명을 발탁하고 훈련시켰다. 그는 열심히 일하고, 공격적인 보도, 명백한 진실을 말하고, 명확한 글쓰기, 가장 엄격한 기준을 요구했던 언론인으로서 LA타임스가 세계적인 언론사로 자리 지킴에 일등 공신이었다. 그의 전직 동료들은 그를 가리켜, “그는 사람들이 미래를 보기 전에 미래를 보는 정말 훌륭한 방법 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사우스 센트럴의 대모 ‘윌리스’부부

올해 이경원 리더십 센터의 2023년 대학생 지도자 강습(KAYLT College)그룹은 프로그램을 진행시키면서 LA남부 흑인촌을 견학하면서 색다른 경험을 지녔다. LA흑인촌이라 불리는 사우스 LA지역에 오랫동안 살고 있는 셀리아 워드-월리스(Celia Ward-Wallace)와 그녀의 남편인 조 워드-월리스(Joe Ward-Wallace)가 운영하는 카페, South LA Cafe (3782 W Martin Luther King Jr Blvd, Los Angeles, CA 90008)는 커피를 파는 단순한 가게가 아니다. South LA Cafe는 커피, 커뮤니티, 그리고 소통을 제공하고 있다. 이 카페는 사우스 센트럴 커뮤니티의 마켓이자 문화 중심지 역할을 겸하고 있다. 예술가들이 와서 공연도 하고 여러가지 문화 행사도 벌인다. 이 부부는 카페 옆에다 식료품 마켓을 열었다. 카페가 음료와 패스트리를 제공하는 전형적인 커피숍으로 기능하는 반면, 이 마켓은 구입할 수 있는 알맞은 가격의 농산물을 제공하는 작은 식료품점이다.

이 마켓을 여는 동기가 사우스 센트럴 주민들의 음식 정의에 대한 권리를 위한 알리기 위해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셀리아 워드-월리스는 “이 공동체에 사는 사람들은 신선하고 건강하며 저렴한 음식을 접할 자격이 있다”며 “그들은 흑인, 갈색, 저소득층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점 외에는 다른 어떤 공동체와 다를 것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 펜더믹 기간 중에는 40 달러로 4인가족 이웃돕기 식품 제공 켐페인을 벌였는데 84주 동안 지속되었으며 약 17,000개의 식료품 상자가 지역 사회 불우한 주민들에게 배달되었다. 정부에서도 하기 힘든 일을 이들 부부가 해낸 것이다. 이날 2023년 대학생 지도자 강습(KAYLT College)의 펄 안(Pearl An)양이 수상패를 South LA Café 운영자 윌리스 부부에게 전하자,이들 부부는 감동에 겨워 “우리들에게 이 같은 상을 주는 한인 커뮤니티에 진심으로 감사를 느낀다”며 “우리기 서로 소통하며 함께 살아가며 감사하자”고 말했다.

카페 여주인 셀리아 워드-월리스는 이 카페가 식량 불안정과 싸우는 것을 넘어 지역사회를 돕기 위해 정신 건강 워크샵, 건강 클리닉 및 요리법 시연회를 개최한다고 말했다. 또 커피와 식료품을 제공하는 것 외에도 이 카페는 사우스 센트럴의 풍부한 역사와 문화를 축하하고 보존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카페는 오픈마이크 나이트, 아트 쇼 및 시 낭독회 등을 통해 지역 예술가들을 선보인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우리의 희망은 사우스 LA가 사랑과 공동체 그리고 연결의 장소로 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의 피날레로 이경원 리더십센터는 청소년 시절의 잘못된 사건의 ‘트라우마’를 이겨 내고 새롭게 태어나 사회정의를 위한 봉사로 커뮤니티의 가치관을 높이고 있는 한인계 김건영(Kirn Kim)은 새로운 아시안계 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다며 올해 ‘K.W.Lee Spirit Aeard’수상자로 김건영씨를 선정했다.

이경원의 극적인 삶과 활동 재조명

이날 김도형 변호사와 김건영씨가 이사로 활동하는 API-RISE의 크리스티나 웡(Kristina Wong)씨가 김씨의 활동상을 소개하며 ‘K.W.Lee Spirit Aeard’상패를 증정했다. 김씨의 삶은 극적인 모습이 담겨져 있다. 김씨는 원래 OC플러튼 한인사회에서 유명한 의사의 아들이자 고등학교 시절 우등생이었다. 그러나, 16세에 “Honor Roll Murder”(우등생 살인사건)로 알려진 세간의 이목을 끄는 사건에 연루되어, 그는 16세 청소년이었으나, 성인 범죄로 간주하여 재판에서 ‘25년-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그는 20년을 복역한 후 모범수로 지난 2012년에 가석방 되었다. 사회에 나온 김씨는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나 사법 개혁 옹호 활동에 적극적이 되었고, 현재 소프트 웨어 개발자로 일하고 있으며, 특히 전국 청소년 사법 네트워크 옹호단체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또한 API-RISE(Asian Pacific Islander Reentry through Support, Inclusion, & Empowerment(아시아 태평양계 커뮤니티 재진입&지원 및 역량 강화를 통한 통합)에서도 이사로 봉사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직접 범행에 가담치 않고 단지 망을 봤다는 정황으로 16세 소년임에도 불구하고 성인 범죄로 취급 받아 재판에 ‘25년-종신형’이란 중형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김씨는 교도소 생활에서 모범수로 판정을 받아 2012년에 가석방 판결로 20년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김씨는 사회에 나와 한때 실수로 자신과 같은 처지의 청소년들의 갱생과 사회복귀를 위한 봉사에 노력하고 “오늘날까지 저는 제가 겪은 모든 마음의 고통과 스트레스를 만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 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부모님에게 끼친 모든 마음의 상처와 스트레스를 만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수상을 받는 자리에는 김씨의 모친이 참석하여 아들의 장한 모습을 대견해 하였다.

‘4·29 폭동’ 당시 한인들의 인권을 주류사회에 알린 앤젤라 오 변호사는 지난 2021년 6월 미주 중앙일보의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통해 이 사건을 조명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영화로도 제작 됐는데 제목은 ‘베터 럭 투모로우(Better Luck Tomorrow)’이었다. 오 변호사는 “사건의 주인공들은 학교를 대표하는 경시대회에 출전해 입상하는 등 한마디로 학교를 대표하는 모범생들이다. 하지만 더 좋은 성적을 부모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을 갖고 학교생활을 한다. 결국 이들은 공모해 시험 전에 답안지를 베끼는 부정행위로 성적을 올리다가 나중에는 친구도 살해하게 된다. 이들은 엘리트의 삶에서 그대로 바닥으로 추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건영씨는 과거 추락에 빠졌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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