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신년특집 9] 제2회 <영웅과 전설>의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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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한 ‘공헌과 봉사’로 기여한 평범한 영웅 11명
◼ 위진록, “내 개인에게 일생 가장 값진 ‘훈장’이다”
◼ “이런 기회가 누구에게 꿈을 가지게 한 것에 감사”
◼ 한인청소년들이 선정한 2023 <영웅과 전설> 출판

‘영웅’(Heroes)은 어떤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일까? 우리의 2세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영웅’은 ‘우리 지역사회에 특별한 공헌과 봉사로 기여한 평범한 인물’(An ordinary person who provided an extraordinary contribution and service to our community)이다. 다시 말하면 청소년들이 미래에 자신 이 되고픈 “보통 사람”을 의미했다. 그들이 우리가 살아갈 좀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일반적으로 영웅이란 남다른 용기와 재능, 지혜로 보통 사람들의 영역을 뛰어 넘는 비범한 사람을 뜻한다. 하지만 우리의 미래를 살아갈 청소년들이 본 ‘영웅’은 다르다. 우리의 청소년들은 ‘영웅’들에게 훈장을 주는 것도 아니고, 상패를 주지도 않았다. 11명 들이 살아 온 의미있는 삶에 오직 ‘감사’ 와 ‘존경’으로 영웅들을 기쁘게 해주었다. 본보는 지난 1390호(12. 21. 2023) 특집 2023년 한인청소년 선정 ‘올해 한인사회의 영웅과 전설’을 통해 11명 영웅들을 소개한바 있다. <성진 취재부기자>

우리의 LA 한인 2세들이 ‘존경’과 ‘감사’를 지니며 차세대에게 귀감이 되는 우리 한인사회의 ‘영웅과 전설’(Heroes and Legends)’ 11명은 한국 방송계의 살아있는 전설 KBS출신 원로 아나운서 위진록 선생, LACMA 미술관을 포함, USC등 포함 여러 기관에 수많은 유물을 기증한 주인공이며, 비행기 조종사의 전설인 체스터 장 박사, 미주 이민 문학계의 원로 장소현 작가, 미주 한인 교육계의 전설이며, 3가 초등학교 교장을 지낸 수지 오 박사, 미국사회에 우리말을 전파시킨 한국어 진흥 재단 이사장 모니카 류 박사, 소외된 사람들의 등불인 글로리아 김 선교가, 인종차별을 극복한 HAPA Day 창립자 티아 레고스키 대표, 정치력 향상의 테디 최 박사, 한인사회 청소년들과 함께 봉사 활동하는 라티노 커뮤니티 UDLA의 창립자 루벤 허난데스 회장, 미국사회 ‘한류’의 숨은 공로자 CJ ENM America 안젤라 킬로렌 회장, LA소방국의 전설을 심은 에밀 멕 전부국장 등이다.

이들 청소년들은 올해로 두번째 총 11명의 한인을 “2023년 한인사회 모범 인물’로 선정하고 지난 20일(토) 오후 5시 코리아타운 용수산 식당 특별 연회실에서 이들 11명 영웅들과 그들의 가족 친지들을 초청해 감사와 존경을 위한 잔치를 베풀었다. 이날 <2023년 영웅과 전설>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인 학생들은 11명의 영웅들을 중앙 무대로 두줄로 자리해, 각자 한 명씩 나와 11명의 ‘영웅’(히어로)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다양한 축하 음악 연주와 프로그램을 통해 11명의 영웅들과 그의 가족친지들을 즐겁고 기쁜 시간을 선사했다. 또 이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 이날 출판기념회를 함께 펼쳤다. 특히 이날 11명 주인공들은 자신들의 가족 친지들과, 함께 영웅 가족들 약 150명이 참석한 대가족 잔치에 설레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최고령 ‘영웅’인 “한국방송계의 살아 있는 전설”인 95세의 위진록 선생은 “추수감사절 때 모인 식구들보다 오늘 잔치에 더 많은 식구와 친척들이 함께 했다”며 “저와 함께 한 다른 영웅들 가족까지 모두가 한 가족 잔치는 내 95세 생애 처음이다”면서 감정에 복바쳐 말을 잊지 못했다.

특히 위진록 선생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첫 KBS아나운서로 시작 그동안 수많은 일들을 해오며 바쁜 이민사회에서 가족을 이루고 있었지만 96세 평생 어느 상이던 훈장을 받은 적 없다. 하지만 오늘 이런 크고 뜻깊은 ‘훈장’을 받게 되었고 그리고 이것이 우리 증손자 증손녀들과 같은 세대인 자랑스러운 한인 청소년들이 이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는 점이 어느 큰 상보다도 더 의미가 있어 너무 감사하다. 내 개인에게는 일생 가장 값진 ‘훈장’이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위진록 선생은 6·25를 처음 방송한 아나운서로 올해 95세가 되었어도 74년전 한국전쟁 발발을 처음 방송한 그날의 기억은 생생했다. 이날 모임에서 그는 74년 전 1950년 6월 25일의 급박한 상황에서 행하였던 뉴스 대목인 “임시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임시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새벽 3.8선 전역에 걸쳐 북한 괴뢰군이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국민 여러분 안심하십시오. 우리 국군이 건재합니다.”라고 낭랑한 목소리로 그날의 소리를 말해 장내를 숙연케 했다.

숨은 공로자들을 위한 아름다운 잔치

이날 잔치에서 11명의 영웅들은 ‘보통사람’들이었지만, 이들이 한인 청소년들에게 전한 ‘말씀’은 성경이나 법경에서 들을 수 있는 귀중한 소리였다. 한국어진흥재단 이사장인 모니카 류 박사는 “나는 애초 ‘히어로’(영웅)가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하지만 ‘히어로’(Heroes and Legends)’가 되다 보니 내가 겸손해 질 수 있었다” 고 말했다. 거리의 소외된 사람들에게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글로리아 김 선교사는 “내가 살면서 오늘 같이 훌륭한 분들과 같이 하고 이런 자리에 함께 있다는게 너무 기쁘고 감사합니다.”라고 감사함이 어떤 것인지 몸소 표현했다. 미국사회에 한류의 숨은 공로자이기도 한 CJ ENM America안젤라 킬로뢴 회장은 “히어로가 된다는 자격에 사실 부담감이 있었는데 이런 기회에 누구에게 꿈을 가지게 한 것에 감사하고 자랑 스럽다.”며 기쁨을 나타냈다.

이날 멀리 베이커스 필드에서 불편한 몸을 이끌고 참석한 체스터 장 박사는 “오늘 아침만에도 몸이 너무 아프고 참석을 못 할 줄 알았는데 이번 훌륭한 자리에 빠질 수가 없어 급히 택시를 타고 베이커스 필드에서 2시간 걸려 참여했다. 그동안 한인 사회에 많은 것을 보고 또 참여했지만 이런 자리는 어느 행사보다도 훌륭하기에 힘들어도 참여했다는 점에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면서 “다음 달 (2월)에 <Korean Tresure>이라는 주제로 LACMA에서 제가 기증한 소장품들을 전시하는데 꼭 참석을 바라고 이런 뜻깊은 자리에서 여러분들 모두를 초대한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특히 이날 지난해에 제1회 ‘영웅과 전설’로 선정된 USC동양도서관장을 지낸 켄 크라인 박사, 김응화 무용가, 조만철 심리전문의 박사, 재키 구 교수, 한복의 명인 운정덕 여사 등도 참석해 이들 2회 ‘영웅’과 ‘전설’들에게 축하를 보내며 함께 기쁨을 나누어 흐믓한 정취를 나타냈다. 그리고 이날 모임에는 직접 참석은 못했지만, 지난해 ‘영웅’인 케빈 리 이벤트 플레이너는 이날 2회 11명 ‘영웅’들을 위한 꽃 장식을 선물해 훈훈한 마음씨를 전했다.

이 자리에 USC대학교에서 특히 한국전통도서관 육성에 지대한 공헌을 펼친 켄 크라인 박사는 “한인사회 청소년들이 미래 삶의 롤모델을 찾는 오늘의 행사는 한인사회 미래를 건강하고 밝게 해주는 매우 보람 있는 행사”라고 말했다. 역시 지난해 ‘영웅’인 김응화 무용가도 “우리의 2세 청소년들이 만들어 가는 세상은 정말 기대되는 미래”라며 기대를 품었다. 이자리에 특히 조만철 박사는 여러 테이블을 돌면서 그의 특기인 트럼펫 연주를 선사해 참석자들을 흥겹게 만들었다. 이처럼 지난해 ‘영웅’들이 함께 소통을 이루며 한마음 잔치는 다른 한인 행사에서 볼 수 없는 아름 다운 모습이었다. 앞으로 10년이면 우리는 110명의 ‘영웅’과 ‘전설’을 품는 풍년을 기대해 본다.

크리스토퍼 감독의 헌신적 노력

이번 프로젝트를 총괄한 크리스토퍼 이 감독은 “미주 한인 이민 역사 120년이 넘고 300만 명의 한인들이 미국에서 자리를 잡고 있지만 우리의 힘으로 우리 한인사회를 대표하고 문화를 보존 하고 우리 후손들에게 정체성을 길러주는 문화 공간은 물론 관심도 잃은 지 오래되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 한인 2세들이 스스로 정체성을 알아가는 뿌리 교육과 현장 교육을 함께 하면서 나 또한 이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크리스토퍼 이 감독은 “오늘 이렇게 많은 분들이 멀리 타주에서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친구들을 보려고 또 축하하는 마음에 참여했다는 점과 우리가 꼭 해야 할 일을 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하고 또 자랑스럽다. 또 함께 참여한 친구같고 아들 딸 같은 우리 한인 청소년팀 멤버들이 조금 더 성숙해졌다는 생각이 더 힘을 주었다.”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순전히 한인 청소년들과 크리스토퍼 이 감독이 공정성을 위해 어느 단체에서의 지원이나 후원이 없이 가족과 지인들의 관심과 참여로 행사가 이루어졌다. 특히 <영웅과 전설 2023년 판> 책 출판은 크리스토퍼 이 감독이 자비로 충당했으며 모든 편집과정과 시간과 예산을 담당했다. 이 책 <영웅과 전설 2023년 판>은 지난해 제1회 책자처럼, 개인 소장은 물론 미주 각주의 주요 학교와 공공 도서관에 보낼 예정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한인 영화감독 크리스토퍼 이 감독이 총 연출을 맡았다. 한인 청소년들은 지난 일년간 매주 모여 영웅 후보를 놓고 토론하고 의논하고 직접 영웅 후보 11명 롤 모델들을 만나 인터뷰 하고 각자 맡은 ‘영웅’ 들의 이야기를 적었다. 이날의 축하 잔치와 책 출판과 ‘영웅과 전설’ 설정을 준비해온 한인 2세 청소년들은 다니엘 킴, 김주원, 메티오스 구, 애쉴리 한, 서지효, 김규빈, 조이 한, 셀린 홍, 조유진, 올리비아 차, 로랜 선 등이다.

한편 이날 특별 축하공연에는 셀인 홍, 다니엘 김, 마티아스 구 등은 아리랑과 You Raise Me Up을 연주했고, 김응화 무용단 소속의 안젤라 안(Angela An)은 우리 전통의 장고 춤을 멋지게 추어 많은 박수를 받았으며, 그리고 미래의 “제2의 조수미”를 꿈꾸는 조유진(Eugene Cho)양은 ‘Der La Gloria D’adorarvi’을 불러 역시 박수 세례를 받았다. 이어 탱고의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A. Piazzola)가 1974년에 작곡한 곡인 ‘리베르탱고’(Libertango)를 연주한 바이얼린 김정아(Jungah Kim)와 피아노의 이동률(Dongyul Lee)은 진정으로 귀로 즐기는 탱고 음률을 선사해 열화 같은 ‘앵콜’ 요청을 받았다. 리베르탱고’는 탱고에 클래식을 접목시켜 누에보 탱고를 상징하는 곡으로 서정성 깊은 소리가 일품이었다. 이 날 장장 4시간 동안 웃고 또 감동의 눈물을 통해 모두가 한 가족이 되어 다 함께 ‘스승의 은혜’ 노래를 부르며 내년 제3회 행사를 기약하며 아쉬움을 남긴 채 막을 내렸다. 2024년 새해를 맞이해 우리 사회에 우리가 꿈을 꿀 수 있고, 우리 2세대들에게 자랑스런 ‘영웅’을 심어 줄 수 있다는 유산을 남길 수 있는 것이 진정한 보람이었다.
✦문의:[email protected], 213·925·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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