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제 2확산의 어려움 속에서도…뉴욕 LA 등 서류미비자 등 ‘취약층 돕기’ 물결

이 뉴스를 공유하기

코로나19 제 2확산의 어려움 속에서도…
뉴욕 LA 등 서류미비자 등 ‘취약층 돕기’ 물결

■ 권일연 H마트 회장 50만 달러 거금 쾌척
■ 뉴욕한인회, 45일 만에 117만 달러 모금
■ LA한인회, 4차에 걸쳐 약 45만 달러 모금
■ 의류업체 ‘사우스폴’ 11만 5천 달러 기부
■ 대한제국 마지막 황손 일가도 10만 달러

뉴욕- LA 등 한인사회에 아름다운 기부물결이…

‘20달러 달랑 들고 이민 왔지만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겠습니다’

미전역이 코로나19 제 2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뉴욕과 LA등 미주한인사회에는 한인서류 미도네이션비자돕기 운동이 한창이다. 마치 1997년 대한민국이 외환위기에 처했을 때의 금모으기 운동을 방불케하는 눈물겹고도 아름다운 물결이 일고 있는 것이다. 뉴욕한인회는 지난 9월말 ‘코비드19 사랑나눔캠페인’을 시작, 권일연 H마트회장이 50만 달러를 쾌척한데 힘입어 약 45일 만에 120만 달러에 가까운 돈을 모았고, 변종덕 전 뉴욕한인회장이 사재를 털어 시작한 ‘21 희망재단’에도 성금이 답지하고 있다. 또 LA한인회도 지난 5월부터 4차에 걸친 구호기금 모금을 통해 44만 달러를 모금했다. 많게는 50만 달러에서, 적게는 20달러까지, 미주한인사회가 다시 하나로 뭉치고 있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40년 전, 20불짜리 한 장을 간직하고 케네디공항에 내렸습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생각하며 절망스러운 날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40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 당시 나와 같이 절망스럽고 가난한 이웃이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넉넉하게 드리지 못하는 마음

▲ 챨스윤 뉴욕한인회장

▲ 챨스윤 뉴욕한인회장

송구스러운 마음이지만 저의 작은 도움이 가난한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참으로 뜻있고 좋은 일을 하시는 분들과 동참하고자 이 소액의 체크를 보내드립니다’, ‘미 정부에서 받은 보조금 1200달러를 서류 미비자 분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모금소식을 듣고 작은 정성을 보냅니다’, ‘뉴저지 포트리의 505 노인아파트의 새벽예배팀 어머니들이 코로나 사태에 어려움을 당하고 계신 불체자분들을 돕고자 작은 정성을 모았습니다.’, ‘저희 유가족들은 장례식장을 직접 방문하고 귀한 조의금까지 전해준 지인들의 성의를 어떻게 하면 가장 뜻있게 사용할 수 있을지 가족회의를 열었습니다.

아버지가 이민오신 뒤 열심히 성실하게 사셨으며, 평소 남을 도와주길 좋아하셨고, 장레식이 좋은 일로 잘 마무리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부합니다’ 지난해 12월 제 21대 뉴욕한인회장을 지낸 변종덕 전회장이 215만 달러를 쾌척해 설립한 ‘21희망재단’에 쏟아진 격려의 글들이다. 20불짜리 한 장 달랑 들고 온 이민자, 미 정부 보조금 1200달러를 고스란히 기부한 사람, 노인아파트 어미니들, 부모님 장례를 치른 자녀들, 뉴욕뉴저지 한인사회에 아름다운 기부물결이 일고 있다. 재단설립 3개월 만에 코로나19 팬더믹을 맞은 21희망재단은 현재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한인서류 미비자들이라고 판단, 이들을 위한 모금운동을 펼치고, 한인들의 정성을 전달하고 있다. 특히 한인수퍼마켓 체인인 한양마트 한택선대표도 지난 10월 20일 재단에 1만 달러를 시드머니로 기탁했다.

▲ 뉴욕한인회에 코비드사랑나눔캠페인기금으로 50만달러를 쾌척한 권일연회장

▲ 뉴욕한인회에 코비드사랑나눔캠페인기금으로
50만달러를 쾌척한 권일연회장

어린아이부터 90 어르신까지 동참

현재 21희망재단은 약 30만 달러상당을 모금, 5개 한인단체를 통해 5백여 명의 한인서류미비자들에게 일인당 5백 달러씩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서류미비 한인장학생 3명에게 1만2천 달러, 홈리스구호단체 4개와 한인장애인단체에 1만4천 달러, 미국병원 2곳에 3천 달러를 지급했고, 마스크를 수십만 장을 구입, 전달하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뉴욕한인회는 지난 9월 24일부터 ‘코비드19 사랑나눔캠페인’을 시작, 약 45일만인 지난 9일 현재 117만1253달러를 모았다. 뉴욕한인회는 ‘코비드 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정부의 손길이 닿지 않는 취약계층은 기본 생존을 위협당하고 있기 때문에 생계곤란을 겪는 저소득층 동포가정을 돕자’고 호소했다. 당초 뉴욕한인회는 100만 달러정도 모금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약 한 달도 못돼 100만 달러를 돌파했고, 현재도 성금이 답지하고 있다.

뉴욕한인회에는 모금 첫날 YT황패밀리재단이 10만 달러, 자신의 이름을 절대 공개하지 말라는 한인2세가 10만 달러를 기부했고 나흘 뒤인 9월 28일에는 장원삼 뉴욕총영사가 금일봉을 내놨다. 그리고 10월 첫째 날 권일연 H마트 대표가 거금 50만 달러를 쾌척했다. 권 대표는 ‘부디 힘든 처지에 계신 동포 분들은 낙담하지 마시고 건강이 이 시기를 잘 견디시길 바란다. 뉴욕한인회가 50만 달러를 모금한다면, 50만 달러를 내놓겠다’며 매칭펀드를 약속했고, 한인회 모금액이 50만 달러를 돌파함에 따라 50만 달러 전액을 한인회에 전달했다.

이외에도 데이빗 정 파머시뷰티 대표가 10만 달러, 한인의류업체 사우스폴 임직원이 10만 달러, 김광석 세이크앤고 회장이 5만 달러, 조용근 파운데이션이 3만 달러 등 거액을 기부했다. 하용화 월드옥타 회장, 전지웅, 제임스앤니콜 조 파운데이션, 심명식, 김재만, 이찬호, 박병규, 이희종, 김영길, 존

▲ 장원삼 뉴욕총영사는 지난 10월 30일 맨해튼관저로 21희망재단 관계자를 초청, 오찬을 함께 했다.

▲ 장원삼 뉴욕총영사는 지난 10월 30일 맨해튼관저로 21희망재단 관계자를 초청, 오찬을 함께 했다.

김, 사우스폴의 자회사인 어게인스트올아즈[AAO]가 각각 1만 달러를 기부했다. 사우스폴의 또 다른 자회사도 5천 달러를 더 기부, 사우스폴만 11만5천달러를 내놓은 셈이다. 그러나 이처럼 고액기부자들은 물론 적게는 20달러에서 많게는 수천달러의 기부가 줄을 잇고 있다. 또 고사리손의 어린 아이들의 기부는 물론 아흔을 넘긴 어르신까지 기부에 동참함으로써 뉴욕한인사회에 기부경쟁이 일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19로 한인사회 하나되는 계기 마련

아름다운 기부 물결은 LA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LA한인회도 4차례에 걸친 모금 캠페인을 통해 44만3천 달러의 구호기금을 조성했다. LA한인회는 지난 5월초 서류미비자 구호기금 조성에 나섰고 구우율 아드리아노 골드슈미트대표와 대한제국 이석 황손 및 앤드류 리 황세손가족이 각각 10만 달러를 쾌척함에 따라 1차로 20만2500달러를 모금, 2073명의 기금신청자중 405명에게 기금을 지원했다. LA한인회의 구호기금조성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5월 15일 한국잠실교회등 7개의 한국교회가 5만 달러를 보내왔고, LA의 나성영락교회가 신도대상 모금에 나서 일주일 만에 5만 달러를 모았다. 또 안병찬회계사가 5천 달러, 벤츄라 열린문장로교회 1만 5천달러, 토렌스은혜로교회 5천 달러 등을 합쳐 2차로 12만 8천 달러를 조성해 52개 한인사업체에 각각 1천 달러씩, 저소득층 152가정에 각각 5백 달러씩을 전달했다.

▲ 한양마트 한택선회장 (왼쪽서 세번째)은 지난 10월 20일 21 희망재단에 만달러를 전달했다.

▲ 한양마트 한택선회장 (왼쪽서 세번째)은 지난 10월 20일 21 희망재단에 만달러를 전달했다.

또 3차로 오픈뱅크가 5만 달러, 갤러리아마켓이 1만 2500달러 등을 기부, 6만 2500달러를 조성해, 312가정에 2백 달러씩 전달을 마쳤고, 4차로 5만 달러를 조성, 렌트비를 체납하고 있는 한인가정을 선정, 각각 5백 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LA 한인사회에도 기부가 계속되고 있지만 뉴욕한인사회에는 조금 못 미친다. LA한인회가 5월부터 4차례의 기금조성을 통해 모은 돈은 약 44만3천 달러로, 뉴욕한인회가 지난 9월말부터 모금한 117만여 달러의 40% 수준에 그쳤다.

지난 6월 30일 기준 한인은행 각 지점 예금액 조사결과 캘리포니아지역 예금액이 뉴욕-뉴저지를 합친 예금액보다 4배나 많은 것을 감안하며, 캘리포니아지역 한인경제가 4배나 큼에도 불구하고 한인회 모금 기부액은 뉴욕뉴저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예금액대로라면 LA한인회는 약 4백만 달러 상당은 모금돼야 하는 것이다. 또 뉴욕한인사회는 거액기부자도 있지만 소액기부자가 적지 않다는 점도 값진 성과다. 하지만 기부금 모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한인사회가 다시 하나로 뭉치고, 주위를 돌아보고 있다는 점은 한인사회로서는 소중한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19가 한인사회가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가 된 것이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