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미국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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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경선에서 막바지 접전을 계속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속출하는 악재들로 곤경에 처했다.
핵심 선거참모들이 줄줄이 낙마하고 명운이 걸린 슈퍼대의원들의 지지도 지지부진한 가운데 대역전의 실낱같은 희망을 되살릴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에서 마저 경쟁자인 버락 오바마에게 지지율이 따라잡혔다는 조사가 나왔다.
남은 경선을 다 이겨도 선출 대의원 수에서는 오바마를 이길 수 없는 힐러리로서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압승해 승기를 살린 다음, 슈퍼대의원들의 지지를 업고 8월 전당대회에서 대역전을 도모하는 것이 유일한 후보 지명의 길이지만 펜실베이니아에서까지 패한다면 이런 실낱같은 희망마저 기대하기 어렵다.


추락하는 지지율, 펜실베이니아서 오바마와 동률


아메리칸 리서치그룹 조사 결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힐러리와 오바마의 지지율은 각각 45%로 동률을 기록한 것으로 7일 발표됐다.
펜실베이니아주는 원래 힐러리의 지지기반이 든든해 압승할 수 있는 우세지역으로 분류돼왔으며, 여론조사 지지율도 그동안 힐러리가 두 자리 수의 우위를 지켜왔다.
아메리칸 리서치그룹의 3월 7-8일 조사에서는 힐러리 52%, 오바마 41%, 3월 26-27일 조사 때도 힐러리 51%, 오바마 39%였으나 최근 각종 악재들이 잇따르면서 4월 5-6일 조사에서는 힐러리와 오바마가 각각 45%로 동률을 기록한 것.
힐러리의 전국 지지율도 3월 중순엔 오바마를 앞선 것으로 라스무센 리포트 조사에서 나타났으나 7일 발표된 같은 조사에서는 오바마 51%, 힐러리 41%로 전세가 역전돼 두 자리 수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펜실베이니아 다음 격전지인 노스 캐롤라이나에서도 3월 초 7%에 불과했던 오바마의 리드가 7일 조사에서는 오바마 56%, 힐러리 33%로 23%포인트까지 확대됐다고 현지의 WRAL뉴스는 보도했다.













우위 잃어가는 슈퍼대의원 지지


경선 투표에서 오바마에 뒤지는 힐러리의 거의 유일한 희망은 796명에 달하는 슈퍼대의원들의 지지에서 압도적 우세를 확보하는 것이지만, 2월5일 ‘슈퍼 화요일’ 이후 오바마 지지를 선언하는 슈퍼대의원들은 속속 늘어나는 반면, 힐러리 지지자는 거의 늘지 않거나 오히려 줄었다는 분석까지 있다.
뉴욕타임스 집계에 따르면 2월5일 ‘슈퍼화요일’ 당시 슈퍼대의원 지지는 힐러리 204명, 오바마 99명이었으나 두 달이 지난 6일 현재 지지 분포는 힐러리 221명, 오바마 209명.
오바마는 두 달 사이에 110명에 달하는 슈퍼대의원의 지지를 새로 이끌어냈으나 힐러리 지지자는 불과 17명 밖에 늘지 않았다. 오바마 진영은 힐러리측이 오히려 2명의 슈퍼대의원 지지를 잃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오바마는 최근 2주간 밥 케이시(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 애미 클로부차(미네소타) 상원의원, 데이비드 프로이덴털 와이오밍 주지사, 존 멜커 전 상원의원 등의 지지를 확보한 데 이어 마거릿 캠벨 몬태나 주 의원도 오바마 지지를 선언할 예정이어서 슈퍼대의원 쟁탈전에서도 힐러리는 궁지에 몰리고 있다.


핵심 선거참모의 낙마


막판 대역전을 노리는 힐러리 캠프는 수석선거 전략가인 마크 펜의 낙마로 곤경에 빠졌다.
자유무역협정(FTA) 문제가 펜실베이니아 경선의 주요 선거 쟁점으로 부각한 가운데 버스-마스텔러의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는 펜이 미-콜롬비아 FTA 의회 비준동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최근 유엔 주재 콜롬비아 대사를 만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것.
미-콜롬비아 FTA 체결에 반대입장을 보여온 힐러리로서는 펜의 경질이 불가피했지만, 최후의 결전에 총력을 집중해야 할 펜실베이니아 경선을 앞두고 돌출한 핵심 참모의 낙마는 뼈아픈 타격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힐러리의 선거자금 모금책이었던 제럴딘 페라로 전 부통령 후보도 지난달 ‘오바마가 백인 남성이었다면 지금 같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것’이라는 인종 차별적 발언을 했다가 사퇴한 바 있다.







오바마-힐러리 캠프의 ’46년 라이벌’













백악관을 향해 한치 양보없는 예선전을 치르고 있는 미국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일리노이).힐러리 클린턴(뉴욕) 상원의원 캠프에는 두 후보 만큼이나 팽팽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한 인물들이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4일 인터넷판에서 오바마 진영의 앤서니 레이크 외교정책자문관과 힐러리 캠프의 리처드 홀브룩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 간의 우정과 경쟁 관계를 소개했다.
미 국무부 외교관 연수과정을 1962년에 수료한 동기인 이들은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좋은 친구로 지냈으나 1992년 빌 클린턴 당시 아칸소 주지사가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명암이 갈렸다.
레이크 자문관은 빌 클린턴 대통령 취임 후 미 행정부 내 최고위직 가운데 하나인 국가안보보좌관에 발탁된 반면 홀브룩은 겨우 독일 주재 미국 대사 자리를 얻을수 있었다.
이후 레이크는 백악관 특사를 지내는 등 클린턴 행정부에서 ‘인사이더’로 승승장구한 반면 홀브룩은 힐러리와 친분을 바탕으로 1999년-2001년 유엔 대사를 맡는 등 ‘아웃사이더’의 길을 걸었다.
이번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오바마와 힐러리 진영에 각각 합류한 레이크와 홀브룩은 쟁쟁한 외교 전문가들과 함께 소속 캠프의 승리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오바마 캠프에서는 레이크 자문관 외에도 1997년부터 이듬해까지 국무부 산하 싱크탱크를 이끌었던 그레그 크레그와 리처드 댄직 전 해군장관, 테러리즘 및 아프리카 전문가인 수전 라이스 등이 활약하고 있다.
클린턴 진영에서도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과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 사령관 등이 홀브룩 전 대사와 함께 힐러리 외교정책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지인들은 레이크 자문관과 홀브룩 전 대사의 우정에 균열이 생겼다고 말하지만, 레이크는 홀브룩과 자신의 사이가 경쟁구도로 비치는데 신중한 모습이다.
레이크 자문관은 “누가 뭐라 하든 리처드와 내가 경쟁할 때에는 서로 거짓없이 대한다”면서 “내가 ‘리처드는 힐러리 캠프에서 아무 역할도 할 수 없다’라고 말할 것 같으냐?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지도자들은 대선후보 확정 후 레이크와 홀브룩 모두 후보 캠프에서 함께 일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타임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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