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한 대기업 회장님 ‘치졸한 뇌물 수재’로 끝내 덜미…
이 기회에 조 씨 일가
하와이별장 불법매입 수사해야
이명박 전대통령의 사위로 10대 때부터 하와이에 별장을 무더기로 구입한 조현범 한국타이어사장에 대한 단죄가 드디어 시작됐다. 그야말로 만시지탄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조현범사장이 하청업체로 부터 돈을 받아 비자금을 조성하고 회사 돈을 횡령한 혐의로 상당부분 확인하고 지난 1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국세청은 본보가 지난해 6월말 MB사돈인 조양래회장의 750만달러 하와이 별장구입사실을 보도한 뒤 2주일 만에 한국타이어에 대한 세무조사에 돌입했고, 이에 따라 비리가 발견됨에 따라 지난 1월 검찰에 정식 고발했었다. 하지만 고발 10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가 없다가 윤석렬 검찰이 출범한 뒤 전격적으로 기소에 나선 것이다. 검찰은 조씨일가가 오래전부터 하와이별장을 불법매입, 소유하고 있는 만큼 이 자금에 대한 출처등도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검찰이 지난 19일 하청업체와 계열사 등으로 부터 7억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에 대해 전격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씨는 하청업체와 계열사로 부터 약 10년간 매달 뒷돈을 받아 최소 7억원이상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구체적인 죄목은 배임수재, 업무상 횡령, 범죄수익은닉 등이다. 검찰은 조 사장이 하청업체로 부터는 납품대가로 5억원을 챙기고, 계열사로 부터 2억원을 빼돌린 사실을 확인했으며, 10년간에 걸쳐 장기적이고 정기적으로 뇌물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돈을 받는 과정에서 차명계좌를 이용했고, 부당이득은 사적용도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총수로는 7억원 횡령이라면 상대적으로 다른 기업보다 액수가 적기 때문에 구속영장청구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동안 이보다 더 많은 돈을 횡령했더라도 대부분 불구속 기소됨으로써 유전무죄, 무전유죄논란을 낳았었다. 그러나 검찰은 뇌물 및 횡령액수가 7억원임에도 구속방침을 정한 것은 조 씨의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씨는 10년간에 걸쳐 마치 월급 받듯 정기적으로 뇌물을 챙겼고, 갑을관계인 하청업체로 부터 상납을 받는 갑질을 했다는 점에서 강경대응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죄질 나쁘고 해외부동산등 감안 초강수
국세청은 지난해 7월 10일 한국타이어에 대한 전격 세무조사에 돌입했고, 이때는 본보가 조양래회장의 750만달러 하와이별장매입보도 2주 뒤였다. 국세청은 이후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했고, 지난 1월 한국타이어탈세의혹에 대해 검찰에 정식으로 고발을 했었다. 조세범칙 조사란 단순 세무조사가 아니라 고의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소득은닉, 탈세여부를 상당부분 확인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검찰은 국세청의 조사를 바탕으로 조 사장 뿐 아니라 조회장일가의 하와이별장 매입 등에 대해서 자금출처를 조사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낳고 있으며 이 경우 검찰의 칼끝은 결국 조양래회장과 부인 홍문자여사에게 겨눠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타이어의 탈세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조양래회장은 지난 1996년 조세피난처인 말레이시아 리부안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 역외펀드를 통해 4100만달러의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모든 뒤 일본 요코하마사가 소유한 한국타이어주식 76만주를 검은 머리 외국인으로 위장해 사들였다. 조회장은 1998년 하반기 100억원이상을 투입해 자사주를 매입, 10분의 1액면 분할 등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린 후, 리부안 페이퍼컴퍼니명의로 매입했던 주식을 되팔아 120억원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결국 조회장은 역외펀드를 불법 운영한 혐의로 적발돼 2003년 80여억원의 탈루세금을 납부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형사처벌은 받지 않았었다.
당시 조양래회장은 이 사건과 관련, 한 재미동포로 부터 소송을 당했고, 오하이오북부연방법원 판사의 명령에 따라 재벌총수로는 매우 드물게도 2005년 3월 31일 데포지션을 당하는 수모를 당했었다. 이 데포지션 때 조회장은 미국 내 은행예금 등 금융자산과 부동산등이 있느냐는 질문에 일체 답하지 않았다. 이른바 수정헌법 5조에 명시된 묵비권을 행사한 것이다. 그 이유가 바로 자신과 아내, 아들들의 하와이별장불법 매입사실을 숨기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원고 측이 최근 미국에 간 적이 있느냐고 질문하자 없다고 답변했다가는 위증이 될 판이었다. 조회장은 ‘2005년 3월 하와이를 비롯해 1개월 정도 체류했으며, 2004년 8월에도 하와이를 방문했으나 부인 홍문자씨가 아파서 사흘 만에 돌아왔다’고 답변하기도 했었다. 조양래일가의 하와이별장 불법매입이 어렴풋이 드러날 듯 말듯 한 순간이었다. 역외탈세를 저질렀다가 하와이별장 꼬리가 잡힌 셈이다.
검찰, 조양래일가 해외부동산매입조사 착수
본보는 지난해 6월말 MB사돈인 조양래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회장이 호놀룰루 신축콘도를 750만달러에 매입했다고 보도했고, 2주일 뒤인 7월 10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한국타이어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었다. 조회장이 매입한 콘도는 지난 2017 년 11월 완공된 하와이 호놀룰루 1108 아우아 히스트릿소재 38층규모의 아나하콘도 조회장은 지난해 4월 11일 이 콘도의 3700호를 749만 9천달러에 매입하고 닷새 뒤인 4월 16일 소유권등기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조회장은 콘도매입계약서에 자신의 영문이름을 CHO YANG RAI로 기록한 뒤 홍문자씨의 남편이며 주소는 ‘5611 카라니아나올레 하이웨이, 호놀룰루’로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계약서에 매매가는 기록돼 있지 않지만 8만 2489달러의 양도세를 납부한 것으로 기재된 것으로 미뤄 매매가는 749만9천달러가 명확하다. 또 호놀룰루카운티가 온라인에 공개한 부동산내역에도 매매가가 749만9천달러로 기록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매매계약서에는 매입자인 조회장이 직접 서명하지 않고 강대규라는 인물이 조회장의 위임을 받아 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 씨는 지난 4월 11일 하와이를 직접 방문, 이 매매계약서에 서명하고 같은 날 공증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교롭게도 한국타이어 인프라기획팀 팀장의 이름이 강대규씨인 것으로 확인돼, 강대규팀장과 동일인물 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강대규씨가 강대규 한국타이어 인프라기획팀장과 동일인물이라면, 조회장은 한타직원을 자신의 개인비서처럼, 재벌오너의 사적인 일에 투입시켰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본보는 지난 2013년 이건희 삼성회장이 하와이 별장 부지를 매입할 때도 삼성 재무팀 직원이 매입업무를 위임받아 계약서에 대리 서명한 사실이 밝혀졌었다.
조현범 10대 때부터 하와이부동산 불법매입
조회장이 매입한 아나하콘도 3700호는 37-A호로도 불리며 건평이 약 100.2평이며, 방이 4 개, 욕실이 4개에 달한다. 이 콘도에서 맨꼭대기층인 38층의 펜트하우스 2채를 제외하고는 가장 규모가 크다.
조회장일가의 해외부동산불법매입은 지난 2012년 3월 20일 이미 만천하에 드러났었다. 기자는 당시 출간한 ‘시크릿오브코리아’라는 책에서 조회장일가의 해외부동산 불법매입을 낱낱이 파헤쳤고, 인터넷을 통해 이들의 매입계약서와 관련서류 등을 완벽 하게 공개했다. 그러나 당시는 MB재임시절, 그 어떤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었다. 조회장일가의 해외부동산불법매입은 미성년자인 자녀명의로 부동산을 구입했다는 점에서 그 죄질은 더욱 나빴다.
조회장의 부인 홍문자씨, 장남 조현식, 차남 조현범, 이들 모두가 하와이의 부동산을 불법 매입했지만, 하와이등기소 어디에도 이들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모두 영문이름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홍문자씨의 영어이름은 낸시, 조현식사장의 영어이름은 스탠리, 조현범사장의 영어이름은 브라이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