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박현주의 연이은 ‘굴욕’
안방그룹의 호텔 15개를 59억달러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가 계약불이행으로 피소돼 7천억원의 계약금을 날릴 위기에 처한 미래에셋이 또 다시 라스베가스호텔투자에서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등은 지난 2월 라스베가스 드류라스베가스 신축공사에 5억달러를 투자했으나, 불과 3개월여만에 호텔측이 원금과 이자상환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은 오너인 박현주대표의 호텔사랑으로 전 세계 특급호텔에 투자를 집중했다가 연속 폭탄을 맞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박우진(취재부기자)
지난 2007년 공사가 시작됐다 13년 째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던 드류라스베가스호텔 신축공사, 소유주가 2차례나 바뀌는 등 우여곡절을 겪던 이 프로젝트의 ‘폭탄 돌리기’에서 미래에셋등 한국 투자업체들이 폭탄을 맞았다.
드류라스베가스측은 지난 1월 JP모건체이스등에서 20억달러를 대출받았으나 지난달 8일 만세를 부르며, 이에 대한 원금과 이자상환을 중단했다고 미국언론들이 앞 다퉈 보도했다. 문제는 JP모건체이스가 주도한 이 투자에서 미래에셋대우 등 한국 업체가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현재 드류라스베가스측은 일단 JP모건체이스등 미국측 채권자에게 원금 및 이자상환을 중단했지만, 결국 이들 선순위 채권자들이 돈을 받지 못하면 담보인 호텔부동산 전체를 압류할 것이 불 보듯 뻔해 결국 모든 채권자들이 큰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드류호텔, 5월 8일 원금 이자상환 중단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등이 지난 2월, 내년 준공되는 라스베가스 드류라스베가스호텔이 5억달러의 중순위 투자를 집행, 이 호텔건설에 화룡점정을 찍게 됐다고 밝혔었다. 당시 미국언론은 이 호텔이 2022년 11월 완공된다고 보도했지만, 미래에셋은 내년에 준공된다고 밝혀 주위를 어리둥절하게 했었다.
이처럼 미래에셋이 준공시기까지 뻥튀기하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던 드류라스베가스호텔 투자가 디폴트되면서 미래에셋이 ‘마이더스의 손’에서 ‘똥손’으로 전락했다는 혹평을 듣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등은 미국 채권단과 달리 선순위 채권이 아니어서 만약 호텔경매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되면, 이자는 물론 원금도 날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래에셋대우의 지난 2월 투자에는 NH투자증권이 참여했으나, 하나파이낸셜, 강원랜드, 현대차 자회사등도 지난 2018년 12월부터 이 프로젝트에 돈을 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가 지난 2018년 10월 JP모건체이스가 주도한 투자 때 제공한 브릿지론이 1700억원상당으로 알려져, 미래에셋 등 한국 업체가 물린 돈이 약 8천억원 상당인 것이다.
드류라스베가스측이 JP모건체이스측에 지난달 8일 디폴트를 선언함에 따라, 이 부동산에 대한 압류가 줄을 잇고 있다. 5월 19일 마이클 플라이스, 6월 2일 헌드 펜타2 조인트벤처, 6월 5일 버그만 월스 앤 어소시에이츠가 각각 채권을 설정했다. 또 디폴트통보이전인 지난달 7일 라스베가스철거회사가, 4월 30일에는 하드웨어회사, 4월 3일과 22일, 29일에는 엘레비이터회사가 채권을 설정하는등 채권행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마이더스의 손 박현주, 똥손 된 듯
당초 드류라스베가스프로젝트는 지난 2007년 파운틴블루와 턴베리사가 시작했으나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로 공사가 중단된뒤 2010년 갈 아이칸이 2억2천만달러에 매입, 공사를 진행하다 지난 2017년 8월 29일 위트코프사가 6억달러에 매도했다. 위트코프는 지난 2012년 옥시코틴과다복용으로 숨진 자신의 아들에게 바친다며 ‘2755 라스베가스유한회사’ 명의로 호텔을 매입, 다시 공사에 들어갔으나, 결국 또 다시 중단된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2777 사우스 라스베가스 블루버드’의 19.67에이커, 약 2만4천평부지에 객실 3780개의 68층짜리 카지노호텔을 건립하는 것으로, 완공되면 라스베가스 스트립의 또 다른 명물이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다시 한번 좌절된 것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관광경기위축 등을 고려하면, 누구도 쉽사리 이 프로젝트를 인수하기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돼 당분간 라스베가스의 흉물로 남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앞서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18년 1월 ‘3708 사우스 라스베가스 블루버드’소재, 코스모폴리탄호텔에도 9500만달러, 약 1100억원을 투자했다. 이때도 선순위 채권이 아닌 중순위 채권으로, 대출금리를 고정금리가 아닌 변동금리를 적용, 당시 미국 연방금리 상승과 맞물리며, 이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었다. 그러나 때 아닌 코로나19로 연방금리가 사실상 제로금리로 하락하는 바람에 효자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됐던 변동금리가 이제는 오히려 수익성을 더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