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크류, JC 페니 이어 ‘앤 테일러-로드앤 테일러’ 까지 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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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 고객 뺏기고…코로나 때문에 폐쇄되고

美 유명 브랜드 줄줄이 파산
납품 한국 업체들 ‘날 벼락’ 피해

J크류, JC 페니 등의 파산보호신청으로 한국의류업체들이 큰 피해를 입은데 이어 지난달 말 과 이달 초 미국의 대표적 여성의류브랜드인 앤 테일러와 백화점 로드앤테일러가 또 다시 파산보호를 신청, 한국의류업체는 물론 한국의 대표적 벤처캐피탈로 알려진 한국투자 파트너스가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앤테일러가 파산보호신청서에서 공개한 50대 무담보채권자 중 한국의류업체가 9개, 피해액은 3700만 달러에 달했고, 특히 로드앤테일러 파산보호신청 서에 따르면 한국투자파트너스는 4개의 투자조합을 결성, 로드앤테일러의 모회사 르토트에 투자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르토트를 정보통신기업이라고 홍보하며 수백억 원대를 투자했지만,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함으로써 개미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됐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헐리웃 영화를 제작한다는 사기꾼의 말에 속아 투자를 했다 큰 손실을 입은데 이어 또 다시 큰 피해를 입어 한국벤처투자의 대표라는 주장이 무색하게 됐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뱅크럽시

오프라인중심의 소비형태가 온라인중심으로 옮겨간데 이어 코로나19로 미국의 오프라인 매장에 수개월간 폐쇄령이 내려지면서 미국대형의류업체들이 줄줄이 파산하고 있고, 파산만 하면 한국의류업체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J크류, JC 페니 파산보호신청 때 큰 피해를 입었던 한국의류업체들은 미국의 대표적 여성의류 브랜드인 앤테일러와 로드앤 테일러 파산에 따라 또 다시 피해를 입었으며, 특히 일부 업체들은 두세 개 업체에 동시에 납품하다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앤 테일러, 50대 무담보채권자에 한국기업 9개

지난 1954년 커네티컷주 뉴헤이븐에 문을 연 뒤 미국의 대표적 여성정장드레스업체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앤테일러, 미전역에 3천여 개 매장을 자랑했던 앤테일러도 소비 행태의 변화, 코로나19에 따른 오프라인매장 폐쇄에 따른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지난달 23일 버지니아동부연방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앤테일러는 파산보호신청서에서 자산은 1천만 달러에서 5천만 달러 사이지만, 부채는 무려 10억 달러에서 100억 달러 사이이며, 채권자는 10만 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자산보다 부채가 20배에서 최대 100배나 많은 것이다.

▲ 지난 8월 2일 로드앤테일러의 모기업 르토트가 연방파산법원에 제출한 파산보호신청서

▲ 지난 8월 2일 로드앤테일러의 모기업 르토트가 연방파산법원에 제출한 파산보호신청서

문제는 앤테일러에 OEM[주문주상표부착]방식으로 물건을 대주던 한국의류업체들이 또 다시 큰 피해를 입었다는 점이다. 앤테일러는 파산보호신청서에서 50대 무담보채권자를 공개했고, 이중 한국 업체가 20%에 달하는 9개로 드러났다.
50대 무담보채권자를 국가별로 살펴보면 한국이 9개인 반면 인도가 6개, 홍콩이 4개 중국이 3개, 인도네시아, 대만이 각각 2개, 영국과 아일랜드가 각각 1개 업체로, 해외업체 28개중 한국 업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50대 무담보채권자 중 1위부터 4위는 앤테일러에 매장을 임대해준 미국대형 부동산업체로 드러났고, 순수물품공급업체 중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업체가 한국 업체로 확인됐다.

앤테일러 50대 무담보채권자 중 다섯 번째로 채권이 많은 회사는 한국의류업체인 팬퍼시픽으로 무담보채권액이 683만 달러에 달했다. 또 7번째 고액무담보채권자역시 한국 업체 세아트레이딩으로 못 받은 돈이 635만 달러로 밝혀졌다. 이외에 풍인트레이딩이 451만 달러, 최앤신이 397만 달러, 스노젠그린이 367만 달러, 유베이스가 363만 달러를 기록했다, 경승은 326만 달러, 몰락스트레이딩은 266만 달러, 솔브잇이 201만 달러로, 9개 업체의 무담보채권액이 3697만여 달러, 약 3700만 달러에 달했다.

앤테일러의 자산이 1천만달러에서 5천만달러 사이인 점을 감안하면, 모든 자산을 한국 업체에 갚는다고 해도 모자랄 지경이며, 담보채권자가 변제에서 우선순위라는 점에서, 한국 무담보업체들은 사실상 한 푼도 건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들 9개업체중 3개 업체는 JC페니, J크류 등의 파산 때도 역시 OEM수출을 하다 담보도 잡지 못해 낭패를 본 업체들이다.

무담보채권자경승은 J크류에 1025만 달러의 무담보채권에 이어 앤테일러에도 325만 달러의 물품을 담보 없이 공급, 2개 업체로 부터 1350만달러상당의 피해를 입었다. 풍인트레이딩은 JC페니에 OEM 수출을 하다 680만 달러를 물린데 이어, 이번에도 450만 달러가 터짐으로서 2개 업체에 무담보로 물건을 공급하다 받지 못한 돈이 1130만 달러에 달했다, 또 앤테일러 최대의 무담보 물품공급업체로 확인된 팬퍼시픽은 J크류에도 442만 달러를 무담보로 공급, 결국 1125만 달러의 피해를 입게 됐다. 이들 3개 업체가 무담보채권액만 3600만 달러에 달한다.

세아–풍인 등 9개 업체 3700만달러 피해

이에 따라 최대피해자인 팬퍼시픽은 앤테일러의 파산신청당일인 7월 23일, 유베이스는 7월 27일, 스노젠그린은 7월 29일, 경승은 지난 7월 30일, 풍인은 7월 31일 각각 버지니아동부연방파산법원은 무담보채권자임을 신고하고, 채권회수를 위한 소송전에 돌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12월 IT스타트업기업으로 포장, 한국코스닥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혀 큰 관심을 끌었던 르토트, 고객들로 부터 일정액을 받고 옷과 액세사리를 임대해 주는 비지니스모델을 마치 첨단 정보통신기업처럼 홍보하던 이 업체는 지난 2019년 11월 허드슨베이로 부터 로드앤테일러를 인수했지만,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결국 8개월 만에 침몰하고 말았다. 지난 1826년 뉴욕에 오픈한 194년 전통의 백화점인 로드앤테일러 역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온라인중심 유통혁명의 거센 파도를 넘지 못한 것이다.

르토트와 로드앤테일러 등은 지난 8월 3일 버지니아동부연방파산법원에 전격적으로 파산 보호를 신청했으며, 이에 따라 의류임대업을 첨단정보통신 기업이라며 지분투자를 감행했던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이 회사의 투자조합에 투자했던 개미들만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기업리스트르토트는 파산보호신청서에서 한국투자파트너스의 벤처 15-3호 투자조합, 벤처 15-4호 투자조합, 한국투자 핵심역량레버리지펀드, 한국투자 에이스투자조합등 4개가 자신들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즉 한국투자파트너스의 4개 조합은 투자금 손실은 물론 주주로서 최악의 경우 채무변제의 책임까지 떠안게 됐다.

한국투자파트너스 4개조합의 피해액이 얼마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2019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벤처15-3호 투자조합의 장부가가 17억 원, 15-4호 투자조합장부가가 17억3천만 원, 한국투자핵심역량레버리지펀드 장부가가 182억 원, 에이스투자조합 장부가가 80억 원등, 2019년 말 기준4개 투자조합 장부가가 296억 원에 달했다. 또 지난 2018년 말 이들 4개 투자조합 장부가는 298억 원에 달했다. 이중 얼마가 르토트에 투자됐는지 알 수 없지만, 최소 100억원에서 최대 296억원정도가 투자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액수미상의 투자금은 파산보호신청으로 사실상 회수가 힘들게 됐다.

한투파 4개 조합 장부가 296억 원 날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지난 2017년 의류임대사업이 전망이 밝다며 르토트투자를 감행한데 이어 지난 2018년 12월에는 영업이익도 나지 않는 이 기업을 첨단정보통신 기업으로 포장,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르토트 최고경영진과 한국거래소 관계자의 미팅을 주선하면서 코스닥상장을 추진한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다. 당시 르토트는 매출규모가 약 6천만 달러이며, 연평균고객수 증가율이 70%에 달하고 고객충성도가 높고, 빅데이터기반 패션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지금은 영업이익이 나지 않지만 장래에 큰 이득이 날 것으로 보이는 이른바 ‘테슬라’식 기업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르토트의 코스닥상장은 이뤄지지 않았고, 이는 한국 증시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언론인터뷰를 통해 밸류에이션이 높다며 펌프질을 했지만 상장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 뒤 르토트는 지난해 9월 로드앤테일러인수를 추진, 지난해 11월 인수를 마무리 지었지만 결국 8개월여 만에 손을 들고 말았으며, 한국투자파트너스를 믿고 투자한 애꿎은 한국투자자들만 손해를 입은 셈이다.

투자현황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지난 2016년과 2017년에도 거물 헐리웃영화제작자라는 말에 솔깃해 8백만 달러를 투자했다가 영화 한 컷도 찍지 못하는 등의 사기를 당하고 말았다. 이때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자칭 헐리웃 영화제작자에 대해 검증도 해보지 않고 영화를 제작한다는 말만 듣고 투자를 감행했고, 사기라는 사실을 알고도 1년 동안 허송세월을 하다 뒤늦게 소송을 제기하는 등 사후대처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본보 2018년 11월 보도].

결국 이 자칭 영화제작자는 지난해 8월 연방검찰에 사기혐의로 체포, 기소됨으로써 사기꾼이라는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났었다.[본보 2019년 9월 보도].
지난 1986년 설립된 한국벤처투자의 효시라고 자랑하는 업체가 투자처 선정을 부실하게 하는 것은 물론 사고가 나도 제대로 대처도 못했던 셈이다. 그러다 이번에는 또 다시 르토트 투자로 피해를 입게 된 것이다.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있지만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일부 투자사례를 보면 이 말이 100%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효시’니 ‘개척자’니 하는 말들은 빚좋은 개살구일 수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지난 5월 14일 버지니아동부연방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위성운용업체 인텔샛의 무담보채권자리스트에도 한국기업이 포함돼 있었다, KT 자회사 KT SAT이 인텔샛에 70만 달러 상당을 받지 못했고, 6월말 채권자신고를 하고 자금회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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