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죽만 울리는 최순실 은닉재산수사 또 다시 불거진 진실공방전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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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석-최순실 은닉 수조 원 해외비자금은 팩트
최순실-재산이라곤 유치원을 하던 미승빌딩이 전부

지지부진 검찰수사
‘누군가 막고 있다’

최서원으로 개명한 최순실의 해외비자금이 또 다시 본국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최씨가 본국시간으로 지난 2월 24일 청주지검에서 고소인 조사를 받으면서다. 최씨는 2019년 9월 자신의 은닉재산을 수조원으로 지목한 안민석 더최순실불어민주당 의원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수감 중인 최 씨는 이날 청주지검에 불려가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그는 고소인 조사를 받기 전인 2월 23일 옥중 진술서를 통해 “거짓과 선동으로 국민을 혼란에 빠뜨려 국가의 재앙을 맞게 하고, 현재도 여전히 거짓과 선동을 일삼는 정치꾼 안민석의 국회의원직을 박탈하기 위해 법적 책임을 묻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안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 씨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그 간의 재산추적 과정 일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안 씨가 밝힌 내용의 일부는 본지가 몇 차례에 걸쳐 보도했던 최 씨의 해외은닉비자금 관련 내용과 대동소이했다. 하지만 최씨 해외비자금을 꾸준히 취재해왔던 본지취재와는 다소 다른 부분이 존재하는데, 이것 때문에 최 씨가 결백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이 국내 기관이 최 씨 재산 추적에 실패했다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이미 사정기관에서는 유로폴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은 상황이며 다만 이를 뭉개면서 최 씨 집사 데이비드 윤의 송환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 일각에서는 죽은 권력이나 다름없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 최순실에 대해 굳이 ‘부관참시’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순실 씨가 고소 전 옥중진술서를 통해 안 씨의 주장이 허위사실이라고 밝히자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를 반박하는 글을 남겼다. 그는 “최씨의 독일 집사 ‘데이비드 윤’의 국내 소환이 임박한 듯하니 최 씨가 초조할 것”이라며 “법무부는 네덜란드 감옥에 있는 데이비드 윤 송환에 속도를 내 조속히 데려오고, 이를 계기로 검찰은 최 씨의 해외 은닉재산 전모를 밝혀 달라”고 공세를 가했다. 이어 “나에 대한 최 씨의 고소 주장은 모두 거짓”이라며 “최씨는 1992년 독일교포 유모씨와 ‘Jubel Import-Exporr’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2001년 데이비드 윤과 ‘Luxury-Hamdels’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의원)

▲안민석 (더불어민주당의원)

안 의원은 해외 자금이 없다는 최 씨의 주장도 재반박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2012년 12월 19일 네덜란드에서는 한국 돈 125원으로 ‘Perfect Investment’라는 페이퍼 컴퍼니가 설립됐고, 보름 후 페이퍼 컴퍼니로부터 최순천(최씨의 여동생)이 운영하는 회사 ‘서양 네트웍스’로 1200억 원이 송금됐다”며 “문재인 정부 국세청은 이 돈의 출처를 파악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즉 돈의 출처를 찾아내지 못했을 뿐이다. 인터폴과 공조하는 검찰 수사를 촉구한다”고 적었다. 안민석 의원의 이 같은 주장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일단 문재인 정부 검찰과 국세청 그리고 관세청 등에서 최순실씨의 해외비자금을 추적해온 것은 맞다. 현재까지 본지가 확인한 팩트는 다음과 같다. 이 내용은 본지의 2019년 8월 15일 기사 <델러웨어에서 네덜란드로 넘어간 최순실 비자금>과 2018년 5월 20일 기사 <미국 델라웨어 거쳐서 네덜란드에 은닉돼 있다.> 기사에서도 잘 나와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일 세워진 네덜란드 법인

안민석 의원은 “2019년 12월 19일 네덜란드에서 한국 돈 125원으로 ‘Perfect Investment’라는 페이퍼 컴퍼니가 설립됐고, 보름 후 페이퍼 컴퍼니로부터 최순천(최씨의 여동생)이 운영하는 회사 ‘서양 네트웍스’로 1200억원이 송금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본지가 2년 전 취재한 내용과 일치한다. 당시 본지는 한국 사정기관 관계자로부터 정부의 최순실 은닉자산 추적 내용 취재를 통해 1)네덜란드에 생긴 법인의 자금이 000원이라는 한국 화폐 단위였고 2)법인설립과 관련한 업무를 국내 한 대형 로펌이 대행했음 확인했고 3)법인이 설립된 시기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 있는 날짜였다고 보도했다. 당시 보도에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네덜란드에서 법인 설립 업무를 대행한 곳은 국내 굴지의 법률사무소인 김앤장이었다. 안 의원도 네덜란드 법인과 관련한 내용들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었다.
서양
하지만 이 돈의 최초 출처가 미국 델라웨어에 있던 법인이란 사실은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최씨가 1992년 독일교포 유모씨와 ‘Jubel Import-Exporr’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2001년 데이비드 윤과 ‘Luxury-Hamdels’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었다”고 했지만 이 페이퍼컴퍼니가 실제로 네덜란드 법인과 어떻게 연관이 되어 있는지 찾지 못했다. 하지만 본지가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네덜란드 법인으로 넘어간 돈의 최초 출처는 미국 델라웨어 법인이었으며, 이 법인의 돈은 1990년 이전부터 ‘파킹’되어 있던 돈이었다. 본국 수사기관이 미국 측에도 수사협조를 요청했으나 델라웨어주가 사실상 미국 내 조세피난처 같은 곳이어서 돈이 최초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찾는 데에 실패했다. 또한 이 돈은 델라웨어에서 또 다른 조세피난처인 홍콩을 거쳐 네덜란드로 넘어간 만큼 출처를 찾기란 더더욱 어려웠다.

못 찾나? 안 찾나?

그렇다고 해서 이 돈의 출처를 찾는 일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었다. 안민석 의원은 “문재인 정부 국세청은 이 돈의 출처를 파악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즉 돈의 출처를 찾아내지 못했을 뿐이다. 인터폴과 공조하는 검찰 수사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틀린 말이다. 우리나라 수사기관은 이미 인터폴이 아닌 네덜란드 수사기관 및 유로폴 등에 수사자료를 공유하고 협조요청을 했다. 이것이 2017년 하반기의 일이다. 네덜란드 측 역시 출처를 알 수 없는 돈이 자국으로 들어온 만큼 수사의 협조적이었고, 유로폴 역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인근에 본부가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수사를 도왔다. 유로폴에서는 이 자료를 1년 만에 국내 기관에 통보했다. 그리고 이 자료는 2018년 5월에 만들어진 해외범죄수익환수합동조사단으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사단은 검찰과 국세청, 검찰 등이 합동으로 만든 기구로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만들어졌다.

▲최씨의 집사 데이비드 윤

▲최씨의 집사 데이비드 윤

당시 조사단의 수장은 이원석 당시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이 맡았었으며 현직검사 3명, 각 기관의 범죄수익환수인력 17명이 파견되어 출범했다. 문제는 이 이후였다. 자료를 넘겨받은 조사단은 유로폴에서 넘겨 받은 자료가 어느 정도 내용인지, 범죄혐의가 있는지 어쩐지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조차 공개하지 않은 채 사건을 캐비넷에 묻어두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이 이처럼 미온적 태도를 보이다보니 최순실씨가 안민석 의원을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일각에선 검찰이 최씨의 해외비자금 추적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비자금 조성 시기 자체가 오래됐고, 몇 차례에 걸쳐 해외법인을 통해 송금을 반복하다고 보니 찾기 어려워진 돈을 굳이 인력을 낭비하며 찾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핑계일 뿐 사실상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 씨가 각종 범죄로 유죄가 확정된 이상 이들에 대한 ‘부관참시’를 할 필요가 있겠냐는 분위기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윤 송환이 분기점

결국 최씨의 해외비자금의 행방은 최씨의 집사로 알려진 데이비드 윤의 입에 달려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송환이 이뤄질 경우 검찰도 여론에 밀려 더 이상 뭉개고 있기 어렵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대법원은 이미 지난해 10월 말 윤씨가 네덜란드 법원에 제기한 한국 송환 결정 취소 소송에서 윤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윤씨는 한국에서는 정치적 박해를 받고 있어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고 완전히 그의 송환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네덜란드의 송환 재판은 2심제로 대법원에서 윤씨의 한국 송환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지만 윤씨가 네덜란드 법무부 장관의 결재에 대해 다시 이의를 제기하면 적게는 한 차례, 많게는 세 차례 더 재판이 진행된다. 윤씨가 법무부 장관의 결재에 이의를 제기한다면 이론상으로는 시간이 많이 걸릴 수도 있는 것이다.

▲ 본지는 제 1121호 (2018년 5월 20일 발행), 제 1182호 (2019년 8월 18일 발행)에서 최순실의 미국 델라웨어를 거쳐 네델란드로 옮겨진 비자금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 본지는 제 1121호 (2018년 5월 20일 발행), 제 1182호 (2019년 8월 18일 발행)에서 최순실의 미국 델라웨어를 거쳐 네델란드로 옮겨진 비자금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본국 국적의 독일영주권자인 윤씨는 최씨의 독일 생활과 코어스포츠 운영을 도와준 인물로 국정농단 수사 이후 도피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6월 네덜란드 현지에서 인터폴 적색수배에 따라 체포됐다. 윤씨는 네덜란드 정부의 송환 결정에 대해 불복해 소송을 냈다. 그러나 지난 2월 네덜란드 노르트홀란트주 법원 재판부는 윤씨의 한국 송환을 허가했다. 재판부는 “한국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국가이며,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 범죄인 인도를 불허하긴 어렵다”는 취지의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는 2017년 12월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이 국토교통부의 뉴스테이 사업으로 추진될 수 있게 최씨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청탁해주겠다며 개발업자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받는다. 윤씨는 또 삼성뇌물 사건에서 삼성의 지원 과정을 숨기고자 삼성이 처음 제공한 말 세 마리를 다른 말 세마리로 바꾼 ‘말 세탁’ 과정에 가담한 혐의(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고 있다.

최 ‘안민석은 거짓과 선동으로 여론 호도’

한편 최순실 씨는 최근 검찰에 보낸 자필진술서를 통해 안 의원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어달라”고 부탁했다. 최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통치자금이 최씨 일가로 흘러들어갔다는 주장에 대해 “그 근거나 흔적이 전혀 없다”며 “재산이라고는 유치원을 하던 미승빌딩을 팔아 딸이 겨우 경기도에 집을 구하고 변호사비와 추징금을 낸 게 전부”라고 했다. 그러면서 “거짓과 선동으로 국민을 혼란에 빠뜨려 국가의 재앙을 맞게 하고, 현재도 여전히 거짓과 선동을 일삼는 정치꾼 안민석의 국회의원직을 박탈시키기 위해 법적 책임을 묻고자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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