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하원 1·6 조사위원회 첫 3차 공개 청문회 지상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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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6일 의사당 난입사태…
‘그것은 (트럼프의) 대학살극’

■ 연방하원, 의사당 난입 폭동사태 공개 청문회 진상공개
■ 쿠데타 미수… ‘트럼프가 민주주의 전복 부추겼다’ 성토
■ “도널드 트럼프 의회 전복 음모 중심에 있다”폭동 유도
■ “트럼프, 펜스를 ‘겁쟁이’라며 전방위적인 압박” 맹비난

미국 민주주의의 전당으로 불리는 의사당은 워싱턴 D.C.의 내셔널 몰 동쪽 끝에 있는 캐피틀 힐 위에 자리잡고 있다. 미국 의사당은 단순히 입법 기능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취임식이나 추모식이나 장례식, 혹은 취임식과 같은 중요한 국가 행사도 수행한다. 또한 그 이외에도 독립기념일 행사, 혹은 국가 유공자 기념 행사 등도 이 곳에서 열린다. 이 민주의 성스러운 전당이 지난해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폭도로 변해의사당 난입 폭거로 미국 독립 246년 역사에 크나큰 치욕을 당했다. 이에 연방하원 1·6 조사위원회가 지난동안 조사한 내용으로 21일 현재까지 4차에 걸처 공개 청문회를 가졌다. 이 청문회는 오는 9월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특별취재반>

미연방하원 1·6 조사위원회는 지난 9일 제1차 공개 청문회를 열어 작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연방의회 의사당에 난입해 사상자를 낸 경우에 대한 트럼프의 책임론을 강력히 제기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의회 인근에서 한 연설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의사당으로 가라며 사실상 폭동을 부추겼다. 이 사태로 의회경찰 1명을 포함해 5명이 사망했고, 지금까지 700명 이상이 기소되는 등 사법 당국 과 의회는 진상 규명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 트럼프 전대통령의 딸 비앙카가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조사위 의장인 베니 톰슨 민주당 하원의원은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는 군중이 의회까지 행진해 가서 미국 민주주의를 전복시키도록 부추겼다”며 “트럼프가 이 음모의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당선 인증 절차를 막으려 폭력적인 지지자들을 워싱턴DC에 집결시킨 뒤 의회 쪽으로 가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9일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태’ 제1차 공개 청문회 증언 영상에 트럼프의 딸 이방카 트럼프(40)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등장했다. 도널드 트럼프(75) 전 대통령은 의회 1-6 진상 조사위원회가 편파적이라며 참모진에 조사에 협력하지 말 것을 요청했지만 이방카 부부는 이를 거부하고 조사에 응했다.

작년 7월 민주당 주도로 구성된 1·6 조사위원회는 11개월간 약 1000건의 인터뷰를 하고 약 14만 건의 서류를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이날 청문회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의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여러 단계의 음모”에 의해 발생한 “쿠데타 미수(attempted coup)”라고 규정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다시 트럼프의 과오를 부각하려는 시도로도 볼 수 있는데, 청문회는 미국의 황금시간대인 저녁 8시에 시작돼 NBC·ABC·CBS·CNN 등 대부분의 방송사가 특별 편성해 2시간 여 동안 생중계되는 등 매우 비중있게 다뤄졌다. 조사위는 이전에 공개된 적 없는 증언 영상과 난입 사태 당시 영상 등도 청문회 석상에서 공개했다. 1·6 사태 당시 법무장관이었던 빌 바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선거 부정 주장은 “헛소리”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극단주의 단체인 ‘오스키퍼스’와 ‘프라우드 보이스’가 의사당에 난입할 준비를 하는 영상도 공개 됐다. 당일 현장에서 폭도를 막다 다친 의회 경찰 캐롤라인 에드워즈도 증인으로 증언했다. 그녀는 자신을 한국전쟁에 참전한 해병대의 손녀라고 소개하며 미국의 상징인 민주주의를 수호하려고 매일 노력했지만, 각종 비난을 들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외상성 뇌손상이 치료되면 다시 업무에 복귀하고 싶다는 희망도 드러냈다. 그녀는 당시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묘사하면서 “경찰로서, 법 집행관으로서 한 번도 내 자신이 그런식의 현장에 서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사망한) 브라이언 식닉 경관은 갑자기 넘어져 창백해졌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두 남자가 식닉 경관과 다른 경찰관들에게 화학약품을 뿌리는 모습이 나와있지만, 워싱턴의 검시관은 식닉이 뇌졸증을 일으킨 후 자연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캐럴라인 에드워즈는 이날 청문회에서 “내가 본 것은 전쟁 장면이었다. 바닥에 쓰러진 경찰관들이 피를 흘리고 구토하고 있었다. 나는 사람들의 피 위로 미끄러졌다. 그것은 대학살(carnage)이었다” 고 증언 했다.

청문회, 주류 방송사 2시간 생중계

첫 공개 청문회에서 “난 바 법무장관을 존중한다. 그래서 그가 말한 것을 받아들였다”고 말한 이방카 전 보좌관의 증언 내용도 공개했다. 지난 대선에서 부정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윌리엄 바 당시 법무장관의 견해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딸이자 백악관 참모였던 이방카가 인정한다는 의미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직후 선거 조작을 주장하면서 불복했고, 자신의 충복이었던 바 전 장관이 이에 동조하지 않자 선거 한 달 만에 경질했다. 바 전 장관은 청문회에서 공개된 영상을 통해서도 “난 선거가 도둑질당했다는 그(트럼프)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했었다”며 “나는 대통령이 헛소리를 한다고 말했고, 나는 그것 (조작선거 주장)의 일부가 되길 원치 않았다”며 트럼프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가가 부족했다는 점을 거듭 밝혔다. 그는 이어 “(트럼프가) 투표기가 선거를 훔치기 위해 설계된 해킹된 투표 기계라는 보고서를 내게 건네줬다”며 “매우 어설프고 증거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 전에는 트럼프와 어느 정도 대화가 됐지만, 선거 후 그는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가 사기라는 주장 만 되풀이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는 전 장관의 평가를 수용하지 않았지만, 당시 백악관 선임 보좌관이던 그의 딸은 받아들였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방카의 특위 증언의 진실성을 최소화 하려 시도했다고 전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폭도를 소환해 결집시키고 이 공격의 불을 붙였다”고 비난한 공화당 소속 리즈 체니 의원이 이목을 끌었다. 체니 의원은 애덤 킨징어 의원과 함께 조사위에 합류 한 2명뿐인 공화당 의원으로 조사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인 체니 의원은 트럼프의 ‘대선 부정’ 주장을 반박해 당내 서열 3위 자리인 의원총회 의장직에서 쫓겨났지만 뜻을 굽히지 않은 소신파로 잘 알려져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공화당 동료 의원들을 향해서는 “트럼프는 언젠가 사라지겠지만 당신의 불명예는 영원 할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공화당 내의 ‘트럼프 저격수’였던 체니 하원의원은 “(지난해) 1월 6일 아침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권력을 이양해야 할 헌법적 의무를 저버리고 2020년 선거의 합법 적 결과와 관계없이 미국 대통령직을 유지하려고 의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이 대선 불복을 위한 “정교한 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CNN은 위원회 관계자를 인용해 ‘폭력 시위대를 워싱턴 DC에 집결시켜 의회 행진을 조장하는 것’이 그 계획 중 일부였다고 보도했다. 체니 의원은 또 “(의사당에 난입한) 폭도들이 ‘마이크 펜스를 목매달아라’고 외치는 것을 알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지지자들 생각이 옳을 수도 있다. 마이크 펜스는 그래도 싸다(deserves it)’고 반응했다”고 말했다. 대선 불복에 협조하지 않은 펜스 전 부통령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 보호 조치도 취하지 않고 오히려 폭도들에게 동조했다는 것이다.

이방카의 남편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큐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역시 별도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를 뒤집으려 한 시도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 다고 증언했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트럼프가) 그냥 우기는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불명예 영원할 것”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이자 선거캠페인 매니저였던 빌 스테피언도 선거 당일 저녁 승리를 선언 하기는 이르다고 만류했지만,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스테피언은 “그 같은 선언을 하기 에는 매우 일렀다”며 “개표가 진행 중이었고 어떤 선언을 하기에도 너무 이른 시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백만 장의 투표용지가 아직 집계되지 않아 어떤 선언도 너무 이르다고 조언했지만, 줄리아니(트럼프의 고문변호사)는 트럼프에게 빨리 승리를 선언하라고 재촉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우리는 선거에 매우 자부심이 있었고 우리가 유리하다고는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스테피언은 이날 직접 증언에 나서 대선 당시 ‘선거 사기’ 주장과 관련해 정황을 상세히 증언할 것 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았으나, 이날 아침 갑작스레 부인의 출산을 이유로 출석하지는 않았다.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제이슨 밀러 역시 녹취에서 “확실하게 표를 확보하기까지 승리를 선언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며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의하지 않았고, 이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 들은 ‘유약하다’고 봤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는 조지아주 북부 연방 검사장으로 재임하다 돌연 사임한 한국계 박병진 (미국명 B. Jay. Pak) 전 검사장도 증언대에 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불복 이후 조지아주 국무 장관에게 자신의 승리를 입증할 표를 찾아 내라며 외압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으며, 당시 박 전 검사장이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펜스에 선거결과 뒤집기 사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뉴욕타임스(NYT)가 이런 내용을 보도하자 “부통령의 권한에 대해 부통령과 나는 완벽히 일치해 있다”는 ‘거짓’ 성명을 냈다고 CNN은 보도했다.

특위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지난해 1월 6일 의회에 난입했을 당시 피신해 있던 펜스 전 부통령의 사진도 공개했다. 당시 시위대는 펜스 전 부통령과 40피트(12.2m) 거리까지 접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 수천 명은 지난해 1월 6일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던 의회로 난입해서 의회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이들은 특히 펜스 전 부통령이 비협조적이라는 이유로 펜스 전 부통령을 찾아다니면서 ‘펜스를 교수형에 처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동 직전 연설에서 “의사당으로 향하라”며 폭도를 선동한 책임론에 휩싸여 있지만, 아직도 대선이 조작됐다는 주장을 반복하며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1·6은 단순한 시위가 아니다”라면서 “그것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가장 위대한 운동을 대표한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자신이 패배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장녀 이방카 트럼프 전 백악관 선임 보좌관의 증언을 일축하면서 부정 선거 주장을 계속 이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일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 소셜’에 글을 올려 “이방카는 선거 결과를 들여다보거나 검토하는 데 관여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오래전에 그것에서 손을 뗐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생각엔 (이방카가) 바와 법무장관으로서의 그의 직책에 존중을 표하려 했을 뿐이다. 그(바)는 형편없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의원 주도의 청문회에 대해 “정의에 대한 조롱”이라며 “미국인 들이 겪은 큰 고통으로부터 주의를 돌리려고 하는 ‘인민 재판(Kangaroo Court)’이라고”고 깎아 내렸다. 이어 “진실은 1월 6일 대규모의 미국인들이 선거 기간 명백한 범죄 활동에 대해 그들이 선출한 공무원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워싱턴DC에 몰려나왔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사위는 6월 중에만 8번의 청문회를 계획하고 있다. 마지막 청문회는 11월 중간선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9월로 예정하고 있다. 의회 1.6조사위는 6월 중에만 8번의 청문회를 계획하고 있다. 마지막 청문회는 11월 중간선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9월로 예정하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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