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스토리] 뉴욕 요식업계 신데렐라 임금소송 54만 달러 패소 내막

이 뉴스를 공유하기
■ 히스패닉직원, 퇴사 14일 만에 기다렸다는 듯 최저임금미지급소송
■ 핸드 측, 소송장받고 일체 대응 않아 올해 1월 결국 궐석패소판결
■ 이기현씨, 창업 10년 만에 13개로 키워 EATER잡지에 소개되기도
■ 건물주들, 코로나19 강제폐쇄불구 ‘임대료 32만 달러 내라’ 소송도

뉴욕 맨해튼 코리아타운일대에서 최소 13개 이상의 식당을 운영, 한인요식업계의 신데렐라로 급부상한 업체가 종업원으로 부터 최저임금미지급 등으로 소송을 당해 54만여 달러 패소판결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달 초 종업원 2명으로 부터 또 다시 임금소송을 당했으며, 지난해에는 현재 영업 중인 식당에 임대료 32만여 달러를 내지 않은 혐의로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워낙 많은 식당을 운영하다보니 바람 잘 날이 없는 셈이다. 코로나19로 2년여 동안 개점휴업상태였던 뉴욕한인식당들과 LA대형식당들이 이제 막 정상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임금 소송, 임대료 소송 등도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뉴욕 맨해튼 32가 일대에 한국음식은 물론 일본음식, 일본식 포장마차, 태국음식 등 아시안 식당을 무려 13개 이상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핸드호스피탤리티[HAND HOSPITALITY]. EATER등 식당전문 잡지에 ‘뉴욕시에서 가장 창의적인 한국식당 경영자’등으로 소개될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도 3개 이상의 식당을 오픈한 핸드호스피탤리티가 임금소송, 임대료체납소송 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남부연방법원은 올해 1월 20일 ‘핸드호스피탤리티’, ‘허 네임 이즈 한’, ‘핸드3535’, ‘마당쇠’, ‘초당골’, 이기현 씨 등에게 전종업원 후안 카를로스 바즈케즈에게 약54만 3천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바즈케즈는 지난 2020년 7월 10일 소송을 제기했지만, 핸드호스피탤리티 측은 일체 이 소송에 대응하지 않아, 궐석판결이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소송장과 판결문에 따르면 바즈케즈는 지난 2015년부터 2020년 6월 28일까지 핸드호스피 탤리티 등이 운영하는 여러 곳의 식당에서 일을 했으나 최저임금, 초과근무에 따른 수당, 연속근무에 따른 수당 등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 법원으로 부터 이를 인정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초과수당-최저임금’ 미지급 소송

바즈케즈는 ‘2015년 9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뉴욕 맨해튼 코리아타운 31스트릿의 허네임이즈한에서 1주일에 76시간씩 근무했지만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바즈케즈는 ‘허네임이즈한에서 월, 수, 목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금, 토는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일요일은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일했다’고 주장했다. 또 ‘2019년 2월부터 2020년 2월까지는 메디슨애비뉴의 ‘온’에서 1주일에 62시간, 2020년 3월부터 4월까지는 맨해튼 코리아타운 35스트릿 마당쇠에서 1주일에 52시간, 2020년 4월부터 6월까지는 맨해튼 35스트릿 초당골 및 마당쇠에서 1주일에 60시간씩 식기세척과 주방보조 및 요리사 등으로 일했다’고 밝혔다. 주당 근무시간이 최소 52시간에서 최대 76시간이어서 주당 40시간을 훨씬 넘어섰지만 최저임금과 초과근무에 따른 1.5배 임금을 받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바즈케즈는 2015년 6월 처음 근무를 시작할 때 6백 달러를 받았으며, 그 뒤 약 6개월에 한 번씩 주당 50달러가 인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핸드호스피탤리티 측에서 꼬박 꼬박 주급을 인상해 준 셈이다.

이 같은 인상에 따라 바즈케즈의 주급은 2020년 3월 코로나19 발병 초기에는 960달러까지 인상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바즈케즈 본인의 주장이다. ‘식당 직원의 주급이 1천 달러에 육박, 더 이상 인건비 때문에 식당을 운영하기가 힘들다’는 푸념이 결코 엄살이 아닌 셈이다. 뉴욕 주정부가 코로나 19로 인해 사실상 식당의 영업 등을 강제 중단시킨 것이 3월 중순이며, 그때부터 식당들은 제한적인 영업을 했다. 바즈케즈는 2020년 3월 23일부터 6월 28일 까지도 온, 마당쇠, 초당골 등에서 일했지만 주급은 최저 3백 달러에서 최대 6백 달러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이 당시 모든 식당이 사실상 개점휴업상태였음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식당 종업원들이 이처럼 일시적으로 주급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법은 이 같은 현실적 어려움을 고려하지 않고 법대로 판단할 뿐이다. 바즈케즈는 핸드호스피탤리티와 갈라선지 채 보름도 안 된 같은 해 7월 10일 임금소송을 제기했다. 퇴사하자마자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자신의 권리를 행사한 셈이다.

궐석재판으로 패소판결 ‘왜’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핸드호스피탤리티 측은 소송장, 수정소송장, 소환장 등을 송달받고도 답변서 제출 등 일체 소송에 응하지 않았고 법원은 바즈케즈의 주장을 그대로 인정, 궐석으로 패소판결을 내렸다. 패소판결액은 무려 54만 2801달러, 여기에다 변호사비 7426달러도 물어내라는 것이었다. 바즈케즈가 정확히 5년 정도 근무한 것을 감안하면 1년에 약 11만 달러씩 배상받게 된 것이다. 핸드호스피탤리티 측이 이 판결에 항소하지 않음에 따라 최종판결이 됐고, 판결 90일 이내에 배상액을 지급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15%가 가산된다. 만약 90일 이내에 판결을 이행하지 않았다면 배상액은 60만 달러이상으로 치솟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3일에도 전종업원 2명이 핸드호스피탤리티 등을 상대로 임금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손순자씨와 강미애 씨는 지난 6월 3일 뉴욕남부연방법원에 핸드호스피탤리티, 초당골, 톨레도53, 이기현, 민찬홍, 김연희 씨 등을 상대로 최저임금 미지급, 초과근무수당 미지급, 임금노티스 및 통지서 미발급 등의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장에 따르면 ‘손순자씨는 지난해 5월 1일부터, 강미애 씨는 지난해 7월 11일부터 맨해튼 35스트릿 초당골에서 근무했으나,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것은 물론, 팁도 25% 정도 적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핸드호스피탤리티는 맨해튼 등에서 최소 13개의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며 ‘임금이 적다고 항의하자 식당 측이 갑자기 근무시간을 줄였으며, 지난 5월 24일 미지급 임금을 달라는 서한을 보내자, 5월 26일 식당주인이 강미애 씨를 불러, 왜 소송을 하려고 하느냐, 나는 철저한 증거를 가지고 있는데, 당신들은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느냐. 내가 사과했는데 왜 내 등에 칼을 꽂으려 하느냐며 야단을 쳤다’ 고 말했다. 어디까지나 원고 측의 주장이며, 아직 피고 측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이다. 하지만 피고 측은 적정임금을 지급했다는 철저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EATER’ 잡지에 소개된 인물

이외에도 핸드호스피탤리티는 식당 임대료를 제대로 내지 못해 피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 맨해튼 128 매디슨애비뉴 빌딩 소유주인 겔트만 리얼티는 지난해 4월 21일 핸드호스피탤리티 를 상대로 뉴욕카운티시빌코트에 임대료체납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겔트만리얼티는 소송장에서 ‘핸드호스피탤리티가 128 메디슨애비뉴 1층을 임대했지만 지난 2020년 4월부터 2021년 3월까지 1년간 임대료를 내지 않았다. 매달 임대료가 1만 9570달러이며, 재산세 약 7만 7천 달러, 1년치 연체료 만 1713달러, 법률비용 등 32만 5413달러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겔트만리얼티는 지난해 3월 19일, ‘14일내에 밀린 임대료를 지불하라’는 서한을 발송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자 곧바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2020년 4월부터 임대료를 내지 못했다면 이때는 뉴욕주정부의 명령으로 식당이 사실상 강제휴업에 들어갔던 시기다.
뉴욕시 모든 식당들이 임대료를 제대로 내지 못했고, 많은 건물주들이 이 같은 상황을 이해하고 임대료를 몇 달간 받지 않거나 줄여주던 시점이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이 소송은 소송장만 제출한 뒤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으나, 소송은 취하되지 않고 계속 계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왜 원고 측이 소송을 더 진행하지 않는 지는 알 수 없다. 핸드호스피탤리티 웹사이트에 따르면 2011년 맨해튼 31스트릿에 ‘테이크31’이라는 한국식당을 오픈한 뒤 2013년에는 맨해튼 35스트릿에 ‘뮤’라는 이자카야를 열었고, 2015년 맨해튼 31스트릿에 ‘허네임이즈한’, 맨해튼 35스트릿에 ‘초당골’이라는 식당을 오픈했다. 그 뒤 일식당 ‘노노노’와 ‘하카타 톤톤’, 태국음식점 ‘랜덤 액세스’, 또 올해는 ‘토와’, ‘팔팔’ 등의 식당을 열었고, 퀸즈 플러싱 146스트릿에도 이자카야 뮤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최소 13개 이상의 식당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핸드호스피탤리티의 사장은 올해 41세의 이기현 씨이며, 지난 2020년 식당업계 전문잡지인 ‘EATER’가 ‘이 대표는 가장 혁신적인 한국식당 경영자’라며 놀라운 성공신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씨는 올해도 식당 3개 이상을 오픈하며 의욕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는 법’. 임금과 임대료 등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식당 등을 운영하다보면 가장 많이 휘말리는 송사가 임금과 임대료라는 점에서 식당주인이라면 한 번씩 겪어야 하는 통과의례를 치르는 셈이다. 이 대표가 이 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 주목된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