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72년 기념] 잊혀져가는 6·25 전쟁 참전용사들이 뿔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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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행사에서도 참전용사 홀대… 푸대접에 불쾌한 심경 토로

‘6·25 기념행사 참석 연락도 없었다’

올해는 6·25 전쟁 72주년이 되는 해다. 이번 6·25 기념행사를 두고 LA지역에서는 4곳에서, OC지역에서는 2곳에서 각각 따로 열렸다. 과거 어느 때는 남가주에서 일반사회 단체이건 교회 단체이건, 오직 한 곳에 다 모여‘힌국전쟁’의 의미를 새겨가며 행사를 기념했다. 한국에서는 지금까지 보수정권과 진보정권이 상호 교체되면서 ‘6·25 한국전쟁’의 명칭도 바뀌고, 행사 성격도 바뀌고, 심지어 진보정권 때는 6·25 노래까지도 가사가 바뀌는 희한한 작태도 나타났다. 그리고 우리의 6·25 전쟁 기념일 행사를 북한의 눈치를 보아가며 할 때도 있었다. 한편 지난 25일 한인 기독 단체들이‘자유 통일을 위한 기도회’를 통해 장장 2시간 30분 동안 특별한 의미를 주었고, 또한편 이날 미주류사회에서는‘한국전쟁’(Korean War)을 주제로 한 행사에 무려 1천여명의 주류 사회 다인종 주민들이 참석해 전쟁과 평화에 대하여 모임(특집 2부)을 가져 한인사회가 6·25 한국전쟁의 기념일을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행사를 기념해야 하는지 다시금 생각할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성진 취재부 기자>

올해 LA총영사관은 6·25 한국전쟁 기념행사를 6월 25일(토)에 개최하지 않고, 하루 전날인 24일 (금)에 개최했다. 하지만 주미대사관, 하와이 총영사관, 애틀란타 총영사관 등을 포함, 많은 한인 단체들은 모두 6월 25일(토)에 6·25전쟁 기념식이나 기념 행사 등을 개최했다. LA총영사관은 과거 6·25전쟁 기념행사를 모두 ‘6월 25일’에 개최해왔는데, 올해는 특별한 사유 설명 없이 6월 24일(금)에 행사를 재향군인회미서부지회, 6·25참전유공자회미서부지회 등과 함께 주최했다. 총영사관측은 “UN 참전국 영사단의 참석과 다른 단체 행사가 25일이라 그 행사들에 참석키 위함” 라는 답변이었다. 본보가 재향군인회측에게 ‘왜 6월 25일에 개최 않고 6월 24일에 개최하는 가’ 라고 문의했더니 “관에서 정한 것이라 따라 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한편 이날 행사에 샌디에고한인회의 백황기 회장은 참석했는데, LA한인회의 중요 임원 모습은 안보였다. 행사장 배너에는 후원 단체로 맨 앞에 LA평통이 적혀 있었으나, 역시 회장이나, 부회장의 모습은 안보였다. 6·25 한국전쟁을 기념하는 행사는 군 관계도 중요하지만, 6·25기념행사는 대한민국 누구나가 기억하고 후세에 전해야 하는 국가 기념일이다. 이날 행사장인 LA총영사관저 리셉션 장소에 5명의 6·25참전 유공자들이 행사장에 입장하지 않고 대기 의자에 앉아 있었다. 오전 일찍부터 관저에 온 이들은 약 한 시간 후에야 겨우 입장할 수 있었다. 이자리에 있던 L 모 참전 유공자는 “우리들은 매년 6·25 행사에 초청을 받아 참석 했었는데, 올해는 무슨 영문인지 연락 자체가 없었다”며 불쾌한 심정을 토로했다. 6·25참전 한인 유공자들의 행사 초청은 이날 공동 주최측의 하나인 6·25참전유공자 미서부지회의 몫이었다. 현재 LA지역에 6·25 참전 한인 유공자들은 약 50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데 중요 회의 때 참석 인원은 30명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과 같은 6·25한국전쟁 기념식 장소인 총영사관저 행사에도 전원을 초청하더라도 30명 넘게 참석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관계자 대부분은 알고 있다.

▲ 김영완 총영사가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25참전유공자회나 재향군인회측은 총영사관측이 제안하는 “참전 한인 유공자 20명 이내 초청”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점도 문제가 있다. 더구나 이번 행사에서 참석 유공자들은 정식 초청장도 받지 못하고 대부분 전화나 기타 방법으로 전해 듣고 행사장에 참석했다고 한다. 6·25참전유공자의 한 사람인 C모 유공자는 “우리가 예우 받자고 하는 것이 아니지만, 마치 구걸하여 참석하는 것 같아 씁쓸했다”고 말했다. 이날 감사 메달과 평화의 사도 메달 증정도 있었는데, 한인 유공자는 이재학 6·25참전유공자회미 서부지회장만 받았다. 이에 대하여 다른 유공자 회원들은 “우리 유공자 회원들 중에 받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총영사관 측은 “감사 메달이나 평화의 사도 메달을 받지 못하신 분들의 정보를 수차례 요청 했는데도 받지 못했다”면서 “나중에 뜻있는 날에 전수식을 개최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OC지역 6·25행사를 두고 OC한인회, OC해병대전우회를 비롯한 한인단체장들이 6·25 행사를 지난해 건립된 플러튼 한국전참전기념비 공원에서 공동 개최 문제를 놓고 사전 회합을 갖고 논의했으나 “예산 문제”를 이유로 서로 갈라저 지난 25일 따로 개최했다. OC한인회측은 재향군인 회남서부지회와 공동으로 OC한인회관에서, 해병전우회측은 참전기념비에서 각각 양분되어 행사 를 치루었다. 이에 대하여 OC지역에서 한인단체 활동에 적극 참여 했었던 K씨(80)는 “예산문제 때문에 6·25 행사를 함께 개최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크게 실망했다”면서 “단체들이 자체적으로 예산도 모으지 못하고 행사를 한다는 정신 자체도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25일(토) 오전 10시 30분에 LA영생교회(1829 S. Western Ave. LA) 에서 약 100명의 크리스천 참석자들은 세계기도모임 (“세기모” 대표 총재 피종진 목사)과 미서부지부(대표 총재 김영구 목사)가 주최하고, 한인단체들이 주관하는 <6·25 한국전쟁 제72주년 상기예배 및 자유통일을 기원하는 기도회>에서 <한반도 자유통일을 위한 1천만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예산문제” 기념행사 양분

▲ 6·25 전쟁 상기예배에서 참석자들이‘대한민국 만세’를 외치고 있다.

이날 행사는 1부 상기예배, 2부 기념행사, 3부 자유통일을 위한 기도회 등으로 장장 2시간 30분 동안 매우 의미있게 진행됐는데, 1부 박세헌 목사(세기도미서부지부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상기예배에서 세기모 대표총재 피종진 목사는 “큰 용사여”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우리나라는 애국가의 가사에 있는 ‘하나님이 보우하사~’ 처럼 하나님이 함께 계심을 믿는다”라는 믿음을 강조했다.

제2부 6·25한국전쟁 기념행사는 김영구 목사(세기모미주서부지부 총재) 사회로 국민의례로 시작되어 특히 6·25 전쟁의 역사와 의미를 조명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6·25한국전쟁과 미국’이란 주제를 발표한 강순영 목사(청교도 운동본부)는 6·25의 역사적 배경과 한미동맹의 역사와 그리고 개발도상국의 한국의 성장과정에서 한국교회의 정신적 선도로 현재 세계각지로 진출한 한국 해외 선교 활약상을 소개했다. ‘6·25한국전쟁과 이민차세대’라는 주제를 발표한 미주한인재단LA의 이병만 회장은 “6·25의 바른 역사관과 후세 교육이 우리 기성세대들에게 맡겨진 사명”이라면서 “지난 5년간의 문재인 정권의 6·25 역사 왜곡을 바로잡아야 하는 과제가 우리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승만대통령기념사업회 회장 최학량 목사는 ‘남북한 자유통일을 위한 남가주 동포들의 결의’를 제안하여 참석자들의 전면적 지지를 받았다. 결의문 핵심은 <우리는 기독교 국론을 근거로 복음으로의 통일을 결의한다> <우리는 반드시 자유민주주의로서의 통일을 결의한다> <우리는 철통같은 한미동맹 강화로 통일을 결의한다>였다. 3부 행사는 자유통일을 위한 기도회 순서로 첫째 국제계시록포럼 대표인 최수일 목사는 ‘남북한 자유통일울 위해’라는 기도에서 “지난 70여년 이상 고통 중에 있는 북한 동포에 대한 우리의 용서를 청하며 북한주민의 고통을 구제하자고 기도했다. 둘째, 여호수아 지 목사는 ‘잃어버린 북한의 주님의 성소가 회복을 위해’라는 기도에서 “북한에서 부활절과 크리스마스를 지내는 날이 오기를 기원했다. 셋째, 세계기독교어머니기도회장인 이선자 목사는 ‘북한의 지하교회 성도들과 흑암에 묶여있는 북한 2500만 동포들을 위해’라는 주제로, 넷째, 통일장학회의 김학송 선교사는 ‘북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선교사님들의 무사 귀환을 위해’라는 기도에서 “대한민국이 국가라면 이들 선교사를 구제하는 것이 사명이고 의무이다”라며 특히 “나라를 위해 싸우다 포로가 된 국군포로들이 아직도 북한땅에 억류되어 있는데 이들을 국가가 가족품으로 오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기도했다. 이어 김영구 목사는 자유통일을 위한 1천만 서명운동을 선포하면서 “우리는 북한동포를 방치하고 있었다는 역사의 현실에서 용사를 구하면서 기독인들의 양심으로 구출 운동에 나서자고 호소해 참석자들이 이에 동참을 소리 높여 기도했다.

▲ OC 플러튼 한국전참전비 공원에서 해병전우회 주최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미주3·1여성동지회 합창단이 선창으로 ‘6·25 노래’와 ‘전우야 잘자라’ 노래를 4절까지 6·25 기념 함께 불렀으며, CBS-TV기독교 방송 대표 한기형 목사의 행사 총평을 듣고, 남가주한인목사회 증경회장인 백지영 목사의 축복기도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날 행사는 남가주이승만대통령기념사업회, 대한민국역사지키기운동본부, 미주3·1여성동지회, 미주한인재단 LA, 청교도운동본부가 공동주관하고, 광명교회, 기드온동족선교회, 남가주소망교회, 미국애국동지연맹, 세계기독교어머 니선교회, 순복음제자교회, 월드쉐어USA, 일천만이산 가족위원회 LA, K.A.C.C., N.K.I.A. 탈북자 선교회, 통일장학회, 하늘문교회 등이 동역단체로 협찬했다. 문의: (310) 404-6219

한편 지난 24일 LA총영사 관저에서의 기념식은 UN참전국 외교단, 주하원의원, 시장 등 대표 정치인, 미 참전용사회, 미 재향군인회, 재향군인회 미서부지회, 6·25참전유공자회, 월남전 참전 자회, 고엽제 전우회 등 각계 인사 1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72주년 6·25 한국전쟁 기념 식에는 필리핀 (Edgar Badajos), 태국 (Tor Saralambra), 뉴질랜드 (Jeremy Clarke-Watson), 벨기에(Gunther Hendrik Sleeuwagen), 멕시코 (Marcela Celorio) 등 유엔 참전국 외교단이 참석 하였다고 총영사관측은 밝혔다.

축제의 부활 꿈꾸는 북한

이날 캘리포니아 주방위군 기수단과 육군제300군악대가 참석하여 행사를 지원하였는데, 이번 기념식이 특별했던 이유는 외교단과 정치인 뿐 아니라 제40사단 출신의 한국전 참전용사인 로만 모랄레스 (Roman Morales)님과 ‘기적의 태극기’로 화제가 된 제임스 란츠 (James Lantz) 미해병 참전 용사가 참석하여 기념사를 통해 행사를 빛내 주었다고 총영사관은 강조했다. 이날 김영완 총영사는 기념사를 통해“동족상잔의 비극적 전쟁이 발발했을 때 참전용사분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뒤로한 채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을 수호하기 위해 일어나셨고”, “참전용사분들의 희생과 헌신 덕분에 한국은 경제적 번영과 함께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면서 “72년전 참전용사분들이 지켜 주신 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지금의 이 평화다”라며 참전용사들의 헌신과 희생에 감사를 표했다.

참전용사 희생과 한국 경제발전

6·25한국전쟁 72주년을 맞이한 미주한인사화는 이제라도 공동체 의식의 함양과 민족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서라도 6·25 관련 역사 교육을 철저히 강화해 나가야한다는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다시는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할 우리 민족사의 대 비극인 6·25 자유수호 전쟁을 기억하는 국경일이 없다는 것에 대해서도 한국정부가 이를 숙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리 후세들을 위해서라도 6·25전쟁은 북한에 의해 자행된 남침이며, 그로 인해 우리 민족사의 최대의 참화가 빚어졌다는 것, 따라서 국론을 하나로 모아 다시는 되풀이 돼선 안 된다는 것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6·25가 뭔지, 3·1절이 뭔지 그 자체를 모른다. 그래서 기성세대부터 ‘역사 기념 일’을 제대로 기억하고 이를 교육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 사회에서는 한 때 “6·25는 잊혀진 전쟁”이었으나, 이제는 “6·25는 승리의 전쟁이며, 그 모델이 대한민국의 오늘의 선진국이 증거이다”라는 인식이 크게 퍼져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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