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해 2월말 매입한 뉴저지 주 사우스폴 빌딩 1년 만에 매물로
■ 자금난 이유…3100만 달러에 매입 사우스폴 건물 3500만 달러에
■ 부동산업계 ‘NJ개발업자 매입의사통보…서둘러 에스크로 열은 듯’
■ 위니아전자에 이어 주식회사 위니아도 임금 체불로 ‘위기설’ 확산
박정희 전대통령의 손녀사위이자 박근혜전대통령의 조카사위인 박영우 씨가 운영하는 대유 위니아그룹이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동차시트생산업체로 이명박 전대통령의 다스와 경쟁관계인 대유에이텍은 지난 2014년 만도위니아, 지난 2018년 대우전자를 인수하면서 재벌그룹으로 발돋움했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새우가 고래를 잡아먹었다는 우려를 낳았었다. 안타깝게도 이 같은 우려는 승자의 저주로 현실화됐다. 위니아전자와 위니아 등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임금도 제대로 지불하지 못하면서, 지난해 2월말 매입한 뉴저지 주 포트리의 사우스폴 빌딩을 약 1년 만에 다시 부동산시장에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위니아전자가 이 빌딩을 매입한지 3-4개월 만에 임금체불에 빠졌다는 것은 무리한 미국부동산투자도 자금난의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박 회장은 사우스폴 빌딩 소유업체를 지난해 12월말 대유아메리카주식회사로 변경했으며, 박 회장의 딸이 이 회사의 이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뉴욕시에서 조지워싱턴브릿지를 건너 포트리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대형오피스 빌딩인 사우스폴빌딩.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 측이 지난해 2월말 이 건물을 매입, 위니아간판을 내걸 것으로 예상됐지만, 단 하루도 간판을 걸어보지도 못한 채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박근혜 전대통령의 조카사위인 박영우회장은 지난해 2월 28일 위니아아메리카유한회사라는 법인을 내세워 뉴저지 주 포트리의 222 브루스 레이놀즈 블루버드 소재 사우스폴 빌딩을 3100만 달러에 매입했고, 이 사실은 지난해 7월 본보를 통해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지난 1973년 지어진 이 건물은 5층 규모로, 건평이 10만 8천 스퀘어피트에 달한다. 당시 매도자는 ‘사우스폴포트리유한회사’로서, 이 법인을 대표해 정명진 사우스폴 사장이, 또 매입 법인을 대표해서 이승진 씨가 서명한 것으로 밝혀졌었다. 하지만 박 회장 측은 적어도 지난 3월 24일 이전 이 건물을 다시 부동산시장에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 회장 측이 요구한 매도금액은 3500만 달러로, 매입금액 3100만 달러보다 4백만 달러 높은 값이다. 부동산중개인들에 따르면 이미 매입자가 나타나 매매가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뉴저지 주 포트리 건물들을 싹쓸이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인 부동산업자가 매입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만도-대우전자’연달아 인수가 화근
이 부동산업자는 박 회장 측이 요구하는 금액인 3500만 달러에서 한 푼도 깍지 않고 전액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변이 없는 한 조만간 클로징을 할 것이 확실시된다. 박 회장은 지난해 2월말 3100만 달러에 사우스폴 건물을 매입했다가 위니아 간판도 한번 달아보지 못한 채 1년 만에 다시 매물로 내놨고, 결국 1년 4개월 만에 3500만 달러에 팔리게 된 것이다. 박 회장은 이 건물을 매입할 때 우리은행에서 2166만 달러의 모기지 대출을 받았고 양도세 31만 달러를 지불했었다. 또 부동산 매도 때도 약 40만 달러의 세금을 물게 되고, 매입 매도 때 변호사 비용을 포함, 1백만 달러 상당의 비용을 치른 셈이다.
따라서 이 건물을 팔아도 매매차익은 3백만 달러이며, 당초 모기지외에 자체 조달했던 950만 달러를 감안하면 1250만 달러상당의 현금을 거머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빌딩 소유법인인 위니아아메리카유한회사는 대유에이텍의 해외계열사이자 주식회사 특히 모기지서류 등에 따르면 위니아아메리카유한회사의 소유주는 위니아대우일렉트로닉스 아메리카이다. 이 회사는 위니아아메리카유한회사가 이 부동산을 매입한지 약 20일 만인 지난 2022년 3월 15일 법인명을 위니아대우일렉트로닉스아메리카에서 대우를 떼어내고 위니아 대우일렉트로닉스로 이름을 변경했다가 3월 30일 또 다시 원래대로 복귀한 뒤 6월 22일 다시 위니아대우일렉트로닉스아메리카로 변경했다. 대유위니아그룹 본인들도 헷갈릴 정도로 이름을 자주 변경한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위니아대우일렉트로닉스아메리카는 위니아전자가 지분 59%를 가진 위니아전자의 종속회사라는 점이다. 즉 이 빌딩매입시점인 지난해 2월말 기준, 위니아전자가 위니아대우일렉트로닉스아메리카를 지배하고, 위니아대우일렉트로닉스 아메리카는 위니아아메리카유한회사를 지배하는 방법으로 이 빌딩을 사들였다. 쉽게 말하면 위니아전자가 이 빌딩을 사들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위니아전자가 이 미국빌딩을 매입한지 약 4개월만인 지난해 7월부터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자금난에 빠졌다는 점이다.
이는 위니아전자가 무리하게 미국빌딩을 매입하면서 자금난을 초래했을 가능성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클라쎄’ 브랜드로 가전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위니아전자[구 위니아대우]가 지난해 7월부터 임금이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데 이어, 13년째 국내 김치냉장고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위니아도 지난 4월부터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파이낸스 등 한국의 언론은 대유위니아그룹은 지난해부터 임금체불 등이 발생하자 주요자산을 매각, 임금지급을 시도했지만, 경영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서 올해 초 약속한 임금지급은 물거품이 됐다고 보도했다. 위니아전자는 지난 2021년 174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상당한 영업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심각한 운영난 1천억 이상 손실
위니아전자 노동조합은 ‘지난해 7월과 8월분 임금은 지연돼서 지급됐고,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은 임금이 전혀 지급되지 않았다. 또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임금은 50%만 지급됐다, 올해 4월은 100% 지급됐지만 5월에는 다시 50%만 지급됐다. 퇴직직원들은 퇴직금을 전혀 받지 못했고, 지난해 연말정산분도 지급되지 않았고, 고용 의료 등 4대 보험료도 일부 미납상태’라고 밝혔다. 위니아전자의 유동성위기 여파로, 위니아도 지난 4월부터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니아는 지난해 736억 원 영업 손실을 본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이미 351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는 등 손실이 눈덩이처럼 늘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위니아전자와 위니아 노조는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 및 박현철 위니아 대표이사의 집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임금지급을 요구했지만, 대유위니아 측은 지불능력이 없다며 임금 체불을 미루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임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음에 따라 일부 직원들이 살길을 찾아 떠남으로서 위니아전자 직원은 4백여 명에서 170명대로 50%이상 줄어들었다. 위니아전자 노조는 노동부에 임금체불신고서를 제출한데 이어 5월 17일 박현철 위니아 대표이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현재 고용노동부에 위니아전자관련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신고가 2백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위니아전자의 위기설은 지난 5월 2일 위니아전자가 금융당국에 제출한 연결감사보고서에서 명확하게 확인된다. 위니아전자는 회계감사법인으로 부터 의견거절 통보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회계감사법인의 의견거절은 사실상 기업에 대한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다. 그야말로 폐업직전의 위기에 처한 것이다. 성현회계법인은 지난 4월 28일 위니아전자 측에 2022년 치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와 관련, 의견거절을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현회계법인은 ‘우리는 주식회사 위니아전자와 그 종속기업들의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감사계약을 체결했지만, 2022년 12월 31일 현재의 연결재무상태표, 연결손익계산서 등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감사 의견의 근거를 제공하는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회사경영진이 자산 및 부채의 실재성 및 완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주지 않았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회계감사기준이 요구하는 감사절차를 수행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즉 위니아전자 측이 종속기업 등에 대한 재정 상태를 감사할 수 있는 관련자료 자체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으로 미뤄 지난해 초 위니아전자는 극심한 자금위기 속에 무리를 해서 뉴저지 주 사우스폴 빌딩을 매입했고, 이에 따라 자금난이 더 악화되는 악순환이 계속됐을 것이라는 추정은 타당하고 합리적인 분석인 셈이다. 또 박 회장 측은 이처럼 무리를 해서 뉴저지 사우스폴 빌딩을 구입한 뒤, 위니아전자가 위기를 겪자, 지난해 12월 이 빌딩 소유주를 다른 계열사로 변경한 것으로 밝혀졌고, 새 소유법인의 미국 설립등기를 확인한 결과 이상 3명중 1명이 박 회장의 딸 박은진 씨로 확인됐다.
‘새우가 고래 먹었다가 목구멍에’
주식회사 위니아는 지난 5월 중순 금융당국에 제출한 2023년 1분기 사업보고서에서 ‘당사 종속기업인 주식회사 위니아에이드가 전기 중 100% 출자해 미국현지법인 대유아메리카 주식회사를 설립했고, 대유아메리카주식회사가 위니아아메리카유한회사를 100%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니아아메리카유한회사는 바로 사우스폴빌딩 소유회사이다. 즉 주식회사 위니아전자에서 위니아로 빌딩이 넘어간 셈이다. 사우스폴빌딩은 대유에이텍▻위니아▻위니아에이드▻대유아메리카▻위니아아메리카 순으로 지배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위니아에이드주식회사도 지난 5월 15일 금융당국에 제출한 2023년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2월 22일 대유아메리카주식회사를 120억 원에 취득했으며 전체 발행주식 9만3천주를 모두 인수, 지분율은 100%이고, 총자산은 413억 원이며, 당기순이익이 1100만원이다.
당기순이익 1100만원이면 1만 달러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보고서가 1분기 보고서임을 감안하면 당기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를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되며, 사우스폴빌딩의 3개월 수입이 1100만 달러인 셈이다. 즉 10만 스퀘어피트, 건평 3천평 짜리 대형 오피스빌딩의 한 달 수입은 4천 달러도 안 된다는 주장이다. 위니아에이드는 또 대유아메리카 주소지는 뉴저지 주 포트리의 사우스폴빌딩으로 기재했고, 주요사업이 화물운송 중개 대리 및 관련서비스업이라고 주장했다. 또 위니아아메리카는 2021년 11월 4일 설립했으며, 역시 주소지는 뉴저지 주 포트리, 사우스폴 빌딩이며, 사업 분야는 부동산임대업이라고 밝혔고, 최근 사업연도 말, 즉 2022년말 현재 자산총액이 404억 원이라고 밝혔다.
즉 지난해 말 대유아메리카주식회사를 설립, 2021년 말 설립, 2022년 2월 사우스폴빌딩을 매입한 위니아아메리카유한회사를 인수한 것이다. 본보가 뉴저지주정부에서 대유아메리카주식회사 법인서류를 확인한 결과, 이 법인은 지난 2022년 12월 8일 뉴저지 주에 설립됐고, 발행주식은 액면가 1백 달러짜리 9만 3천주로, 자본금이 93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놀라운 것은 이 법인의 이사명단이다. 이석근 씨와 이형진 씨, 그리고 또 한명은 박은진 씨로 확인됐다. 바로 이 3명의 이사 중 1명인 박은진씨는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의 딸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부터 사우스폴 소유빌딩인 위니아아메리카유한회사의 지분 100%를 소유하게 된 대유아메리카의 이사 중 1명이 대유회장의 딸인 것이다.
박은진 씨는 위니아의 상무로 확인됐지만 공교롭게도 사우스폴빌딩소유회사의 이사라는 점은 쓸데없는 오해를 초래할 수도 있다. 대유가 복잡한 거래관계를 거쳐 주식회사 위니아전자가 사실상 소유했던 사우스폴빌딩을 지난해 12월 주식회사 위니아 종속회사인 대유아메리카로 돌려놨던 것이다. 하지만 회장 딸이 이사인 회사로 소유권을 돌려놨지만 결국 사우스폴빌딩은 다시 매물로 나왔다. 만약 위니아전자가 지난해 2월말 이 빌딩을 매입하지 않았다면, 7월부터 시작된 임금체불을 피할 수 있었을까. 내부사정을 속속들이 알지 못하기에 사우스폴 빌딩매입이 자금난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자신있게 주장할 수 없지만, 매입 1년 만에 다시 이 빌딩을 서둘러 매각했다는 것은 적어도 자금난을 가속화시킨 원인중의 하나임을 보여주는 것임에 틀림없다. 이제 남은 것은 매입자금이 과연 어디로 가는지를 똑바로 지켜보는 것이다. 또 하나 당초 모기지 계약서에 서명한 이승진 씨와 대유아메리카이사 이형진 씨가 누구인지, 어떤 관계인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