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바람 잘날 없는 ‘쿠팡’ 내우외환 뉴욕시공무원연금으로부터 피소된 이유

이 뉴스를 공유하기
■ 뉴욕시 공무원연금 ‘투자자들을 오도해 주식 매입 사기’ 피해소송
■ 쿠팡 임원9명, 골드만삭스, JP모건, 시티그룹 9개금융기관이 피고
■ 지난해 8월 데이빗최 제기소송에 원고로 합류 대표원고 승인받아
■ ‘기업공개 시 증권위에 허위사실제공, PB 리뷰알고리즘 조작’주장
■ 주가하락 원인은 ‘위험한 작업장환경, 공급자 착취, 부당가격조작’
■ 상장당일 69달러 치솟다 현재는 18달러…1년 사이 70%이상 폭락
■ 뉴욕시공무원연금-영국기관투자자-중국인투자자 줄줄이 쿠팡소송
■ 2분기 순이익 1억5천만 달러 달성했으나 순이익률은 고작 0.25%

세계최대 연기금중 하나인 뉴욕시공무원연금이 한국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쿠팡을 상대로 주식사기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쿠팡은 지난해 8월 주식사기혐의로 투자자에게 피소된 뒤 비슷한 처지의 투자자들이 속속 소송에 합류하는 가운데, 미국 내 연금 중 4위 규모인 뉴욕시공무원연금도 쿠팡에 거액을 투자했다 손실을 입었다며, 소송에 나섰다. 특히 연방법원은 지난 3월 중순 소송들을 병합하고 뉴욕시공무원연금을 원고대표로 지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쿠팡주가는 상장일 종가대비 약 63% 폭락했고, 최근에는 20달러도 넘지 못함에 따라, 병합된 소송 외에 이달 중순에도 한 주주가 김범석 전의장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바람 잘 날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연방공무원 퇴직연금, 캘리포니아 주 공무원연금, 캘리포니아 주 교원연금에 이어 미국 내 연금운용규모 4위인 뉴욕시공무원연금이 한국전자상거래업체 쿠팡을 상대로 칼을 빼들었다. 뉴욕시 경찰공무원, 소방공무원, 교사, 교직원 등 5개 이상의 연금을 운용하는 뉴욕시공무원연금은 지난 6월말 기준, 운용자산이 2532억 달러, 한화 약 330조원에 달해, 과히 세계적 자산운용사라고 칭해도 손색이 없다. 바로 이 세계최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가 쿠팡상대 소송의 선봉에 섰다.뉴욕남부연방법원은 지난해 8월 26일 쿠팡주식투자자 데이빗 최가 쿠팡을 상대로 주식사기 소송을 제기한 이래, 원고가 계속 늘어나자, 지난 3월 21일 뉴욕시공무원연금을 이 소송의 대표원고로 지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남부연방법원은 뉴욕시공무원연금이 요청한 원고대표자격 청원을 승인하고, 지난해 10월 14일 나야 1740펀드 등이 제기한 쿠팡상대 주식사기소송도 기존소송과 병합하라고 명령했다.

법원, 소송의 대표원고로 지정

즉 한인투자자가 쿠팡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사기소송이 이제 뉴욕시공무원연금이 원고대표자격으로 소송을 주도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뉴욕시공무원연금이 쿠팡에 투자한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연금 측이 소송대열에 합류한 것은 물론, 소송의 대표 원고를 자청함에 따라, 쿠팡에 적지 않은 투자를 했고, 적지 않은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원고대표자격을 획득한 뉴욕시공무원연금은 지난 5월 24일 뉴욕남부연방법원에 집단소송 수정소송장을 제출했으며, 이 소송의 당사자 명단도 원고가 데이빗 최에서 뉴욕시공무원연금 및 그 외 유사피해자로 변경된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시공무원연금은 피고는 쿠팡주식회사와 김범석 전 회장을 비롯한 9명의 전현직임원은 물론, 골드만삭스, JP모건, 시티그룹, HSBC, 도이체뱅크, 미주호증권, UBS, CLSA, 알렌앤 컴퍼니등도 쿠팡과 함께 피고에 추가됐다.
이들 9개 금융기관은 쿠팡주식 상장을 주도하면서 주당 35달러에 최소 1억 3천만 달러 어치의 주식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고, 언더라이팅 디스카운트 및 수수료 등으로 9500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도덕적 기업이미지 주가하락 이유

특히 소송에서 가장 중요한 집단소송사유가 발생한 기간은 2021년 3월 11일부터 2022년 3월 15일까지, 약 1년으로 규정하고 이 기간 중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매입한 뒤 손해를 본 사람은 모두 원고가 될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시공무원연금은 소송장에서 ‘피고들이 쿠팡투자자들을 오도해 주식을 매입하게 함으로써 결국 투자자들에게 큰 손해를 입게 했다’며 부정확한 기업정보를 제공하는 등 쿠팡이 연방증권법을 위반했다고 강조했다. 즉 지난 2021년 3월 12일 쿠팡이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위해 연방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기업공개 자료에서 반드시 공개해야할 중요한 정보를 누락한 것은 물론, 일부자료는 왜곡했고, 결국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주가가 폭락했으므로, 회사와 임원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원고 측은 ‘쿠팡이 공급업체들에게 쿠팡의 경쟁업체들에게 쿠팡보다 높은 가격에 납품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강제로 광고를 집행하도록 하는 등 부당경쟁을 일삼았다. 또 쿠팡의 자사상표 상품에 유리하도록 리뷰순위 알고리즘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원고는 또 ‘쿠팡이 유료회원인 로켓 와우 회원보다 비회원에게 더 낮은 가격에 판매한 사실이 드러났고, 물류센터 등 작업장 환경이 위험하고 열악해 직원들을 위험에 처하게 함으로써 쿠팡의 기업이미지를 추락시키고 나쁜 평판을 받도록 했다’고 밝혔다. 원고 측은 ‘상장 이후 2개월이 채 안된 2021년 4월 27일, UPI통신이 쿠팡의 열악한 작업환경과 관행이 2020년 직원 9명의 사망을 초래했다고 보도하면서 쿠팡의 실상이 밝혀지기 시작했고, 2021년 6월 17일 쿠팡물류센터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함으로써 작업장이 매우 위험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2021년 9월 10일부터 2022년 3월 22일까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수차례 쿠팡에 대해 조사했으며, 자사상표 제품의 판매를 위해 불공정경쟁을 했으며, 부당한 알고리즘 조작 등을 한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주가가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쿠팡은 언론 등에서 작업장의 위험한 환경을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에게 안전하다고 오도했으며, 코로나19 발발이후에도 직원들에게 철저한 방역 등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지 않았고, 소송대상기간 중 끊임없이 문제가 발생했다. 또 공급업자와 머천트들에게 낮은 납품가를 강요하는 등 이들을 착취했고, 상표권 침해상품을 판매하고도 공급업자들의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고객과의 분쟁발생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준도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원고 측은 쿠팡이 연방증권법을 위반했다며 IPO, 즉 기업공개 시 제출 자료는 물론 상장직후인 2021년 5월 12일 분기보고서 등 2021년 말까지의 분기보고서 및 2021년말 기준 연간보고서, 2021년 3월 11일 블룸버그인터뷰내용, 2021년 4월 3일과 5월 4일 보도자료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또 쿠팡이 투자자를 허위주장을 계속하는 등 고의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으며, 고의성은 주식사기를 입증하는 요소라는 점에서 이 부분을 재판부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재판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원고 측은 2021년 3월 24일과 3월 25일, 4월 4일과 5월 4일, 5월 10일, 6월 22일, 7월 6일, 8월 11일, 8월 18일, 9월 10일, 11월 12일, 2022년 3월 6일, 3월 15일 각각 쿠팡의 허위주장 및 사기혐의가 주식시장에 공개됐다고 주장하고 해당일자의 허위주장 발각내역과 주가가 얼마나 하락했는지를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쿠팡의 주가는 지난 18일 종가 기준 17.97달러로, 2021년 3월 12일 상장첫날 종가인 48.47달러보다 30.5달러, 63% 폭락한 상태다.

투자자 유사소송 병합심리에 동의

특히 상장 첫날 장중한때 주가가 69달러까지 폭등한 것과 비교하면, 현재 주가는 4분의 1토막이 난 셈이다. 특히 지난 2022년 이후 단 한번도 30달러를 넘지 못했고 2022년 6월 10일에는 11.5달러로 최저가를 기록했다. 또 2022년 3월 이후에는 종가기준 단 한번도 20달러를 넘지 못했고, 최근 1년간 장중한때 21.31달러에 거래된 것이 최고가였다. 원고가 소송기간 마지막 날로 제시한 2022년 3월 15일에는 주가가 장중한때 15.45달러까지 폭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소송대상 첫날 48.47달러, 소송대상 마지막 날 장중 최저가격은 15.45달러로, 1년 내 70% 정도 폭락하자 소송을 제기한 셈이다.

현재 뉴욕시공무원연금은 주식사기 집단소송 전문 로펌인 뉴욕소재 모페란츠법무법인에 소송을 맡긴 상황으로 확인됐다. 처음 한인투자가 1명의 소송은 이제는 뉴욕시공무원 연금이 대표원고가 됨으로써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물결이 된 셈이며, 쿠팡투자자들이 대거 동참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처럼 원고 측이 수정소송장을 제출하자, 쿠팡과 쿠팡임원, 언터라이터들은 지난 7월 28일 원고주장이 사실무근이라며 소송기각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쿠팡측은 ‘열악한 근무환경, 공급업자 착취, 저작권침해상품판매, 검색알고리즘 조작, 분규해결기준 미 준수 등 원고 측 5개 소송주장은 모두 근거가 없는 주장이므로 소송은 기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고 측은 ‘열악한 근무환경 및 공급업자 착취 등은 구체적으로 쿠팡이 어떤 사실을 오도했는지 입증하는데 실패했고, 쿠팡이 고의적이라는 주장도 사실무근이며, 오도사실이 발각돼 주가가 폭락했다는 주장은 인과관계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회사 임원들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한다는 주장도 잘못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지난해 8월 26일 데이빗 최가 쿠팡에 대해 처음으로 사기혐의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그로부터 두 달이 채 안된 10월 14일 나야 1750펀드 등이 쿠팡과 김범석 전회장 등을 상대로 뉴욕남부연방법원에 유사한 소송을 제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놀랍게도 나야는 영국소재 자산관리회사로 확인됐으며, 나야 측은 소송장에서 ‘2021년 3월 11일부터 2022년 7월 12일까지를 소송대상 사기사건이 발생한 기간’이라고 규정했다. 나야 측은 쿠팡주식거래 내역도 증거로 제출했으며, 대략 2021년 5월 중순부터 2022년 1월까지 수천만 달러어치를 거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소송은 결국 데이빗 최가 제기한 소송과 유사소송으로, 나야 측이 병합심리에 동의함에 따라, 소송이 병합됐고 결국 뉴욕시공무원연금이 주도하는 소송이 됐다. 나야 측은 소송기간을 ‘2022년 7월 12일까지’로 주장했지만, 소송이 병합되면서 소송대상 기간은 2021년 3월 11일에서 2022년 3월 15일로 축소됐다. 이처럼 쿠팡상대 2개 소송은 병합되고 많은 주주들이 이 소송의 원고로 합류하고 있지만, 최근 일부 투자자가 이 소송에 합류하지 않고 별도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장 뒤 고위임원들 주식 대량 매도

중국계로 추정되는 쿠팡주식 투자자 키아 탕은 지난 8월 16일 뉴욕남부연방법원에 김범적 전 회장과 8명의 전‧현직 임원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주식사기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쿠팡주식회사는 명목상의 피고로 명시했다. 탕은 소송장에서 ‘김범석은 지난 2010년 5월 쿠팡을 창업한 뒤 쿠팡 이사회 의장으로 재임했으며, 현재 쿠팡의결권의 76%를 소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에서 알 수 있던 김전회장은 뉴욕증시상장 이후에도 이른바 클래스 B주식을 대거 소유함으로써 무려 76%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또 원고 측은 ‘최고재무책임자 아낸드는 쿠팡상장 뒤 2021년 8월 16일 16만주를 매도, 533만여 달러, 2021년 12월 14일 35만주를 매도해 958만 달러를 버는 등 쿠팡주식을 1491만 달러에 매도했다.

하지만 아낸드의 주식매도는 스톡옵션 등에 대한 제한규정을 충족시키지 않은 매매’라며 주식매도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쿠팡임원들이 회사의 모든 정보를 성실히 공개해야 하는 연방증권법을 위반하는등 부적절한 행위를 했으므로 주식하락에 따른 피해를 개인적으로 배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키아 탕 역시 소송대상 행위가 발생한 기간은 ‘2021년 3월 11일부터 2022년 3월 15일’로 규정했으며, 이는 기존 병합소송과 동일한 것이다. 또 탕이 주장한 김전회장 등의 주식투자자 오도사례 및 그에 따른 주가폭락과의 인과관계주장 역시, 사실상 기존 소송과 비슷했다. 탕은 뉴욕시공무원연금주도의 소송을 면밀히 검토한 뒤, 유사한 사유로 소송을 하되, 소송대상에서 언더라이터 9개 금융기관은 빼고, 김범석 등 임원 9명에게 책임을 물은 것이다. 탕은 쿠팡역시 쿠팡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임원들의 잘못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을 펼치며, 임원들을 압박하는 전략으로 나서고 있다. 피고를 언더라이터까지 광범위하게 포함시키기 보다는 임원 개인들에게 한정시키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10년 만에 흑자전환 ‘하면 뭐해’

한편 쿠팡은 모처럼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0여년 만에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된 뒤 2분기에도 흑자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쿠팡은 2분기 매출이 58억 3789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늘었고, 영업이익은 1억 4764만 달러로, 1분기에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넘어선 뒤 다시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순이익도 올해 1분기 흑자이후 2분기에도 1억 4518만 달러로 흑자를 이어갔다. 쿠팡매출은 한화로 따지면 7조 6749억 원으로, 이마트 7조 2711억 원을 넘어서는 등 9개 유통 중 선두를 기록했다.

하지만 반대로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나마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9일 1.4달러 오르며 19달러를 넘었으나, 오름세는 단 하루에 그쳤고, 다시 하락하기 시작, 10일 만인 18일 18달러이하로 떨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매출대비 순이익률은 0.25%에 불과하다. 매출대비 영업이익률 역시 0.25%에 불과하다. 올해 1분기 한국주요상장사의 영업이익률이 4%대, 같은 기간 미국주요기업의 영업이익률이 15.6%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쿠팡은 한국상장사 대비 영업이익률이 16분의 1에 불과하다, 또 미국 주요기업에 비하면 60분의 1인 셈이다. 그야말로 빛 좋은 개살구로, 흑자를 거뒀다고 발표했지만 이 같은 사정으로 약발이 전혀 안 먹히는 셈이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