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점] 분파로 얼룩진 ‘흥사단 단소’ 국가보훈부 잡음 계속되는 까닭

이 뉴스를 공유하기
■ 미주한인사회 단체들과 소통협력에 엇박자
■ 권위주의 발상 독주로 단소 활용은 ‘헛걸음’
■ 앞장서야 할 미주 흥사단 내부는 ‘불협화음’
■ 도산 안창호 탄신 145주년 ‘부끄러운 행태’

올해 11월 9일은 도산 안창호 선생의 탄신 145주년이고, 캘리포니아 주가 ‘도산 안창호의 날’로 제정한지 5주년이 되는 날이다. 새삼 이날이 오면 도산이 세운 LA 흥사단 단소를 생각하게 된다. 흥사단 단소는 지난해 LA시 철거 대상에 들어가 자칫 역사 속에서 사라질 뻔 했으나, LA동포사회가 나서서 철거 위기에서 구해 내 한국정부가 매입하면서 결국 LA사적지가 되었다. 그러나 새로 태어난 흥사단 단소 복구와 활용을 책임진 국가보훈부(장관 박민식)의 권위주의적 발상과 무계획적 자세로 사적지 운용을 수치스럽게 만들고 있으며, 이를 협조해야 할 미주의 흥사단까지 단합은 커녕 분파와 분쟁으로 동포 사회의 지탄의 대상으로 추락하고 있다. <성진 취재부 기자>

최근 한국정부 국가보훈부가 ‘흥사단 단소’ 활용 방안 수렴을 위해 미주 한인들을 상대로 11월 5일 까지 의견 조사를 실시했는데 무계획적 발상과 홍보 부족 등으로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하고 결국 예산만 낭비한 꼴이 되버렸다. 의견 조사를 실시한 코리안헤리티지연구소는 보훈부의 용역을 받은 단체로 지난달 21일부터 지난5일까지 흥사단 단소 활용 방안 마련을 위해 온라인 의견 조사를 진행했다. 이깉은 설문 조사 링크(https://forms.gle/6xxj4Gd2KZ6hPo3q7)는 LA지역 한인 단체들과 LA시 8지구 주민들에게 배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미없는 설문조사 ‘비난고조’

이같은 조사 목적은 보훈부가 지난 1월 말에 295만 달러로 매입한 ‘흥사단 단소’ 건물을 오는 2025년 8월 15일까지 리모델링 완공 작업을 목표로 그전 단계로 단소 건물아 LA시 역사문화 기념물(LA Historic-Cultural Monument)로 지정됨으로써 문화유산보호조례 및 관련 법령에 부합 하는 단소의 보존 및 활용방안 수립이 필요하기에 흥사단 단소에 대한 인지도 파악 및 활용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의견 수렴은 첫 단추부터 잘못 꿰매어졌다. 의견수렴을 위해서는 적어도 미주지역 대상 관련 한인단체들과 흥사단을 연구하는 전문인을 포함한 기관 단체들과 이 단소의 역사성을 인지하는 미국 한인사회의 기관 단체들과 소통부터 먼저 했어야 했다.

LA지역의 대표적 독립운동 단체인 광복회미서남부지회의 김준배 회장은 지난 3일 “흥사단 단소 활동과 관련한 의견 수렴이 있었다는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알았을 뿐 우리 단체에는 어떤 연락도 없었다”면서 “도대체 누구를 대상으로 조사를 해야하는지도 모르는 의견 수럼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광복회와도 소통을 하지 못하는 의견조사는 기초 조사 과정이 허술했다는 것을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이 조사를 주관한 코리안헤리티지연구소가 공지한 <LA흥사단 단소 활용방안 수립을 위한 의견 조사>(별첨 박스 참조) 안내를 보면 더 한심하다. 그 안내문을 받아본 단체들이나 인사들이 선뜻 의견을 낼 만한 명분이 하나도 없는 안내문이었다.

설문조사 양식에는 본관과 별관의 보존 방식, 우선되는 기능, 개방 대상, 운영 비용 등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들이 나온다. 이와 관련한 미주중앙일보는 지난 1일자 기사에서 “한인의류협회 한 회원은 생뚱맞게 협회에서 소식지 형식으로 공지 이메일을 받았는데 단소 활용 방안 조사라 해서 의아했다”며 “어떤 이슈인지 잘 모르니까 조사에 응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의견 수렴 대상을 선정하는 방법 부터가 잘못된 것이다. 코리안헤리티지연구소는 의견 조사 대상 지역으로 LA시 8지구 주민도 포함시켰는데, 이는 흥사단 단소가 위치한 지역이 LA시 행정구역 8지구이기에 그렇게 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작 그 지역 주민들은 단소 건물이 어디에 있는지 조차 모르는 주민이 대부분이다. 보훈부가 흥사단 단소 활용 방안을 수립하려고 코리안헤리티지연구소라는 단체에게 용역을 맡긴 것 자체도 의문이다. 용역을 맡기려면 그 용역사업에 대한 기초능력을 지니고 있어야 하는데 보훈부는 용역을 맡기면서 기본지침도 주지 못하는 허술함과 무능력을 나타냈다.

미숙하기 짝이 없는 허술한 여론조사

보훈부는 지난 6월 5일에 과거의 보훈처에서 승격한 행정부서이다. 보훈처 당시에도 부서에는 해외 사적지 보존관리에 대한 정책 자료들을 구비하고 있다. 또한 보훈처 산하에는 독립기념관 이라는 전문 기관도 있다. 따라서 자체 사적지 보존관리 업무와 독립기념관의 자문을 받았다면 이번과 같은 허술하고 비효율적인 여론수렴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보훈부와 코리안헤리티지연구소는 이번 흥사단 단소 활용방안 여론수렴에서 LA총영사관을 포함 현지 한인 및 주류사회 언론기관들과의 홍보를 위한 협력을 구하는데도 아주 미비했다. 보훈부는 지난 8월 LA에서 흥사단 단소 사적지 등재 및 단소 리모델링 세마나를 개최하면서 현지 동포사회 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행사를 벌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그 당시의 실수를 이번에도 어김없이 자행하였다.

보훈부는 흥사단 단소의 리모델링 작업을 2025년 시한을 두고 별도로 LA에 한미유산재단(이사장 차만재 박사)을 설립했는데, 실제로 이 단체와 긴밀한 시스템으로 운용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버려진 자식’보다도 못한 채로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주중앙일보는 지난 1일자 기사에서 차만재 박사는 인터뷰를 통해 “현재 재단에서는 사실상 하는 일이 없다”며 “미주 한인사회를 대상으로 단소 활용 방안 의견 조사를 시행하는지도 몰랐고 나중에 설문 참여자를 통해 전해 들어 알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한미유산재단 측은 단소 관리 방안 등을 두고 이미 수 차례 보훈부에 여러 의견을 전달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는 주장이다라고 보도하면서, 차만재 박사는 “(보훈부에) 이메일을 여러번 보냈지만, 답신을 받은 게 아무것도 없다”며 “미주 한인사회의 인적 교류 등을 활용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는 것 같고 이런 식으로 일 처리를 하는 건 예산 낭비”라고 전했다. 차만재 박사는 지난 8월 31일자 본보와의 인터뷰에서도 “한마디로 실망이 크다. 애초 보훈부는 그동안 흥사단 단소 매입과 앞으로의 추진 방향을 두고 미주 동포사회와 밀접한 유대관계를 갖겠다고 언론을 통해서도 공언했는데, 사실 저와의 소통은 거의 없었다. 그들의 일방적 계획 추진에 ‘따라 오라는 식’이었다. 실제적으로 그동안 보훈부와 과제를 추진하면서 마찰도 많았다. 정부 기관의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이 문제인 것 같다. 지금이 글로벌 시대인데…도산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교훈에는 ‘열린 마음’이 있다. 보훈부의 권위주의 자세에 새삼 놀랐다. 한 예로 우리가 어떤 문제에 대하여 문제점을 제의하든가, 의제 사항에 대하여 질의를 하면 가부간 답변이 있어야 하는데…그 들이 필요할 때만 지시시항을 알려왔다. 저에게 조차 이런 대우니…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했으리라는 것은 짐작하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보훈부는 한마디로 “안하무인” 자세이다.

코리안헤리티지연구소의 ‘막장 행세’

한편 흥사단 단소 활용에 누구보다도 LA의 흥사단이 적극적으로 협력에 나서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 집안 싸움으로 치부만을 들어내고 있다. 즉, 흥사단 LA지부의 전현직 회장들간의 불화, 흥사단 마주위원부와 LA지부와의 소통부재 등등으로 부끄러움을 모르는 전현직 임원들이 제 밥그릇 찾기에만 열심이다. 이런 가운데 흥사단 LA지부 임원들은 이례적으로 지난달 26일 각종 문제점을 두고 이기욱 LA지부장에게 총회 개최를 요청했다. 미주중앙일보에 따르면 총회 개최 요청에는 단소 관리를 위해 설립된 한미유산재단 차만재 박사, 황근 부지부장, 김남희 총무 등 흥사단 LA지부 임원을 비롯한 총 11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와 관련 이메일에는 “여러 문제점에 대해 지부장에게 해명을 요청했다. 하지만, 지부장은 변호사를 통해 해명 요청이 명예 훼손에 해당한다며 편지를 보내왔다”며 총회 요청의 배경이 담겨있다.
흥사단 LA지부 내에서 불협화음이 일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차만재 박사는 문제점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진 않았지만 “(지부장) 개인적인 문제라기보다 흥사단 내부 운영상 문제로 해명을 요청했는데 고성이 오갔다”며 “변호사를 통할 일은 아닌데 과잉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또 미주중앙일보는 미주 지역 흥사단이 현재 LA, 오렌지카운티 등을 비롯한 전국에 총 12개 지부가 운영 중이며 각 지부에서도 내부적으로 잡음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흥사단 미주위원부(위원장 림관헌)는 오는 11일 온라인을 통해 임시 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뉴욕과 라스베이거스 지역을 제외한 6개 지부가 참석한다. 임시 총회는 일부 지역 지부장들이 총회 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반발한 것 때문에 급히 열리게 됐다. 미주위원부 서경원 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총회가 열렸어야 했는데 한국 정부가 단소를 매입 하기 직전이라 보안 요청을 해서 개최하지 못했다”며 “당시 모두에게 양해를 구했는데도 일부 지부장들이 총회 취소 등에 대해 계속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흥사단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주도로 191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결성돼 1915년 LA로 이전해 1929년 카탈리나 소재 건물(3421~3423 S. Catalina St)을 임대해 사용하다가 1932년 단원들이 십시 일반 성금을 모아 처음으로 단소를 소유하게 됐다. 1979년 연로한 단원들이 재정적으로 단소를 유지하기 어려워지자 매각하게 됐고 이후 미국인 소유의 임대주택 등으로 이용됐다. 그러다 2020년 중국계 부동산 개발회사가 재개발을 위해 매입해 2021년 철거할 계획을 밝히면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에 한인단체들이 사적지 지정을 추진했고 한국 정부 보훈부에서 직접 매입한 뒤 급물살을 타면서 사적지로 지정돼 영구 보존되게 됐다. 애초 철거소식에도 흥사단은 손을 놓고 있다가 한국정부가 매입에 관심을 두자 뒤늦게 자신들이 주인인양 가지치기 시작하면서 미주위원부와 지부들간에 파워게임을 벌이기 시작했다.
————————————————————————————————————————————————————

LA흥사단 단소 활용방안 수립을 위한 의견 조사

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 국가보훈부로부터 ‘미국 LA흥사단 단소의 활용방안 수립을 위한 현지 의견 조사’ 용역을 맡아 진행하고 있는 코리안헤리티지연구소입니다. 본 연구용역과 관련하여 LA시 및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동포 및 단체 등을 대상으로 아래와 같이 설문조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① 연구 목적: LA흥사단 단소의 활용방안 마련
LA흥사단 단소는 2023년 1월 대한민국 정부가 매입한 후, 3월 LA시 역사문화기념물(LA Historic-Cultural Monument)로 지정됨으로써 문화유산보호조례 및 관련 법령에 부합하는 단소의 보존 및 활용방안 수립이 필요합니다.
② 조사 목적: LA흥사단 단소에 대한 인지도 파악 및 활용방안에 대한 의견 수렴
1913년에 설립한 흥사단은 조국의 독립과 인물 양성, 부강한 국가 건설을 위해 활동한 대표적인 미주한인 단체로서, 미주한인 사회ㆍ문화적 구심점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러한 흥사단의 정신과 가치를 계승하기 위한 LA흥사단 단소의 활용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자 합니다.
③ 대상 및 방법: LA시 거주 한인 동포 및 단체 및 8지구 주민, 온라인 설문조사
④ 기간: 2023.10.~2023.11.05.(일) 자정(24:00 PDT)까지
LA흥사단 단소의 활용방안 수립을 위해 여러분들의 소중한 의견이 매우 중요합니다.
보다 많은 분들이 본 설문조사에 참여하도록, 지인분들께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포워딩 링크 https://forms.gle/6xxj4Gd2KZ6hPo3q7 _
감사합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