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일한 대항마 ‘헤일리’ 맹공격…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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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24일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 예선에서 최종 승부수
◼ ‘역전승이나 박빙 패배도 트럼프에겐 큰 타격’유세 계속
◼ ‘바이든 대통령과 맞붙을 경우 트럼프 보다 유리해’조사
◼ 38세 최연소 주지사 2014년 재선…2017년 유엔 대사

니키 헤일리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대선경선 경쟁자로서 돌풍을 이어왔지만 트럼프가 23일 뉴햄프셔주 경선에서 예상대로 승리를 하자 한때 자신이 주지사로 지냈던 사우스 캐롤라이나 예선(2월 24일)에서 최종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헤일리 “뉴햄프셔에서 트럼프 압승해도 경선사퇴 안한다”고 선언했다. 뉴햄프셔 주 예선을 앞두고 그녀는 처음으로 트럼프를 전 4%포인트 차이, 오차 범위 내로 따라 잡아 언론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여론조사업체 아메리칸리서치그룹이 지난해 12월14~20일 뉴햄프셔주 공화당 예비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와 헤일리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 범위 내에 드는 4%포인트였다. 이번 뉴햄프셔에서 트럼프 29,845(54.1%)였고, 헤일리는 24,825(45.0%)로 트럼프가 뉴햄프 셔 예선에서 예상대로 쉽게 승리했다. 하지만 헤일리의 추격전은 무서웠다. 표차가 4,000표 정도 였다.

트럼프에 환멸느낀 유권자 지지 선풍

헤일리는 개표 초반 패배를 인정하며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며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승부를 볼 것”이라며 일부 사퇴 주장을 일축하고 “미국을 위해 트럼프가 가진 부정적 요소를 뒤로하고 공화당 후보로 우뚝 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헤일리는 힐러리 클린턴 이후 떠오는 여성 대통령 후보이다. 또한 여성 외교관으로서도 국제적 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즉, 빌 클린턴 2기 국무장관을 지낸매들린 올브라이트를 시작으로 콘돌리자 라이스(조지 W. 부시 1기 안보보좌관, 2기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버락 오바마 1기 국무장관), 수전 라이스(버락 오바마 1기 유엔대사, 2기 안보보좌관) 등으로 이어지는, 미국의 거물 여성 외교관의 계보를 계승하고 있다.

헤일리는 올해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맞붙을 경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 과 경합할 때보다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또 최근 자금력이 막강한 정치후원단체 지지를 받기 시작했다. ‘월가의 황제̓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헤지펀드의 전설̓ 스탠리 드러켄 밀러, 부동산 업계 거물 배리 스턴리히트 등 월가 거물들도 잇따라 헤일리 지지를 선언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지난해 12월25일 헤일리 전 대사와 바이든 대통령의 대결을 가정한 최근 여론조사 36개 평균을 낸 결과 지지율은 각각 42.9%와 39.4%로 헤일리 전 대사가 3.5%포인트 앞섰다. 이러한 격차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경합할 때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가 낸 508개 여론조사의 평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맞붙을 경우 지지율은 각각 43.4%와 45.3%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7%포인트 앞선 것으로 드러났다. 공화당 경선은 주별로 차등 배정된 2429명의 대의원을 놓고 각 주별로 당원대회인 코커스 또는 예선으로 진행된다. 특히 주목해야 할 날은 ‘수퍼 화요일’로 불리는 3월 5일이다. 이날 캘리포니아 (대의원 169명)와 텍사스(대의원 161명)예선을 포함해 16곳에서 경선이 치러지며 총 대의원 874 명(전체의 약 36%)의 향배가 결정된다. 한편 트럼프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법적 리스크들의 결과에 따라 출마를 허용받지 못할 수도 있다.

트럼프 우월주의 정면비판에 환호

헤일리는 부모가 1960년대에 미국으로 유학하면서 미국으로 이주했고, 이후 박사 학위 취득과 교수직을 얻으면서 미국에 정착해 태어난 한마디로 1세대 이민자의 2세 자손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로 이주하고 3년이 지난 1972년 1월 20일에 뱀버그 카운티 병원에서 태어난 헤일리는 당시 미국 남부에 인도계, 그것도 시크교도들은 드물던 때라 이런저런 눈총을 받고 오해 도 사는 등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하며, 어렸을 때 인도계 이민자의 딸로서 힘든 점이 많았다고 한다. 2010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주지사로 당선되었고, 동시에 미국 역사상 38세의 최연소 주지사 기록을 세웠다. 2014년에도 재선에 성공했다.

2015년에 백인 우월주의 자의 소행으로 총격 참사가 발생하자, 주 정부 청사에서 남부연합 깃발을 내리도록 지시했다. 이를 통해 온건파 유권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2017년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하자, 미국측 유엔 대사로 임명되었다. 당초 국무장관 후보로도 거론되었지만 본인이 사양했다. 2017년 7월 이후 북한이 ICBM 시험발사, 6차 핵실험 등의 도발을 거듭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유엔 제재 강화에 앞장서는 인물로 등장했다.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아졌고, 일각에서는 렉스 틸러슨 현 국무장관보다도 더 존재감이 강하다는 평까지 할 정도였다. 헤일리는 트럼프가 퇴임한 후인 2021년 2월, 그의 선동으로 벌어진 국회의사당 난입 폭동을 지적하며 “그(트럼프)는 가지 말아야 할 길을 갔고 우리는 따라가지 말았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우리는 그의 말을 듣지 말았어야 했다. 그리고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라면서 공화당이 트럼프와 결별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트럼프 이전의 공화당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의 재임 시절에 남긴 긍정적 유산은 살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에 의해 유엔대사까지 지낸 사람이 이렇게 말하면 배신이라고 여겨질 수도 있지만, 헤일리는 지난 2016년 대선 당시에도 이미 트럼프에 비판적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의 모습이 그녀의 본심에 더 가깝다고도 할 수 있다. 2023년 2월 14일, 헤일리는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 선언을 했다. 2023년 11월 28일 공화당의 큰 손인 코크 가문이 헤일리 지지를 선언했다. 스탠리 드러켄밀러, 제이미 다이먼, 켄 그리핀 등 유명 월가 출신과 비트럼프 부호들의 기부금이 헤일리에게 몰리기 시작하면서 트럼프의 유일한 대항마가 될 가능성을 받기 시작했다. 트럼프의 대선 출마를 막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을 지지하던 기업인들이 역선택으로 헤일리 후보에게 기부하는 경우 늘고 있다.

비트럼프 부호들 기부금 역선택

정치인으로는 한창이라고 할 수 있는 50대 초반의 나이에 벌써 주지사(그것도 재선이다.), 유엔 대사 등의 경력을 지내고 모두 상당한 존재감을 떨치면서 일찌감치 차기 공화당의 유력 대권주자 들 가운데 한명으로 거론되어 온 인물이다. 특히 비 백인 이민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백인 주류인 공화당 뿐만 아니라 타 정파의 유권자들로부터도 지지를 얻는데 유리한 것이 강점이다. 특히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남부 주 출신이어서 남부 주들에 어필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주 하원 의원 및 주지사로서 일관되게 감세와 반노조 정책 등 확고한 경제적 자유주의적 정책과 낙태 허용 반대, 불법 이민 단속 강화 등 사회보수주의적인 정책을 추구해와서 공화당 내부에서 정파를 막론하고 공감할 수 있으면서도 여성, 비백인 주류 문화계인 으로써 성공적인 정계 경력을 이어 왔으며, 의정 경험도 많은데다가 주지사 재임 시절 남부연합 기를 주 청사에서 내리는 등 실리적인 모습도 있어 여러모로 강점이 많다. 전반적으로는 트럼프보다는 약간 온건한 편이다.

헤일리 후보는 백인 남성을 주 지지기반으로 하는 공화당에서 비백인문화권 여성인 그녀가 대권후보로 떠오를 가능성은 두고 봐야 한다. 아작도 뿌리깊은 인종차별이 곳곳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즉 아리아인 인도계 이민자 2세인 헤일리에게 그닥 우호적이지 않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어떤 백인들은 자신과 인종이 같은 코카소이드여도 비백인 문화권자면 같은 백인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미국 초기 건국아버지인 벤저민 프랭클린도 (1706~1790) 백인과 비백인으로 인종을 나눴다. 여기서 유럽쪽 (이탈리아와 그리스 제외) 백인들만이 미국인으로 간주되었다. 미국 초창기 국회에서도 미국 자유 백인들만이 미국 시민권을 얻을 수 있는 법 ‘Naturalization Act of 1790’ 통과시켰다. 나중에 이 법은 폐지되고 모든 인종과 국적은 시민이 될 자격이 있다는 1965년 이민 및 국적법인 Immigration and Nationality Act of 1965를 국회에 통과시켰다. 이로써 비백인들도 미국 시민권을 얻게 될 수 있었다.

한편 헤일리는 부통령 러닝메이트로는 여러모로 매우 안성맞춤인 인물로 보는 경향도 높다. 미국 정가에서는 대권후보 보다는 트럼프 이후의 유력 공화당 후보의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나설 가능 성이 높다고 보고 있기도 하다. 아무튼 인도계 이민 2세이면서도 비백인에게 별로 우호적이지 않은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에서 주 하원의원으로 3선을 연임했고 이후로 주지사로도 재선되는 등 정치적 수완은 인정받는 인물이고 주지사 재임 당시 의정활동에 대한 평도 나쁘지 않았고, 트럼프행정부 당시에도 유엔 대사라는 주요 직위를 맡는 등 공화당에서 유력하에 떠오르는 인물임은 두루 인정하는 편이다.

그는 경제 정책이나 사회 정책 전반에 걸쳐 공화당 주류의 경제적 자유주의와 사회보수주의적인 노선을 따라가고 있으며, 래리 호건같은 공화당 내 온건파보다는 확실하게 선명한 보수적인 색채를 띄나, 트럼프같은 포퓰리즘과는 거리가 있고, 마이크 펜스처럼 이념 지향적이라기 보다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 교회 총기 난사 사건의 대처에서 보여준 것 같이 좀 더 실용적인 성향에 가깝다. 외교 정책 역시 공화당 주류에 가까운 입장에 가까우나, 트럼프 행정부의 유엔 대사로 재직 할 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발맞춰 강경한 발언을 이어 나갔다. 참고로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유엔대사를 역임했던 인물로는 조지 H. W. 부시(이후 CIA 국장, 부통령 등 역임)가 있으며, 역시 공화당 출신이다. 가족 관계는 남편인 마이클 헤일리와는 대학 동창으로 1989년에 만났다고 하며 1996년에 결혼 했다. 남편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방위군 장교로 근무하다 소령계급으로 전역했다. 헤일리가 주지사직을 수행할 때 1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에 파병 갔다고 한다. 슬하에 1녀 1남을 두고 있으며, 본인 SNS에 남편 및 가족 사이를 꽤 자주 올리는 걸로 봐서 부부 금슬도 꽤 좋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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