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행사 동행기] ‘중가주 리들리시’에서 거행된 3·1운동 재현의 의미와 애국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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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그날 3월 1일 ‘삼일절’ 중가주 리들리시에는 차가운 봄비가 바람과 함께 몰아치고 있었다. 이날 LA한인회(회장 제임스 안)와 6개 애국단체들이 합동으로 이곳에서 처음으로 마련한 3·1절 기념행사에 LA에서 100여명 동포들이 함께 참여했다. 이들은 왜 무슨 까닭으로 이곳에 왔을까? 105년전 1919년 3월 1일 한국에서 외쳤던 “대한독립만세!” 외침이, 당시 미국땅에 전해져 이듬해 1920년 3월 1일 전세계 최초로 중가주 다뉴바 다운타운 거리에서 애국동포들이 1년전 조국에서의 외침을 상기하며 “대한독립만세!”를 불렀다. 당시 일제의 강압적인 압박으로 전세계 어디서도 3·1절 1주년 기념행사가 없었는데, 유독 아메리카 땅 조그만 타운에서 400여 애국동포 어린이 들과 노인들까지 나서서 “조선은 독립국이다!”라고 외쳤다. 그리고 10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이날 리들리에서는 그날의 아픔을 기리며 다시 한번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전 세계에 일제의 만행과 참상을 알렸다. <중가주 리들리- 성진 특파원>

올해 3·1절 105주년을 맞아 LA한인회(회장 제임스 안)를 비롯한 6 개 LA한인 애국 단체들과 합동으로 지난 1일 미주한인 독립운동의 ‘성지’인 중가주의 중심타운 리들리시(City of Reedley) 한인독립기념각(Korean Heritage Pavillion)독립문 광장과 리들리 애국선열 묘역에서 3·1운동 순국 선열을 기리는 합동기념식과 묘역 헌화식을 가졌다. 이날 LA한인회를 비롯한 6개 한인 단체 임원 및 회원 그리고 LA코리아타운 시니어 센터 수강생을 포함한 일반 동포들 약 100명은 리들리와 LA한인회관에서 동시에 행한 이원 생방송을 통해 스티브 강 한인회 수석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기념행사를 가졌다.

3·1절 행사 의미와 차세대 교육

특히 이날 3.1절 105주년 기념식에는 이례적으로 미주류사회에서 리들리 아니타 베탄코트 시장(Anita Betancourt, Mayor of Reedley)과 다뉴바 마리벨 레이노사 시장(Maribel Reynosa, Mayor of Dinuba)이 함께 참석해 한국의 3.1운동 정신을 높이 기렸다. 중가주 독립운동의 ‘성지’의 양대 산맥인 리들리와 다뉴바의 시장들이 동시에 3·1절 행사에 참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이들 시장들은 한국의 3·1운동 정신을 공유하며 미국인과 한국인들이 함께 자랑스런 역사를 후대에 전하기 위해 특히 차세대를 위한 교육에 힘쓰자고 강조했는데, 이날 행사를 주최한 LA한인회의 제임스 안 회장도 기념사에서 차세대 교육을 강조해, 안 회장과 두명의 시장들 3인의 3·1절 기념행사의 의미를 차세대 교육에 두어 의의를 더욱 높였다.

이날 제임스 안 한인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일제 탄압에도 대한 독립을 외쳤던 순국선열의 고통과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의 현재가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면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은 물론 이민 사회 역사가 차세대들에서 잊혀지지 않도록 교육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이를 위해 한인회가 계속 최선을 다하겠다”며 “저는 2세로서 미국에 태어나 자랐지만 우리의 자랑스런 미주이민 역사는 학교에서나 가정에서나 어디서나 가르쳐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아니타 베탄코트 리들리 시장도 축사를 통해 “오늘 양 국가를 들으며 감동으로 눈물을 흘렸다”면서 “미주 한국독립운동의 역사적인 이 장소에 특히 앞으로 청소년들이 많이 방문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교육에 힘쓰자”고 강조했다. 또 그는 “미국과 한국 모두 역경을 이겨낸 독립의 역사가 있었고 함께 미래를 만들어 현재에 이르렀다는 것을 기억해야한다”며 “이를 위해 리들리 시가 항상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리벨 레이노사 다뉴바 시장도 축사를 통해 “오늘 처음으로 한국의 3·1절 기념 행사에 참석해 영광스럽다”면서 “105년 전 오늘 다뉴바 다운타운 거리를 행진하면서 독립만세를 불렀던 그 장소에 살고 있다는 것이 자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레이노사 시장은 “우리 시의 목표는 ‘다함께 더좋은 커뮤니티를 만들자’이다”면서 “우리 양국민이 함께 이 자랑스런 3·1정신을 후대에 교육하는데 힘쓰자”고 강조했다.

145개 애국선열 묘소에 헌화

이날의 행사를 위해 리들리 시는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 우선 기념식 장소의 안전과 경비를 위해 리들리 경찰서가 출동하여 철저히 안내를 했으며, 리들리 공원국은 기념식과 헌화식 행사 장소 안내를 담당했고, 보건국은 행사 참가자들의 비상 구호반을 편성했다. 한 예로 이날 리들리 경찰 패트롤카는 한인회 참가자 대절 버스가 리들리 행사장 도착 전 2마일 구역부터 선도 호위를 했으며, 기념식이 진행되는 동안 소음 방지를 위해 기념식 주변 도로를 통제하여 주었다. 이날 리들리 지역 기념식에서 식전공연으로 “독립이여 어서오라”라는 주제의 한미무용연합 진발레스쿨의 공연으로 막이 올랐으며, 국민의례에 이어 독립선언서 낭독, 대통령기념사 낭독, 축사 순서 그리고 축하공연으로 심현정 선생이 “어메이징-아리랑”을 불렀다.

이어 3·1절 노래 합창, 만세 3창으로 독립문광장에서 기념식을 마첬다. 기념식 후 참가자들은 애국선열들이 잠들고 있는 리들리 애국선열 묘역으로 이동해 헌화식을 가졌다. 묘역에는 중가주애국선열추모위원회 김명수 회장 등 임원들이 준비한 대형 태극기와 양 국기들이 145개 묘소마다 장식되어 있었다. 헌화식은 스티브 강 수석부회장의 사회로 심현식 선생이 양국가를 선창하는 국민의례로 시작해 김명수 회장 환영사와 제임스 안 회장 인사 그리고 헌화에 이어 참배 순서로 이날의 행사를 마쳤다. LA로 돌아오는 대절버스의 차창으로는 양편 과수원에 나무들에서 하얀 꽃들이 만발했다. 105년 전 우리의 선조들의 마음도 하얀 마음이었다.

◦… 휠체어를 타고…워커로 의지하며 참배

이날 왕복 8시간의 힘든 버스 탑승자에는 독립운동 유공자 김태연(1892-1921) 지사의 손녀인 89세의 조순자 여사가 휠체어를 타고 하루 일정을 함께하여 주위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김태연 애국지사는 1919년 3·1운동 이후 중국 상하이로 망명하여 한인인성학교 교사와 교장까지 지내며 중국내 동포자녀 교육에 힘썼다. 또한 구국모험단을 조직해 무력에 의한 애국운동을 하였고, 임시 정부 의정원의원을 지냈다. 대한민국정부는 1995년 독립장을 추서했다.

이날 조 여사는 따님 김용혜(광복회미주서남부지회부회장)씨의 도움을 받아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꼿꼿한 자세로 하루일정을 모든 참가자와 함께 했다.한편 이날 참여한 미주 3·1여성동지회의 이진호 회원은 워커에 의지하면서도 기념식과 헌화식에 열심히 참여하면서 시종일관 미소를 띄었다. 유관순 복장인 하얀 저고리에 검정 치마로 단장한 이진호 회원은 리들리 애국선열 묘역에서 “100여년전 척박한 미국 땅에서 조국의 독립운동에 희생하다 쓸쓸하게 숨져 이곳에 외롭게 잠든 선조들을 만나니 부끄럽고 한편으로 직접 이곳에 와서 묵념이라도 하니…정말로 오기 잘했네요~”라며 다시 환한 미소를 보였다.

◦… “이민 성역 방문 기회 준 한인회와 단체들에 감사”

이날 LA에서 중가주 리들리까지 원거리 3·1절 행사 참가에는 개인 차량으로 현장에 온 동포들 이외 LA한인회가 마련한 대절버스에 탑승한단체 참가자 50여명은 김 헬렌 광복회 미서남부지회 사무총장의 안내로 안전한 여정을 즐겼다. 이 버스에는 광복 회미서남부지회 김준배 회장 부부를 포함해 광복회 임원과 회원들, 코리아타운 시니어센터 수강생들 그리고 정희님 전남가주한국학원 이사장 일반 동포들이 탑승했는데, 한결같이 이날 행사를 마련한 LA한인회와 애국단체들에게 진심어린 감사를 연발했다.

한 참석자는 “오늘 리들리에 처음 왔는데, 이런 역사적인 장소에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 이런 장소에 올 수 있게 해준 LA한인회와 단체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동포는 “말로만 듣던 이민역사 유적지에 직접 와서 보면서 새삼 우리 선조들의 희생에 눈물겨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다른 동포는 “애국선열 묘역을 30여년이나 지켜준 김명수 회장님의 노력에 머리 숙여 감사한다”면서 “오는 8·15 광복절에 또 와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동포는 “이런 귀중한 역사가 담긴 유적지에 이렇게 늦게 온 것이 한없이 부끄럽다”면서 “우리들의 후손들에게 정말로 자랑스런 유산을 가르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 “애국선열묘역에 무궁화 꽃단장을 바칩니다”

지난 33년 동안 리들리 애국선열묘역에서 매년 광복절과 메모리얼데이에 추모식을 개최하여온 김명수 중가주애국선열추모위원회 회장은 이날 묘역을 방문한 참배단으로부터 귀중한 선물을 받고 감격했다. 이날 묘역에서 헌화식을 마친 김복임 한국근우회미주본부장은 무궁화 꽃과 애국가 가사가 담긴 대형 배너를 김명수회장에게 증정하면서 “지난 30여년동안 이 묘역을 지키신 김 회장은 진정한 애국자입니다”라고 말했다.

뜻밖에 정성스런 무궁화 + 애국가 대형 배너를 선물로 받은 김명수 회장은 “앞으로 광복절 추모식 때마다 이 배너로 장식하겠다”면서 “이 자리에 잠든 애국 선조들의 혼이 크게 위로를 받으실 것”이 라며 기뻐했다. 이날 대형배너를 증정한 김복임 여사는 코리아타운에서 “무궁화 부채 여성”으로 잘 알려젔으며, 타운의 단체들의 뜻있는 행사에는 꼭 참여해 부채나 휘호 또는 액자를 선물해 나라사랑의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는 애국자이다.

◦… 멋진 사회 솜씨를 빛낸 스티브 강

이날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씨에 3·1절 리들리 기념식과 애국선열묘역에서의 헌화식에서 사회를 본 스티브 강 LA한인회 수석부회장은 이중언어를 구사하며 리들리와 LA한인회관 양쪽을 관장 하며 진솔하게 사회를 진행하여 참석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이날의 이원 생방송을 통한 생중계 사회도 처음이라고 알려졌다. 스티브 강 사회자 자신은 사회 중에 “저는 수많은 행사에서 사회를 보아왔으나, 오늘처럼 가슴 벅찬 행사는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사회를 본 스티브 강 수석부회장은 KYCC의 대외협력국장으로 커뮤니티 봉사자로 정평이 나있으며, 현재 한인민주당협회 이사장으로 1세와 차세대간 가교역활과 한인 정치력 신장에 크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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