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특집2] 미 의사 소득 최고…진료서비스 최악 의사들 갑질진료에 환자들 불만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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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의사 평균 연 소득35만 달러 세계 의사 중 최고
◼ 주민35% ‘지난 1~2 년동안 의사를 찾는데 어려움’
◼ 미국 의사들 ‘의료 직업에 대한 환상과 기쁨을 잃어’
◼ 의료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 ‘병이 나도 참아야 한다’

미국 의료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는 병이 나도 참아야 한다는 것이다. 질병의 가벼운 전조증상만으로도 쉽게 의사와 접근해 진단을 받고 조기에 치료할 수 있어야 중병을 막을 수 있으며 막대한 의료비 지출을 예방할 수 있지만, 현재와 같은 의료 시스템으로는 병을 키워 고액의 진료비를 유발하게 만들고 있으며, 오바마 케어는 이를 더욱 악화시킨 것이다. 현재 캘리포니아 주나 뉴욕주에서 내과나 가정의학과 의사를 만나려면 보통 한 달 정도 기다려야 한다. 즉, 월초에 예약하면 월말에 가서야 의사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의사가 모자라기 때문이다. 예외도 정작 필요한 의사를 만나려면 무작정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어떤 메디칼그룹은 ‘우리는 최단 시일에 예약을 해드린다’고 선전한다. <성진 취재부 기자>

미 의사의 평균 연 소득은 35만 달러(한화 약 4억 5000만원)로 전 세계 의사 중 가장 높다. 상위 10%의 평균 소득은 130만 달러(한화 약 17억원)에 이른다. 미 의사 중 연 소득 하위권인 가정의학과 의사의 평균 소득 연 23만 달러(한화 약 3억원)도 미국인 전체 소득자 중 상위권에 속한다. 미국 임상 의사 중 연평균 소득이 가장 높은 전문의는 성형외과와 정형외과 순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가장 소득이 낮은 전문의는 소아청소년과, 가정의학과 순이었다. 의학정보 사이트 ‘메드스케이프(Medscape)̓가 지난해 6월 의사 1만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발표한‘Physician Com-pensation Report 2023̓에 따르면 미국 의사의 연평균 수입이 35만 2000달러(한화 4억 5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5년 전 2018년 보고서의 29만 9000달러(한화 3억 8316만원)에 비해 5만 3000달러(한화 6791만원)가 증가한 수준이다.

선택받은 직업의식에 환자 골병

1차 의료를 담당하는 PCP(Primary Care Physician) 소득은 연평균 26만5000달러이며 전문의(Specialist) 소득은 연평균 38만 2000달러 수준이다. (도표 참조) 전문과목별 연평균 수입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1위는 성형외과로 61만 9000달러 수준이다. 2위는 정형외과로 57만 3000달러로 나타났다. 이어 심장내과, 비뇨의학과, 소화기내과, 이비인 후과, 영상의학과, 종양내과, 마취통증의학과, 피부과, 일반외과 등이 40만달러 이상이었다. 연평균 수입이 가장 낮은 전문과목은 예방의학과로 연평균 소득이 24만 9000달러 수준이었지만 임상 의사 중 가장 연평균 수입이 낮은 전문과목은 소아청소년과였다. 소청과는 연평균 수입이 25만 1000달러이었고, 그 뒤를 이어 가정의학과가 25만 5000달러로 꼴찌 다툼을 했다. 감염내과, 당뇨병&내분비내과, 내과, 류마티스내과, 알레르기내과 등도 20만 달러 선에 머물렀다.

개원의와 봉직의의 수입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개원의의 연평균 수입이 37만 4000달러로 봉직의 34만 4000달러 보다 높았다. 하지만 개원의의 숫자는 점차 줄어들어 2022년 연구에 따르면 의사의 74%가 봉직의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의사들은 현재의 수입에 만족하는지의 질문에 대해 52%가 만족하고 있다고 답했다. 의사 수입 하위권에 속하는 소아청소년과 역시 45%가 현 수입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메드스케이프는 미국 의사들의 주당 평균 근무 시간도 조사했다. 미국 의사들의 평균 근무 시간은 주당 50시간으로 여기에는 환자 진료, 차트 작성, 서류 작업 및 관리 작업 등의 시간이 포함됐다. 다만 5개 전문 분야 의사들의 주당 근무 시간은 55시간 이상으로 미국 전체 근로자의 평균 근무 시간 38.7시간에 비해 길었다.

근무 시간이 가장 긴 의사는 중환자의학과 의사들로 이들은 주당 57.7시간을 근무했고, 외과 의사 역시 주당 57.4시간으로 평균보다 근무 시간이 길었다. 연평균 수입이 가장 높은 성형외과의사의 근무시간은 주당 52.2시간으로 높은 편에 속했고, 연평균 수입이 가장 낮은 소아청소년과의사의 근무시간은 47시간으로 낮은 편에 속했다. 설문조사는 의사들에게 각종 보험사와의 문제, 보상의 문제, 실망스러운 환자와의 관계 및 업계 문제에도 불가하고 다시 의사를 선택하겠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는데, 응답자의 77%가 다시 의사를 선택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전문분야를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가장 수입이 높았던 성형외과의 97%가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이 적었던 소아청소년과도 79%는 다시 소청과를 선택하겠다고 답했으며, 가장 낮은 비율을 보인 것은 내과로 단 61%만이 다시 내과를 선택하겠다고 밝혀 비교적 낮았다.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고 가장 큰 보상은 무엇이냐는 질문은 30%가 응답한 ‘내 일을 잘하는 것̓이 1위였고, 그 뒤를 이어‘환자와의 좋은 관계̓가 24%로 2위를 차지했다. 반대로 의사 직업의 가장 도전이 되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은 21%가 응답한‘많은 규칙과 규제̓가 1위였고, 2위는 16%가 응답한 ‘장시간 노동̓, 3위는 ‘환자와의 갈등̓ 순이었다. 미국은 의사 정원 문제에서 미국의사협회(AMA)와 미국의과대학협회(AAMC)이 주관하는 경향인데 이들은 의사 공급을 제한하는 지대 추구행위를 즐겨왔다. 지대추구행위란 자원을 줄여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말한다. 의사공급을 제한해야 높은 의료 숫가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의사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린다면 미국의 만성적인 의료시스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소득1위는 성형외과 62만 달러 수준

현재 의대 정원을 30% 정도만 올려도, 의료 숫가는 4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독립학계의 연구결과도 나왔다. 의대정원을 동결하는 또 다른 이유로, 미국에서 의사를 교육시키는 비용보다 외국에서 수입하는 비용이 훨씬 저렴하다는 논리를 내세우기도 한다. 실제로 아프리카 의대 출신의 95%가 미국으로 이민와 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중남미와 아시아 빈국 의사들의 미국 행 러시는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들은 미국에서 본국 의대학력을 인정받고 레지던트 과정만 속성으로 이수해 의사면허를 받아 활동한다. 위험부담은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는다. 의대 정원 동결로 인해 의대에 낙방한 학생들은 중남미 카리브해 국가 지역의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돌아온다. 이는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을 들게 만드는 것이다.

애초의 오바마 정부의 의도도 의대정원을 기존 수준보다 70% 이상 늘리고 국가주도의 전국민 의료 보험 제도를 완비해 의료비 수준을 기존의 50% 정도로 낮추는 것이었다. 그러나 오바마 케어 법률 이 미완으로 끝나면서 국민들의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오바마 케어로 1천만명 이상의 무보험자가 의료보험을 갖게 됐지만, 의료인력은 제자리 걸음이라, 오바마 케어가 의사들 좋은 일만 시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의사들이 모자라니 의사에게 진료 받는 것도 힘들다. 의사 예약이 힘드니 “미국에선 죽어야 의사 볼 수 있다?”라는 말까지 나 올 정도이다. 연봉은 세계 최고 1위 수준인데, 의사를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 정도다. 이처럼 미국에서 의사 진료를 받는 게 쉽지 않은 이유는 일단 의사 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인구 고령화로 의료 수요는 빠르게 늘어나는데, 의료 현장의 의사 수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칸소 주와 같은 시골 지역이 이런 현상이 심하다.

획기적 증원만이 만성적 문제 해결

이미 [의료 특집-1]에서 언급했지만 미국의과대학협회(AAMC)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0년 이내 미국에서 의사가 최대 12만 4000명 더 필요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21~2022년 미국의 인구 1000명당 임상 의사 수는 2.7명으로, 노르웨이(5.2명), 독일(4.5명), 호주(4.0명), 프랑스(3.4명) 등보다 적다. OECD 주요국 평균인 3.7명보다도 뒤처졌다. 의대 정원 확대를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는 한국(2.6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미국 의사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연봉을 받고, 의대 지원자도 넘쳐나는데 의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의사의 평균 연 소득은 35만 달러(약 4억 5000만원)로 전 세계 의사 중 가장 높다. 상위 10%의 평균 소득은 130만 달러(약 17억원)에 이른다. 미 의사 중 연 소득 하위권인 가정의학과 의사의 소득(연 23만 달러, 약 3억원)도 미국 전체 소득자 중 상위권에 속한다.

의대를 지망하는 지원자들도 많은 편이다. AAMC에 따르면 미국 의대 약 190곳에서 총 2만 3000여명의 의대생을 선발했는데, 지원자는 최근 5년 동안 매년 5~6만명이 지원했다. 평균 경쟁률은 2대 1 정도다. 그럼에도 미국에 의사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원인 중 하나로 코로나19 팬데믹 때 늘어난 업무와 스트레스로 인해 퇴직한 의사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베이비부머(1955~63년 생) 세대가 대거 은퇴할 시점이 됐으나, 의대 정원 제한 등으로 신규 인력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 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았다. 보건,과학 정보 전문기업 엘스비어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의료 인력의 약 20%가 코로-19 팬데믹 시기 일을 그만뒀다. 현재 의대에서 학업중인 의대생 25%도 2~3년 안에 학업을 그만두고 싶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과중한 업무로 인한 자신의 정신 건강과 ‘워라밸’에 대한 염려, 의사 부족 사태가 미칠 영향 등으로 의사를 그만두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전직을 고민하던 이들 대부분은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임상의 대신 학술, 연구, 제약 분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사협회(AMA) 제시 에렌펠 회장은 “대부분의 의사는 이제 더는 자식 들에게 의료계로 가라고 권장하지 않는다”며 “의사들이 이 직업에 대한 기쁨을 잃었다”고 전했다. 베이비부머 세대 의사들이 은퇴를 앞두면서 구인난은 더 심해지고 있다. AAMC에 따르면 현재 의사 5명 중 2명이 넘는 꼴로 65세 이상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예상한다. 베이비부머 대부분은 퇴직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예 40대 중, 후반부터 은퇴를 희망하는 의사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미 의사재단(PF)이 전했다.

미국 의사 40대 후반 은퇴 희망

미 의대들의 입학 정원 제한 정책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코노미스트지나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1980년대 초반 미 보건복지부는 1990년대가 되면 의사 잉여 인력이 7만 여명이 발생 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AAMC 등 의사 단체들도 장기간 정원 확대에 반대하면서 의대 정원과 해외 의대 졸업생들의 미 의사 자격 취득 등이 제한됐다. 아울러 전공의에 대한 지원도 축소되면서 의대 졸업생들이 실력을 쌓을 수 있는 병원이 줄어들었다. 2000년대 들어 미국에선 고령화 등으로 의사 인력 부족이 심화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지난 20여년 동안 30여개의 의대가 신설되는 등 의대 학생 수가 35% 정도 증가했지만, 미국은 수련받지 않으면 의사면허를 받을 수가 없는데, 전공의 증원은 느리게 이뤄지고 있어 이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펜더믹 기간인 2021년 말에는 특히 안과, 산부인과, 외과 등 일부 병원들의 진료 예약이 ‘하늘의 별따기’여서 많은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전문의의 진료와 상담도 어렵지만 랩에서 피검사와 엑스레이 등을 받으려 해도 예약을 하기가 어렵고 대기기간도 한층 길어졌다. 미국에서 병원 진료의 불편함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지만 최근 들어 병원 예약이 더욱 어려워진 이유에는 진료를 볼 의사, 스태프 등 병원 인력이 부족한데다가 연말 시즌이 다가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의료 시스템이 과부하에 놓이면서 일반 환자들이 치료나 검진을 받기가 한층 어려워졌다.

한편 병원 진료 예약도 어렵지만, 예약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진료를 받기 위한 당일 대기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 한자들의 피해는 이중고였다. 특히 일부 전문의 클리닉이나 치과 등 환자들이 많이 몰리는 병원의 경우에는 비예약 환자의 경우 2시간은 기본이고, 예약을 한 환자들도 1시간 안팎을 기다리기 일쑤여서 시간을 쪼개 병원을 찾는 직장인들의 불만이 고조됐었다. 이같은 대기 시간 불만은 한인타운 지역에 한인 전문의가 많지 않아 환자들이 많이 몰리는 안과, 이비인후과, 심장내과 등 일부 스페셜리스트 병원들에서 더욱 심하게 나타났었다. 펜더믹이 끝난 지금에도 이 같은 진료 예약이나 장시간 대기시간은 나아지지 않았다. 의사들이 더 필요하다는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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