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추적1]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 선수 진실 폭로 계기로 짚어 본 대한체육회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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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보다 더 센 태통령’, 연임제한정관 고쳐 ‘3선 도전’ 야심
◼ 체육회이사회→임시 대의원 총회서 ‘3선연임제한철폐’전격 가결
◼ 3선 안 된다’문체부 경고 ‘개무시’…‘유인촌장관과 전면전 선포’
◼ 이기흥 회장, 힘의 원천은 ‘1년 5천 억 대한체육회예산 집행권’
◼ 윤 정부들어 이기흥 조카가 용산비서실서 체육정책 총괄책임자
◼ 이기흥 수하 사무총장 3명 박춘섭-김승호-조용만‘ 尹정부 입각
◼ 동생 경인일보 인수 100억투자약속하고 주춤 이유는 자금출처?
◼ 자승 총무원장 집사…자승 동생 모스포츠단단장 임명에 영향력

‘어 이기흥이 윤석열보다 더 세네’라는 말을 만들어낸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유인촌 문체부장관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스포츠문제에 관여하면 가만 두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은 이기흥회장이 정관개정을 통해 3선 도전에 나서고 있다. 2016년 회장당선이래 재임에 성공한 것을 감안하면 3선에 성공하면 12년간 스포츠대통령으로 재임하는 것이다. 연 5천억 원의 예산집행 전권을 무기로 가맹단체를 자유자재로 주무르며, 조계종 신도회 회장, 자승총무원장과의 각별한 인연을 비롯해 불교계와의 인연 등, 한쪽 날개는 스포츠계 일부, 한쪽 날개는 불교계 일부를 무기로 대통령 못지않은 권세를 누리고 있다. 특히 자신의 부하였던 사무총장 3명을 윤석열정권의 장관, 수석 등으로 내보내는가 하면, 자신의 동생명의로 언론사를 인수했고, 용산비서실에서 체육계 등을 담당하는 비서관 또한 자신의 조카로 알려졌다.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선수의 배드민턴 협회 카르텔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윤석열 정부와 이기흥회장이 본격적인 격돌로 비화됐다. 10년 가까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체육계의 대통령을 불리는 이기흥 회장의 실체를 <선데이저널>이 집중 취재했다. <특별취재반>

지난 2016년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당선된 뒤 재선에 성공, 8년째 회장에 재임 중인 이기흥 회장,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국가원수급 대우를 받는다는 IOC위원이기도 한 이회장이 12년 장기집권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인 안세영 선수의 문제 제기로 도마 위에 오른 대한체육회의 부조리와 이기흥 회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국민적 불신으로 확산되고 있다. 비록 대한체육회가 문체부의 감독을 받는 기관이지만, 이기흥회장은 스포츠계의 대통령, 국가대표의 상징은 태릉선수촌을 빗대 클태자, ‘태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막강하기에 이를 내려놓지 못하고 연임을 위해 갖가지 꼼수가 동원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안세영 선수 폭로 계기 ‘도마 위에’

대한체육회 이사회는 지난 5월 31일 이사회를 열고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3선 연임을 물꼬를 텄다. 이사회는 이날 임원의 연임제한규정 철폐 등을 담은 정관개정안을 의결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대한체육회 정관은 사실상 체육단체장 등 임원의 3선을 금지하고 있다. 명시적으로 ‘3선 금지’라고 규정된 것은 아니지만, 3선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체육회 산하의 스포츠공정위원회 심사를 거치도록 했다. 바로 이 규정이 이날 철폐된 것이다. 이사회는 이 개정에 대해 ‘체육단체의 합리적인 조직 구성 및 원활한 운영으로 체육계 발전을 도모하고, 지방체육회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큰 수혜자는 2선 임기가 끝나가는 이기흥회장이다. 즉 이기흥 회장의 3선 도전을 위한 걸림돌을 완전히 해소한 것이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부는 3선 연임이 가능토록 한 정관개정을 절대로 승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기흥회장은 사실상 코웃음을 쳤고 이기흥의 코웃음은 파리올림픽직전 현실화됐다. 문체부 경고는 귓등으로 흘려듣고 ‘마이웨이’를 강행한 것이다. 대한체육회가 7월 4일 임시대의원 총회를 열고 5월 31일 이사회가 의결한 연임제한규정을 폐지한 체육회 정관개정안을 전격 가결, 승인해 버렸다. 이사회의결, 대의원가결로 개정안을 확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회원종목단체와 시‧도 체육회, 시‧군‧구체육회 등의 정관도 대한체육회 정관에 맞게 변경됨으로서, 모든 체육단체의 임기제한이 사라진다. 3선 뿐만 아니라 4선, 5선도 가능하며, 당장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이기흥회장의 3선이 가능해졌다.

이 회장은 이날 문체부의 승인을 요청하며 ‘나는 빼도 좋으니 나머지 체육단체장에 대한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이 회장은 “대한체육회나 시도 체육회장까지는 문제가 없지만 더 밑으로 내려가면 연임 심사를 할 공정위 구성조차 힘들다”면서 “종목 단체나 지방 체육회에서 임원을 맡을 만한 인물도 부족하다. 시군구 회장들은 자기 돈 내고 봉사하는 분들인데 지방 체육의 근간을 유지하는 이들을 몰아내면 누가 하나”고 주장했다. 하지만 체육계는 다른 회장 핑계를 대지만, 본질은 이회장의 3선을 위한 정관개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문체부는 정관개정시도 때부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고, 임시대의원총회 이틀 전인 7월 2일 유인촌 장관이 ‘절대 승인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음에도, 대한체육회는 보란듯이 주무장관 견해를 묵살해 버렸다. 또 시기적으로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있으므로, 연임폐지 개정안을 통과시키더라도, 이에 대한 비판여론이 조성되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문체부가 정관가결을 강력하게 비판했다면, 이 회장은 올림픽선수단의 사기를 떨어뜨린다며, ‘적전분열’, ‘내부총질’ 등으로 몰아붙였을 가능성이 크다. 이 회장은 가장 적절한 시점에 강공을 펼쳐 3선 대로를 열어젖힌 셈이였으나 끝내 안세영 선수가 불을 부친 것이다.

3선 위해 정관까지 뜯어고치기도

대한민국 대통령의 임기는 5년 임시직이지만, 이기흥 회장이 12년 권력을 누린다면 대통령 부럽지 않다. 이 같은 이기홍 회장의 권력은 개인적 네트워크, 체육회의 연 5천억 원 예산 집행권을 활용한 지지세력 확보, 불교계의 지지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2016년 체육단체 대통합 뒤 당선된 이 회장은 실무책임자인 사무총장 자리에 체육계인사가 아닌 기재부출신을 임명했고, 사무총장이 체육에는 문외한 임을 감안, 자신이 사실상 전권을 행사했다. 체육계출신 사무총장이라면 독주를 견제하고 전문성있는 체육행정을 펼치겠지만, 문외한을 임명함으로써 견제 없는 독주체제를 굳힌 것이다.

특히 윤석열정부 출범 초기 자신의 장조카인 이 모 행정관은 대통령비서실내 시민사회수석 아래서 체육을 담당함으로써 이 회장에게 유리한 사안만 전달하고, 체육회의 비판여론은 차단하면서 독주의 발판이 마련됐다는 것이 체육계의 지적이다. 그 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행정관은 체육계업무에서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회장이 문고리를 잡고 있었던 셈이다,

또 윤석열 정부 출범 때 문체부 2차관을 맡았던 조용만, 인사혁신처장 김승호, 금통위원을 거쳐 현재는 경제수석에 임명된 박춘섭 등 3명이 모두 이회장이 데리고 있던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출신이라는 점도 이 회장의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유추할 수 있게 한다. 윤석열 정부초기 문체부를 맡았던 박보균 장관은 이 같은 사정을 잘 인지하고 있었기에 사실상 체육관련 정책은 이 회장에게 일임하면서 이 회장의 무소불위의 권력이 하늘을 찌를 듯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인촌 장관 취임 뒤 이기흥의 마이웨이를 저지하고, 법 규정에 맞게 문체부와 협의해서 업무를 추진하고, 예산집행 등을 공정하게 하는지 확인하라고 지시하자, 자신의 지지세력을 동원해 문체부와 유 장관 등에 대한 공격을 개시하고 심지어 전면전이라는 살벌한 용어까지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 권력유지의 또 다른 날개는 불교계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특히 이 회장은 조계종 중앙신도회장을 지낸 인물이다.

박정희 정권 때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이 불교신도회 회장을 지낸 것을 감안하면, 중앙신도회장은 영향력이 막강한 자리이다. 또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스님과 각별한 인연이 있으며, 자승스님은 세속의 일을 모두 이 회장이 처리했다는 것이 불교계의 전언이다. 자승스님은 사복을 입고 골프장을 드나들면서 다른 사람의 명의로 골프를 즐긴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은 자승스님의 막강한 지원을 받았고, 자승스님이 입적했을 때 사실상 상주 비슷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자승스님이 입적했지만 이 회장은 자승스님의 동생이 모대기업 스포츠단 단장으로 임명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지금도 불교계에 지대한 공을 들이고 있다.

경인일보 일간지까지 동생이 인수

특히 이 회장은 지난 3월 28일 자신의 친동생인 이기윤 흥국산업 사장을 통해 인천지역 대표적 일간지인 경인일보를 인수했다. 표면적으로 이 회장의 동생이 100억 원을 투입, 경인일보 회장으로 취임했지만, 이 회장의 차명소유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회장의 동생이 운영하는 흥국산업은 레미콘 및 골재채취업체이며, 이 회사 역시 이회장지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회장이 정관계, 불교계를 업은데 이어 비록 지역 언론이지만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일간지까지 소유한 셈이다. 하지만 이 회장 측은 100억 원 투자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으며, 이에 대해 일부 체육계인사는 체육회예산의 횡령 등 자금출처 수사를 우려, 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하나 5천억 원에 달하는 체육회 예산의 집행권이 이회장의 힘의 원천인 동시에 이 돈이 궁극적으로 이회장이 3선을 희망하는 이유라는 지적이다, 이 예산으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고 또 다른 목적도 충족시킨다는 것이다. 이 회장이 대한체육회 내에 최소 32개 이상의 각종 위원회를 구성한 것도 비정상적이고 방만한 운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과거 자신을 도와줬던 퇴직공직자, 즉 전관과 정치권인사들을 대거영입, 자신의 정치적 방패막이 겸 문체부 등 정부와의 대리전에 투입 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른바 막강한 ‘이기흥 로비군단’을 조직하고, 국민의 혈세인 체육회 예산으로 이들에게 ‘모이’를 주고 관리한다는 것이다. 체육계 인사는 문체부 승인없이 회장 직권으로 특별보좌역, 협력관, 자문관, 명예대사 등 다양한 직책을 만들고, 정관계 우력인사들에게 회의비, 일비, 보수 등 다양한 명목으로 이권을 챙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체육회가 아닌 이기흥 자신을 위한 ‘위인설관’이라는 것이다. 이 인사는 전 국회사무처 수석전문위원출신인사가 특별보좌역, 기재부 예산실장 및 차관을 지낸 인사가 모지역 문화재단의 대표를 맡고 있고,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출신 인사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2년간 매달 5백만 원씩의 자문료를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은 훈련센터의 중요 직책을 맡고 있고, 전국회의원이며 한국의 대표적 공기업 사장을 지낸 인사는 2021년부터 1년간씩 두 차례, 2년간 자문의원으로 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외교통상부 모본부장은 명예대사로 일하고 있고 이낙연 전 총리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은 체육인재개발원 건립협력관으로 일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던 문체부 1급출신 역시 2년간 특보로 활동하며 매달 3백만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에 대한체육회에서 이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정책연구센터장, 쇼트트랙 국가대표, 기획조정본부장, 전북체육회 사무처장 등은 각각 대외협력관, 업무협력관, 특별보좌역, 수석교수위원 등으로 일하고 있다. 특히 정계에서는 민주당출신인사, 관계에서는 기재부출신인사들이 좋은 대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로비자금-횡령 유죄판결 ‘전과자’

이 회장은 또 큰 물의를 빚은 단체인 대한테니스협회에 2023년에만 40억 원의 국고사업비를 지급했다. 특히 이 돈은 정세균 전총리의 동생이후 긴급 편성됐기 때문에 특혜성 불법지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들은 이기흥회장과 생사를 같이 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즉 이기흥이 살아야 내가 사는 것이니, 이 회장 보호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는 것이 체육계의 중론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04년 수자원공사의 하도급공사를 수주하는 대가로 71억 원의 로비자금을 받은 혐의, 11억 원의 회사공금 횡령혐의 등으로 기소됐고, 3년 뒤 징역형이 확정됐었다,

비록 징역형 확정 뒤 6일 만인 2008년 1월 1일 특별사면을 받아 자유의 몸이 되는 괴력을 발휘했지만, 공금횡령의 죄를 저질렀고 유죄판결을 받았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 수영선수 박태환의 포상금을 횡령하고, 자신이 회장을 맡고 있던 수영연맹이 일부 임원의 비리와 재정악화로 관리단체로 지정되자 2016년 회장직에서 사퇴한 인물이다. 자신이 회장으로 있던 단체를 부실단체로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았던 이 회장은 사퇴얼마 뒤 대한체육회장에 도전, 당선된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관련규정까지 고쳐서 3선까지 하려고 온갖 술수를 동원하고 있다. 이회장이 거침없이 마이웨이를 외침에 따라 이제 공은 유인촌장관에게로 넘어왔다. 체육회는 대의원총회를 통해 정관개정절차를 마친 만큼, 문체부승인만 남은 것이다. ‘과연 유장관이 이회장의 권력을 제압할 수 있을까?’하는 것이 의문이다. 유장관은 문체부장관으로서, 국민이 장관에게 부여한 권한과 의무를 충실히 행사해야 할 것이다. <다음 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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